혼자 즐기는 액티비티 ①담양 경비행기 체험

혼자 즐기는 아름다운 여행

담양에 비행장이 있다. 영산강 옆에 자리한 작은 비행장에서 훈련과 교육 등의 목적으로 경비행기가 날았다. 최근에는 일반인이 경비행기 체험에 도전한다. 경비행기는 조종사 옆자리에 한 사람만 탈 수 있기에 혼자 즐기는 액티비티로 제격이다.

경비행기 체험을 하려면 먼저 불안감을 떨쳐야 한다.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은 누구나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제주에 갈 때 비행기를 타면서 불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비행기 사고율은 일반 항공기 수준이다. 엔진이 꺼지는 위험 상황에서는 고도의 10배까지 활공 비행해 비교적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 담양비행장에서 경비행기 교육과 체험을 운영하는 에어로마스터 박문주 수석교관은 “경비행기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말한다. 경비행기 체험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과 장비가 필요 없다. 누구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다.

안전

담양비행장은 잔디가 깔려 널찍한 공간이 시원해 보인다. 경비행기 몇 대가 있는데, 작고 귀엽다. 운항하는 기종은 빙고(Bingo)로 이탈리아의 경비행기 제작사에서 만들었고, 관광과 훈련용으로 좋다고 한다.

조종사가 점검을 끝내고 탑승 신호를 보낸다. 조종사 왼쪽 조수석에 타야 한다. 계기판 10여 개가 눈앞에 있고, 헤드셋을 쓰니 조종사가 된 기분이다. 비행 중에는 바람 소리가 크기 때문에 헤드셋을 통해 조종사와 대화한다. 문에 있는 유리 없는 창으로 풍경을 감상하고, 창밖으로 카메라를 내밀어 사진 찍어도 된다. 바람이 매우 세니 주의해야 한다.

“출발합니다!” 헤드셋에서 조종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체가 슬슬 움직이니 가슴이 콩콩 뛴다. 활주로에 올라 조금 속도를 낸다 싶더니 순식간에 붕 떴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한참 달리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찰나다. 경비행기는 35m 정도만 달리면 이륙할 수 있다고 한다. 착륙은 길이 150m의 활주로가 필요한데, 담양비행장 활주로는 300m가 넘는다.


점점 고도를 높이니 먼저 도로의 메타세쿼이아가 눈에 들어왔다. 밑에서 보던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다. 성냥개비로 만든 미니어처 같다. 메타세쿼이아와 논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추상화 같다. 고도와 속도를 물어보니, 고도 400m에 시속 120㎞라고 알려준다. 100㎞가 넘는다는 게 의외다.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조종사가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킨다. 담양의 명산 추월산이 보인다. 정상 부근에 험악한 암봉이 있어 다른 산과 구별된다. 추월산이 가까워지자 그 아래 담양호가 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고, 푸른 산을 담은 아름다운 모습에 또 놀랐다.

누구나 자유롭게 날 수 있어
한 폭의 추상화같은 풍경

“금성산성으로 가볼까요?” 조종사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빠른 속도감에 온몸이 짜릿하다. 담양 금성산성(사적 353호) 일대의 우락부락한 산세가 눈에 띄고, 긴 성벽을 두른 보국문이 보인다. 산세가 워낙 험해 범접할 수 없는 철옹성이란 느낌이 든다.

“담양에 오셨으니 죽녹원을 보셔야죠.” 기체가 담양 시내 쪽으로 향하자, 영산강 옆의 담양 관방제림(천연기념물 366호) 활엽수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둥그런 활엽수와 뾰족한 메타세쿼이아가 비교돼 재미있다. 대나무 숲에 폭 안긴 죽녹원 일대가 보이고, 담양의 유명 정자를 모방해 지은 죽녹원시가문화촌도 한눈에 잡힌다.

“착륙합니다.” 조종사의 말과 함께 기체는 고도를 낮춘다. 빠른 속도감에 당황한 사이, 땅이 가까워지더니 경비행기가 부드럽게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바퀴가 땅에 닿을 때 쿵 소리도 거의 없었다. 20여 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무사히 착륙했다는 안도감보다 좀 더 날고 싶은 아쉬움이 밀려온다.

경비행기 체험을 마쳤으면 담양의 명소인 한국대나무박물관, 가마골생태공원, 담양호에 들러보자. 담양은 대나무가 잘 자라 대나무골이라고 부른다. 한국대나무박물관에서는 대나무의 종류와 문헌 자료, 밀랍 인형으로 재현한 죽제품 제작 과정, 전국대나무디자인공예대전 입상 작품과 명인들의 작품, 대나무 생활 공예 등을 볼 수 있다. 야외에 호젓한 대숲 산책로가 조성돼 가볍게 걷기 좋다.


담양 가장 북쪽에 자리한 가마골생태공원은 비대면 여행지로 제격이다. 용추산을 중심으로 사방 4㎞ 주변을 가마골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아서 붙은 이름으로,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풍광이 수려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 따라 10분쯤 오르면, 담양10경에 들고 영산강의 시원이기도 한 가마골용소가 나온다. 용소는 2단 폭포와 너른 소를 거느리고 있다. 마침 비가 많이 와서 폭포의 좁은 암반 사이로 물줄기가 맹렬하게 쏟아져 나온다. 그 모습을 보니 더위는 사라지고 한기가 느껴진다. 용소에서 100m쯤 오르면 출렁다리가 있다. 다리 가운데 서면 가마골의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용소가 보인다.

가마골생태공원

가마골생태공원에서 내려온 물은 담양호에 잠시 머물다가 영산강으로 흘러간다. 담양호는 추월산과 강천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서 풍광이 빼어나다. 담양호에는 용마루길이 나 있어 둘러보기 편하다. 담양호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용마루길은 3.9㎞로, 왕복 2시간쯤 걸린다. 덱 로드를 따라 울창한 숲길을 느릿느릿 걸으며 담양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에어로마스터 경비행기 체험→한국대나무박물관→담양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에어로마스터 경비행기 체험→한국대나무박물관→담양호 
둘째 날: 가마골생태공원→담양 금성산성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천년담양 문화관광(담양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damyang.go.kr/tour
- 에어로마스터 www.aeromaster.co.kr
- 한국대나무박물관 www.damyang.go.kr/museum

문의 전화
- 에어로마스터 담양비행장 061)381-6230
- 한국대나무박물관 061)380-2902
- 가마골생태공원 061)380-27947 

대중교통
[버스] 서울-담양,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3회(08:10, 11:10, 17:1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담양공용버스터미널에서 11-1번·12-1번·13-1번 농어촌버스 이용, 금성면 정류장 하차, 에어로마스터 담양비행장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광고속담양영업소 061)381-4846

자가운전
광주대구고속도로 순창 IC→백산교차로→덕산교차로→담순로→에어로마스터 담양비행장 

숙박 정보
- 고택한옥에서(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창평면 돌담길, 061)382-3832
- 대나무이야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담양읍 추성로, 061)382-1335 
- 담양금성산성오토캠핑장: 금성면 새덕굴길, 061)383-7272 
- 연리지펜션: 용면 가마골로, 010-5272-9827
- 소아르호텔: 담양읍 메타프로방스3길, 061)383-5010 
- 노라무인텔: 금성면 금성산성길, 061)381-6699

식당 정보
- 금성어탕(어탕·백반): 금성면 담순로, 061)383-7586
- 담양죽순게장(죽순게장정식·죽순게장한우정식): 담양읍 객사2길, 061)383-2201
- 할머니시장국수(멸치국수·죽순회무침): 담양읍 객사3길, 061)381-2728 

주변 볼거리
죽녹원, 담양 관방제림, 추월산, 담양 소쇄원, 명옥헌, 면앙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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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유튜버 데뷔 진짜 이유

문재인 유튜버 데뷔 진짜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잊히고 싶다던 사람의 행보는 절대 아니지 않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국민 행보를 시작했다. 전임 대통령과 달리 퇴임 후에도 활발한 활동으로 입길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그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을 얼마 앞둔 시점에 남긴 “잊히고 싶다”는 말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보수 정당은 문 전 대통령의 말을 ‘허언’이라고 치부하는 중이고 진보 세력에서도 “좀 너무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임 대통령의 행보라고 하기엔 과하다는 지적이다. 의도 없어도 정치 행보로 문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30일 불교계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퇴임을 40일 정도 남긴 시점이었다. 앞서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 이후에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 정치와 계속 연관을 갖는다든지 그런 것은 일절 하고 싶지 않다”며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대통령이 끝나고 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SNS를 시작했다. 책을 추천하거나 시국과 관련해 발언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행사에 참석해 직접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적도 있다. 선거 때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에게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매번 입길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인 만큼 행보 하나하나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다. 백번 양보해서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해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통령의 언행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에게도 얘깃거리가 되곤 했다. 그런 문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유튜버로 깜짝 변신했다. 전직 대통령이 유튜버로 데뷔한 사례 역시 역대 최초다. 무엇보다 영상 제작을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겸손방송국’이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해석이 줄을 잇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 친명 측서 민감하게 반응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에 게재된 ‘EP. 1 시인이 된 아이들과 첫 여름, 완주’ 영상에 출연했다. 채널명인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무는 경남 양산에서 운영 중인 서점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평산책방’ 계정에 45초 남짓의 영상을 올려 유튜버로서의 출발을 알린 바 있다. 영상은 문 전 대통령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됐다.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의 ‘책방지기’로 소개됐다. 첫 번째 추천작은 시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였다. 소년보호 사건 재판에서 보호위탁 처분을 받은 경남 청소년위탁센터의 청소년 76명이 작성한 시를 엮어 만든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느냐, 안 그러면 계속 빗나간 생활을 하느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애들은 들어주기만 해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집의 표제시인 ‘가만히’를 가장 기억에 남는 시로 꼽았다. 두 번째 책으로는 류기인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부장판사 등이 엮은 <네 곁에 있어줄게>를 추천했다. 청소년회복센터 교사, 자원봉사자 등이 소년재판과 소년사건 현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담은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평산책방이 직접 출판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출판할 수 있었다”면서 “책이 많이 팔려서 아이들에게 인세(저작권 사용료)를 나눠주고 아이들이 ‘시집도 냈고 인세도 받았다’는 자긍심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유튜버 데뷔는 정치권을 흔들었다. SNS 글, 직접 발언 등으로 메시지를 던진 적은 있지만 고정 출연을 명목으로 한 주기적인 방송 활동은 그 영향력에 있어서 결이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친명(친 이재명)계’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뜬금없이 갑자기 왜? 실제 유튜브 영상은 물론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커뮤니티 등에는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잊혀지고 싶다고 했으면 조용히 있어달라’ ‘왜 대통령이 순방길에 나선 시점에 유튜브를 하나’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영상 제작을 맡은 김씨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와 연결 짓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전쟁이 본격화할 즈음에 ‘친문(친 문재인)’ 세력을 규합해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국민의힘 등 야권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부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의도로 비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후보 공천 시기가 다가오면 민주당 지지층이 친명과 친문(친 문재인)으로 갈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사이가 미묘하게 흔들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정 대표는 임기 초부터 이 대통령이 주목받아야 할 시기마다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도 정 대표는 당원 주권 강화를 취지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값을 1인1표로 하겠다는 내용을 두고 의견 수렴을 하겠다며 전 당원 여론조사를 밀어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당 대표 선거에서 ‘당심’을 등에 업고 당선된 정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연임을 노리고,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 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힘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친문 스피커로 불리는 김어준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 대표가 되기 전부터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온라인 게시판에 자주 글을 남겼다. 당 대표 취임 후에는 “사법개혁안을 당론으로 추진해 본회의에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공천 전쟁 친문 결집?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워크숍 강연에선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봤을 때 <딴지일보>가 가장 바로미터”라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정 지지층에 휘둘린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타나면서 지방선거가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편으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기 내내 4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점, 퇴임 후의 행보가 지지세를 깎아 먹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게 지난해 총선 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4·10 총선 당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 활동을 펼쳤다. 당시 그는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이라며 윤석열정부를 연일 공격했다. 국민의힘이 “최악의 정부는 문재인 정부”라고 정면 반박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폭망’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부·울·경 일대를 돌며 민주당 후보 11명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9명이 낙선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재인 책임론’이 불거졌다. 문 전 대통령의 등장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보수층에서 ‘문 전 대통령 덕분에 보수가 결집했다’는 조롱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총선 유세 ‘폭망’ 조국 사면으로 민심 악화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사면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된 상태였다. 조 대표가 받은 형량은 2년으로 만기 출소는 내년 2월로 예정돼있었다. 그런 그를 ‘광복절 사면’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의 조 대표 사면 요구는 이정부의 임기 초반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처음 정치권에서 조 대표의 사면 이슈가 흘러나왔을 당시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역대 정부에서 임기 초에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점, 조 대표에 대한 민심이 부정적인 점 등이 근거로 떠올랐다. 이른바 ‘조국 사태’는 대학 입시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 논란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줬다.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크게 흔들린 시점도 조국 사태였고, 결정적으로 윤정부의 탄생에 단초가 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사면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류가 변했다. ‘조국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다’는 문 전 대통령의 생각이 사면 요구로 나타나면서 조 대표의 사면을 지지하는 쪽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 지지층에서는 ‘(대통령) 임기 때에도 못 한 일을 왜 현 정부에 해달라고 하느냐’는 의견이 분출했다.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조 대표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한 사면 요구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 부담 주지 말라는 의견도 빗발쳤다.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조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이겼다’ ‘친문 살아 있다’는 등의 말이 나왔다. 후폭풍은 거셌다. 60%대를 견고하게 유지하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로 주저앉았다. 공정 이슈가 훼손됐다고 생각한 2030세대가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 영향력은 두고 봐야 문 전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평산책방’ 계정에 올라오는 영상 중 ‘평산책방 TV’라는 코너에 고정 출연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이 내놓는 발언, 추천하는 책, 출연자 등이 하나하나 입방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트로이 목마’가 될까, ‘서포터’가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