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 여행 ③국립세종수목원

도시에서 만나는 초록빛 세상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은 경기 포천의 국립수목원,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인 국립 수목원이다. 축구장 90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65㏊ 규모로, 사계절전시온실을 비롯한 20개 공간에서 다양한 기후대에 서식하는 식물 2834종, 172만본을 감상할 수 있다. 울창한 수목과 어우러진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은 국립세종수목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관람은 사계절전시온실에서 시작한다. 매표소가 있는 방문자센터에서 사계절꽃길을 따라가면 국립세종수목원의 랜드마크인 사계절전시온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최고 높이 32m에 총면적 9815㎡인 웅장한 건물은 바닥을 제외한 벽과 천장을 모두 유리로 마감해, 크리스털로 만든 거대한 꽃처럼 보인다. 실제 온대 중부 권역 식물 자원을 대표하는 붓꽃을 모티프로 설계했다.

다양한 식물

사계절전시온실에서는 우리가 흔히 보기 힘든 지중해와 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을 만난다. 스페인 알람브라궁전을 본뜬 지중해온실에는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 항아리를 닮은 케이바물병나무, 파인애플처럼 생긴 카나리아야자, ‘공룡의 먹이’라고 불리는 울레미소나무 등 지중해성 기후에서 살아가는 식물 227종 1960본이 빼곡하다. 높이 32m 전망대에 서면 지중해온실과 수목원 일대가 한눈에 담긴다. 보행 약자는 계단 옆에 마련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열대온실은 열대우림의 정글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곳에 있는 열대식물 437종 가운데 벌집을 빼닮은 벌집생강, 연꽃처럼 꽃잎을 활짝 펼친 황금연꽃바나나 등이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묘하기로 치면 곤충을 먹잇감으로 삼는 벌레잡이(식충)식물이 단연 최고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파리지옥은 고약한 외계 생명체같이 생겼다. 물론 기괴하게 생긴 식물이라고 해서 인간에게 해로운 건 아니다.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가 커서 온난화 방지에 꼭 필요한 맹그로브, 칠판이나 연필을 만들 때 사용하는 알스토니아 스콜라리스처럼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 될 나무도 많다. 알스토니아 스콜라리스의 종소명 스콜라리스(scholaris)는 라틴어로 ‘학교’라는 뜻이다. 열대온실에는 높이 5.5m 탐방로가 있어, 스카이워크처럼 정글 위를 걷는 느낌을 준다.


특별전시온실은 다양한 주제 전시를 통해 정원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공간이다. 현재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제로 꾸민 전시가 열린다. 사계절전시온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관람할 수 있다. 하루 8회(09:30~16:30), 회당 300명으로 관람 횟수와 인원을 제한한다. 미발권 티켓은 현장에서 선착순 판매한다.

국립세종수목원 야외 공간은 한국의 정원을 주제로 꾸몄다. 백미는 궁궐정원과 별서정원, 민가정원으로 구성된 한국전통정원이다. 창덕궁 후원 주합루(보물 1769호)와 부용정(보물 제1763호)을 실물 크기로 만든 솔찬루와 도담정이 궁궐정원의 안방마님이다. 조선 시대 대표 원림인 담양 소쇄원(명승 40호)의 특징을 되살린 별서정원, 정자나무와 돌담 등 옛 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낸 민가정원도 매력적이다.

궁궐정원에서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무료 반짝 해설’을 진행한다(40분 내외). 전문 해설사가 수목원의 식물과 문화에 대한 유익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료 반짝 해설에 참여하려면 시작 10분 전까지 해설 스폿으로 가서 참가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사계절전시온실 무료 반짝 해설은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에 진행한다.

궁궐정원 맞은편에 자리한 분재원은 다양한 분재 200여점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소나무 같은 침엽수로 만든 송백 분재, 꽃을 감상하는 상화 분재, 열매를 감상하는 상과 분재, 잎을 감상하는 상엽 분재 등 모든 분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
축구장 90개를 합친 규모

사계절전시온실에서 한국전통정원을 거쳐 분재원까지 왔다면 국립세종수목원이 추천하는 1코스(1.8㎞, 1시간 소요)를 돌아본 셈이다. 여기에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을 포함하면 2코스(2.3㎞, 2시간 소요)가 완성된다. 1·2코스는 걷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지만, 습지원 너머에 있는 무궁화원과 민속식물원을 아우르는 3코스(3㎞, 3시간 소요)까지 관람하면 조금 힘들 수 있다.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 보행 약자와 동행한 경우 전기버스를 이용하자. 보행 약자 외 보호자 1인까지 탑승 가능하고, 주중에 운행하며,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무료).

수목원에서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무료 반짝 해설 외에 ‘도장찍고 행복심고’ ‘물빛따라 풀빛따라’ 등 개인과 단체를 위한 유료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소정의 기념품을 받는 무료 스탬프 투어는 온 가족이 참여하기 좋다. 국립세종수목원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1월1일, 명절 당일 휴관),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종호수공원은 국립세종수목원과 더불어 세종시를 대표하는 녹색 쉼터다. 69만7000㎡가 넘는 공원에 축제섬, 수상무대섬, 물놀이섬, 물꽃섬, 습지섬 등 각기 다른 테마로 조성한 인공 섬이 있어 가족, 친구, 연인과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 적당하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매력적이고 야경도 아름다운 세종호수공원 일원은 ‘2021~2022 한국 관광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운주산성(세종기념물 1호)은 해발 459.9m 운주산 중턱에 있는 백제 시대 석성이다. 둘레 3098m 외성과 543m 내성으로 구성되며, 내부에 크고 작은 건물 터와 우물 터가 남았다. 운주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운주산성까지 도보는 물론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운주산성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비대면 관광지 100선’ 가운데 한 곳이다.

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파크는 동물원이자 수목원이다. 반달곰 80여마리와 불곰 15마리가 당당히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 동물원이다. 33만㎡에 이르는 부지 가운데 곰동산과 반달곰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정성껏 심어 가꾼 꽃과 나무로 채웠으니 수목원이기도 하다. 베어트리파크 내 새총곰 푸드코트 그늘쉼터에서는 텐트와 돗자리, 해먹,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대여해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피크닉 예약자에 한해 피자, 채소볶음밥 등 음식 배달 서비스를 진행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국립세종수목원→세종호수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세종수목원→세종호수공원 
둘째 날: 금강자연휴양림→운주산성→베어트리파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국립세종수목원 www.sjna.or.kr
- 세종호수공원 www.sejong.go.kr/lake.do
- 베어트리파크 beartreepark.com

문의 전화
- 국립세종수목원 044)251-0001
- 세종호수공원 044)301-3921~6
- 베어트리파크 044)866-7766 

대중교통
[버스] 서울-세종,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수시(06:00~다음 날 00:05)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21번 지선버스 이용, 국립세종수목원 정류장 하차, 도보 약 5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세종특별자치시교통정보시스템 bis.sejong.go.kr

자가운전
논산천안고속도로 정안 IC→세종·정안 방면→파란달교차로에서 시청·도담동 방면→성금교차로에서 정부세종청사 방면→수목원로→국립세종수목원 

숙박 정보
- 목향재(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세종시 만남로6길, 010-8666-1217
- 학림재(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장군면 태산길, 010-3478-1004
- 금강자연휴양림: 금남면 산림박물관길, 041)635-7400

식당 정보
- 다복정한정식(한정식): 세종시 한누리대로, 044)862-3371
- 황우제매운탕(메기매운탕): 연동면 태산로, 044)866-1141 
- 조치원짬뽕(짬뽕): 조치원읍 돌마루2길, 044)867-7433 


주변 볼거리
국립세종도서관, 밀마루전망대, 김종서 장군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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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