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콤비’ 윤석열-김종인 궁합 보니…

용과 호랑이 봉황 사냥 나설까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여의도 ‘킹메이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야권 1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회동이 계속되고 있다. 두 인물이 ‘정상’에서 만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 다만 이들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킹메이커’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거리가 좁혀지는 분위기다. ‘김종인계’ 인물들이 윤캠프에 합류한 것이 기점이 됐다. 윤 전 총장은 ‘김종인 비대위’에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이들을 대거 영입했다. 김 전 위원장의 물밑 작업이 작용했다는 게 정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킹메이커
야권 1강

김 전 위원장의 ‘낙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21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을 지키려면 2번을 찍고, 조국을 지지하려면 1번을 찍어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정치권에 없는 윤 전 총장을 선거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21대 총선은 국민의힘의 완패로 돌아갔다. 김 전 위원장은 제1야당의 소생을 위해 비대위에 합류했고, 윤 전 총장은 ‘추-윤 갈등’속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윤 전 총장을 조심스레 관망했다. 윤 전 총장에 관한 질문이 들어올 때면 애정이 묻어난 답변을 내놓는 데 그치는 정도였다. “현 정부에서 그 사람만큼 용감한 사람이 없다” “소신을 갖고 유일하게 얘기하는 사람” 등과 같은 식이었다.


다만 관계자들은 가탈스럽기로 유명한 김 전 위원장이 상당한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계에서 김 전 위원장은 적중률 높은 예언자로 통한다. 여러 차례 양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나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런 그가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이 보일 것”이라며 ‘대망론’을 공식 거론했다.

지난 3월 윤 전 총장이 지지율 30%를 웃돌자,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예견된 ‘낙점’ 김 예언대로 윤 대권행?
자존심 구긴 김, 그래도 ‘원픽’은 윤?

김 전 위원장이 베팅했던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총장직을 던졌다. 김 전 위원장은 역시 한 달 뒤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후 여의도를 떠났다. 유력 대권주자와 ‘킹메이커’가 제3지대에서 세력 결집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았다.

자연인이 된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에 대한 러브콜에 적극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을 포함한 정치 원로들이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는 말도 무성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잠행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수개월간 ‘대권 공부’에 매진했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두 사람 간 추진되던 ‘4월 회동’ 역시 윤 전 총장의 일방적 통보로 취소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구애가 통하지 않았다는 혹평이 계속됐고, ‘김종인 패싱론’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킹메이커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180도 태도를 바꿨다. 그간 호감을 표했던 윤 전 총장에게 야박한 평가로 일관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이 없다”거나 “초창기에 나타나는 지지도 하나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밀당 김
기세 윤

이외에 제3의 후보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표적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를 두고 “현실 인식이 아주 잘 돼있다”면서 “(게임 체인저)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호평했다.

다만 이는 김 전 위원장의 ‘밀당 정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의 평가는 여의도를 움직인다. 제 아무리 유력 대권주자여도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 이는 청와대행 운전대를 직접 잡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의 기세도 보통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생을 ‘칼잡이’로 살며 검찰의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명하복식 수직 문화에 길들여진 인물도 아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과거 행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박근혜정부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검사 인생이 끝났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지난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한 후 좌천되면서다. 당시 그가 남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강골 기질은 최근에도 드러났다. 지난 2일에 입당 예정이었던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했다. 입당 예정일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자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이준석 전 대표는 호남을 찾은 날이었고,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휴가 중이었다. ‘지도부 패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연일 자책골
가시밭길로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지방 일정을 몰랐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걸 모를 수는 없다.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후 당과 윤 전 총장의 기싸움은 진행형이다.

지난 2일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의 상견례에서 일이다. 최고위원회의 시간이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종료되면서, 윤 전 총장은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아울러 인지도 면에서 훨씬 떨어지는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식을 먼저 진행한 점 역시 ‘군기 잡기’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윤 총장을 겨냥한 당의 의도적 ‘홀대’였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압박을 한다고 내가 따를 사람이 아니다”라고 보란 듯이 응수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과 당 지도부의 주도권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감정의 골로 이어져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열 정리를 위해 결국 킹메이커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권의 ‘판’을 만든 건 김 전 위원장이다. 이 대표 역시 김 전 위원장을 정치적 스승으로 모시며 대선 승리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이 대표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이 곧 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이 정상에서 다시 만날 것이란 데엔 이견이 없다. 정계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원픽’은 결국 윤 전 총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범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을 윤캠프에 보내는 등 직간접적으로 그를 지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캠프에 합류한 인사에게는 “우리 쪽에서 (대통령이)될 사람이 지금 보면 그 사람밖에 없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정책 접점? 노동 철학 같고 개헌론 달라
‘공부 안 된’ 윤, 잇단 실언으로 도마에


실제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11월에 야권단일화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한 후 당내 주자들과의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역시 김 전 위원장과 수 차례 회동을 가지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이후에도 광화문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정치적 궁합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둘의 접점을 아직까지 찾기 어려워서다. 이들의 만남이 가진 상징성을 감안하면 대권 플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김 전 위원장의 작품이었던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 청년 정책 등을 매개로 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청년실업 해결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로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는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 전 위원장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그간 공정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과 함께 노사관계와 노동법도 개편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는 노동관을 두고 서로 공감할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이는 국민의힘 개혁 방향과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반면 개헌론은 변수다. 김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구체적으로는 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해왔다. 그는 “개헌을 하면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로 내각제로 개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제헌절 입장문에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킨 열사들에 대한 참배로 제헌절의 헌법 수호 메시지를 대신하겠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을 강조하며 개헌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꼬인다 꼬여
김 풀어줄까

이외에도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 전 총장의 ‘실언’이다. 윤 전 총장은 노동 개혁, 청년 등의 어젠다로 중도층 확장에 힘을 쓰고 있지만, 구체적 정책 비전이 없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120시간 노동, 젠더(성)와 부정식품, 등 위태로운 발언으로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1일 1망언’이라는 혹평과 함께 “아직은 대권 공부가 덜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후 당내 혹독한 경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실력이 여과 없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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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