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탈세' 국세청 VS 증권사 밀당 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9.15 12:56:59
  • 호수 1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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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낼 세금 해외로 샜나?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국세청의 원칙과 증권사의 관행이 맞붙었다. 국세청은 국내 조세법에 따라 투자자의 배당과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걷는다. 반면 증권사는 총수익스와프를 파생상품거래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 처리를 하지 않았다. 국세청의 세금 징수에 대해 증권사들은 불복하고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모든 경제활동에는 세금이 붙는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상속세, 증여세 등이 있다. 심지어 도박이나 뇌물, 횡령 등 불법적인 소득에도 세금을 매기고 있다. 

팽팽한 공방

최근 국세청이 삼성증권과 특정 계약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탈세 정황을 포착했다. 삼성증권 외 다른 증권사도 유사한 거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자가 증권사와 특정 계약을 통해 조세를 회피한다는 게 국세청 입장이다.

국세청 세무조사국이 5개 증권사(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KB·NH투자증권)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과세하지 않았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측은 파생상품으로 세무처리하는 게 관행이었다며 불복하고 있다. 

국내 조세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과 이자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금을 걷는 원천징수 의무자는 거래를 담당한 금융사다. 그러나 징수 의무자인 증권사가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TRS 계약을 통한 수익을 파생상품거래 소득으로 처리했다. 국내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원천징수할 소득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이다. TRS 계약을 통해 지급되는 소득을 굳이 분류해서 과세할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는 게 증권사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과세망을 우회한다는 게 국세청의 지적이다. 

TRS란 신용파생 거래의 일종으로 증권사가 투자자를 대신해 자산을 매입하고 자산 가격이 변하면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은 투자자가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자금이 부족하거나 규제에 걸리는 부분을 해결하면서 투자 편의를 보게 된다. 증권사는 계약 대가로 TRS 거래에 따른 수수료를 챙긴다.

예를 들면 A 자산운용사의 한 직원은 B 증권사를 찾아가 25억원의 현금을 담보로 맡기고 50억원 가치를 지닌 기업의 채권을 매입했다. 25억원 채권보다 50억원 채권을 사야 받는 이자가 2배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25억원밖에 없으니 50억원 가치의 채권을 매입할 수 없다. 

그러나 증권사가 개입하면 매입이 가능해진다. B 증권사는 돈이 부족한 A사 대신, 채권을 대신 매입해준다. 채권에 대한 소유는 B 증권사에 있다. 그런데 가치 상승·하향에 대한 이익이나 손실은 A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증권사는 구매를 대신에 해주고 수수료만 챙기는 것이다.

A사와 B 증권사는 TRS를 통해 모두 이득을 남길 수 있다. A사는 25억원 담보만 내고, 50억원 가치 채권 이자를 얻을 수 있다. 투자한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증권사에 수수료를 주고도 남는 장사다. 증권사 역시 담보를 받아 안정적인 데다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TRS는 차액결제거래(CFD)와 유사한 방법이다. CFD는 개인이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주가 상승이나 하락에 따른 차익만 정산받는 거래 방식이다. 투자자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주가변동에 따른 차액만 정산하면 된다. 원금의 900%까지 빚을 내 주식을 살 수 있다. 


국 “조세 회피” 비과세 세금 추징
증 “파생상품 세무처리 관행” 불복

예를 들어 10만원인 주식 가격이 오를 거라고 예상하면 투자자는 증거금으로 1만원만 주고, 9만원은 증권사의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산다. 20만원이 됐을 때 주식을 팔면 투자은행은 10만원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1만원을 투자해 10만원을 버는 셈이다.

CFD는 양도세를 물지 않았기에 세금 회피 목적의 매수와 불건전 거래로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지난 4월1일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탈세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CFD를 양도세 과세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조세 회피를 막은 것.

CFD보다 넓은 의미인 TRS가 양도세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세금 회피 방법으로 쓰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국세청 입장이다. 외국인과 증권사 간에 오가는 TRS 소득 지급분의 내용이 배당과 이자소득이 주가 되는 경우 악용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명의 이전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려는 목적을 가진 투자자들이 TRS로 몰려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는 업계 관행이었다는 점을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국세청 세금 징수에 대해서도 불복하고 소송까지 나설 기세다.

삼성증권이 가장 먼저 국세청에 소송을 걸었다. 다른 회사보다 가장 먼저 과세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지원 아래 공동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국세청 과세 방침에 대해 개별보다는 공동 대응이 증권사에 유리하리라고 판단해서다.

금투협은 국세청 과세 대응이 필요한 증권사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세청과 증권사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조세심판원에서의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조세심판원의 청구 인용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국세청이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세심판원에서 증권사들의 청구 주장이 기각될 경우 추가 불복 가능성도 존재한다.

증권사들이 다시 국세청을 상대로 법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조세심판원이 국세청 손을 들어준다면 증권사들이 외국인 상대로 세금을 추징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지급된 금액에서 과세분을 돌려받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TRS 계약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더욱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국세청 방침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과세하지 않으면 원친징수 의무자인 증권사가 세금 미납분을 다시 뱉어내야 한다. 원천징수 의무자가 경제적 이익을 생각해서 사적으로 과세를 거부할 수는 없다. 납부를 거부할 경우 원천징수 의무자가 물어내야 하고 거부 기간에 맞는 가산세도 내야 한다는 게 국세청 입장이다.


“끝까지 간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세 논리에 맞춰서 증권사 세무조사가 들어간 것이다. 증권사의 불복과 관련해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에 해당한다. 현재 금투협에서 향후 대응 방안을 (다른 증권사와)같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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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