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탐탐' 프랜차이즈 노리는 사모펀드의 발톱

재무 주치의? 현금 사냥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지난 10년간 이름만 대면 알만한 프랜차이즈 16곳이 사모펀드에 넘어갔다. 외식 수요가 줄면서 매출 감소가 장기화되자 인수합병(M&A) 시장에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재무 주치의’ ‘현금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공존하는 사모펀드. 이런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종 외식 프랜차이즈의 주인이 외국계 사모펀드로 줄줄이 바뀌고 있다. 국내 최초의 개인 창업 외식 브랜드인 ‘놀부’가 모건스탠리PE에 1000억원대로 매각된 2011년부터 최근 10년간 프랜차이즈 브랜드 16개가 사모펀드에 팔려나갔다.

10년간 16개
계속 팔렸다

2019년 12월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사모펀드 케이앤엘파트너스가 매입했다. 창업주 정현식 회장이 보유한 주식 5378만여주(지분율 56.8%)와 전환사채권을 포함한 매각 대금은 1973억원이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도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2018년 매각됐다. 당시 매각 가격은 4500억원에 달했다.

현재 투썸플레이스의 최대주주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 싱가포르 투자청이 합작으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텀블러 아시아로 지분 73.89%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2012년 두산으로부터 ‘한국버거킹’을 1100억원에 인수하고 다국적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2016년 2100억원에 되팔았다. VIG파트너스가 4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차익을 챙긴 셈이다.

BBQ는 자회사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에 2013년 1200억원에 팔았다. CJ그룹은 다국적 사모펀드 칼라일과 3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매각과 관련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매각 금액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철회했다.

지난해 7월에는 티알인베스트먼트가 페리카나와 함께 미스터피자를 인수했고, 9월 큐캐피탈파트너스-코스톤아시아가 노랑통닭을 인수했다. 특히 미스터피자의 경우 150억원에 ‘헐값’에 인수됐다. 지난 2월에는 연안식당을 운영하는 디딤을 정담유통이 인수했다.

여기에도 모 사모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줄줄이 넘어가는 외식업 브랜드들
싸게 사서 몸집 불려 되파는 형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밖에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프랜차이즈에 사모펀드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식, 피자, 커피, 주점 등 M&A를 위해 사모펀드와 대표가 미팅까지 한 프랜차이즈가 적지 않다”면서 “이들 상당수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거나 성장이 정체돼 경영진이 매각을 희망한 경우다. 다만 매각 금액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인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뭘까.

우선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확장에 따라 비교적 쉽게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인수했을 때도 수도권에 매장이 적어 확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매력 요소로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50~200개 정도를 거느리고 흑자를 내며 브랜드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치킨, 커피 프랜차이즈가 사모펀드가 선호하는 매물 1순위”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최근 버거킹, bhc치킨, 공차, 할리스커피 등 기존 사모펀드가 인수한 프랜차이즈가 재매각되거나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성공 사례가 이어진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유니슨캐피탈이 투자 원금 대비 여섯 배가량의 수익을 거둔 공차는 경영 스토리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의 케이스 스터디 교재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교촌치킨이 코스피에 직상장한 것도 호재로 거론된다. 그간 프랜차이즈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후 재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었는데,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 가능성도 확인돼서다.

눈독 들이면…
잇따른 잡음

프랜차이즈 기업의 운영 방식도 사모펀드가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대부분 프랜차이즈는 오너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1개의 매장이 단기간에 대규모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철저한 오너 중심 체제여서 가능한 일이다.

반대로 전문경영인 등 체계적 경영 시스템이 갖춰지기 어렵다. 사모펀드가 진입해 이 같은 구조를 개선한다면 비용 통제 등 내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매출이 크게 성장하지 않더라도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프랜차이즈 기업은 오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오너의 직관에 따라 의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관리 측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체계적 관리 시스템만 적용해도 수익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시장도 성장세라 사업 성공 가능성도 비교적 높다.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에게 프랜차이즈는 가장 잘 어울리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들이 사모펀드 손을 거쳐 주인이 바뀌면서 업계 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업계 일각에선 오너 개인이 좌지우지하던 경영방식을 체계적으로 바꿔 보다 합리적인 결정 시스템이 구축됐고, 발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고 평가한다.

‘양날의 검’
장단점 뚜렷

실제 저평가된 회사의 경쟁력을 키워 되파는 것이 사모펀드의 목적이다 보니, 사모펀드의 인수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매년 M&A 과정마다 잡음이 쏟아진다. 매각 과정에서 그간 동고동락하며 회사 성장에 기여한 대다수 직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고, 소수의 경영진이 단독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확보한 시점에서 직원들의 고용안정 역시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맘스터치의 사모펀드 매각이 알려진 이후 해를 바꿔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노총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는 사측과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이 이뤄지지 않자 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최근까지 적극적인 협상으로 노조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맹점주들의 반발도 크다. 사모펀드가 단기수익에 치중해 쥐어짜기식 경영을 펼칠 경우 전 재산을 가맹점에 쏟아붓는 ‘생계형 가맹점주’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CJ그룹이 뚜레쥬르 매각 계획을 밝혔을 때 뚜레쥬르 가맹점주들은 법원에 뚜레쥬르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경영진이 단독 결정 M&A 과정마다 뒷말
경영난 돌파구 모색? 국부 유출 부작용도

사모펀드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비상장기업이나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소위 ‘모험자본’이란 순기능으로 기업 성장을 이끌기도 하지만 기업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고용불안과 국부유출 등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모펀드는 시장에서 평가하는 회사 가치를 극대화해 되파는 게 목적이다. 한마디로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판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 처음부터 매각을 염두에 두고 M&A에 뛰어들기 때문에 단기 수익에 치중하고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M&A시장에서 PEF는 중요한 플레이어”라면서 “기업과 종업원 각각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선 사모펀드가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직원이 해고되는 고용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2년 차를 맞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외식업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들이 지난해와 같은 ‘저점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백신 효과와 보복적 소비가 본격화되면 외식업 경기가 살아나 지난해 적자전환한 외식 프랜차이즈의 흑자전환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사모펀드는 내부 투자자 설득을 위해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는 매물을 찾는 만큼, 하반기께 다시 한 번 프랜차이즈 M&A의 큰 장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상생원리?
상반 양상

한국프랜차이즈학회 관계자는 “가맹점은 가난해져도 가맹본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원리는 프랜차이즈 모델의 기본인 상생 원리와 상반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모펀드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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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