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진짜 배우를 만나다 김명민

“사랑 받은 캐릭터는 숙제, 그 숙제 풀어야 사랑 받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에게 있어 매우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는 오히려 새로운 숙제가 된다. 유명 작품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의 인기를 얻은 캐릭터를 극복하지 못한 배우들이 적지 않다. 자신이 세운 장벽을 스스로 넘지 못한 경우다. 배우 김명민도 큰 숙제가 있는 배우다. MBC <하얀거탑>의 장준혁을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로 극복한 김명민은 JTBC <로스쿨>을 통해 양종훈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남겼다.

로맨스 장르에 강세를 보이던 국내 드라마 시장에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대중성 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장르물이 많아진 것을 넘어서 범람하고 있다. 채널마다 범죄·스릴러 장르 드라마를 방영한다.

장준혁·강마에
그리고 양종훈

법 체제가 강자와 약자에게 차별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인지한 국민의 울분이 투영된 현상이다. 용서받기 힘든 범죄자를 더 악랄한 방식으로 처단한 tvN <빈센조>나, 초능력으로 악귀와 맞선 OCN <경이로운 소문>, ‘사적 복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SBS <모범택시> 등이 시청자들의 울분을 대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통해 기득권이 저지르는 부조리에 대한 분노를 해갈했다. 해당 드라마의 시청률은 20%에 육박했고, 인기는 대단했다. 이 드라마들 외에도 JTBC <언더커버> tvN <마우스> OCN <타임즈> 등 장르물이 호평을 받았다.

배우 김명민이 주인공으로 나선 <로스쿨>은 장르적 특성이 짙은 작품이기는 하나 위에 거론된 드라마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악인에 대한 사적 복수가 아닌 법 체제 안에서 법으로 벌을 주는 방식이 차별화의 포인트다. 


‘법은 많이 알고 있는 사람한텐 편이 되고, 법을 모르는 사람에겐 적이 된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법꾸라지’들이 어떻게 법망을 뚫고 악행을 저지르는지를 보여주며,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법조인이 법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법이 정의의 편에 설 수도, 불의의 도구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아무래도 법 자체가 용어도 어렵고 내용도 미묘하게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법리적 판단 역시 입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법을 깊게 다룬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화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진입하기엔 장벽이 높다. 

<로스쿨> 또 하나의 걸작 탄생 
“아들 친구가 사인 부탁하더라”

자극적인 소재나 장면, 맛깔 나는 대사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아닌, 법의 본질을 좇는다. 속도감도 비교적 느리다. 최근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드라마 화법과는 성질이 다르다. 게다가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고 작품성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깔린 선택이다.

<로스쿨> 제작진은 스스로 선택한 어려운 길을, 시청자들이 어떻게든 복잡·미묘한 법의 세계에 따라올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것으로 극복하려 했다. 그러기 위해선 완벽한 연기자가 필요했다. 고심 끝에 선택된 배우가 김명민이다. 

<로스쿨>에서 법의 선생님이자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인물이 극중 한국대학교 로스쿨 형법 교수인 양종훈(김명민 분)이다. 교수로서 강의할 때나, 법원에서 판사 또는 배심원들에게 어려운 법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한다. 사실상 시청자들에게 법의 의미를 전달하는 셈이다. 

단순히 설명만 해도 어려운 임무인데, 자신만의 원칙에 있어서 철두철미할 뿐 아니라 차원이 다른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냉정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의 색을 띠면서 표현해야 했다.


<로스쿨>은 강의실과 법정 등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매우 많을뿐더러,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법률 대사들이 즐비하게 나온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정의로운 강자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연기적 기술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제작진으로선 김명민 외에 대체자를 생각조차 못했다고 한다.

“사실 이 작품은 김석윤 PD가 연출하기로 한 작품이 아니었어요. 다른 PD가 내정돼있었는데, 저를 찾아온 거죠. 정통 드라마의 성질을 가진 <로스쿨>이 좋기는 했지만, 아무나 연출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제가 역으로 제안했죠. 이 작품을 소화할 사람은 김석윤 PD라고요. PD님이 한다면 믿고 따르겠다고 했어요. 원래 김 PD님은 다른 작품을 하기로 했는데, 그걸 미루고 <로스쿨>을 먼저 하게 됐죠.”

“최소 10배는 
힘들었어요”

배우가 오히려 연출자를 선택한 셈이다. 이쪽 업계에선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배우가 제작진에게 갑질을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영화 <조선 명탐정> 시리즈를 함께 작업하면서 얻은 신뢰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다.

김명민은 김석윤 PD에게 무한한 신뢰가 있었다. 

“다른 배우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김 PD에게 무한한 신뢰가 있어요. 배우를 힘들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보여요. 다른 감독님들은 같은 대사와 장면을 동서남북으로 찍고 위·아래를 다 찍어요. 같은 대사를 반복하면 진이 빠지고, 힘을 어디에 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빠져요. 그런데 김 PD는 카메라 4대를 활용해요. 이게 정말 힘든 거예요. 동선, 조명 다 고려해야 해서 매우 어렵죠. 완벽하지 않으면 한 대를 쓰느니만 못해요. 감독님은 그런 콘티를 사전에 철저하게 해 와요. ‘배우들 힘들지 않게 우리가 절지 말자’는 말을 스태프들에게 해요. 그 말 자체가 굉장한 믿음으로 다가와요.”

서로를 향한 신뢰로 <로스쿨>이 출발했다. 김명민이 연기한 양종훈은 학생들로부터 ‘양크라테스’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이라는 질문을 학생에게 던진 뒤 그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양종훈의 강한 압박에 말문이 막힌 학생을 쥐 잡듯이 다그친다. 교수의 압박을 못 이긴 학생이 구토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학생들과는 밥을 절대 같이 먹지 않는다’는 기이한 원칙을 지키려 하면서 거리를 두는 듯 하지만, 누구보다도 제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물이다. 뒤에서는 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세련된 츤데레’다.

“제가 양종훈을 연기해서 그런지 정말 사랑스러워요. 미운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누가 보기에 따라서 재수없다고 느낄 수 있는데, 겨우 그 정도인 거죠. 사실 그래도 될 것처럼 잘났잖아요. 어쩔 수 없는 부분 같기도 해요. 만약 이런 스승이 저에게도 있었다면, 김명민은 다른 인물이 됐을 것 같아요. 혹자는 양종훈이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이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속에 있는 것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인 거예요.”

학생들의 존경심을 받는 스승이자, 국내 최고의 법 전문가에 정의로운 강자였다. 이 모든 것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야 했다. 연기적인 면에서 국내 최고의 내공을 가진 그에게도 버거운 미션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가장 괴로웠다
결과는 ‘A+’


“다른 연기를 할 때보다 10배 이상은 노력한 것 같아요. 한 페이지 대사 분량을 똑같이 외워도 10배 이상 시간이 들어요. 잠깐 딴짓하고 나면 까먹고 그래요. 잠꼬대하듯이 외웠어요. 옆구리 찌르면 딱 나올 정도로요. 아무리 대사를 외워도 내용을 모르면 정확히 표현이 안 돼서 법률 사전이나 판례를 찾아보고 했어요. 그래야 진정성 있는 연기가 나오니까. 그래서 힘들었고 괴로웠어요.”

이제껏 출현 작품들 중에 가장 괴로웠다고 토로했지만, 그 결과물은 최상급이다. 정통 드라마에 목말라했던 시청자들은 <로스쿨>을 보면서 갈증을 해소했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로스쿨> 제작과정 영상 속 4분30초가량 진행된 강솔A(류혜영 분)와의 대사 장면을 보면 김명민의 재능이 얼마나 위대한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매우 어려운 대사와 다양한 제스처, 표정, 동선 등을 단 한 번에 진행한다. 연극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장면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처리한다. 김 PD의 ‘컷 오케이’가 끝남과 동시에 후배 배우들은 존경심을 가득 담은 채 손뼉을 친다.

완벽함을 도모한 그의 노력이 유의미하게 작동한 장면이다. 비단 이 장면뿐이 아닐 테다.

“될 때까지 했습니다. 법정에서의 장면을 보면 저 역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사가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시청자들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어요. 양종훈이 출연진에게 얘기하기 전에 시청자들을 납득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 또한 양종훈을 통해 법정물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게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그래야 했던 것이 제 몫이었어요. 집사람 앞에서 연기했어요. 그리고는 ‘무슨 말인지 알겠어?’라고 되묻기도 했죠. 반복적으로 연습했습니다.”

<로스쿨>은 비록 <하얀거탑>이나 <베토벤 바이러스>처럼 신드롬을 낳지는 못했지만, 체감 시청률이 매우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시청률은 약 7%, 넷플릭스에서는 국내 인기 콘텐츠 상위 10위 안에 속한 작품이다. 난도 높은 미션을 가진 장르물로서는 호성적이다.


“강마에와 비슷, 기시감 극복하려 했지만…”
“평생 양종훈의 가치 떠올리며 살 것 같다”

고등학생이 된 아들의 친구가 “너희 아빠 멋있다”며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을 받은 첫 작품이기도 하다. 서민적인 연기보다 연극적인 연기에서 더욱 탁월한 힘을 발휘해온 김명민의 능력이 다시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김명민에게는 이것조차도 또 다른 숙제로 다가왔다.

“제가 클리셰를 안 좋아하는데, 대본부터 너무 비슷한 거예요. 특히 강마에랑 많이 비슷했죠. 일부로 그렇게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사람이 과거의 김명민을 보고 싶어 한다고요. 김명민을 접하지 못한 요즘 세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고 똑같이 할 수는 없잖아요. 기시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말투나 어미를 쓰인 대본대로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슷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일각에서는 양종훈을 ‘김명민 연기’의 한 예로 치부한다. 상대적으로 힘을 뺀 캐릭터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에서 오는 냉혹한 평가이거나, 워낙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김명민에게 모든 면에서 완벽하길 바라는 기대심일 수도 있다.

“캐릭터 고민은 항상 있는 거죠. 장준혁, 강마에, 양종훈. 기시감을 극복해야 하는 건 배우에 있어서 항상 숙제예요. 그런데 <로스쿨> 같은 작품처럼, 시청자들이 원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5년에 한 번씩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어요. 그렇다고 자주 할 생각은 없습니다. 잘하는 것만 하면 지겨울 테니까요.”

원칙과 소신으로 매사 정의에 대해 질문하며, 부조리를 일삼는 강한 세력과 다퉈온 양종훈은 그를 연기한 김명민에게도 새로운 에너지가 됐다. 선배 배우로서, 어른으로서 갖춰야 할 성숙함을 양종훈에게서 배웠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양종훈을 계속 떠올릴 것 같아요. 제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혹은 지향점이 양종훈의 삶과 일맥상통해요. 양종훈을 통해 해갈한 부분도 있어요. 소신 있게 작품에 임하며, 배우로서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지 이번에 연기를 하면서 정립이 된 것 같아요.”

<로스쿨>이 끝나고 시청자들에게서 나온 반응은 시즌2 제작이었다. 이런 반응은 무겁고 난해한 주제와 대화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통했다는 의미다. 김명민 역시 시즌2 제작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원칙과 소신
새로운 에너지

“진정성과 정통성이 있는 드라마에 많은 분이 공감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시즌2에 대한 반응이 나오는 듯 합니다. <로스쿨>은 쉽게 나올 수 없는 장르물이라고 봐요. 쉽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는 작품이니, 기획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피되는 드라마겠죠. 그래서 더 반가웠던 것 아닌가 싶어요. 제작진을 만나면 시즌2를 꼭 추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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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