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해줄게' 기막힌 태양광 사기 주의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6.21 15:19:19
  • 호수 13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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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노후 꿈꾸다 쪽박 찼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사기는 그럴듯한 말주변으로 남을 속이는 행위다. 최근 “비전 있다”며 태양광 사업을 빌미 삼아 노인의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장밋빛 노후를 꿈궜던 노인들이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투자를 유도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사기 방법이다. 돈은 있지만 정보가 없는 노인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받는 태양광 업체가 부지기수다. 이들은 노인에게 ‘고수익’ ‘안정성’이란 단어로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고수익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 태양광 시장은 정부의 확산 정책을 등에 업고 도시, 농어촌 가릴 것 없이 급속도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기본적으로 얻는 수익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인증서 판매를 통한 부가 수입까지, 2016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태양광 발전 시장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이 같은 점을 악용해 사업자들은 정부 보조금 지원 조건을 갖춘 업체가 아닌데도 소비자를 현혹해 설치비를 챙기거나 무료로 설치해주겠다고 속인다.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 납입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주로 지방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고령 소비자가 타깃이 됐다. 


주택용 태양광 시설 설치 관련 소비자 피해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주택용 태양광 발전시설 관련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신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피해 상담은 총 2525건, 피해구제 신청은 123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시 잉여 전기 판매를 통한 수익성 보장과 연금 수익금 발생 등 소비자 현혹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 받는다면서…
지방 고령 노인들 투자 유인

계약 관련 피해의 경우 ▲정부 보조금 지원 조건을 갖춘 업체가 아님에도 소비자에게 보조금 지원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태양광 설비 설치를 유도하는 사례 ▲초기 설치비용이 무료인 것처럼 홍보했으나 실제는 금융기관 대출이 이뤄져 소비자가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을 납입해야 하는 사례 ▲전기요금 절감 방식에 대해 허위·과장되게 설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 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품질·AS 관련 피해의 경우 ▲태양광 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제품 불량으로 전기가 발전되지 않는 사례 ▲설비 고장으로 AS를 요청해도 사업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처리를 지연하는 사례 등이 있다.

또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시 잉여 전기 판매 가능, 연금 수익금 발생 등 소비자 현혹 사례의 경우 설치 사업자가 한국전력 등에 전기를 팔아 발생되는 수익을 과다하게 부풀려 안내한다.

혹은 전기요금은 무료고 연금형태로 매달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있어 계약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태양광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무려 700여억원을 가로챈 태양광업자가 구속 기소됐다. 현재까지도 피해자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전체적인 피해 규모도 엄청나지만,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태양광에 투자했다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까지 손해를 본 피해자도 많다. 

해당 업자들은 결국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부대표는 물론 대표의 아내와 직원 등 이미 붙잡힌 관련자 41명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전라북도에 사는 노인 A씨는 태양광 발전기 사업자로부터 사기를 당했다. 처음에는 사업자가 찾아와 발전기 설치를 권유하자,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A씨 아들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사업자는 A씨 아들이 집을 비운 틈을 이용해 다시 찾아왔고, A씨를 속여 계약금 100만원을 받아냈다.

당연히 영수증이나 계약서는 없었다. 뒤늦게 아들이 계약 사실을 알고 환급을 요구했지만, 사업자는 발뺌하면서 환급을 거부했다. 

사업자들은 정부 보조금 지원 조건을 갖춘 업체가 아닌데도 소비자에게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속여 태양광 설치를 유도하거나 발전기를 무료로 설치해주겠다고 말한 뒤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을 납입하도록 요구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또 태양광 발전기를 쓰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허위·과장해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팔면 월 50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3600만원 상당의 돈을 챙긴 사업자도 있었다.

“황금알 낳는 거위”
돈 받고 나몰라라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시 소비자는 계약 전 정부 보급사업 참여(시공) 사업자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등 사기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자격 사업자들이 공공기관(한국에너지공단, 농협, 한전 등) 명의를 사칭해 민간사업을 정부사업인 것으로 설명해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설비 오설치 또는 사후 서비스(AS) 미제공 등으로 시장 환경을 흐리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홈페이지에 정부의 태양광 보급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의 소재지, 연락처 및 보조금 지원 가능 여부 등의 정보를 게시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이를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 

지원금, 발전량 전기요금 절감 등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도 주의해야 한다. 태양광 설비 설치에 있어 정부의 지원금 규모는 연간 보조금 지원 예산에 따라 달라지므로 산업통상자원부 또는 한국에너지공단 홈페이지를 통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할부 금융 등 대출도 주의해야 한다. 정부보조금은 총금액의 30%(2019년 기준)임에도, 사업자가 100% 모두 지원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 후 나머지 70%는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대출을 알선하기도 하므로 반드시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자상거래 7일, 방문판매 및 전화 권유판매 14일 이내의 경우라면 청약 철회도 가능하다. 전자상거래, 방문판매 및 전환권유판매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설비 설치 전이라면 관련 법률에 따라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7일 또는 14일 이내에 청약 철회 및 계약해제가 가능하다.

사기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사업 투자로 매월 꾸준히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며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기업을 선정해야 하고, 계약 내용과 진행 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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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