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 인터뷰 '젊은 피 선봉장 첫 대선 출마'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힘들고, 어렵고, 욕먹는 일 "내가 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역사 잊은 지혜는 잔꾀로 흐르고, 민심 잃은 정치는 술수로 흐른다.’ 월북작가 벽초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이 해금되면서 1988년 지하철 광고에 실린 문구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를 평생의 정치 철학으로 삼게 된다. 2021년. 까까머리 소년은 어느새 ‘할 말은 하는’ 재선 국회의원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가장 빨리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빠른 것도 아니다. 다들 너무 늦다. 대선이 10개월도 안 남았다. 분명하게 의사를 표시하고 ‘국민의 검증대’에 올라서야 한다. 예비경선을 세게 하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은 수도생활을 하시는 건지, 정치를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측근을 통한 느닷없는 메시지 발표?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사안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계획을 내놓고, 국민들에게 검증받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게 정치다. 5·18에 메시지를 내놓는 전직 검찰총장은 처음 본다. 

-간 보면 안 된다는 건가.

▲주방에 들어가서 국민들이 드실 요리를 해야 한다. 간만 보고 다니면 되겠는가. 인기관리하듯 적절한 멘트를 내놓거나, 그럴싸한 이벤트로 선출되겠다는 마음을 먹어선 안 된다. 

-대선 경선 연기론이 왜 제기됐다고 보는지.

▲충정이라고 본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너무 일찍 뽑힌다면 야당의 거센 공격을 받는 것에 대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자로서 경선 일정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야기할 게 없다.

-경선 연기가 ‘이재명 흔들기’라는 해석도 있던데.


▲(단호하게) 관심 없다.

-문자폭탄 등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집단행동을 ‘위험천만하다’고 비판했다.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는 ‘선거도 행동하는 지지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이야말로 행동하는 지지자가 아닌가?

▲반대 의견을 말 못하게 하는 형태를 위험천만하다고 한 것이다.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건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작동원리다. 문자를 보내는 건 자유다. 하지만 문자로 ‘입을 다물어라’는 행위는 민주주의를 막는 것과 같다.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도 관념적 접근은 경계했다. 관념적 접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재벌 해체’ ‘재산 몰수’ 등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서 재벌은 무시할 수 없는 축이다. 그만큼 예민하게 접근해야 한다. 영화에서 무척이나 복잡한 폭탄을 해체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제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구부총리에게 ‘차르’ 수준의 권한 부여를 주장했는데.

▲저출산·고령화에 200조를 넘게 썼는데 인구 문제는 최악이다. 실패했다는 것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안 된다. 새로운 제도와 방식을 확 밀어붙일 수 있는 힘과 권한을 줘야 한다.

소신파·50대 기수론 “과감한 대통령 필요”
“표 무서워 말 못해? 정치인은 그러지 말아야”


-5년 단임제를 혁명 수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개헌인데 정국이 혼란스러워지지지는 않을지.

▲권력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원포인트 개헌’이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가 대표적이다. 너무나 많은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돼있다. 임기 초반에 관련 프로세스를 밟아야 한다. 이미 개헌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진행됐다.

-여야의 공감대는 형성돼있나?

▲정치권 합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대통령이 되면 그 권한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정치 기획은 개헌에서 출발한다.

-코로나19로 교육이 흔들린다. 초·중·고 학력 저하와 양극화는 현실이 됐다. 대응책은?


▲(잠시 고민하며)전면 등교를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통한 감염지수는 낮은 걸로 알고 있다. 교사 충원도 필요하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낮춰야 한다. 비대면 수업을 위한 첨단 교육 장비의 도입도 동반돼야 한다. 담임교사, 보조교사, AI(인공지능)교사라는 세 축이 필요하다.

-민노총과 한노총의 책임을 촉구했다. 어떤 책임인가.

▲내셔널센터(국가의 노조 중앙 조직)는 사회 해방을 통한 노동 조건 개선과 노동 관련 제도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최저임금문제, 노동자대표제, 노동자 경영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노조조차 없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총파업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틀을 잘 지키면서 사회적 타협을 만들어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에게 이들은 상당한 ‘표’일 텐데.

▲맞다. 경선 과정에서 잘 보여야 한다. 그렇다고 표 아쉬워서 할 말 못하고, 할 일 안하면 국가 지도자로서의 태도는 아니다. 한유총은 어떻게 건드리나. 표가 얼마나 많은데. 재벌총수한테 세금 내라고 어떻게 얘기하겠나. 힘과 로비력이 얼마나 강한데.

정치인은 적어도 자기 소신에 따라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필요한 말은 하고, 할 일은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이익이다. 당장 이익집단에게 욕먹는 게 힘들지만. 

-정치는 ‘대중의 욕망’과 ‘정치인의 열정’이 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는 불신의 아이콘이 된지 오래다.

▲거대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려면 정치의 역할과 정치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사회적 합의와 타협을 통해서만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박수 받으려고만 하는 정치, 욕먹을 각오를 하려고 하지 않는 정치다.

우리 사회의 중대한 과제들이 뒤로 밀리는 원인이다. 국민연금, 인구감소, 기후변화, 노동개혁, 교육개혁은 (책상을 탁탁 치며)힘들고, 어렵고, 욕먹는 일들이라 자꾸 미룬다. 과감한 대통령이 필요하다. 

▲<일요시사>가 창간 25주년을 맞게 됐다. 한 말씀만 부탁드린다면?

-25년이면 건실한 청년의 나이다. <일요시사>가 국민들이 궁금한 문제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심도 깊은 추적기사, 해설 기사를 담아온 걸로 알고 있다. 현재 국민들은 자극적 내용과 소재, 표현에 지쳐있다. 심도 깊은 취재와 분석을 담아서 언론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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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