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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4일 18시47분

정치


<문재인정부 4년> 갈라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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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쩍' 세대 '쭉' 빈부 '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통합'은 모든 정치인이 외치는 구호다. 탄핵 정부에 이어 집권하게 된 문재인정부 역시 통합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그로부터 4년, 대한민국 사회는 다양하고 첨예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됐다. 1300만명(연 인원)의 국민이 3개월 이상 촛불을 든 결과였다. 2개월 후 장미 대선을 거쳐 문재인정부가 출범했다. 19대 대선이 보궐선거로 치러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취임했다.

탄핵 직후
촛불정부 

문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촛불정부'라는 정체성을 내세웠다. 박근혜정부 탄핵 과정에서 불거진 적폐 청산에 대한 염원,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바람 등 촛불집회에서 발산된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따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6년 10월부터 다음해 3월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를 메운 국민들은 문정부에 높은 지지를 보냈다.

실제 문 대통령 취임 초기 국민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2017년 5월16일부터 18일까지 성인 남녀 1004명에게 문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 전망에 대해 물은 결과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이명박 대통령(79%), 박근혜 대통령(71%)의 취임 초 기대치를 웃도는 수치다. 

취임 후 첫 직무수행 평가(2017년 6월1주)에서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84%였다. 당시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역대 대통령 직무 긍정률 최고치를 경신한 기록이다. 1993년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등으로 취임 직후 국민적 지지를 받은 김영삼 대통령(83%)보다도 높았다. 

하지만 취임 4주년을 앞둔 4월 5주(4월27~29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29%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로 그동안 굳건하던 30%의 벽이 처음 깨졌다. 직무 부정률은 60%에 달했다.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출범한 문정부의 직무 긍정률이 취임 4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역대급 기대 받았지만
지지율은 3분의 1토막

주요 분야별 정책 평가에서도 복지(48%) 분야를 제외한 외교(29%)·교육(29%)·고용노동(27%)·대북(24%)·경제(22%)·공직자 인사(14%)·부동산(9%) 분야에서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부정평가가 81%에 달했다. 2017년 8월 전 분야에서 긍정평가가 높았던 게 4년 만에 복지 정책을 제외하고 정반대 상황으로 바뀐 것. 

<일요시사>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갤럽이 4년간(2017년 6월~2021년 4월) 조사한 직무수행 평가 월별 통합 결과를 성·연령별로 분석했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핵심 지지층인 30~40대와 여성의 긍정평가가 20대 남성과 50~60대의 부정평가를 버텨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부터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졌다.

실제 가장 최근 월별 통합자료인 4월 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31%로 나타났다. 20대(24%)와 50대(29%), 60대 이상(23%)에서 전체 직무 긍정률을 밑도는 부분을 30대(38%), 40대(44%)가 상쇄하고 있다. 50대를 기준으로 20~40대는 진보세가 강하고, 50대 이상은 보수세가 강한 일반적인 패턴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특히 20대 남성의 직무 긍정률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 2017년 6월(통합) 87%에 달했던 20대 남성의 직무 긍정률은 지난 4월(통합) 17%까지 떨어졌다. 60대 이상 남성(24%)·여성(23%)보다 낮은 것은 물론 전체 성·연령층을 통틀어 꼴찌였다.

20대 남성의 직무 긍정률은 올해 들어 1월(18%), 2월(18%), 3월(21%), 4월(17%) 등 10% 후반~20%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사회갈등’을 꼽았다. 문정부 들어 심화된 남녀갈등·세대갈등·빈부갈등 등 사회갈등의 직격탄을 20대, 그중에서도 남성들이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념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 하는 세대인 만큼 자신의 삶에 닥친 불이익이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30% 벽 깨져
부정평가 높아

지난 1월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2020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문정부 출범 이후 집단갈등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문정부가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과반(52.6%)을 기록했다. 문정부 출범 1년차 조사에서 25.6%였던 수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남녀갈등 =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성 평등 공약을 발표하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성 인지 예산 증가, 여성 장관 기용 등 변화를 꾀했다. 또 기업 고위직 여성 비율 증가 등 여성의 권리를 증대하는 정책을 임기 내내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소외된다는 느낌을, 여성은 문정부의 여성 정책이 미적지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면서 남녀가 정반대의 입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이 늘어났다.

2018년 11일 이수역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은 각각 남녀 입장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고, 홍대 남성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으로 남녀가 혜화역에서 맞부딪쳤다.

최근에는 단어나 이미지 등을 두고 남녀갈등이 불거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오조오억' '허버허버' 등의 신조어가 남성 혐오적 맥락에서 사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신조어가 남혐 단어라고 지적하는 이들은 '허버허버'가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오조오억'은 '남성 정자가 쓸데없이 5조5억개나 된다'는 뜻을 내포한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이다. 

GS25 포스터에서 시작된 손가락 논란은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포스터에 삽입된 무언가를 잡는 듯한 손가락 이미지가 남성을 혐오하는 표현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온 것. GS25는 사과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지만, 손가락 논란은 다른 기업, 지자체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영향
불매운동도

남녀갈등은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면서 그 배경으로 '젠더 갈등'을 꼽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 4·7 재보선 승리 배경엔 젠더 갈등이 있고, 향후에도 성비 불균형 심화로 젠더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4·7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 남성 유권자의 70% 이상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서는 '이대남'(20대 남성) 잡기 정책을 쏟아낼 만큼 깜짝 놀란 결과였다. 일각에서는 20대 남성이 재보선을 기점으로 목소리 내기를 본격화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대갈등 = 코로나19의 영향은 2030세대를 덮쳤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고 경제회복이 더뎌지면서 일자리 찾기를 아예 그만두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벼락거지' '영끌' '포모 증후군' 등 2030세대의 현 상황을 드러내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2030세대는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보다 적은 돈으로 한탕을 노리며 주식과 가상화폐에 몰리고 있다. 특히 '코인 광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상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거래소 폐쇄를 언급하는 등 제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은 위원장은 '(청년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잘못됐다고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말해 2030세대의 비판을 받았다.

2030세대는 19대 대선 당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열광했다. 박근혜정부에서 드러난 비선 실세 최순실의 존재, 그의 딸 정유라의 대학 부정입학 등이 불거지면서 훼손된 공정의 가치를 문정부에서 되살릴 것이라고 여긴 것. 

'이대남' 철저한 외면 
빛바랜 '통합' 외침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절차 논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2030세대의 분노가 폭발했다. 취업, 연애, 결혼, 육아 등 포기해야 할 게 점차 늘어나고 있는 N포 세대들은 정당한 절차 없이 기득권을 쟁취하거나 공직자들이 비대칭 정보로 재산을 불리는 모습에 좌절했다. 

특히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들, 이른바 조국 사태는 2030세대와 586세대의 갈등을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취임 직후부터 공정의 가치를 언급했던 문정부의 민낯이 조국 사태를 통해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2030세대의 실망감이 586 기득권에 대한 분노로 치환됐다는 분석이다.

▲빈부격차 = 문정부 들어 빈자와 부자의 격차는 점차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다. 문정부 초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여파도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저소득층일수록 소득이 줄고 부채 증가 폭이 커 빈부격차가 벌어진 것.

지난달 20일 신한은행이 내놓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8만원으로 2019년보다 1.6% 줄었다. 보고서를 처음 작성한 2016년 이후 5년 만에 2년 전 소득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1구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83만원으로 전년보다 3.2% 줄고, 5구간(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895만원으로 0.8% 감소했다. 5구간의 소득은 1구간의 5배에 달했다. 

문 대통령조차 '정말 부동산 부분만큼은 정부가 할 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한 집값 문제도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원인이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 1주택자와 다주택자가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휘청거리고 있다. 널뛰는 집값은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 사회갈등의 단초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심각한 수준에 이른 저출산 문제, 남녀갈등, 세대갈등이 결국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임 초부터
통합 말했지만…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10일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문 대통령의 임기는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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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연기론에 불이 붙었다. 애초 여권 잠룡들은 대부분 원칙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신경전에 이어 내홍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대선 국면에 진입하기 전,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경선 연기론은 공식적으로 검토되거나 공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들의 장외 여론전이 이어지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자리 잡았다. 조용했는데 공식 제기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론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인물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다.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지난달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후보 경선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대선 경선에 공식입장을 낸 건 전 의원이 처음이었다. 그 만큼 눈길을 끌었다. 여권 잠룡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관망세에 가까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는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정도의 입장을 보였다. 이 지사 측이 반발한 배경에는 경선 경쟁력이 있었다. 이 지사는 최근까지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크게 제치며 여권 1강의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다. 경선 연기가 후발주자들에게는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선두주자인 이 지사에게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 지사 등 당사자들은 공개 메시지를 내지 않았지만 측근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경선 연기를 최초 언급한 전 의원 발언 이후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섰다.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당시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어 본선에서 굉장히 위험할 것”이라며 경선 연기에 선을 그었다. 장외전의 서막이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당내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차기 대선주자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데다가 민주당 지도부에서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18일 “민주당 당헌·당규에 경선룰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선 경선 연기론이 민주당 내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외에 후발주자들이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구동성으로 대선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실로 다가온 경선 연기 가능성, 왜? 이낙연·정세균 공개 발언으로 ‘군불’ 대선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끝나고 백신 문제에 안정감이 생겼을 때 경선을 시작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밝혔다. 앞서 대선 경선 연기를 처음 공식 언급했던 전 의원 역시 경선을 미뤄야 하는 이유로 코로나19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지사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최 지사는 지난 7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코로나19로 인원이 제한되다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며 “대선 경선은 7~8월 휴가철에 진행되기 때문에 더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선주자인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극복 성과를 피부로 느끼고, 빛나는 경제 성적표가 가시화될 때까지 민주당의 대선 경선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지사도 경선 연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양 지사는 지난 9일 대전CBS <12시엔 시사>에 출연해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선수가 룰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선수 입장에서 벗어나 말씀드린다면’이라는 전제와 함께 “역동성 있는 경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선 연기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다. 후발주자들이 잇달아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자 일각에서는 ‘반 이재명 전선’의 구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직접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면서 반 이재명 연대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후발주자 줄줄이 나서 정 전 총리는 지난 8일 국회에서 “경선 규칙은 필요하면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당규 상 경선 관련 규정에 대해 정 전 총리는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다”라며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후보 선출은 대선 180일 전인 오는 9월10일 이뤄져야 한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종합적으로 보면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의 시기나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됐다. 지도부가 논의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집단면역 시기에 맞춰 경선 흥행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 전 총리의 발언은 곧 ‘반 이재명 연대’로 해석됐다. 공교롭게도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경기도 기초단체장 1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리는 경선 연기론을 언급했는데, 이 지사와 갈등을 겪은 바 있는 조광한 남양주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은수미 성남시장 등이 참석했다. 경선 연기를 반대하는 이 지사의 관할 지역 단체장들과 만나며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뉴스1>에 따르면 당시 한 참석자는 “이 지사와 갈등을 겪은 조광한·은수미·염태영 시장 등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며 “도내 반이재명 연대가 결성되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튿날에도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경선 시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당헌을 바꾸는 게 아니다”라며 “경선 준비위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시기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하는 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근거는 당헌·당규에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 역시 해당 조항을 근거로 경선 연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대권 주자 공개 언급 여기에 정 전 총리의 측근들까지 가세했다. 정 전 총리 지지모임인 광화문포럼에서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대선 경선 연기로)당내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 지사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그런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의원은 2001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경선을 수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당시에도 경선룰에 대한 논란이 심했는데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에둘러 이 지사가 경선 연기를 수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 전 대표도 경선 연기론 쪽으로 선회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경선 연기에 대해 “당내 의견이 이렇게 분분하다면 지도부가 빨리 정리해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이 본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들도 지원에 나섰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방식을)리그전 토너먼트를 통해 역동성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선 시기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홍익표 의원 역시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주자와 캠프들 간에 한 번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이 지사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을 두 달 미룬다고 방역 염려가 사라지고 (대선 경선)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건 불확실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박 의원은 “예비후보자 등록이 불과 열흘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경선 연기론으로 당내 갈등을 촉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지층의 내홍과 실망만 키워서 당에는 무익하고 상대 당에는 호재가 되는 일”이라며 “당 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이미 정해진 경선 절차대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 측근들 목소리 높이며 장외전 본선 전략 위해 ‘반 이재명 연대’ 구축? 이 지사 지지모임인 성공포럼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당 민형배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대선후보 측에서 연일 경선 연기 군불을 때더니, 정 전 총리께서도 직접 연기를 거론하셨다”며 “후보등록을 두 주가량 앞두고 많이 급하셨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체통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선 경선 연기가 이 지사에 대한 견제로 읽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개헌론을 꺼내 들었다. 사실상 이 지사의 독주와 다르지 않은 오늘날 판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국민 행복추구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 개헌 토론회’에서 “토지에서 비롯되는 불공정·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 부활을 위한 개헌을 제안한 것이다. 정 전 총리 역시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만약 제가 다음에 대통령이 되고 4년 중임제 개정에 성공한다면 임기를 1년 단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과 반대로 이 지사는 개헌에 신중한 모양새다. 지난달 이 지사는 “경국대전을 고치는 일보다 국민들의 구휼이 훨씬 더 중요한 시기”라며 개헌보다는 민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지금까지 민생이 중요하지 않았던 적이 없고 민생과 개헌 논의는 함께 추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휼을 위한 제도가 헌법에 담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지사에 대한 견제가 ‘경선 2위 반전 가능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 본경선에 안착할 후보들은 과반 득표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1위와 2위 후보 간의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앞서 치러질 예비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중도하차하는 후보들의 표를 2위 후보가 가져올 수 있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반 이재명 연대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있다는 것이다. 2위 반전 노린다? 반면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용진 의원은 대선 경선 연기론이나 반 이재명 전선에 선을 긋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경선 연기론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반 이재명 전선’에 관심이 없다. 누구 반대하면서 정치하나. 각자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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