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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05일 15시02분

온라인화제


‘파라과이발’ 나무위키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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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도 다시 그대로…맘대로 개인정보 활용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나무위키는 누구나 문서를 수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이트다. 정보의 양도 방대하고, 접근성도 용이해 이용자 수도 많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 개인정보 유출 등과 관련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해당 사이트 게시판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밝힌 곳에서 민원이 다수 접수됐으니 개인정보보호법, 탈퇴 불가, 수집·이용 동의, 임시조치 등과 관련한 자료제공을 요청했다. 현재 해당 글은 관리자에 의해 나무위키에서 삭제됐다.

검증 없이…
삭제 방법은?

나무위키 이용자들은 정보공유는 물론 이를 문서로도 작성 가능하다. 또 종목을 가리지 않고 여러 사안에 대해 토론도 할 수 있다. 나무위키에 게시된 문서를 통해 정보를 얻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나무위키의 파급력은 크다. 전체 문서 수도 340만건(4월29일 기준)으로, 매년 100만건 정도의 문서가 작성된다. 이용자 수 역시 수십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문서와 글과 함께 개인정보, 탈퇴 불가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나 편집이 자유로워 수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런 부분이 독이 된 셈이다.

나무위키의 첫 화면에는 “나무위키에 누구나 기여할 수 있지만 검증되지 않았거나 편향된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나무위키서도 ‘있는 그대로를 믿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사이트의 규모와 이용자 수가 많은 만큼 그에 따른 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허위정보,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

유튜버 A씨도 개인정보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나무위키에서 자신의 페이지를 보던 중 개인정보인 집 주소가 게시돼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지우기 위해 사이트를 가입했는데 삭제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내용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가입한지 15일이 지나야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또 15일이 지나고 개인정보 삭제를 진행했는데도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글에 대한 편집이 자유로워 언제든 다른 사용자가 자신의 집 주소를 다시 게재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유출 피해 호소 늘어
게시 내용 수정? “주민증 내놔라”  

관련된 페이지를 삭제하려면 파라과이에 위치한 회사에 본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야 한다. 삭제를 위해 파라과이에 본사가 있다는 곳으로 신분증을 보내는 것도 고민이다. 

나무위키 측은 투명성을 이유로 삭제 요청자의 실명을 공개한다. 유튜버 역시 이점에 대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집 주소를 지우기 개인정보를 넘겼더니 제거를 요청한 사람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도 모자라 파기 일자를 공지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자, 나무위키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됐다. 위원회는 나무위키가 파라과이에 법인을 두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는 한국어로 진행되고, 배너 광고도 게재하기 때문에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해야한다 보고 나무위키 측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위원회 조사를 통해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관련 사항을 시정조치할 수 있다. 

위원회에서 요청한 자료들은 이용자가 회원가입 시 이메일 주소와 아이디가 개인정보임에도 수집 동의를 받고 있지 않은 점, 회원탈퇴가 불가한 점, 개인정보처리 방침이 한국어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일요시사>는 직접 나무위키 측에 해당 사안들에 대해 문의했다.

국민 알권리?
잊혀질 권리?

자신을 한국계 파라과이인이라고 밝힌 담당자는 회사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위치해 있고 회사명은 Umanle S.R.L(이하 우만레)라고 밝혔다. 회사가 하는 일은 주로 IT서비스 관리, 빅데이터, 블록체인 관련 업무다.

우만레 측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개인정보 등을 법률 전문가의 자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자료 제출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아이디 수집에 동의를 받지 않는 이유를 개인정보와 관련해 파라과이 법률에 따라 작성된 나무위키의 약관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원회 입장은 나무위키와 달랐다. 위원회 측에서는 페이스북도 국내법을 적용받고 있는데 나무위키 역시 한국어로 서비스, 배너 광고, 한국인의 개인정보 등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법률을 따라야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을 상대로 영리활동을 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내용도 개인정보 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필요한 범위에서 정당하게 수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무위키 측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관해서는 동의 부분이 앞서 파라과이 법을 적용한다는 답과는 다르게 전했다. 사업장이 한국에 위치하지 않아 한국의 법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범위 내에서 각국의 법률을 최대한 준수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약관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여러 언어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제공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법률적 검토
개선할 예정

나무위키는 저작권을 이유로 회원 탈퇴를 할 수 없다. 회원탈퇴가 불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입 후 CCL(창작물에 대해 일정한 조건하에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허락하는 것)에 따라 저작권자 표기 및 증빙을 위해 탈퇴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우만레는 탈퇴와 관련해 위키백과와 동일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답했다. 

우만레의 해명과 다르게 위키백과는 계정 탈퇴가 가능하다. 위키백과 역시 나무위키와 비슷하게 저작권 부분을 우려해 이용자가 작성했던 문서나 허위사실들에 대한 내용은 삭제됐더라도 다시 복구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가 같을 뿐 계정 삭제 부분에서는 위키백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탈퇴가 가능하다. 탈퇴 시에는 나무위키와 다르게 게시물에 탈퇴한 위키백과 사용자가 작성했다는 각주가 함께 따라 붙는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서도 회원이 철회를 요구하는 데 있어 개인정보의 수집 방법보다 쉬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만레 측은 임시조치와 관련해서도 해외 및 국내 사이트 네이버의 정책과 비슷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반영하는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했다.

나무위키에서는 임시조치가 가해지면 해당 게시물이 삭제 처리되는데 이 부분은 게시글을 작성해 기여한 사람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해치고 관련 없는 부분까지 삭제된다는 이유에서다. 임시조치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명예를 훼손한다고 생각되는 경우,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그 게시물을 임시로 블라인드해 게재를 중단하는 조치다. 

불리하면 외국 회사
필요하면 한국 회사 

또 게시자 측에서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 게시물이 삭제되지만, 이의를 제기했을 경우에는 30일 후 복원조치가 된다. 네이버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게시물의 삭제 혹은 복구 여부가 가려진다.

개인정보 유출과 임시조치를 요구한 이들은 현재 나무위키에 실명으로 작성돼있다. 나무위키 측이 주장한 네이버의 정책과 비슷하다는 것과는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네이버는 임시조치와 관련해 당사자가 임시조치를 요구했을 때 이름이나 단체명을 게시글을 작성한 사람에게만 통보하고 있다. 즉, 감시 대상과 이를 판단하는 제3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나무위키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상은 관리자다. 약관의 내용은 파라과이 법을 따르면서 임시조치 등에 관한 사항은 결국 한국 법률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나무위키와 관한 개인정보 노출 논란은 현재 알권리와 잊혀질 권리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에서는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판결도 있다. 원문은 그대로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더 이상 검색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반면 알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위원회는 나무위키의 민원과 관련해 나무위키가 자료를 제출하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무위키 측 역시 법률 자문을 통해 소명할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법은?
관리 필요

일각에선 “나무위키 같은 사이트들에 대한 제재와 견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론과 자유로운 편집, 게시가 가능함에 따라 정보를 주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확인되지 않는 정보와 개인정보 유출로 누군가의 삶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나무위키 현지 조세회피 의혹 
바지사장 세워 회사 운영?

나무위키는 지난 2016년 파라과이 법인에 인수됐다. 본래 운영했던 관리자가 생업 등의 이유로 나무위키의 운영을 우만레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나무위키가 인수되자, 우만레가 페이퍼 컴퍼니라며 한 네티즌의 의해 의혹에 휩싸였다.

네티즌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한 일간지에는 2016년 6월 설립된 한 회사가 자본금 1억과라니(약 2000만원), 통합 자본금 5000만과라니(1000만원)에 우만레로 합병된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해당 회사는 공증인이 세웠고, 공증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세운 회사를 우만레가 인수해 현재 대표를 차명이사로 세웠다고 주장한다.

우만레 측은 이에 대해 조세회피의 목적이라면 다른 나라에 세웠을 것이고, 설립자가 실제로 파라과이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만레 측은 탈세를 하고 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해 향후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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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전부터 있던 신경전이 최근 들어 더 심해진 모양새다. 심지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마다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출범했다. 공수처 설립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부터 시작된 진보진영의 숙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수처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그에 발맞춰 입법화를 시도했다. 1호 공약 진보 숙원 공수처 설립 과정은 갈등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태웠고 이 과정에서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2019년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의 출범이 가시화됐다. 이듬해 7월 출범이 예상됐던 공수처는 공수처장 후보 문제로 또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의 법정시한 내 출범을 연일 촉구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기존 공수처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을 준비한 것. 지난해 12월10일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 출범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같은 달 28일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 등 2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제청했고, 문 대통령은 김 연구관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명했다. 이후 김 연구관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1월21일 공수처가 출범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기소권을 갖는 수사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전부터 검찰 권력 약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문정부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기소권을 나누는 방식으로 힘을 빼려 했다. 공수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문정부 검찰개혁의 양대산맥이었다. 공수처는 태생부터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다. 검찰과 공수처가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학의 사건으로 맞붙었다 법원 판단에 검찰 판정승 공수처와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기소권을 두고 처음 맞붙었다. 공수처는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한해 기소권을 갖고 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이들이 관련된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을 때 기소권이 어디에 있느냐는 점이다. 검찰과 공수처는 이첩과 재이첩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기소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사건과 이규원 검사 사건 등이 검찰에서 공수처로 이첩됐다. 하지만 수사 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공수처는 이 사건들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수사만 하고 기소 시점에 다시 송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유보부 이첩이다. 하지만 검찰은 공수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본부장 등 일부 피의자를 기소했다. 공수처법에 ‘사건’을 이첩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공소권을 유보한 채 수사권만 이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공수처와 검찰은 사건 이첩 기준을 두고 협의에 나섰지만 두 기관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렸다. 공수처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 방침을 사건사무규칙에 포함했다. 사건사무규칙 제25조 제2항에 유보부 이첩 방침을 명문화한 것이다. 또 사법경찰관이 공수처 검사에게도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대한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제25조 제3항)도 넣었다. 검찰은 공수처의 사건사무규칙 발령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건만 이리저리 대검은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을 담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 체계와도 상충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또 영장 신청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사건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보부 이첩 문제는 법원이 사실상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수처가 판정패한 모양새다. 지난 6월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과 관련한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김선일 부장판사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위법이라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본안에 대한 심리를 이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정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잠정적으로 검찰의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을 전제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검사 측은 검찰이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채 기소한 것이 기소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 대해 각하 판단을 내리고 기본권 침해 여부는 해당 사건을 맡은 법원이 판단할 일이라고 공을 넘겼다. 그런 와중에 법원의 판단으로 검찰이 판정승을 거둔 것. 또 공수처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현직 검사 사건을 ‘재재이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갈등의 불씨가 살아났다. 공수처가 검찰에 재재이첩을 요청한 사건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당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 같은 부서 수사지휘과장이었던 김모 차장검사 등 현직 검사 3명이 연루된 건이다. 같은 사건 다른 기관 공수처는 역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당시 법무부 검찰국장) 등 사건이 검찰에서 이첩돼있는데, 문 지검장 등의 사건이 이 사건과 중복되기 때문에 ‘중복사건 이첩’ 규정에 따라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검찰 수사팀은 공수처가 해당 사건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수리’ 단계이기 때문에 중복 수사에 따른 이첩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검찰이 거부하자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한 사건을 두고 공수처와 검찰이 중복 수사를 진행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공수처와 검찰은 이첩 서류 전달 문제로도 신경전을 벌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검에 사건을 이첩할 때 줄곧 직원들이 직접 서류를 실어 나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할 때 대부분 우편으로 부쳤다고 한다. 공수처 역시 경찰에 사건 서류를 전달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우편을 사용해왔다. 공수처는 대검에 우편으로 보내면 안 되겠냐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입장이다. 대검에서 공수처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검은 비용 문제, 기록 분실의 우려 등이 있어 인편으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편접수를 거절한 적은 있지만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전달 방식 수정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의혹이 또 다른 검·공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조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부당 의혹 사건을 1호 사건으로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2019년 7~9월 해직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 검토·추진을 관련 부서에 지시(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했다며 그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을 산하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한 데 이어 공수처의 요청으로 이첩했다. 기소 못할 교육감 수사 최종 처분 검찰에 달려 1월 출범한 이후 공수처의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1호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직접 수사 사건에 공을 들였던 터라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 의혹을 선택한 데 여러 뒷말이 나왔다. 여권에서는 여권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첫 수사 사건으로 삼은 것에 대해, 야권에서는 조 교육감이 공수처의 기소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이 나왔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소환조사했다. 입건 3개월 만에 조 교육감 본인을 수사하면서 1호 사건의 처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갈등이 제기될만한 부분은 조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을 직접 재판에 넘길 수 없는 만큼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검찰이 공수처와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교육감을 수사할 수는 있지만 공소 제기 및 유지는 불가능하다.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제외한 고위공직자는 공수처가 수사를 한 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해야 한다. 최종 처분 권한은 검찰에 있는 셈이다. 공수처도 사실상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송치하는데 검찰이 이와 다른 견해를 내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공수처의 수사 과정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여기에 검찰이 조 교육감의 혐의 유무 판단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사건을 송부한 뒤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조사 당일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을 배경으로 탄생한 공수처가 이번 특채 문제를 균형 있게 판단해주길 소망한다”며 “많은 공공기관에서 특별채용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법적 형평성을 고려해 거시적‧종합적으로 판단해주길 소망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의 법률대리인 이재화 변호사는 “오늘 조사 결과를 갖고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려 한다”며 “공수처가 검찰 특수부와 다를 것으로 본다. 수사를 개시했다고 해서 무조건 기소를 전제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검찰의 대립이 ‘입법 미비’에서 비롯된 만큼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공수처와 검찰이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입장이 갈리는 만큼 결국 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두 기관은 끊임없이 대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교육감 사건에 대한 공수처의 결론은 이번 달 말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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