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딱 맞는 집은?

해마다 급증하는 1인 가구와 코로나19 여파로 확산되는 재택근무에 복층, 1.5룸 오피스텔과 크로스오버(Cross-over) 아파트의 수요가 늘고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기능이 강화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주거공간과 근무공간이 나뉜 복층 평면과 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1.5룸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개 원룸 형태인 오피스텔에서 복층과 분리형 구조는 그동안 보기 드물었다. 독립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복층과 1.5룸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좁은 평형 안에서도 침실과 근무실 등의 독립공간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좁은 평형
독립공간

오피스텔에서 복층 공간은 침대나 서재 등 독립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계절성 짐을 수납하는 알파룸 등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또 천장이 높기 때문에 개방감도 우수하다.

복층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층 공간이 대개 서비스 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같은 평형에서도 공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대개‘방+주방+화장실’로 대표되는 원룸 평면을 쓰기 때문에 공간 구성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많은 반면, 복층형의 경우 실내를 2개 층으로 나눠 쓸 수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확 늘어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홈피스(홈+오피스)’가 각광받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재택근무와 대학생의 경우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고,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며 생활과 일을 겸할 수 있는 1.5룸 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홈피스의 대표적 유형인 1.5룸 오피스텔은 사무 공간에 침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창업을 택한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동시에 업무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축 오피스텔은 1.5룸형 홈피스를 늘리는 추세다. 수도권의 새 오피스텔에서 1.5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대의 30~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초저금리 시대로 자금 유동성이 커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아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홈피스’ 인기
복층·1.5룸·크로스오버 아파트 부각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 청약홈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17.7대 1에 달했다. 총 1만6513실 모집에 29만2881명이 몰린 것이다. 이는 오피스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8년 하반기(6.5대 1)는 물론 2019년 상반기(2.6대 1)와 하반기(3.1대 1)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기록이다. 

1.5룸의 청약 경쟁률은 아파트에 버금간다.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오피스텔 ‘쌍용 더플래티넘 서울역’은 576호실 모집에 2388명이 몰려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5룸인 전용면적 32㎡ 타입은 9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6·17 대책 발표 전날인 6월16일 현대건설이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역’1.5룸형은 원룸형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경쟁률인 9.54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1.5룸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최근 급증한 1인 가구와 관련성이 많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가구의 27.9%(540만 가구)에 해당하던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30.2%(614만7516가구)로 3년 만에 2.3%p가 높아졌다. 1인 가구 증가로 전체 가구 수도 2016년 1937만 가구에서 2019년 2034만가구로 늘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세대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세대 중 1인 세대가 3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인 세대 비율은 전체의 23.1%, 3인 세대 17.6%, 4인 세대 15.8%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선호하던 수도권 소형 아파트의 공급 부족으로 매매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그 대체제로 방과 거실이 분리된 복층형 원룸과 1.5룸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위한 사무실로 쓰기 위해 복층 원룸형이나 1.5룸 등 소형 오피스텔을 알아보는 수요자도 생겨나고 있다. 

다음으로 최근 분양시장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독주택, 오피스의 경계를 허물고 장점을 결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피스텔의 장점인 임대를 접목한 ‘부분임대형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아파트’, 사무공간을 갖춘 ‘홈오피스형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1인 가구 증가, 다주택자 규제 등 많은 요소들이 주택 시장의 변화에 바람을 일으키자 공급업체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특화평면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경쟁률
선호도 높아

‘한 지붕 두 가족 아파트’로 불리는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아파트의 편리함과 오피스텔의 수익성을 접목한 특화 평면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맞춰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처럼 분리된 가구에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있어 인기다. 최근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대수익을 내는 게 가능하면서도 1주택으로 인정받는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라스형 아파트는 널찍한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단독주택처럼 쾌적성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카페’‘홈가드닝’‘홈파티’ 등을 키워드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하면서 복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스의 가치가 높아졌다.

다양한 
특화평면

오피스형 아파트는 오피스처럼 사무공간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의 보편화로 별도의 사무공간이 필요하게 되면서 서재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 베타룸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는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고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틈새 상품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분양단지.
 

▲여의도 리브하임(복층 원룸형)= 건화종합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 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 층, 전용면적 19㎡ 154실 규모다. 여의도 리브하임은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되지 않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부 호실은 ‘한강뷰’가 가능하다. 복층 구조를 도입해 침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했다. 

건설사 측은 “지금까지 영등포 일대에서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일러실을 외부에 설치하고 세대별 창고도 따로 설치한다. 내부엔 신발장, 수납장, 붙박이장, 냉장·냉동고, 세탁기, 전기 쿡톱(2구)을 설치하고,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분양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 본사와 KBS 방송국, 국회의사당 등이 모여 있는 여의도 업무지구와 가까워 1인 가구 수요가 풍부하다”며 “아직 무주택자라면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강남 등 타 지역 대비 투자 금액도 적은 등 장점이 있어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 웨스턴힐(복층 원룸형)=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104-5번지(국회대로52길 3-1) 외 3필지에서 ‘여의도 웨스턴힐’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전 세대는 2030 사이에서 실수요가 높은 복층구조의 총 118실로 구성된다. 전용률 60%에 서비스면적을 추가하면 실사용 면적률이 90%에 육박한다. 

분양 관계자는 “2030 플랜에 따라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 육성되고 있는 영등포구에는 지식산업센터의 준공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영등포 로터리에서 여의도를 연결하는 고가도로 철거작업의 공사가 연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국제금융도시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며 “영등포구의 고수익 1인 주거수요 증가는 오피스텔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붕 두가족 ‘부분임대형’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사무공간 갖춘 ‘홈오피스형’

▲용산 센트럴포레(1.5룸형)=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3-12번지 일대에 ‘용산 센트럴포레’1.5룸, 2룸 오피스텔 및 소형 아파트가 분양된다. 지하 1층~지상 14층, 총 2개동, 총 100세대 규모로 오피스텔 72실과 소형 아파트 28세대로 모두 전매가 가능하다. 

101동은 오피스텔이 3~11층이며 소형 아파트는 12~14층, 102동은 오피스텔이 2~10층이다. 소형 아파트는 11~14층으로, 2룸 오피스텔은 아파트를 닮은 3베이 아파텔 구조로 주차는 총 78대가 가능하다. 

용산지역은 최근 대형 용산개발로 맞벌이 신혼부부나 직장인 등 2룸 오피스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행과 신탁은 ㈜우리자산신탁이, 시공은 은일종합건설(주)이 맡을 예정이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선유도 더채움 2차(1.5룸형)= 서울 선유도 역세권 오피스텔인 ‘선유도 더채움 2차’가 분양된다. 영등포구 양평동6가 2-3, 4번지에 있으며 총 3개동이 들어선다. 각 동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4층까지 규모로 건축된다. 주차는 기계식 52대, 자주식 30대로 총 82대가 계획돼 있다. 자전거 거치대도 27대까지 설치된다. 

내부 호실은 1.5룸과 2룸, 3룸 등으로 다양한 타입이 제공된다. 8.5평, 10.9평, 6.6평, 16.4평 등의 4가지 타입이 제공되므로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분양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도 규제를 받고 있는데, 선유도 더채움 2차는 청약통장 1순위 가능 상품이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시티오씨엘 3단지(테라스형 아파트)=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포스코건설(시행사 아시아신탁, 위탁사 DCRE)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업무복합1블록에 공급하는 ‘시티오씨엘 3단지’를 분양한다. 이번 분양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동시에 진행된다. 

지하 1~2층에는 6개관 730여석 규모(7420㎡ 규모)의 영화관이, 지하 1층~지상 3층에는 단지 내 상업시설(3만3882㎡)이 조성된다. 지하 4층~지상 46층 8개 동에 아파트 전용면적 75~136㎡, 977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 27~84㎡, 902가구가 들어선다. 펜트하우스 형태의 전용 136㎡에는 독립된 대형 커뮤니티공간(테라스+거실+주방·식당)이 마련되고, 총 5개의 테라스가 제공된다. 

무주택 유지
가격도 낮아

시티오씨엘 3단지는 시티오씨엘 내에서도 입지여건이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다양한 테마가 있는 공원 및 휴게공간이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 최대 약 160m 길이의 잔디가 펼쳐진 ‘그린파크’를 비롯해 아름다운 수공간과 케노피 조형물이 조화를 이룬 ‘블루파크’, 반려동물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펫가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핑가든’등이 조성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단지 상업시설인 스트리트몰로 분리될 예정이다. 오피스텔 판매시설 옥상부에는 휴게시설을 갖춘 ‘스카이가든’이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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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