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팬들과 하나 된 안일권의 세계

“내 능력 놓치지 마라, 방송국 놈들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안일권을 두고 흔히들 ‘개웃개’라고 한다.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이 본뜻이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유머가 아닌, 개그 영역에서 감이 뛰어난 선수들이 인정하는 선수인 셈이다. 2018년 개인 유튜브 채널 ‘일권아 놀자’를 개설한 이후 ‘안일건달’ 캐릭터로 확 떴다. 이후 유튜브와 방송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최근 MC의 영역까지 넘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안일권을 만났다. 
 

▲ 최근 부캐릭터 안일건달로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는 개그맨 안일권 ⓒ박성원 기자

MBC <라디오스타>의 MC였던 윤종신은 가장 기억나는 게스트 중 한 명으로 안일권을 꼽았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이미 연기력만큼은 확실하게 인정받은 안일권. 이야기를 푸는 재주도 뛰어나며, 순간 기지를 발휘하는 애드리브 유머를 구사하는 데도 탁월한 점이 수많은 게스트를 초대해본 윤종신에게도 특별하게 보였던 것 아닐까.

이야기를 
푸는 재주

사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쉽게 되지 않는 허언성 애드리브를 남발하는데, 연기력이 뛰어나 거짓이 느껴짐에도 속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아울러 소나 고양이, 말처럼 남들은 따라 하지 않는 개인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당일 방송 중에서 화제를 모았던 건 배우 마동석과 싸웠다는 일화다. 가볍게 허리를 두 대 때리고 승부가 마무리됐다는 이 이야기는 누가 봐도 조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유튜브 채널에 모인 댓글러들은 자신이 목격자라며 목격담을 내놓는다.

샌프란시스코, LA, 호주 등 에피소드도 각양각색이다. 안일권이 방송에서 한 이야기는 목격자들을 통해 실화로 번진다. 안일권의 유튜브 채널 ‘일권아 놀자’에만 있는 특색이다.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이라 그런지, 그의 팬들도 개그맨 수준의 센스를 자랑한다. 허를 찌르는 댓글이 ‘일권아 놀자’에 무수히 달린다. 줄리엔 강과의 스파링 영상에서는 안일권이 진짜로 맞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댓글란에는 ‘줄리엔 강 주먹을 배랑 얼굴로 다 막았다’, ‘저러다 줄리엔 강 주먹 크게 다치겠는데?’ 등의 글이 달린다. 

안일권의 정강이를 강하게 찬 유튜버 소녀주먹은 ‘안일권의 정강이를 차고 깁스를 했습니다’라는 글을 달며, 안일권의 위상을 높이 세운다. 그러면 댓글러들은 ‘여자한텐 한없이 약한 생물’ ‘자라나는 새싹의 꿈에 희망을 주는 안일권’ 등의 글로 마음을 모은다. 

‘일권아 놀자’의 세계에서는 안일권이 신이고 교주다. 안일권이 한 말은 모든 게 사실이 된다. 김창열이나 김종국에게 끌려가는 영상에는 ‘일권이 형님 또 약한 척 한다’는 글들이 달리며, 그의 배려심이 부각된다. 팬들의 센스가 이 세계를 채운다. 

유튜브 ‘일권아 놀자’ 제2의 전성기
연기부터 애드리브, MC 능력도 탁월

이른바 ‘복 받은 개그맨’으로,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는 안일권을 직접 만났다. 전설의 협객이자, 국내 최고의 싸움꾼이지만 절대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지 않고, 삼강오륜을 중시하는 그의 태도가 인터뷰 내내 전달됐다. 팬들로부터 우상화되고 있는 그의 마음 속에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공존했다.

“구독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한 게, 구독자분들이 저를 키워주셔서 예능 프로그램 고정도 하게 됐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예전만큼 영상을 못 올리고 있어요. MBC <복면가왕>을 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일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영상 올릴 시간이 부족해요. 최근에는 JTBC 유튜브 채널 ‘룰루랄라’에 (김)준호 형이 추천해주셔서 들어가게 됐어요. 준호 형이 만날 때마다 저 웃기다고 해주셨거든요. 부족한 거 아는데도 그렇게 매번 칭찬해주셔서 감사하죠.”

한동안 ‘안일건달’로 인기를 끈 이후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는 게 사실이다. ‘남자의 착각’ ‘조작 몰카 방송’ 등을 소재로 본질을 꿰뚫는 강의를 하는 콘텐츠나, 무도인인 안일권이 직접 창시한 ‘안일권도’, ‘사기꾼과의 대화’ 등 여러 콘텐츠가 올라왔으나, 초반부 화제를 모은 안일건달 시리즈에 비해서는 화제성이 덜했다.
 

▲ 개그맨 안일권 ⓒ박성원 기자

그런 가운데 최근 후배 개그맨들을 섭외해 근황을 들어보는 ‘안일쇼’와 추억이 많은 동료 개그맨과의 애드리브로만으로 몰래카메라를 찍은 ‘아이콘택트’를 만들었다.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안일건달’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은 포맷으로 보인다.  

조윤호와의 연기 맞대결 뿐 아니라 미키광수와의 폭로전,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하며 성대모사를 하는 포맷의 채널을 유지 중인 KBS 공채 출신 조충현 등이 그의 방송에 나왔다. 대화는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며, 순간적인 애드리브가 큰 웃음을 터뜨린다. 게스트를 존중하는 태도가 엿보인다. 아직 본 적 없는 MC의 자질이 드러난다. 

“조윤호 형하고 우연히 시작하게 됐어요. 윤호 형도 유튜브를 시작했거든요. 그 형이 하는 채널에서 영상통화를 한 번 하자고 하길래, 도와줬어요. 그래서 저도 형에게 나와달라고 했어요. 전화를 그냥 끊었는데, 채널A <아이콘택트>가 딱 생각나더라고요. 시청자를 속여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MC
성공적

조윤호와의 영상은 몰래카메라 같기도 하면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다툼을 벌이는데, 자세히 봐야지만 가짜인 게 드러나는 영상이다. 워낙 사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할 뿐 아니라 인물들의 연기력이 탁월해, 일반적인 유튜브 몰래카메라와는 결이 다르다. 

조충현과 후배 윤한민과 함께 한 ‘안일쇼’도 현실과 가상을 오간다. 마치 미국 토크쇼 같은 ‘안일쇼’에서 그는 후배들의 마음을 알아봐 줄 뿐 아니라 이들의 매력도 뽑아내는 재능을 드러낸다. 

“자유로운 토크쇼를 하고 싶었어요. 이 시기에 이런 걸 한 이유가 있어요. 사람들이 <개그콘서트> 욕은 하는데, 그리워하고 있더라고요. <개그콘서트>가 일요일의 마무리였던 그 시기가 그립나 봐요. 그래서 동료들이 나오는 방송에 반응이 뜨거워요.”

연기에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안일권은 제작 아이디어뿐 아니라 MC 분야까지도 섭렵하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센스가 넘치는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이끌 뿐 아니라, 이야기가 물줄기를 타고 흐르는 듯 매끄럽다.

“제가 한마디 좀 하겠습니다. ‘나의 진행 능력을 빨리 보지 않으면 인재를 놓치는 거다, 이 방송국 놈들아.’ 제가 연기 말고도 무기가 많아요. 저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저는 다 잘해요. 자신이 있어요. 특히 MC는 웃기고 싶어하는 사람이 하면 안 돼요. 게스트를 띄워주면서 적절하게 자신의 개그를 넣는 사람들이 해야 해요. 대표적으로 신동엽 선배님이죠. 정말 매끄럽게 하잖아요. 게스트도 잘 챙기면서요. 반대인 경우도 있죠. 한 번은 제가 다른 방송에 나갔는데, MC가 저를 무시하더라고요. 그때 많이 배웠어요.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걸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토크쇼를 만들어봤죠.”

최근의 토크쇼를 비롯해 한동안 재미를 본 ‘안일건달’도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김종국, 김창열, 강호동, 마이크 타이슨, 안젤리나 졸리 등이 등장하는 그의 과거 이야기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실재와 허구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안일권의 개인기와 노우진의 진행만으로 실감 나는 유머가 탄생한다. 

“애초 방송을 할 때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하자’고 콘셉트를 잡은 건 아니었어요. 찍다 보니까 그런 형태가 된 거예요. 노우진이 큰 몫을 했죠. 그 방송들은 사실 주제만 제가 던졌어요. ‘오늘은 창열이형이랑 싸운 얘기할게’라는 정도로 얘기를 해요. 나머지는 다 애드리브예요. 서로 얘기를 하면서 막 웃는단 말이에요.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하는데, 이게 다 예상 밖이니까 서로 웃음이 터지는 거예요. 중학교 1학년 때 고등학교 3학년을 때렸다는 얘기도 그냥 만나서 놀다가 ‘하나만 찍고 갈까’하다가 만든 거예요.”

희안하게
보게 되네∼


애드리브로 시작한 이야기는 목격자들을 통해 완성된다. 안젤리나 졸리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안일권을 24시간 기다렸다는 썰이나, 고등학생 10여명과 싸워 이긴 전설적인 지역이 배차구 레피동 출신이라는 썰, 북한에 다녀온 HID 출신 썰 등에는 늘 목격자가 생겨난다. 배차구 레피동은 행정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그 지역 출신들이 나온다. 

“저는 제 팬들이 동료이자 팀원이라고 생각해요. 제 개그를 알아주는 진짜 팬들인 거죠. 안일권도 카페도 있어요. 거기서도 소통을 많이 하죠. 그런데 가끔 보면 부정적인 분들도 있어요. 제 개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욕하는 분들이요. 그런 분들의 댓글은 지우기도 해요. 부정적인 댓글이 그대로 남아있으면, 안일권의 세계를 즐기는 분들로부터 댓글을 단 분이 욕을 먹기도 하거든요. 실생활에도 많이 있잖아요. 말귀 못 알아듣고 화만 내는 사람이요. 그런 경우면 차라리 댓글을 지우는 게 서로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 개그맨 안일권 ⓒ박성원 기자

가끔 이상한 팬들이 존재하기는 하나, 다른 방송인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다. 대부분 안일권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웬만한 개그맨 이상의 감각으로 안일권을 찬양한다. 팬들로 인해 새로운 웃음이 창조된다. 이러한 시너지는 안일권의 전유물로 보인다. 

“제가 <개그콘서트> 시절에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어요. 그때는 <개그콘서트> 게시판을 봤는데 ‘안일권은 아스트랄한 연기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글을 보고 정말 기뻤어요. 과대평가일 수도 있는데, 제 의도를 알아봐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더라고요. 저를 알아주는 게 얼마나 좋아요. 개그는 설명이 아니라 그 자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거거든요. 연기도 과장하는 게 아니라 절제된 모습에서 포인트를 딱 짚어주는 거죠.”

“배우분들 오열한다고 다 감동을 주는 건 아니잖아요. 제 개그의 대부분이 풍자인데, 제 팬들은 제 개그를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조회 수가 안 나와도 저만의 개그 방식을 유지하려고요.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사실 제 개그가 인기가 있었던 건 제 이야기를 정말 잘 받아준 우진이가 있어서예요. 우진이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화제가 되는 영상은 만들 수 없었을 거예요.”

꾸준한 성장세에 있던 ‘일권아 놀자’가 다소간 흔들린 배경은 동료였던 노우진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방송에서 하차한 데 있다. 최고의 파트너를 잃은 안일권은 혼자서 여러 가지 방송을 해봤지만, 노우진과의 ‘티키타카 대화’만큼 재미를 주진 못한다. 


“센스만점 팬들은 동료이자 최고의 파트너”
“아스트랄한 개그 방식, 변치 않고 가겠다”

그런 중에 지난 6일 안일권은 노우진을 불러 사과방송을 진행했다. 음주운전 방송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것. 사실 안일권에게도 위험성이 큰 방송이었다. 

“다행히도 제 진심을 알아봐 준 팬들이 많이 있었어요. 제가 손해 볼 것을 알면서도 그 영상을 올렸다는 점에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제가 멋있어 보이려고 그 영상을 올린 건 아닙니다. 우진이를 용서해달라고 올린 것도 아니에요. 복귀하려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얘가 자기가 잘못한 점에 있어서 사과를 하고 싶은데, 할 곳이 없어서예요. 이미 없어진 본인 채널에서 하기도 뭐하고요. 그래서 우진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던 제 채널에서 올린 거죠. 사실 걱정이 많아서 바로 올리진 못했어요.”

음주운전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냉혹하다. ‘잠재적 살인’으로 바라보면서, 다시는 방송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려는 강한 비난을 남긴다. 방송인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이후 방송에 나오더라도 음주운전에 대한 꼬리표가 붙는다. 
 

▲ 안일권 유튜브 ⓒ유튜브

안일권의 호감 있는 이미지 덕분일까. 노우진을 향한 댓글의 수위는 비교적 완만하다. ‘다시는 그런 행동하지 말라’는 쓴소리가 대부분이다. 모욕적인 댓글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긴 해요. 근데 우진이를 보니까 또 웃기고 싶어져서 혼났어요. 그래서 ‘범죄자 같이 생겼다’고 한 거예요. 아직 우진이랑 방송할 생각은 없어요. 그저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어서 한 거예요. 시간이 더 지난 뒤에 대중의 분이 풀리시면 다시 할 수도 있겠죠. 그때가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개그맨이 돼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 감이 떨어질 법한 40대임에도, 자기 스타일이 분명한 색감의 개그를 구사한다. 연기력을 인정받아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했으며,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꽤 안정적인 구독자 수를 만들었다. 미래의 안일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냐고 물어봤다. 

순리대로
즐기면서

“예전에는 야망이 컸어요. 질투도 많았고요. 주변 사람 중에 누가 잘되면 ‘나는 왜 최고가 되지 못할까’라고 생각했어요. 부족한 무언가가 있어서겠죠. 예전에는 좌절도 했는데, 이제는 그저 감사하게 생각해요. 욕심부리지 않고, 제가 잘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복싱에서도 힘을 빼야 오랫동안 싸우거든요. 잘되든 안 되든 여유가 있게 순리대로 가려고 합니다. 연기하고 싶으면, 희극배우가 될 수도 있고요, 아니면 다른 걸 할 수도 있겠죠. 최선을 다하면서 즐겨볼 생각입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