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인기 끌 ‘길지(吉地)’는?

2021년 신축년에도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에 대한 초강력 규제와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 또한 늘면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공급과잉 논란에 휩싸인 수익형 부동산엔 원룸형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가 있다. 먼저 원룸형 오피스텔의 경우 늘어나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분양업체가 최근 3~4년 동안 공급량을 크게 늘린 데다가, 정부가 2주택 이상부터 높은 취득세를 부과하면서 틈새시장 상품의 하나로 각광받던 분위기는 한풀 꺾였다.

1∼2인 겨냥
공급량 늘려

한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역대급 수준이었다. 이러한 초과공급 이슈가 지속되면서 수익률 하락과 공실 우려도 계속됐다. 다만 2021년에는 2020년보다 3만실가량 줄어든 5만7235실이 입주할 예정이고, 2022년에는 3만9526실로 더 감소할 전망이다.

초과공급과 관련된 이슈는 올해를 기점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누적된 재고물량(분양+입주)이 상당해 청약 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홈 기준, 2020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오피스텔 단지들의 청약 성적을 살펴보면 청약에 나선 18개 단지 중 13개 단지가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투자수요가 유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올해 분양 물량이 과거보다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룸형 오피스텔의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쌓였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실수요가 가세한 투룸·스리룸 오피스텔인 아파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신혼부부 등이 소형 아파트 대체용으로 아파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고,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면서, 생활과 일·학업을 겸할 수 있는 투룸·스리룸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원룸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공급과잉 논란…올해 전망은?

아파텔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아파트보다 청약 문턱이 낮고 대출을 비롯한 각종 규제가 덜하다는 점이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소유 여부 및 청약 가점 등과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재당첨 제한도 없다.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을 적용받아 아파트 청약 시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무주택자로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면 담보인정비율(LT V)이 9억원 이하는 40%로 제한된다.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분에 대해선 20%만 인정되고, 시세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통상 70  %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이 막힌 탓에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이 아파텔로 몰리는 이유다. 주택 거래 시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자료도 아파텔은 제외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투룸 및 스리룸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웬만한 아파트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룸이나 스리룸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웬만한 아파트에 버금간다. 지난해 6월 분양에 나선 서울 동대문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 퍼스트(A·B 블록)’는 486실 모집에 6874명이 몰려 14.4 대 1로 마감됐다. 분양가가 15억원 이상인 전용 84㎡OE(2실)와 전용 84㎡OF(2실)에는 312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이 단지는 전용 40㎡ 초과 타입 비중이 88.27%로 높다.

현대 엔지니어링이 같은 달 대전에서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도안’은 392실 모집에 8만7397명이 청약했다. 이 단지는 2실을 제외하고 전용 63~84㎡로 구성됐다.


투룸·스리룸은 인기↑
아파트보다 문턱 낮아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반사이익을 받아 업무용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얻던 지식산업센터는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분양 연기와 미분양 등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신설 또는 변경 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는 32곳으로 조사됐다. 2018년 같은 기간(18곳) 대비 77.8% 증가한 것으로, 1970년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예상 건축 면적만 157만3325㎡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전국에서 지식산업센터 승인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과 경기도로, 각각 12건씩 승인을 받았다. 이어 인천 4건, 광주 3건, 대구 1건 등이다. 상반기 전체 지식산업센터 승인 건수의 87.5%가 수도권에 편중됐다.

2021년에는 공급이 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대신 소형 오피스인 섹션 오피스와 공유 오피스의 도약이 기대된다. 1인 창업과 온라인 창업, 스타트업 열풍과 더불어 기업이 소형화되면서 원하는 만큼 공간을 자유롭게 나눠 쓸 수 있는 소형 오피스는 규제도 거의 없는 데다 실투자금 1억~2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는 추세다.

장점 많은
아파텔 뜬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약 6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이 2022년에는 7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차수요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근로자 4명까지 1인 창조기업으로 분류)은 2013년 7만7009개에서 2019년 28만856개로 집계됐다. 6년간 약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공유 오피스
수요 증가세

업계는 코로나19로 대형 사무실 공간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공유 오피스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21년 신축년에는 아파트 등 주택과 마찬가지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틈새 부동산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생활숙박시설도 규제가 예고됨에 따라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아파텔과 소형 오피스가 올해 수익형 부동산의 ‘얼굴 마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축년 주목할 수익형 부동산.
 

▲가양역 베르데하우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에 조성되는 ‘가양역 베르데하우스’ 오피스텔이 분양된다. 연면적 4927㎡, 지하 1층에서 지상 13층으로 구성된다. 전 타입 주거선호도가 높은 2룸 3베이 공간을 갖춘 오피스텔 132호실을 공급한다. 

분양 관계자는 “마곡지구와 김포공항, 상암, 여의도 등 풍부한 배후수요에 비해 주거지의 공급량이 부족했던 지역에 가양역 베르데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오피스텔 분양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역세권의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갖춘 데다 서부광역철도 등의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시행전문회사인 안강DRS(주)는 서울시 도봉구 창동 623-48번지 일대에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393.40㎡, 연면적 1만3090.94㎡, 4개동, 지하 1층~지상 12층, 264실 규모다. 

전 세대 2룸 3베이 구조로 아파트 못지않은 삶을 구현했다. 입주민의 주거편리성을 극대화한 풀퍼니시드 시스템과 보안기능과 편리함까지 갖춘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원까지 갖춘 랜드마크 단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계식 주차가 아닌 자주식 주차장(133대)을 100% 확보했다. 녹색인증 친환경 에너지 1++ 등급 건축물이다.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8번지 외 5필지 일대에 주거복합 단지인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3964.00㎡,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 총 80세대, 오피스텔 25실(지상 5~9층), 도시형 생활주택 55세대(지상 10~20층)로 구성된다. 지상 2층~지상 4층은 상가로 이뤄진다. 총 5개 타입(A-Type~E-Type) 계약면적 37.29~55.04㎡이며, 분양가는 대략 3억 후반대에서 5억 중반대(부가세 포함)로 책정됐다.

원효대로변 쪽(A·E타입)은 한강조망권이 확보돼 있다. 이면도로변은 5층에 테라스형으로 공급된다. 1.5룸과 2룸으로 공급되며 내부 구성은 풀옵션 드럼세탁기&건조기, 빌트인냉장고, 일체형비데, 시스템에어컨 2대, 전기 쿡탑, 중문&드레스룸(일부), 한샘 주방가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층고는 2.5m로 넓은 수납 공간이 확보돼 있다. 시원한 개방감으로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췄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 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을 분양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사업지가 위치하는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코오롱싸이언스밸리2차 지하 1층~지하 3층까지 총 3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 IT산업의 선두인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G밸리) 1단지인 구로디지털단지 내 최대 9917m²(약 3000평) 규모의 공유 오피스다.

첨단 시스템
우수한 교통


분양대상은 3인실 16호실, 4인실 114호실, 5인실 12호실 등 전체 175실이다. 분양평수는 36~43m². 주력 호실 기준으로 1억6000만원(부가세 별도)이며, 미대출 시 수익률은 5년간 6% 확정수익을 보장한다. 대출은 40% 가능하다.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5년 후 희망 시 환매(원분양가)가 가능해 수익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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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