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아 사태’로 본 아이돌 시스템의 민낯

‘인권 나몰라라’ 돈만 보는 기획사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K-POP의 위상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간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블랙핑크, 트와이스, 엑소 등 국내 굴지의 아이돌 그룹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남미 등지서 사랑받고 있다. 개개인의 매력과 더불어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칼 군무, 매번 성장하는 음악적 스타일 등 K-POP은 여전히 발전 중이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후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걸그룹 AOA의 전 멤버였던 권민아가 터뜨린 일련의 폭로 과정은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후진성을 방증한다.
 

▲ 권민아 ⓒ인스타그램

걸그룹 AOA의 권민아가 갑작스레 폭탄을 터뜨렸다. AOA의 지민을 저격한 것. 지민과 AOA의 소속사인 FNC의 미흡한 초동 대처로 더 크게 상실감을 느낀 민아는 더욱 강력한 폭탄을 계속 터뜨렸다. 무려 10년간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동안 괴로움으로 몸부림치고 있었음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지민의 사생활부터 스스로 자해하고 자살 시도를 했다는 사실까지, 이전 아이돌들이 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폭로를 이어갔다.

폭탄

최근 FNC의 핵심 스타인 AOA의 설현과 한성호 대표까지 방관자라며 폭로했다. 이후 FNC 관계자들이 병원에 있었던 민아를 보호하고, 한 대표와 민아와의 면담 이후에 이 폭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폭로 과정을 통해 FNC가 아이돌 멤버의 관리 부분서 얼마나 성숙하지 못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민아가 AOA 멤버로 활약할 때부터 소속사에 자신의 상황을 토로했으나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고 밝힌 부분, 리더라는 명목으로 지민에게 과도한 힘을 부여하면서 다른 멤버들을 방치한 대목만 봐도 소속사의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가 엿보인다. 

비단 AOA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아이러브 멤버 신민아 역시 팀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폭로했고, 리미스트리스서 활동한 윤희석도 지난 5월 팀을 탈퇴한 이유로 멤버들과의 불화와 이간질, 언어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털어놨다.


당시 소속사인 오앤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이 사실을 전했지만 묵인됐다고도 덧붙였다. 

이전에도 티아라 멤버들과 화영 간의 불화가 있었고, 과거 시크릿 역시 멤버 간 불화설에 휩싸인 바 있다. 이들뿐 아니라 남녀를 떠나 대다수 아이돌 그룹이 멤버 간 불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같은 아이돌의 불화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서 기인한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란 소속사의 혹독한 트레이닝 기간을 거친 뒤 비교적 완벽한 상태로 시장에 나오는  과정을 총칭한다. 최소 수년의 연습기간 동안, 소속사는 연습생들을 혹독히 교육하고, 경쟁을 통해 옥석을 걸러낸 뒤 비로소 아이돌로 데뷔시킨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 시스템으로 인해 경쟁력을 키웠고, 이것이 지금의 한류 열풍을 불러왔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시선이 틀린 바는 아니나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팀워크와 기동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인격적으로 미완성된 1020의 연습생들을 한 곳에 몰아넣는 숙소 생활을 택하는 것은 국내에만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연습생은 상품? 비인간적인 충격 사례들
경쟁력만 바라본 ‘인큐베이팅 시스템’ 이면

감수성이 예민한 1020을 한 데 모아 합숙시키는 시도는 아동학대로도 볼 수 있으며, 사생활을 중시하는 외국 문화권에선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개인의 시간과 활동 반경이 통제된 상황서 불만이 쌓이고 멤버 간 마찰도 심해질 수 있다. 아울러 잘못된 통제를 목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부분, 연애에 있어서 집착적으로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 부분 등 정서적 시스템은 매우 후진적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AOA처럼 팀 내서 멤버 간 괴롭힘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하더라도 굳이 나서서 회복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으며, 특정 멤버의 능력이 뛰어난 경우 조직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더라도 눈을 감아주기도 한다.

학업의 영역에도 개입해 학교 대신 연습실에 가둬 놓고 연습만 시키는 등 혹사도 일어나며,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일도 많다. 멤버 간 경쟁을 자극한다는 명목으로 멤버 간 갈등을 부추기는 사례도 있다. 

혹여 소속사의 통제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려고 하면 심한 질책을 하거나, 집단서 쫓아내는 위협으로 대응하는 점 등 꿈을 좇는 어린 연습생들의 인권을 짓밟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아이돌 연습생을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취급하는 소속사의 그릇된 태도가 드러난다. 

한 가요 관계자는 “모든 기획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소속사는 연습생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롯이 상품으로만 보고, 특출나게 미모가 있거나 능력이 있는 경우에만 대우를 해준다. 차별도 굉장히 심하며, 규모가 작은 소속사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일부 소속사의 경우 운영진 사고 자체가 야만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의 데뷔와 성공이라는 목적을 위해 개인의 정서를 철저히 무시하는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곪고 곪다 못해 연이은 폭로 사태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선 멤버들 간의 불화를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미 소속사의 말을 들을 수 없을 정도의 갈등이 형성된 예도 있다. 어쩌면 그런 갈등을 조장하고 방치한 건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맹신하고, 그 과정서 일어날 문제를 보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무능력한 소속사인 듯하다.

국내 가요계에는 불명예스러운 징크스가 있다. 이른바 ‘7년 차 징크스’. 데뷔 후 소속사와 연예인이 맺을 수 있는 최대 계약기간인 7년을 전후해서 해체 위기를 겪는 것을 의미한다. 7년차 징크스를 깨고, 계약을 이어나간 그룹은 신화, 빅뱅, 방탄소년단, 에이핑크 등 10개 팀 정도뿐이다. 

징크스

이 같은 불명예를 국내 가요계는 언제까지 이어갈까. 민아를 비롯한 연이은 폭로전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시스템이 일으키는 문제를 돌이켜보지 않는다면, K-POP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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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