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강타한 신예들의 돌풍

떡잎부터 다른 10대들의 ‘굿샷’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나선 10대들의 돌풍이 매섭다. 김주형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김민규는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으로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12일 전북 군산 컨트리클럽 리드·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KPGA 군산CC 오픈 최종 승자는 18세 골퍼 김주형이었다. 김주형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매서운 질주

두 살 때 한국을 떠나 중국, 필리핀, 태국, 호주 등에서 골프를 익힌 김주형은 15세에 태국 프로 골프투어에 데뷔한 뒤 아시안프로골프투어 2부투어에서 3승, 필리핀 투어에서 2승을 올렸다. 지난해 아시아프로골프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코리안투어까지 제패했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주형은 2번홀(파5) 3온에 실패한 바람에 파세이브에 실패, 미국 교포 한승수(35)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는 등 출발은 불안했다. 8번 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한 그는 9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2m에 붙여 이날 첫 버디를 잡았다. 10번홀(파4)에서 칩샷 버디로 기세를 올린 김주형은 12번홀(파4), 13번홀(파3) 연속 버디로 추격한 한승수에 또 한 번 공동  선두를 내줬다.

김주형과 한승수의 매치플레이처럼 진행되던 승부는 15번 홀(파4)에서 순식간에 갈렸다. 김주형은 2.4m 버디 퍼트 집어넣었고, 한승수는 110m를 남기고 친 웨지샷이 그린을 넘어간 데 이어 2m 파 퍼트마저 놓쳤다.


2타차 선두가 된 김주형은 이어진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려 위기에 몰렸지만,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4.5m 옆에 떨군 뒤 파퍼트를 집어넣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한승수는 17번홀(파3) 버디로 다시 1타차로 따라붙었으나,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집어넣으며 2타를 잃어 2위마저 놓쳤다.

한편 이날 코스레코드 타이인 9언더파 62타를 몰아친 김민규가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1, 2위가 모두 10대 선수에 돌아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븐파 71타를 친 한승수는 3위(13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주형은 KPGA 데뷔전이었던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준우승을 한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상금 1억원을 보태 상금랭킹 1위(1억5000만원),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공동 1위, 신인왕 포인트 1위로 나섰다. 

김주형, 시상대 꼭대기 등극     
최연소·최단기간 우승 쾌거

김주형은 이날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프로 선수 최연소 우승(18세 21일)과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3개월 17일) 신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코리안투어 프로선수 최연소 우승 기록은 2011년 NH농협 오픈 챔피언 이상희(28)가 가진 19세6개월10일이었고,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 기록은 김경태(34)가 2008년 세운 4개월3일이었다. 1998년 한국오픈에서 17세2개월20일의 나이로 우승한 김대섭(38)이 코리안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 보유자지만, 그는 당시 고교생 아마추어 신분이었다.

김민규는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19일 충남 태안의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 코스(파72·7263야드)에서 열린 KPGA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김민규는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50점으로 이수민, 김한별(24)과 동률을 이뤘지만, 2차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자는 이수민은 코리안투어 통산 4번째 승리를 장식했다.

지난 시즌 상금왕인 이수민은 올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공동 17위, 지난주 군산CC오픈에서 컷 탈락한 뒤 시즌 첫 승으로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했다. 이번 우승에 힘입어 이수민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1207점), 상금 2위(1억626만원)로 도약했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버디 2점, 이글 5점을 주고 파는 0점,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부여해 합계 점수가 많은 선수가 높은 순위에 오르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렸다. 기상예보와 달리 끝까지 비가 내리지 않은 채 흐린 가운데 이어진 최종 라운드 내내 정상을 향한 접전이 펼쳐졌다.
 

챔피언 조가 전반을 마칠 때까지 44~40점 사이에 9명이 몰릴 정도로 접전이었다. 우승 경쟁 속에 김한별이 이날만 21점, 이수민이 20점을 쓸어 담으며 최종합계 50점으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38점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해 16번홀까지 10점을 더하며 48점으로 3위를 달리던 김민규는 이후 17번홀(파5)에서 228m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2m 이내에 붙여 이글로 치고 나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글 퍼트가 홀을 돌아 나가면서 공동 선두에 합류하는 데 만족해야 했고, 18번홀(파4)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김한별, 이수민과 연장전으로 향했다. 

김민규, 2개 대회 연속 2위
첫 승 놓쳤지만 남다른 존재감

18번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우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이수민은 벙커샷을 그린에 잘 올린 뒤, 세 선수 중 가장 먼 4m가량의 버디 퍼트를 먼저 집어넣어 기세를 올렸다. 김한별이 약 1.5m 버디 퍼트를 놓치며 먼저 탈락했다. 

같은 홀에서 이어진 두 번째 연장전에서 이수민은 3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두 배 정도 긴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한 김민규를 따돌렸다. 이수민은 2016년 GS칼텍스 매경오픈, 2018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연장전 패배를 기록한 뒤 세 번째 도전에서 연장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김민규는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으로 ‘10대 돌풍’의 주역으로 존재감을 굳혔다. 코리안투어 2년 차에 첫 우승을 노리던 김한별도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데뷔 최고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파란 예고

정승환(36)이 48점으로 4위, 이경준(25)과 박상현(37)이 45점으로 공동 5위로 뒤를 이었다. 부산경남오픈에서 준우승, 지난주 군산CC 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18)은 이날 7점을 더해 공동 40위(28점)로 대회를 마쳤다. 김주형은 대상 포인트에서 4위(1072점)로 밀렸으나 상금(1억5374만원)과 신인상 포인트(928점) 선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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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