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쓰나미 '박근혜 낙마' 3대 시나리오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17 16: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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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커지는 책임론 "9월에 퇴장한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그야말로 쓰나미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캠프 측의 한 인사는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을 '쓰나미'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 2일 검찰이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수사 착수 사실을 밝힌 이후 국내 주요일간지의 정치면은 관련 기사로 도배되다시피 했으니 쓰나미라는 그의 비유가 무척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발 빠른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박 후보의 '낙마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 때문이다. 공천헌금 의혹 쓰나미에 휩쓸린 박근혜 후보의 세 가지 낙마 시나리오를 <일요시사>가 유추해 봤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의 낙마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비례대표 자리를 놓고 거액이 오갔다는 이른바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목한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인 현기환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받도록 도와 달라"며 3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현 의원은 지역공천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제19대 국회에 입성했다.

몸통은 박근혜?
친박 실세도 수사

현 전 의원은 검찰의 수사공표 다음날 "심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부산지검에 자진 출두했지만 이미 검찰은 다량의 증거를 확보하고 분석 중이다. 현 의원도 어느 정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이를 개인적 비리로 치부하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현 의원이 다른 친박계 인사들에게도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키드'로 불렸던 손수조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마저 현 의원과의 연루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 후보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비박계 학살' '박근혜 사당화' 논란까지 겪어가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시 선거를 총지휘한 것은 누가 뭐래도 박 후보였기 때문이다.

<시나리오1>
스스로 불출마선언


이번 공천헌금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는 박 후보의 낙마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지지율이 폭락하거나 책임론에 직면한 박 후보가 스스로 불출마선언을 하는 상황이다.
박 후보의 낙마를 예상하는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도 공고한 지지율을 근거로 '박근혜 대세론'를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번 사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 박 후보의 지지율이 공고한 것은 지지자들이 이번 문제를 개인적 비리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인데, 수사결과에 따라 친박계 의원 다수가 연루돼 있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또 이번 사건은 유죄를 입증하기도 어렵지만 무죄를 입증하기도 어렵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해도 무죄추정 원칙에 의한 증거부족일 뿐이다. 야권에선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이 뻔한데 이로 인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당내에서도 박 후보 책임론이 형성되어 박 후보가 스스로 불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제까진 1위였는데…" 초대형 악재에 '휘청'
"손수조 너마저?" 박근혜 목 조여드는 검찰

또 다른 전문가는 "전당대회 돈봉투사건으로 당명을 바꾼 지 겨우 6개월이 지났는데 그 정도의 쇄신안이 아니라면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는 힘들다. 모든 정치적 이슈가 공천헌금에 묻혀버리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무섭게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책임지겠다는 말이 나오는데 현재 상황에선 (당시 책임자인) 박 후보의 전격 사퇴라는 카드 외에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지지율이 곤두박질 쳐 대선 필패가 분명해진다면 박 후보가 당의 승리를 위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시나리오2>
당내 경선에서 패배

박 후보의 두 번째 낙마 시나리오는 당내 경선에서 패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비박 4인은 이번 공천헌금 문제를 위기로 보기보다는 기회로 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비박주자 캠프에서는 이번 공천헌금 문제가 더욱 확산되길 바라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박 후보를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 쇄신을 기치로 선거를 이끌어 나간다면 대선 승리도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라는 계산이다.

한 비박주자의 선거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한 자릿수 지지율이 나오지만 우리 후보가 새누리당의 단독 대선후보가 돼도 지지율이 그렇게 나오겠느냐"며 "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표 확장성은 오히려 박 후보보다 뛰어나 박 후보의 지지자들을 모두 흡수하고 중도층의 표까지 일부 가져오면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진행상황에 따라서는 비박주자들이 오는 8월19일로 예정 된 새누리당 대선경선투표일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매일 같이 새로운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박 후보와 비박주자들 간의 지지율 격차는 엄청나지만 앞으로 치명적인 의혹이 몇 가지 더 추가로 제기될 경우에는 아무리 박 후보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시나리오3>
후보 출마자격 박탈

마지막으로 세 번째 낙마 시나리오는 박 후보가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출마자격을 박탈당하는 상황이다. 아주 낮은 가능성이지만 수사과정에서 박 후보가 이번 공천헌금 사건을 직접 주도해 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금품수수가 이뤄진 정황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경우엔 당연히 박 후보가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박 후보가 공천헌금을 직접 주도하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이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밝혀져도 치명적이다. 게다가 자금 일부가 박 후보의 대선캠프로 흘러간 정황이 밝혀진다면 당 차원에서 박 후보의 출마자격을 박탈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치전문가들은 현재 밝혀진 정황들로 볼 때 이러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최악이다. 새누리당에선 어떤 쇄신책을 내놔도 이미지를 복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비박주자 4인도 박 후보와 함께 대선정국에서 매장될 가능성이 크다. 과반수에 육박하는 원내 제1당조차 해체시킬 수 있는 초대형 악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후보가 실제로 낙마하게 된다면 다가올 18대 대선의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진다.

복잡한 대선 방정식
정답은 어디에?

새누리당에선 김문수 대선경선후보가 가장 유력한 다음 주자다. 하지만 김 후보가 과연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초 새누리당에서는 안 원장을 이길 필승카드로 안 원장에 대한 다양한 검증 작업들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가 '공천비리'라는 악재로 낙마한 상황에서 이 같은 네거티브는 역풍에 직면 할 수 있다.

안철수 검증 카드를 쓸 수 없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정국에서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 파격적인 당외 주자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후보로 거론되는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인물은 바로 안 원장이다. 대선 최대의 라이벌인 박 후보가 낙마한 상황에서 안 원장이 손쉽게 대권을 잡는다면 앞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데 있어 148석을 가진 새누리당의 지원은 무척 큰 힘이 될 것이 틀림없다. 안 원장의 정책적 색깔 역시 중도적이라 새누리당과 안 원장이 조금씩 양보한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조합은 아니라는 평가다.

비박 4인 "잘하면 대권 잡는다" 동상이몽
"박근혜 낙마 시 수십 가지 경우의 수 생겨"

반면 박 후보가 낙마하게 된다면 안 원장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안 원장 스스로가 본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고 밝힌 만큼 박 후보의 낙마로 야권의 승리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면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새누리당이 아예 대선후보를 내지 않아 안 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 간의 싸움이 될 수도 있고, 제3의 후보들이 우후죽순으로 출마할 것 이라는 등 수십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공천헌금 의혹이 매우 심각한 사안임에는 틀림없지만 박 후보가 대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며 "박근혜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다. 낙마할 경우 대선 정국에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낮은 가능성이라고 해도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낙마하면
누가 가장 득 볼까?

반면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공천헌금이라는 구시대적 비리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당시 선거를 총 지휘한 박 후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박계 인사들이 비리에 줄줄이 연루되어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낙마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겠냐"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뻔뻔하게 버티는 시나리오가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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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