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향수를 부르는 기차여행 ‘맛은 덤이요’ - 포항역

동해남부선 달리며 바다와 계곡 함께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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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의 종착역인 포항역은 포항 여름여행의 시작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죽도시장은 경북 최대의 재래시장. 억세지만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들으며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포항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북부, 월포, 칠포 등 해변이 잇따라 나타난다. 북부해변은 카페와 레스토랑, 횟집 등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어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변. 월포와 칠포는 한적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폭포 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내연산 계곡 트레킹도 즐겨보자. 장쾌한 물소리가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출출할 때 포항에서 맛보는 시원한 물회 한 그릇도 여름 더위를 싹 가시게 해준다.

국내에서 가장 낭만적인 철로 바다를 보며 달리자
포항서 맛보는 시원한 물회 한 그릇 여름아 저리가라!

동해남부선은 이름 그대로 동해안의 남쪽 해안지역을 달리는 노선이다. 부산진역에서 시작해 해운대역, 송정역, 태화강역(구 울산역), 불국사역, 경주역 등을 지나 포항역까지 39개 역을 지나며 145.8km를 달린다. 동해남부선은 국내의 철도노선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철로이기도 하다. 짧게나마 바다를 보며 달리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역에서 송정역까지 이르는 약 10여 분의 구간은 오른쪽 차창으로 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

부산 사람 즐겨 찾는
송정역 한결 여유로워

이왕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즐기기로 했으니 급할 건 없다. 마음에 드는 역이 있다면 훌쩍 내려 보는 것도 좋겠다. 그것이 어쩌면 기차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일 수도 있다. 송정역은 해변의 뜨거운 모래와 작열하는 태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역은 1941년 건립됐는데 연두색으로 칠한 벽과 뾰족한 지붕을 올린 모습이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럽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아 관리되고 있다. 역에서 2~3분만 걸어가면 하얀 백사장이 멋진 송정해변으로 갈 수 있다. 송정해변은 부산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변으로 해운대와 광안리에 비해 한결 여유롭다. 부산진역을 출발한 열차는 종착역인 포항역에 도착한다. 포항역 역사는 포항이라는 공업도시의 이미지와는 달리 아담하고 소박하다. 간이역처럼 옛스런 멋도 간직하고 있다.


포항역에서 죽도시장이 가깝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다. 죽도시장은 전국 5대 시장이자 경북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손꼽히는 곳. 약 14만8760㎡(4만5000평)에 12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활어횟집부터 건어물, 의류, 채소를 파는 난전까지 없는 것이 없다. 50여 년 전 갈대밭이 무성한 포항 내항의 늪지대에 노점상들이 하나둘 씩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시장은 생선을 실은 손수레와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 억세지만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들으며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포항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해변이 잇따라 나타난다.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은 북부해변이다. 1976년 개장했다. 백사장의 길이가 1750m, 폭이 40~70m에 달한다. 해마다 백사장 면적이 2~3m 정도 넓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변 앞으로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웅장한 모습이 보이고 뒤편으로 카페와 레스토랑, 횟집 등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다. 포항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해변이다.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폭포

좀 더 한적한 해변을 찾고 싶다면 칠포해변과 월포해변을 추천한다. 포항시에서 북쪽으로 13km 거리에 있는 칠포해변은 백사장 길이 2000 m에 달한다. 백사장은 왕모래가 많이 섞여 있으며 주변에서 바다낚시도 가능하다. 월포해변 역시 수심이 낮고 파도가 없어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내연산은 포항시 북구 청하·송라·죽장면과 영덕군 남정면의 경계를 이룬다. 4km쯤 되는 골짝 곳곳에 폭포가 즐비하다. 폭포 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 중 제1폭포인 쌍생폭포부터 12폭포인 시명폭포까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폭포가 12개나 된다. 은폭, 연산폭, 관음폭, 무풍폭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특히 제7폭포인 연산폭포까지는 편안한 트레킹 코스가 약 2.7km 이어지는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만큼 평탄한 길이라 부담 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폭포 아래 소(沼)가 유난히 깊고 넓은 잠룡폭포(제4폭포)는 영화 ‘남부군’의 촬영지이기도 한데, 영화 속에선 남부군 대원들이 발가벗고 목욕하는 곳이 지리산 골짜기로 나오지만 실은 내연산이었다.

내연산 계곡의 하이라이트는 연산폭포다. 연산폭포 가기 전 구름다리가 아찔하게 걸려 있고 그 아래로 관음폭포가 흘러내린다. 구름다리 뒤의 암벽은 학이 깃든다는 학소대. 출렁이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굉음과 함께 쏟아지는 연산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연산의 빼어난 경치는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불리는 겸재 정선이 1753년 58세의 나이로 이곳 청하현감으로 재직할 때 ‘내연삼용추’라는 연작 작품으로 그리기도 했다. 조선 숙종 역시 내연산을 찾은 뒤 “봄잠 날 새도록 모르는데 / 곳곳에 우짖는 새소리 /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리더니 꽃은 얼마나 저버렸는가” 라는 한시를 남기기도 했다.

내연사 입구에 천년고찰 보경사가 자리하고 있다. 신라 진평왕 때에 지명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스님이 당나라에서 가져온 불경과 팔면보경(八面寶鏡)을 연못에 묻고 지었다고 해서 보경사로 불리게 됐다. 화려하거나 큰 규모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단아하면서도 소담한 경내가 울창한 솔숲과 어울려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절 가운데 있는 보경사 오층석탑은 천년 역사를 자랑한다.
내연산 남쪽으로는 경상북도수목원이 자리한다. 3222ha(약 974만평)의 광활한 면적에 1522종 18만1000여 본의 나무와 풀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다. 수목원은 해발 65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수생식물원, 연못, 습지원, 고산식물원 등을 갖추고 있다.

‘포항물회’
매콤·시원한 맛

이들 시설을 둘러보는 탐방로는 무려 10km나 된다. 관람객들은 여유 시간에 따라 1시간, 1시간30분, 2시간 등 3가지 숲 해설 코스를 선택하면 되고, 단체 관람객들의 경우 미리 신청하면 숲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포항의 여름철 별미는 단연 물회를 꼽을 수 있다. 물회는 고기를 잡느라 바쁜 어부들이 한 끼 식사를 빨리 해결할 요량으로 먹던 음식. 방금 잡은 물고기를 회쳐서 고추장 양념과 물을 넣고 비벼 훌훌 들이마셨던 데서 유래됐다.

처음에는 어부들 사이에서 유행했다가 차차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포항물회’라는 지방특유의 음식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가자미, 광어, 도다리, 노래미 등 흰살 생선을 주로 사용한다. 죽도시장과 북부해변, 호미곶 등 포항 어느 곳에서나 맛볼 수 있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여행정보>
당일코스
포항역 → 죽도시장 → 내연산 트레킹 → 경상북도수목원

1박2일 코스
·첫째 날 : 송정역 → 송정해변 → 포항역 → 죽도시장 → 칠포해변 → 숙박
·둘째 날 : 보경사 → 내연산 트레킹 → 경상북도수목원

관련 웹사이트 주소
·포항시청 문화관광 : http://phtour.ipohang.org
·경상북도수목원 : www.gbarboretum.org

관련 웹사이트 주소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약 2시간30분 소요, 수시운행.
동해남부선 여객 출발역은 부전역. 부전역에서 포항까지 1일 2회(09:53, 18:40) 운행. 약 2시간45분 소요.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 김천분기점 → 익산포항고속도로 → 포항IC

숙박시설
- 애플트리호텔 : 포항시 남구 상도동 054-241-1234
- 코모도호텔 : 포항시 남구 송도동 054-241-1400
- 샹그리라모텔 : 포항시 북구 죽도동 054-283-3395
- 태영펜션 : 포항시 북구 청하면 용두리 054-242-7787
- 엘마르펜션 :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삼정리 054-276-0530

주요먹거리
- 동림횟집 : 포항시 북구 죽도동, 활어회 054-247-6700
- 승리회식당 : 포항시 북구 죽도동, 활어회 054-247-9558
- 환여횟집 : 포항시 북구 두호동, 물회 054-251-8847
- 까꾸네 모리국수 : 포항수 남구 구룡포읍, 모리국수 054-276-2298

주변 볼거리
호미곶, 환호해맞이공원, 영일민속박물관, 국립등대박물관, 덕동문화마을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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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