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순순히' 경선 참여한 속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7.16 10: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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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고 사느니 차라리 서서 죽겠다"더니…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경선룰 변경 없이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12일 대선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대선과 관련해 말 바꾸기를 한 것만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이번 경선 참여에 대해 "잦은 말 바꾸기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굽히고 들어가는 모양새라 자존심까지 구겼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 지사가 자존심까지 구겨가며 순순히(?) 경선 참여를 선언한 속내는 과연 뭘까?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리인 격인 새누리당 신지호 전 의원은 지난 6월27일 지도부의 경선일정 강행과 관련해 "김문수 경기지사는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는 길을 택할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다. 경선룰 변경 없이는 당내 경선에 결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김 지사의 선거캠프에서는 경선 참여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경선 참여를 전격 선언하기에 이른다.

말 바꾼 이유는?

때문에 항간에는 이번 경선 참여에 대해 "김 지사가 무릎 꿇고 죽었다"는 비아냥이 들려온다. 말 바꾸기 논란에다가 자존심까지 굽혀가며 경선 참여를 결정한 김 지사가 이번 경선을 통해 얻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를 비롯한 비박3인 중 두 명(정몽준·이재오)은 이미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박3인 중 유독 김 지사만 그토록 오랫동안 장고를 거듭하다 결국엔 경선 참여를 선택한 것에는 분명히 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일단 김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국회의원 세 번, 도지사 두 번 공천을 받아 평소 꿈꾸지 않던 많은 은혜를 새누리당으로부터 입었다. 이런 가운데 개인의 이익을 따질 게 아니라 새누리당의 승리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옳은 태도라고 생각했다"며 경선 참여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 지사에게 많은 은혜를 베푼 것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경기도민이었다. 김 지사는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에서 내리 국회의원 3선을 했고 경기도지사에 두 번이나 선출됐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4.6%가 김 지사의 대선 출마에 대해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 지사가 은혜를 엉뚱한 곳에 갚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 지사 측이 밝힌 경선 참여의 두 번째 이유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과 맞서 의미 있는 2위를 차지할 경우 차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명분이다. 경선 참여를 통해 김 지사의 자질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경선 참여를 끝까지 반대했던 한 측근은 "경선 참여를 통해 당내 입지를 다지면 얼마나 다지며 인지도를 높이면 얼마나 높인다는 건지 모르겠다. 정치인에겐 그보다 중요한 것이 이미지인데 대선정국에서 이미지가 많이 손상됐다. 언론보도 행태만 봐도 김 지사의 능력검증보다는 김 지사의 말 바꾸기 논란과 도지사직 유지 논란에 포커스가 집중되고 있다. 자칫하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김 지사 선거캠프 내부에서도 경선 참여를 놓고 찬반 격론이 무척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김 지사가 경선 참여를 선택한 진짜 이유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측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수도권 돌파가 핵심과제 중 하나다. 지난 총선에서도 '선거의 여왕'이라던 박 전 위원장의 위력이 수도권에서만큼은 통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박 전 위원장 측에서 비박3인 중 김 지사의 경선 참여를 적극적으로 원했다는 분석이다.

만약 김 지사가 당내경선에서 2위의 성적을 거두고 박 전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면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최상의 대선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비박3인 중 이재오 의원이나 정몽준 의원은 대선에서 박 전 위원장을 지원하겠느냐는 질문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반면, 김 지사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볼 때 이러한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말 뒤집고 경선 참여, 도지사직은 유지 '왜?'
박근혜 러닝메이트 후 차차기 딴 노림수 있나?

김 지사 측은 "경선에서 들러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경선이 박 전 위원장의 '추대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경선주자로서 승리한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당연한 매너일수도 있지만, 이미 질 것을 알면서도 명분 없는 경선에 참여해 승리한 주자를 돕겠다는 것은 사실상 김 지사가 박 전 위원장을 돕기 위해 경선에 참여한 것이라는 반증이다.


또 김 지사가 '지사직을 보험으로 뒀다'는 치욕적인 비판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지사직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지사직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도정공백과 재보궐 선거비용 등을 내세웠지만 김 지사의 경선 참여로 인해 이미 도정공백은 현실화되고 있으며,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오는 12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선거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는 않는다. 김 지사의 변명이 무척 구차한 이유다.

그럼에도 김 지사가 말을 바꿔가며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박 전 위원장 측의 강력한 요구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김 지사가 지사직을 사임하고 경선을 치르게 되면 오는 12월 대선에서 경기도지사 보궐선거를 함께 치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새누리당 출신인 김 지사에게 뒤통수를 맞은 1200만 도민의 표심이 박 전 위원장에게 우호적일리 없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에서의 지지기반이 불안한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박 전 위원장 측이 김 지사에게 제시한 조건은 무엇일까? 정치전문가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 경선룰 변경 없이는 절대 경선에 참여 하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김 지사가 갑자기 경선 참여를 선택하게 된 것은 그만큼 박 전 위원장 측이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박근혜 정권에서의 '각료보장설'이다.

김 지사의 임기는 오는 2014년에 종료된다. 이미 대선출마 의향을 확실히 밝힌 상황에서 또다시 도지사선거에 출마한다 해도 당선된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도지사 선거에서 낙마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다음 국회의원 선거는 2016년에야 열린다. 2017년 치러질 다음 대선 때까지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정치인에게 2~3년의 공백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따라서 경선 참여의 대가로 박근혜 정권에서 총리나 장관직을 약속 받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와의 거래?

한 정치전문가는 "김 지사의 경선 참여 이유에 대해서는 이외에도 다양한 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평소 대쪽 같던 성격으로 유명하던 김 지사가 잦은 말 바꾸기를 하며 결국 경선에 참여한 것이 무척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경선 참여의 이유는 본인만이 알겠지만 김 지사의 경선 참여가 박 전 위원장의 대선행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것만큼은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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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