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 대권행보 지탄 받는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7.09 10: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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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혈세로 대권행보를?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권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3월21일 김 지사는 당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불과 하루 앞두고 민선5기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이토록 망설인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대선출마를 결심한 김 지사가 경기지사직 출마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김 지사는 "차기대선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대선출마설은 선거기간 내내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반복된 질문에 지친 김 지사는 "대선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자들에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요즘 보여주고 있는 대권행보는 경기도민은 물론 국민들까지 기만한 처사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4월22일 공식적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대선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경기지사직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그가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 지사는 출마선언문에서 '국민들의 명령' '시대적 요구'라는 다소 추상적인 단어로 출마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사실상 마땅한 명분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평가 절하했다. 또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김 지사가 국민들의 명령, 시대적 요구를 들먹이는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자릿수 지지율인데
'국민의 명령?'

지난 경기도지사선거에서 김 지사는 227만여 표(52.20%)를, 유시민 당시 후보는 207만여 표(47.79%)를 얻었다. 두 사람의 표차는 19만여 표였으며 득표율 차는 4.41%에 불과했다.

또 선거과정에서 18만3000표에 달하는 무효표가 발생해 재투표 논란까지 벌어졌던 치열한 선거였다. 이러한 선거에서 만약 김 지사가 대권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 결과는 반드시 달라졌을 것이라는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 지사의 대권 출마를 놓고 "거짓말로 도지사직에 올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대선출마와 동시에 적당한 시점에 지사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던 김 지사가  도지사직 사퇴 입장을 번복하면서 김 지사를 향한 비판은 점점 더 거세져 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권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경기도 내에선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놓고 반대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최로 지난 5월30일 열린 '현직 도지사의 대선 경선 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김 지사의 대선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대선출마선언 후 관용차 평소 2배 운행
두 번이나 믿고 뽑아준 경기도민 '황당'

참석자들은 그 이유로 ▲경기도정의 정치화 ▲공무원 조직의 선거개입 ▲경기도의회와의 대립격화 등을 꼽았다. 참석자들은 경기도정의 정치화와 관련해 "김 지사의 경선 참여로 인해 경기도의 주요행정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김 지사의 대선 행보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로 판단의 잣대가 바뀌어 정략적·정치적 결정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 지사가 대선출마선언을 앞두고 갑자기 경기도청사의 광교신도시 이전 중단을 결정한 것이 그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4월 경기도청 대변인실과 정책보좌관실에서 대선 홍보전략 문건이 발견되면서 검찰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하는 초유의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김 지사가 대권을 포기하거나 지사직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민주통합당이 다수당인 경기도의회에서 김 지사와의 대립은 점차 심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경기도민들에게 전가되고, 경기도정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 지사가 도민혈세를 이용해 대권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일례로 경기도가 작성한 '도지사 전용차 운행일지'에 따르면 김 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 전용차 운행거리가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대선출마선언 후 사용된 주유비만 해도 350만원에 달한다. 대선출마 선언 전까지는 타 시·도 출장의 경우, 총 16번 모두가 서울이었던 반면 대선경선 출마 후에는 50일 동안 15번 타 시·도로 출장을 갔고 지역도 여수와 광주광역시, 대전 등 전국 각지였다. 사실상 도정업무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비단 관용차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경기도의 물적·인적 자원들이 김 지사의 대권행보와 관련해 쓰여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당장 경기도의회는 김 지사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김 지사의 대권도전으로 인해 도정공백이 발생할 경우 법적 수단까지 동원해 김 지사의 행정력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민주통합당 도의원은 "도정을 책임져야 할 도지사가 경기도를 벗어나 외부일정에 매달리고 있다"며 "같은 처지인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면 도정을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김 지사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사직 사퇴거부
도정 정치화 우려

그러나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지사는 사퇴의 뜻을 밝혔으나 정말 사퇴했을 경우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12월까지의 도정공백이 우려된다는 주위의 만류로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며 "그나마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도정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도정과 관련된 행사가 아닌 곳에 갈 때는 휴가를 내거나 업무 시간 이후에 가고 있으며 관용차 이용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민주통합당은 "지사직 사퇴 후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소위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선출마를 선언한 대부분의 후보가 현직 정치인임에도 유독 김 지사에게만 비판이 집중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는 주장도 있다. 김 지사의 대선출마가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해 특별할 것이 없는데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도덕적으로 큰 결함이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경우는 선거과정에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 된다. 문재인 고문의 경우 선거과정에서 상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곧 지역구를 떠날 사람"이라며 공격했지만 최소한 이를 부인하진 않았다. 문 고문의 지역구 유권자들은 문 고문이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문 고문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또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김 지사의 대선 출마에 대해 응답자의 54.6%가 '경기도의 최고 행정 책임자로서 무책임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가 출마의 이유로 밝혔던 국민들의 명령이 있었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결과다. 때문에 김 지사의 대선출마는 과정도 잘못됐을 뿐 아니라 명분도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비단 김 지사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이 일단 선거에 출마하고 보는 관행은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가장 1차적인 피해는 재보궐 선거 등으로 해마다 발생하는 엄청난 혈세 낭비다. 또 기초적인 업무공백은 물론이고 후보자들이 내세웠던 공약이행도 사실상 요원해지면서 지역발전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행이 굳어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인으로서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실상 백수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 총선과 같은 대형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쉽게 대중에게 잊혀질 가능성도 있고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유권자들과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출마하고 보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출마 안한다"더니…계획된 거짓말?
임기 중 출마관행 이유는? 사회적 비용 어쩌나

따라서 정치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치인들이 임기 내에는 타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번 선거 판세와 관련해 김 지사의 진짜 출마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가고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이미 확고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김 지사가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 참여는 김 지사의 차차기 대선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김 지사를 직접 만나 "경선에 참여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면 향후에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 지사가 경선에서 2위만 차지해도 차차기 대선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경선에 참여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까지 나온 마당에 김 지사로서는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다.

박 전 위원장으로서도 경선 흥행 카드가 절실한 상황에서 김 지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비박 3인의 완전국민경선제 요구에 박 전 위원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 지사가 유일하게 경선 참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친박계와 일종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책임한 결정
명분은 어디에?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해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도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김 지사 스스로 지금의 행보를 당당하게 여길수록 도민들은 더욱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김 지사는 운동권으로 활동하던 시절 보안사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동료였던 심상정 의원의 거취를 끝까지 털어놓지 않은 의리의 사나이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러한 김 지사가 고작 권력욕 때문에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1200만 도민에 대한 의리를 쉽게 저버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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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