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 대권행보 지탄 받는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7.09 10: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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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혈세로 대권행보를?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권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3월21일 김 지사는 당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불과 하루 앞두고 민선5기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이토록 망설인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대선출마를 결심한 김 지사가 경기지사직 출마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김 지사는 "차기대선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대선출마설은 선거기간 내내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반복된 질문에 지친 김 지사는 "대선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자들에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요즘 보여주고 있는 대권행보는 경기도민은 물론 국민들까지 기만한 처사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4월22일 공식적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대선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경기지사직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그가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 지사는 출마선언문에서 '국민들의 명령' '시대적 요구'라는 다소 추상적인 단어로 출마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사실상 마땅한 명분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평가 절하했다. 또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김 지사가 국민들의 명령, 시대적 요구를 들먹이는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자릿수 지지율인데
'국민의 명령?'

지난 경기도지사선거에서 김 지사는 227만여 표(52.20%)를, 유시민 당시 후보는 207만여 표(47.79%)를 얻었다. 두 사람의 표차는 19만여 표였으며 득표율 차는 4.41%에 불과했다.

또 선거과정에서 18만3000표에 달하는 무효표가 발생해 재투표 논란까지 벌어졌던 치열한 선거였다. 이러한 선거에서 만약 김 지사가 대권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 결과는 반드시 달라졌을 것이라는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 지사의 대권 출마를 놓고 "거짓말로 도지사직에 올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대선출마와 동시에 적당한 시점에 지사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던 김 지사가  도지사직 사퇴 입장을 번복하면서 김 지사를 향한 비판은 점점 더 거세져 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권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경기도 내에선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놓고 반대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최로 지난 5월30일 열린 '현직 도지사의 대선 경선 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김 지사의 대선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대선출마선언 후 관용차 평소 2배 운행
두 번이나 믿고 뽑아준 경기도민 '황당'

참석자들은 그 이유로 ▲경기도정의 정치화 ▲공무원 조직의 선거개입 ▲경기도의회와의 대립격화 등을 꼽았다. 참석자들은 경기도정의 정치화와 관련해 "김 지사의 경선 참여로 인해 경기도의 주요행정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김 지사의 대선 행보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로 판단의 잣대가 바뀌어 정략적·정치적 결정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 지사가 대선출마선언을 앞두고 갑자기 경기도청사의 광교신도시 이전 중단을 결정한 것이 그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4월 경기도청 대변인실과 정책보좌관실에서 대선 홍보전략 문건이 발견되면서 검찰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하는 초유의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김 지사가 대권을 포기하거나 지사직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민주통합당이 다수당인 경기도의회에서 김 지사와의 대립은 점차 심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경기도민들에게 전가되고, 경기도정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 지사가 도민혈세를 이용해 대권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일례로 경기도가 작성한 '도지사 전용차 운행일지'에 따르면 김 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 전용차 운행거리가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대선출마선언 후 사용된 주유비만 해도 350만원에 달한다. 대선출마 선언 전까지는 타 시·도 출장의 경우, 총 16번 모두가 서울이었던 반면 대선경선 출마 후에는 50일 동안 15번 타 시·도로 출장을 갔고 지역도 여수와 광주광역시, 대전 등 전국 각지였다. 사실상 도정업무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비단 관용차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경기도의 물적·인적 자원들이 김 지사의 대권행보와 관련해 쓰여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당장 경기도의회는 김 지사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김 지사의 대권도전으로 인해 도정공백이 발생할 경우 법적 수단까지 동원해 김 지사의 행정력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민주통합당 도의원은 "도정을 책임져야 할 도지사가 경기도를 벗어나 외부일정에 매달리고 있다"며 "같은 처지인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면 도정을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김 지사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사직 사퇴거부
도정 정치화 우려

그러나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지사는 사퇴의 뜻을 밝혔으나 정말 사퇴했을 경우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12월까지의 도정공백이 우려된다는 주위의 만류로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며 "그나마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도정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도정과 관련된 행사가 아닌 곳에 갈 때는 휴가를 내거나 업무 시간 이후에 가고 있으며 관용차 이용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민주통합당은 "지사직 사퇴 후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소위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선출마를 선언한 대부분의 후보가 현직 정치인임에도 유독 김 지사에게만 비판이 집중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는 주장도 있다. 김 지사의 대선출마가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해 특별할 것이 없는데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도덕적으로 큰 결함이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경우는 선거과정에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 된다. 문재인 고문의 경우 선거과정에서 상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곧 지역구를 떠날 사람"이라며 공격했지만 최소한 이를 부인하진 않았다. 문 고문의 지역구 유권자들은 문 고문이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문 고문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또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김 지사의 대선 출마에 대해 응답자의 54.6%가 '경기도의 최고 행정 책임자로서 무책임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가 출마의 이유로 밝혔던 국민들의 명령이 있었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결과다. 때문에 김 지사의 대선출마는 과정도 잘못됐을 뿐 아니라 명분도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비단 김 지사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이 일단 선거에 출마하고 보는 관행은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가장 1차적인 피해는 재보궐 선거 등으로 해마다 발생하는 엄청난 혈세 낭비다. 또 기초적인 업무공백은 물론이고 후보자들이 내세웠던 공약이행도 사실상 요원해지면서 지역발전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행이 굳어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인으로서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실상 백수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 총선과 같은 대형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쉽게 대중에게 잊혀질 가능성도 있고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유권자들과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출마하고 보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출마 안한다"더니…계획된 거짓말?
임기 중 출마관행 이유는? 사회적 비용 어쩌나

따라서 정치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치인들이 임기 내에는 타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번 선거 판세와 관련해 김 지사의 진짜 출마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가고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이미 확고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김 지사가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 참여는 김 지사의 차차기 대선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김 지사를 직접 만나 "경선에 참여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면 향후에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 지사가 경선에서 2위만 차지해도 차차기 대선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경선에 참여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까지 나온 마당에 김 지사로서는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다.

박 전 위원장으로서도 경선 흥행 카드가 절실한 상황에서 김 지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비박 3인의 완전국민경선제 요구에 박 전 위원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 지사가 유일하게 경선 참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친박계와 일종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책임한 결정
명분은 어디에?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해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도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김 지사 스스로 지금의 행보를 당당하게 여길수록 도민들은 더욱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김 지사는 운동권으로 활동하던 시절 보안사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동료였던 심상정 의원의 거취를 끝까지 털어놓지 않은 의리의 사나이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러한 김 지사가 고작 권력욕 때문에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1200만 도민에 대한 의리를 쉽게 저버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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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