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법조 커넥션’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0:51:40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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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접수한 서초동 영감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여의도서 서초동 출신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법조계 출신들이 정당의 주요 요직을 장악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자유한국당서 강하다. 자유한국당의 서열 1·2위는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법률지원단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고소·고발을 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는 자유한국당에게는 법조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자유한국당은 진정한 ‘법조당’으로 거듭날 기세다.
 

▲ 법조인 출신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최교일 의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여러 별명 중 법조당이라는 별명이 있다. 판사·검사·변호사 출신, 즉 법조인들이 예전부터 요직을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한때 한나라당(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촉망받는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전 총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대법원 대법관을 지낸 성공한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다. 

예전부터
법조 강세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정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황우여 전 대표 역시 판사 출신이다. 그는 제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한 바 있다. 

검사 출신도 있다. 홍준표·안상수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최근까지 한국당 대표였던 홍 전 의원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출신이다. 그를 대표하는 별명 중 하나가 ‘모래시계 검사’다. 한나라당 대표였던 안 전 의원 역시 홍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출신이다.

법조당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당 서열 1·2위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황 대표는 지난 1981년 23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3기)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대구고검장 등을 지내다가 2011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검사 재직 시절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혔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돼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다. 2015년 6월 국무총리로 취임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19대 대선이 열리기 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했다.

나 원내대표는 1990년 제3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4기)에 합격한 뒤 부산·인천지법,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판사로 일했다. 그는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 영입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에는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최근 한국당 전당대회서 경쟁한 당 대표 후보들이 모두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주목을 받은 적 있다. 황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였다. 당시 황 대표와 맞붙은 후보들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진태 의원이었다. 

한국당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 전 시장은 제26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7기)에 합격한 뒤 곧바로 변호사로 활동했다.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 의원은 제28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8기)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지청장 등을 역임했다가 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당권 도전을 저울질했던 주호영 의원 역시 제2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4기) 출신으로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민주당은
민변 주류

한국당은 최근 법조당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황 대표의 지시로 37명이던 당 법률지원단 규모를 최대 300명으로 늘리는 공개 모집을 진행 중이다. 대상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법무사, 관세사, 노무사로 다양하다. 기간은 27일까지다.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지난 20일 <문화일보>를 통해 “당 지도부가 법률자문단을 300명까지 늘리려는 계획에 따라 27일까지 인재를 모집한다”며 “현재 약 1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법률지원단 모집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수로 읽힌다. ▲인재영입 ▲법률 대응이 그것이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서 인재영입은 필수다. 내년 총선서 얼마나 참신한 인재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느냐는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지난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경찰 출신의 표창원 의원, 검찰 출신의 조응천 의원 등을 영입해 큰 효과를 본 적 있다.
 

▲ 문희상 국회의장을 모욕 및 폭언 성추행 혐의로 고소장 제출하러 가는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가운데).

법률대응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새로 모집된 법률지원단의 주요 활동은 ▲당 관련 주요 사건 대응 ▲공익제보자 보호 ▲문재인정권 불법 사례 발굴 등 적극적인 대여투쟁 등이다.

황 대표, 나 원내대표 등 법조인 출신이 당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한국당이 문재인정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 3일 한국당은 민주당 우상호, 박찬대 의원을 나 원내대표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성추행 논란 관련 고소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했다. 앞서 같은 달 15일에는 한국당 최교일, 이만희, 이양수, 송언석 의원이 이미선 당시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를 자본시장법, 업무상기밀누설,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6명 중 1명 법조인 출신 금배지
‘민’ 변호사, ‘한’ 판검사 강세

반대로 여야로부터 한국당이 고소·고발을 당하는 경우도 늘었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국회 회의장 불법 점거 등 한국당 국회법 위반 관련 고발장’을 접수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29일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42명을 국회선진화법 및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 등을 국회법 위반 및 특수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2차 고발했다.

현재 국회는 ‘고발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야가 고발을 난무하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선 대비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고발을 취하할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확대간부회의서 한국당의 고소·고발 취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만큼 여야 간 뚜렷한 입장차를 느끼고 있다. 여야가 충돌과정서 있었던 것을 털어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일반적인 역지사지는 가능하지도 않고 또 진실하지도 않다. 과도한 요구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국당을 향해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국회에는 많은 수의 법조인 출신 금배지가 활동해왔다. 16대 국회에선 41명, 17대 54명, 18대 59명 등 그 수도 증가해왔다. 19대 국회에선 42명으로 주춤했으나, 20대 국회서 49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대략 국회의원 6명 중 1명이 법조인 출신인 셈이다.

법조인 강세는 한국당만의 일은 아니다. 20대 국회 법조인 출신 당선자 49명 중 민주당은 22명으로 한국당 15명을 앞질렀다. 


면면을 봐도 화려하다. 19대 대선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는 광주고등법원 판사 출신이다. 행정안전부장관인 진영 의원 역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를 역임한 바 있다.

한국당은
판·검사

민주당과 한국당의 차이라면 민주당은 변호사 출신이 많은 반면, 한국당은 판검사 출신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우리 당에는) 판검사 출신이 너무 많아 법조 출신 공천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민주당에서는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종걸을 비롯, 박범계·전해철·금태섭·박주민·김해영·안호영·백혜련·전현희 의원 등이 민변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도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출신이다.

야당에선 바른미래당 박주현 의원과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대표적 민변 출신 국회의원으로 꼽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가 여야 법조인 출신들의 출동 지점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회에선 여야 법조인 출신들이 이들 쟁점과 관련해 저마다 한마디씩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출동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말 안 듣는 판검사 다 잡아넣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를 장악하겠다는 공수처법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한국당)가 절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민변 출신들을 대거 공수처 검사로 임명을 해서 국가 사정기구도 제도적으로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한 판단을 근거로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지난 21일 “검찰은 국민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연이어 놓치고 있다”며 “공수처 도입 등 검찰 개혁을 완수해 검찰의 과오가 검찰에 의해 은폐되는 현실을 바꿔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민변 사무차장 출신이다.

검경수사권조정 문제는 여야가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셈법이 다르다. 당정청은 지난 20일 경찰 권한 남용과 비대화를 막기 위해 일반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하는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등을 신설하고 정보경찰의 정치관여와 사찰을 원천 차단하는 통제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법률지원단 300명 왜?
고발정국, 맞불 필요성↑

이는 검찰에게 ‘경찰개혁’이라는 대안을 제시함과 검경수사권조정에 반발하는 검찰을 압박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수본이 발표된, 민주당의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서는 검찰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시 “견제와 통제가 없는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한 분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한 검찰 일부의 반응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2년 임기 내에 검찰 스스로 국민 기대에 미칠 만한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는 따가운 국민 평가를 총장은 경청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문 총장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공개 반발한 바 있다.
 

▲ ‘공안통’으로 불렸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경찰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버닝썬 수사 결과에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 부실 수사로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경찰 내부의 유착 고리가 있다면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며 “검찰의 권한을 조정하는 만큼 경찰의 책임성도 높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당은 국수본에 대해 즉각적인 우려를 표했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당정청은)어제(20일) 경찰에 대해서 국수본을 설치하고 인권위의 경찰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며 “지금 나온 이런 안들이 공수처라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검찰청’에 이어서 ‘대통령 하명수사본부’를 만드는 꼴이 아닌가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사법개혁의 본질인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공정한 수사를 위한 것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공수처와 검찰, 경찰, 국수본까지 가세해 (당정청이) 수사총량을 더욱 늘릴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수본에
야당 반발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은 장단점을 갖고 있다. 원칙에 따른 의정활동에는 능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길 좋아해 통합을 이뤄내는 데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법조인 출신에 비해 정치적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협’이 생명인 정치의 본질과 시시비비를 좋아하는 법조인의 성질이 맞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일례로 법조인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양보 없는 정치 공방으로 민생 법안이 번번이 막히기 일쑤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찰개혁 핵심은?

당정청이 발표한 ‘경찰개혁’의 핵심은 쪼개기를 통한 권력 분산이다. 국가경찰, 수사경찰, 자치경찰로 조직을 세 개로 쪼개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주된 업무가 서로 다르다.

국가경찰은 행정·정보·보안·경비·외사 등의 업무를 주로 맡을 것으로 보여진다.

수사경찰은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가 관할한다. 이들은 이름처럼 광역범죄, 일반 형사 및 수사사건 등 수사만을 전담한다.

자치경찰의 업무는 국가경찰, 수사경찰에 비해 국민들과의 거리가 가깝다. 여성·청소년·아동·장애인 보호 및 교통법규 위반 단속, 지역 경비 활동 등을 주로 할 전망이다.

당정청은 국수본부장의 임기를 3년 단임으로, 자격요건을 경찰에 국한하지 않고 법조인·대학 교수 등으로 확대해 경찰청장의 인사권을 제한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수본은 검경수사권조정으로 경찰 권력이 비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당정청의 대안 중 하나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회의서 “경찰 수사에 대한 공정·엄정성에 여전히 의심이 있다. 일반 경찰과 수사 경찰을 분리하는 국수본 신설이 필요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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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