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법조 커넥션’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0:51:40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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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접수한 서초동 영감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여의도서 서초동 출신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법조계 출신들이 정당의 주요 요직을 장악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자유한국당서 강하다. 자유한국당의 서열 1·2위는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법률지원단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고소·고발을 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는 자유한국당에게는 법조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자유한국당은 진정한 ‘법조당’으로 거듭날 기세다.
 

▲ 법조인 출신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최교일 의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여러 별명 중 법조당이라는 별명이 있다. 판사·검사·변호사 출신, 즉 법조인들이 예전부터 요직을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한때 한나라당(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촉망받는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전 총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대법원 대법관을 지낸 성공한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다. 

예전부터
법조 강세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정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황우여 전 대표 역시 판사 출신이다. 그는 제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한 바 있다. 

검사 출신도 있다. 홍준표·안상수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최근까지 한국당 대표였던 홍 전 의원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출신이다. 그를 대표하는 별명 중 하나가 ‘모래시계 검사’다. 한나라당 대표였던 안 전 의원 역시 홍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출신이다.

법조당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당 서열 1·2위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황 대표는 지난 1981년 23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3기)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대구고검장 등을 지내다가 2011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검사 재직 시절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혔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돼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다. 2015년 6월 국무총리로 취임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19대 대선이 열리기 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했다.

나 원내대표는 1990년 제3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4기)에 합격한 뒤 부산·인천지법,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판사로 일했다. 그는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 영입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에는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최근 한국당 전당대회서 경쟁한 당 대표 후보들이 모두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주목을 받은 적 있다. 황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였다. 당시 황 대표와 맞붙은 후보들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진태 의원이었다. 

한국당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 전 시장은 제26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7기)에 합격한 뒤 곧바로 변호사로 활동했다.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 의원은 제28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8기)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지청장 등을 역임했다가 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당권 도전을 저울질했던 주호영 의원 역시 제2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4기) 출신으로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민주당은
민변 주류

한국당은 최근 법조당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황 대표의 지시로 37명이던 당 법률지원단 규모를 최대 300명으로 늘리는 공개 모집을 진행 중이다. 대상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법무사, 관세사, 노무사로 다양하다. 기간은 27일까지다.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지난 20일 <문화일보>를 통해 “당 지도부가 법률자문단을 300명까지 늘리려는 계획에 따라 27일까지 인재를 모집한다”며 “현재 약 1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법률지원단 모집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수로 읽힌다. ▲인재영입 ▲법률 대응이 그것이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서 인재영입은 필수다. 내년 총선서 얼마나 참신한 인재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느냐는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지난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경찰 출신의 표창원 의원, 검찰 출신의 조응천 의원 등을 영입해 큰 효과를 본 적 있다.
 

▲ 문희상 국회의장을 모욕 및 폭언 성추행 혐의로 고소장 제출하러 가는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가운데).

법률대응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새로 모집된 법률지원단의 주요 활동은 ▲당 관련 주요 사건 대응 ▲공익제보자 보호 ▲문재인정권 불법 사례 발굴 등 적극적인 대여투쟁 등이다.

황 대표, 나 원내대표 등 법조인 출신이 당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한국당이 문재인정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 3일 한국당은 민주당 우상호, 박찬대 의원을 나 원내대표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성추행 논란 관련 고소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했다. 앞서 같은 달 15일에는 한국당 최교일, 이만희, 이양수, 송언석 의원이 이미선 당시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를 자본시장법, 업무상기밀누설,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6명 중 1명 법조인 출신 금배지
‘민’ 변호사, ‘한’ 판검사 강세

반대로 여야로부터 한국당이 고소·고발을 당하는 경우도 늘었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국회 회의장 불법 점거 등 한국당 국회법 위반 관련 고발장’을 접수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29일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42명을 국회선진화법 및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 등을 국회법 위반 및 특수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2차 고발했다.

현재 국회는 ‘고발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야가 고발을 난무하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선 대비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고발을 취하할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확대간부회의서 한국당의 고소·고발 취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만큼 여야 간 뚜렷한 입장차를 느끼고 있다. 여야가 충돌과정서 있었던 것을 털어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일반적인 역지사지는 가능하지도 않고 또 진실하지도 않다. 과도한 요구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국당을 향해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국회에는 많은 수의 법조인 출신 금배지가 활동해왔다. 16대 국회에선 41명, 17대 54명, 18대 59명 등 그 수도 증가해왔다. 19대 국회에선 42명으로 주춤했으나, 20대 국회서 49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대략 국회의원 6명 중 1명이 법조인 출신인 셈이다.

법조인 강세는 한국당만의 일은 아니다. 20대 국회 법조인 출신 당선자 49명 중 민주당은 22명으로 한국당 15명을 앞질렀다. 


면면을 봐도 화려하다. 19대 대선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는 광주고등법원 판사 출신이다. 행정안전부장관인 진영 의원 역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를 역임한 바 있다.

한국당은
판·검사

민주당과 한국당의 차이라면 민주당은 변호사 출신이 많은 반면, 한국당은 판검사 출신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우리 당에는) 판검사 출신이 너무 많아 법조 출신 공천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민주당에서는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종걸을 비롯, 박범계·전해철·금태섭·박주민·김해영·안호영·백혜련·전현희 의원 등이 민변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도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출신이다.

야당에선 바른미래당 박주현 의원과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대표적 민변 출신 국회의원으로 꼽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가 여야 법조인 출신들의 출동 지점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회에선 여야 법조인 출신들이 이들 쟁점과 관련해 저마다 한마디씩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출동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말 안 듣는 판검사 다 잡아넣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를 장악하겠다는 공수처법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한국당)가 절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민변 출신들을 대거 공수처 검사로 임명을 해서 국가 사정기구도 제도적으로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한 판단을 근거로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지난 21일 “검찰은 국민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연이어 놓치고 있다”며 “공수처 도입 등 검찰 개혁을 완수해 검찰의 과오가 검찰에 의해 은폐되는 현실을 바꿔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민변 사무차장 출신이다.

검경수사권조정 문제는 여야가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셈법이 다르다. 당정청은 지난 20일 경찰 권한 남용과 비대화를 막기 위해 일반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하는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등을 신설하고 정보경찰의 정치관여와 사찰을 원천 차단하는 통제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법률지원단 300명 왜?
고발정국, 맞불 필요성↑

이는 검찰에게 ‘경찰개혁’이라는 대안을 제시함과 검경수사권조정에 반발하는 검찰을 압박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수본이 발표된, 민주당의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서는 검찰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시 “견제와 통제가 없는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한 분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한 검찰 일부의 반응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2년 임기 내에 검찰 스스로 국민 기대에 미칠 만한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는 따가운 국민 평가를 총장은 경청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문 총장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공개 반발한 바 있다.
 

▲ ‘공안통’으로 불렸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경찰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버닝썬 수사 결과에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 부실 수사로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경찰 내부의 유착 고리가 있다면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며 “검찰의 권한을 조정하는 만큼 경찰의 책임성도 높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당은 국수본에 대해 즉각적인 우려를 표했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당정청은)어제(20일) 경찰에 대해서 국수본을 설치하고 인권위의 경찰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며 “지금 나온 이런 안들이 공수처라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검찰청’에 이어서 ‘대통령 하명수사본부’를 만드는 꼴이 아닌가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사법개혁의 본질인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공정한 수사를 위한 것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공수처와 검찰, 경찰, 국수본까지 가세해 (당정청이) 수사총량을 더욱 늘릴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수본에
야당 반발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은 장단점을 갖고 있다. 원칙에 따른 의정활동에는 능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길 좋아해 통합을 이뤄내는 데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법조인 출신에 비해 정치적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협’이 생명인 정치의 본질과 시시비비를 좋아하는 법조인의 성질이 맞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일례로 법조인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양보 없는 정치 공방으로 민생 법안이 번번이 막히기 일쑤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찰개혁 핵심은?

당정청이 발표한 ‘경찰개혁’의 핵심은 쪼개기를 통한 권력 분산이다. 국가경찰, 수사경찰, 자치경찰로 조직을 세 개로 쪼개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주된 업무가 서로 다르다.

국가경찰은 행정·정보·보안·경비·외사 등의 업무를 주로 맡을 것으로 보여진다.

수사경찰은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가 관할한다. 이들은 이름처럼 광역범죄, 일반 형사 및 수사사건 등 수사만을 전담한다.

자치경찰의 업무는 국가경찰, 수사경찰에 비해 국민들과의 거리가 가깝다. 여성·청소년·아동·장애인 보호 및 교통법규 위반 단속, 지역 경비 활동 등을 주로 할 전망이다.

당정청은 국수본부장의 임기를 3년 단임으로, 자격요건을 경찰에 국한하지 않고 법조인·대학 교수 등으로 확대해 경찰청장의 인사권을 제한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수본은 검경수사권조정으로 경찰 권력이 비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당정청의 대안 중 하나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회의서 “경찰 수사에 대한 공정·엄정성에 여전히 의심이 있다. 일반 경찰과 수사 경찰을 분리하는 국수본 신설이 필요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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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