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론’ 문재인 연말 플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1.13 08:37:51
  • 호수 1192호
  • 댓글 0개

핸들은 잡았는데 텅 빈 좌석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연말에 또 다시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북한 비핵화의 한 축인 미국이 속도조절론을 언급하며 한반도 운전자론에 우려를 표했음에도 문재인정부는 운전대를 놓을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운전자론의 화룡점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다.
 

▲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서 주한미군 지휘관들을 만났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문 대통령은 “이제 두 번째 미북정상회담과 네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가 도마 위에 오를 제2차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연내 서울 방문?

제2차 북미회담 성사 여부는 안갯속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의 비핵화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북한과의 정상회담보다 비핵화 세부사항 조율을 위한 실무회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지난 8일(현지시각)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도 무기한 연기됐다. 미 국무부는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이번 연기는 북한 측의 결정에 의한 것이다. 비핵화-제재완화를 놓고 벌이는 미국과 북한의 기싸움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미국 뉴욕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이 연기된 것과 관련, 미국 측으로부터 미리 연기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미국 측으로부터 회담 연기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 회담 연기가 발표되기 약 일주일 전 쯤 북한이 미국 측에 회담 연기 의사를 타진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제국주의자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의 일심단결을 파괴하기 위해 가장 비열하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제재 압박 소동에 열을 올리면서 반동적인 사상문화 침투 책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국주의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인지 적시되지 않았지만, 비핵화 논의의 대상인 미국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북미 고위급회담은 제2차 북미회담으로 가는 교두보적 성격을 지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은 앞서 싱가폴서 열린 제1차 북미회담 공동선언의 ‘4개 기둥(▲새로운 미-북 관계 형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이행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미국도 급할 게 없는 입장이다. 트럼프 미 정부는 문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대북 제재 완화의 여론을 환기시키려 애쓰고 교황의 방북을 주선한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JSA 비무장화, 남북 철도 연결 착공,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 등 남북 교류에 대해서도 북미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서 남북관계가 너무 앞서간다는 식으로 해석했었다.

무르익는 김정은의 서울행
북미 고위급회담 취소, 왜?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도 대북 관련 문정부 인사에게 속도 조절을 주문했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말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 대북 관련 주요 인사를 두루 만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서 “미 국무부는 한국과 비핵화 관련 워킹그룹을 설치키로 합의했다”며 “비건 대표가 우리 측과 좀 더 긴밀한 소통을 위해 제안해 우리 정부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북미 고위급회담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남북 교류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은 이번 주 국제 학술행사 참석차 방남한다. 공식적인 방남 목적은 내년 비무장지대(DMZ) 포럼 준비 작업이지만, 4차 남북회담을 앞두고 대외적으로 남북관계의 돈독함을 보여주고 내부적으로 회담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 ‘대남통’이 다수 방남 명단에 포함돼있다. 리종혁 부위원장이 속한 아태평화위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초기 대남 업무를 담당했던 곳이다.

남북 경협 방안을 비롯해 어떤 식으로든 남북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판문점서 함께 손잡고 내려오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교황 방북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리 부위원장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리 부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할 초청장을 우리 측 인사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방북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리 부위원장과 동행하는 김 실장은 싱가포르 북미회담 때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행했을 만큼 북한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사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방남 목적이 연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답사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12월 서울 방남이 유력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국회도서관 대강당서 열린 세계 한인민주회의 대표자 회의서 “오는 12월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와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서 주한미군 지휘관들을 만나 “네 번째 남북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는?

미북 대화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북 대화는 여전히 활기를 띄는 모양새다. 트럼프 미 정부의 속도조절론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은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김 위원장의 방남을 기점으로 다시금 국제사회서 화제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정은 서울 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찾으면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김 위원장의 방남을 환영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의 무력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조짐은 서울 도심 곳곳서 포착된다.

북한인권단체와 납북자가족단체는 지난 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태극기부대는 매주 서울 도심서 집회를 갖고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반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식’이 열렸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