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2012여수엑스포로 떠나는 1박2일 가족여행_여수~남해~진주

청정 봄 바다와 강변?성곽이 어우러지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남해, 진주로 가는 길은 맑은 봄길이다. 바다에 기댄 마을과 강변 성곽이 따뜻한 동행이 된다. 봄의 향기는 남해 깊숙이 들어설수록 완연하다. 가천 다랭이마을은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식 밭 곳곳이 꽃으로 화사하게 단장됐다. 다랭이마을길은 남해 바래길의 주요 코스이기도 하다. 남해 끝자락의 미조항은 봄이 무르익으면 멸치잡이로 분주해진다. 미조항에서 시작되는 물미해안도로는 독일마을, 원예예술촌의 이국적인 풍취가 더해져 더욱 아름답다. 창선교 아래 원시 멸치잡이인 ‘죽방렴’을 구경하며 숨을 고른 뒤 3번 국도를 내달리면 진주다. 남강변 진주성에는 우리나라 3대 누각인 ‘촉석루’가 들어서 있다.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아픈 사연과 함께 성곽길을 걸으며 1박2일 나들이를 호젓하게 마무리하기에 좋다.

위치 : 전라남도 여수시, 경상남도 남해군·진주시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드디어 개막됐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지난 12일부터 오는 8월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첫째  2012여수세계박람회 관람을 마치고 다음 일정인 남해, 진주로 가는 길은 완연한 봄길이다. 바다와 강이 어우러지고 향긋한 미역과 꽃향기가 동행한다. 하동을 거쳐 푸른 남해의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청정한 봄 여행은 시작된다. 녹색, 감색 지붕들은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어서 오라고 유혹한다.

세계인의 축제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막


봄의 향기는 남해 깊숙이 들어설수록 완연하다. 남해도의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면 섬의 정취가 묻어나는 가천 다랭이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봄기운은 이곳에서 가장 활기차다. 섬 끝자락 가천마을은 절벽 위로 해안도로가 아슬아슬 달리고, 도로 밑에 밭과 마을이 있고, 꽃이 피어난 마을 아래 바다가 놓인 재미있는 형상이다. 

응봉산 자락 아래 가천마을의 108개의 계단식 밭은 기하학적 아름다움 때문에 관광명소가 됐지만 한편으론 남해 사람들의 애환의 현장이기도 하다. 구수한 돌담길이 이어지는 마을에 들어서면 할머니들이 막걸리를 평상에 내어 놓고 판다.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손두부와 어우러진 가천 할머니 막걸리는 별미로 통한다.

가천마을은 외부에 알려지면서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인디안 썸머>가 가천폐교에서 촬영됐고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도 이곳에서 찍었다. 남해 바래길의 주요 코스인 마을길 초입에는 토속신앙인 암수 미륵바위도 들어서 있다.

다랭이마을에서 남해읍내로 들어서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읍내로 가는 길에는 유배문학관과 국제탈공연예술촌이 자리 잡았다. 유배문학관은 국내 최초의 유배 관련 문학관으로 실제로 유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세계각지의 탈을 구경할 수 있는 국제탈공연예술촌 인근으로는 화려한 봄꽃들이 만개한 장평저수지가 들어서 있다.

가천 다랭이마을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유명

서포 김만중이 실제로 유배생활을 했다는 노도와 일몰, 일출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금산 보리암을 지나 남동쪽으로 달리면 상주은모래해변 너머 미조항이다. 미조항은 ‘미륵이 돕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어장이 기름진 곳이다. 멸치잡이배의 집어항으로 지난 5월 19~20일에는 이곳에서 멸치축제도 열렸다.

미조항에서 시작되는 동쪽의 물미해안도로는 이국적인 풍취와 옛 것들이 조화를 이룬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이다. 귀화한 독일 교포들이 아기자기한 집을 짓고 살아가는 독일 마을 언덕 위에는 세계 각국의 정원을 모아놓은 원예예술촌이 문을 열었다.


인근 해오름예술촌 역시 물건리의 폐교를 예술촌으로 꾸민 곳으로 다양한 공예체험을 할 수 있다.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물건리의 포구 풍경은 아늑하다. 방조, 방풍림은 해안가를 따라 가지런하게 도열해 있다. 30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들은 거센 파도와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고기를 끌어 모으는 역할을 했다.

섬 동북쪽 창선교 아래로는 아직도 멸치잡이 ‘죽방렴’이 늘어서 있다. 인근 지족해협은 수심의 차이가 크고 조류가 거세 예전부터 전통 멸치잡이가 성했다. 최근에는 나무 데크로 된 바닷길이 조성돼 죽방렴을 가까이서 보며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남해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을 차지했던 창선 삼천포대교를 거쳐 3번 국도를 달리면 진주로 이어진다. 진주나들이의 명물은 단연 진주성이다. 진주성에는 우리나라 3대 누각중 하나인 ‘명품’ 촉석루가 들어서 있다. 남강변 절벽 위에 세워진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첩지 중 한 곳으로 왜군과의 전투에서 7만 명의 민관군이 전사한 사연이 서린 곳이다.

진주성은 여러 위치에서 바라보는 묘미가 있다. 강 건너편 산책로에서는 성곽의 자태가 도드라진다. 강변 산책로에는 대숲이 들어서 있고 대숲 곳곳에 전망대와 벤치가 있어 강에 드리운 성의 여운을 홀로 만끽할 수 있다. 성 앞에는 돛단배가 떠 있는 한가로운 풍경이다.

‘한국에서 아름다운 길’ 대상
창선 삼천포대교 거치면 진주

둘레가 약 1.7km인 진주성은 성곽문 어느 곳으로 들어서나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의 마지막 발길이 닿는 곳은 촉석루다. 진주 주민들은 봄꽃이 피어나는 촉석루 난간에 기대 진주강변을 음미하는 상쾌한 휴식을 즐기곤 한다. 촉석루 아랫길로 내려서면 깎아지른 절벽에 의암이 있다.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강물에 뛰어들어 순절한 곳으로 촉석루를 받치고 있는 벼랑만큼이나 의연한 모습이다.

성내에는 국립진주박물관도 들어서 있는데 임진왜란 때 유물이 전시된 진주박물관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기도 하다. 성 밖으로 나서면 골동품을 파는 골목으로 연결된다. 특이하게도 이곳 이름 역시 인사동이다. 인사동 성벽 길을 거닐며 진주 일대의 전통 공예품들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1박2일 코스
- 첫째 날 : 2012여수엑스포 → 남해 다랭이마을 → 유배 문학관 → 국제탈공연예술촌 → 보리암 → 미조항 → 독일마을
- 둘째 날 : 원예예술촌 → 물건리 → 해오름예술촌 → 죽방렴 → 창선 삼천포대교 → 인사동 → 진주박물관 → 진주성

♣대중교통
[버스] - 여수에서 순천으로 이동, 순천에서 남해행 버스 하루 4회(09:20 13:00 15:40 19:30) 운행, 1시간30분 소요. 
- 남해터미널에서 진주행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 1시간30분 소요. 진주터미널에서 진주성까지 도보로 15분  
- 서울 센트럴에서 여수, 하루 25회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기차] - 서울 용산역-여수엑스포역, 주말 기준 하루 84회 운행(여수엑스포 기간 특별 운행열차 포함)
[비행기] - 김포-여수, 하루 8회 운행(월~토), 약 50분 소요
       
♣자가운전
- 여수에서 남해 : 여수 → 순천IC → 남해고속도로 → 하동IC → 19번 국도 → 남해대교 → 1024번지방도 → 다랭이마을
- 남해에서 진주 : 물미해안도로 → 창선교 → 창선 삼천포대교 → 3번 국도 → 진주교 → 진주성

♣숙박업소
힐튼남해골프&스파리조트 : 055-860-0100, www.hiltonnamhae.com
남해스포츠파크호텔 : 055-862-8811, www.namhaehotel.co.kr
남해편백자연휴양림 :  055-867-7881
진주 동방관광호텔 : 055-743-0131, www.hoteldongbang.com
진주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 055-746-3734~5, www.asiahotel.co.kr

♣주요 먹거리
여수 - 동백회관 : 한정식 (061-664-1487)    
여수 - 우리회관 : 한식뷔페 (061-666-4947)
여수 - 삼학집 : 서대회 (061-662-0261)
남해 - 남해 대청마루 : 쌈밥 정식 (055-867-0008)
여수 - 남해 수협회센터 : 활어회 (055-867-7363) 
여수 - 달반늘장어구이 : 장어구이 (055-867-2970)
진주 - 진주 아리랑 : 교방한정식 (055-748-4556)    
여수 - 설야 : 진주비빔밥 (055-762-0585)
여수 - 하연옥 : 진주냉면 (055-741-0525)

♣주변 볼거리 : 용문사, 남해스포츠파크,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상주은모래해변, 진주 진양호, 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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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