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5월에 가볼만한 곳-하동~광양~여수

그윽한 차로 봄을 느끼고 신나는 서커스로 봄을 즐기다

하동에서 시작해 광양을 거쳐 여수에 닿는 코스는 그윽한 봄의 정취와 문학의 향기, 신나는 서커스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국내 3대 차 재배지인 하동 악양에 자리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은 하동의 차를 맛보고 다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동을 벗어나 여수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곧 광양이다.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에 맞춰 대규모 서커스쇼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을 선보인다.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를 만나볼 수 있다. 1박 2일 일정의 마무리는 역시 세계인의 축제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이 아닐까.

하동과 광양을 거쳐 여수로 가는 길은 지금 봄이 절정이다. 화개골 층층비탈에 자리한 차밭에는 어린 찻잎을 따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고 봄빛에 춤추는 듯한 광양만 남해바다는 눈부시기만 하다. 하동에 들어서자마자 산자락에서 수십 명의 아낙들이 찻잎을 따는 풍경과 만난다. 곡우는 이미 지나 우전(雨前)은 다 땄고 지금은 세작을 만들 가늘고 고운 찻잎을 따고 있다.

하동의 차 맛보고
다원 정취 느끼고

하동은 국내 3대 야생차 재배지로 가파른 계곡 기슭 곳곳에 차밭이 만들어져 있다. 지리산 화개는 차 시배지(始培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삼국사기> 제10권 신라본기 흥덕왕 3년(827년)조에 보면 ‘당나라에 갔다가 귀국한 사신 김대렴이 차 종자를 가지고 왔다. 왕은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했다’고 기록돼있다. 이후 화개동은 임금님께 차를 바치는 곳, 즉 어차동천(御茶洞天)이 되었다. 쌍계사 일주문 못 미쳐 차 시배 추원비가 세워져 있다.

하동의 차를 맛보고 다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은 악양에 자리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이다. 5월 하동의 첫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박물관은 예쁘게 꾸며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잘 정리된 차밭이 방문객을 맞는다. 봄을 머금은 차밭은 싱그러운 초록으로 빛난다.

1963년부터 조성된 차밭은 아담하면서도 소박하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의 차밭은 모두 2만3000여㎡(7000여 평). 1963년 고 강성호 옹이 다원을 조성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까지 농약을 단 한 번도 뿌리지 않고, 자연순환농법으로 차나무를 가꾸고 있다는 강동오 관장의 설명이다.

차밭 한켠에는 멋스런 박물관 건물이 서 있다. 원래 1926년 일본 큐슈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조성한 수목원의 관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차와 관련된 여러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차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은 단순히 보기만 하는 박물관이 아니다. 다양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홍차 제다 교실, 떡차 제다 교실, 채엽 체험, 혼합차 만들기 체험, 하동 차문화 기행, 차문화 대중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차 한 잔을 마셨다면 본격적인 하동 여행에 나서보자. 5월 하동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은 악양 들판이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들판은 넓기도 하거니와 지리산 골짜기까지 깊숙이 뻗어있어 ‘거지가 밥동냥을 하며 다 돌려면 1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악양의 원래 이름은 악양(嶽陽). 하지만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중국의 악양과 같다 해서 악양(岳陽)이라고 이름 붙었다.

대하소설 <토지> 무대
악양 고소산성서 본 섬진강

악양 들판 가까이 최참판댁이 있다. 최참판댁은 많은 이들이 원래부터 있던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은 원래 있던 집이 아니라 SBS 대하드라마 <토지>를 촬영하기 위해 만든 야외세트이다. 한옥 14동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꽤 공들여 지은 듯 유서 깊은 영남의 여느 고택 못지않게 으리으리하다. 길상이 거주하던 행랑채, 최치수가 머물던 사랑채, 별당아씨가 머물던 연못 딸린 별당 등 소설의 분위기가 잘 표현돼 있다.또 솔바람 부는 고소산성에 앉아 드넓은 악양 들판과 화개에서 하동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화개골에 자리한 차밭을 따라가다 보면 발걸음은 자연스레 쌍계사에 닿는다. 신라 성덕왕 23년(724년) 의상대사의 제자 삼법스님이 창건하였으며 고운 최치원의 친필이 새겨진 쌍계석문, 대웅전 옆에 한적하게 자리 잡은 진감선사 대공탑비(국보 제47호), 국사암 뜰의 느릅나무 등이 볼 만하다. 쌍계사는 범패(梵唄)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3개월 동안 열리는 볼거리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진감선사 혜소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와 쌍계사 팔영루에서 범패를 만들어냈으며, 범패 명인들을 많이 배출했다. 팔영루라는 이름은 진감선사가 섬진강에서 뛰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 어산을 작곡했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동을 벗어나 여수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곧 광양.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넘으면 여수에 도착한다. 여수로 가기 전 광양에도 들러보자. 신나는 서커스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에 맞춰 대규모 서커스쇼를 선보인다. 국제여객선터미널 뒤편에서 열리는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이다.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린다. 1615석 규모의 빅탑(Big Top·대형 천막) 2개관에 극장형 내부시설과 초대형 무대로 꾸며진다.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단 6개 팀이 참여하는데 카르마(한국)를 비롯해 디아블로(미국), 엘리멘탈(영국), 갈툭(스페인), 아고라(슬로바키아), 서유기(중국) 등이다.

장도전수관도 찾을 만하다. 장도란 몸에 지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로 조상들의 정신과 멋, 솜씨가 한꺼번에 묻어나는 아름다운 공예품이다. 전수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에 지정된 장도 명인 박용기 옹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지금은 장도 전수관 관장인 아들 종군씨가 대를 잇고 있다. 전시관을 겸한 전수관에는 박 옹의 작품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이름난 도검 80여 점이 전시돼 있으며 아트숍, 세미나실, 체험학습실 등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여수다. 이순신대교는 그 자체로 볼거리다. 교량 길이 2260m, 주탑 높이 270m에 달하는 이 대교는 현수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며, 세계에서 4번째에 해당한다.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순천을 거쳐 여수에 가는 것보다 30분 가량 단축할 수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제 1박 2일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향해보자.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여행정보>
♣ 당일 코스
하동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 들판→ 최참판댁→ 광양 장도전수관→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하동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 들판→ 최참판댁→ 고소산성→ 쌍계
·둘째 날 :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광양 장도전수관→ 2012여수엑스포
 
♣ 대중교통 이용
[버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가는 버스 1일 9회 운행
-서울 센트럴에서 여수 하루 25회 운행(약 4시간10분 소요)
[기차] 서울 용산역-여수엑스포역, 주말기준 하루 84회 운행(여수엑스포 기간 특별 운행열차 포함)
[비행기] 김포-여수, 하루 8회 운행(월~토), 약 50분 소요
  
♣ 자가운전 이용
경부고속도로→ 대전→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 진주→ 하동IC
·하동에서 광양 : 하동→ 19번 국도→ 순천, 광양 방면→ 남해고속도로 옥곡IC 진입→ 남해고속도로 인동 IC-광양
 
♣ 숙박정보
·쉬어가는 누각 : 화개면 용강리
·섬진강 플로렌스 : 화개면 덕은리
·수류화개 : 화개면 탑리
·들꽃산방펜션 : 화개면 범왕리
·도시고양이생존연구소(게스트하우스) : 화개면 덕은리
·평사리문학관 전통한옥체험관 : 악양면 평사리
·청호별장농원 : 화개면 범왕리
·백운산자연휴양림 : 광양시 옥룡면
·호텔 필레모 : 광양시 광양읍 인동리
·스카이모텔 : 광양시 중동

♣ 주변 볼거리
·하동 : 화개장터, 청학동 삼성궁, 하동포구, 하동송림, 칠불사, 금오산
·광양 : 매천황현선생생가, 도선국사마을, 옥룡사지, 백운산자연휴양림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