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5월에 가볼만한 곳-하동~광양~여수

그윽한 차로 봄을 느끼고 신나는 서커스로 봄을 즐기다

하동에서 시작해 광양을 거쳐 여수에 닿는 코스는 그윽한 봄의 정취와 문학의 향기, 신나는 서커스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국내 3대 차 재배지인 하동 악양에 자리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은 하동의 차를 맛보고 다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동을 벗어나 여수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곧 광양이다.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에 맞춰 대규모 서커스쇼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을 선보인다.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를 만나볼 수 있다. 1박 2일 일정의 마무리는 역시 세계인의 축제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이 아닐까.

하동과 광양을 거쳐 여수로 가는 길은 지금 봄이 절정이다. 화개골 층층비탈에 자리한 차밭에는 어린 찻잎을 따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고 봄빛에 춤추는 듯한 광양만 남해바다는 눈부시기만 하다. 하동에 들어서자마자 산자락에서 수십 명의 아낙들이 찻잎을 따는 풍경과 만난다. 곡우는 이미 지나 우전(雨前)은 다 땄고 지금은 세작을 만들 가늘고 고운 찻잎을 따고 있다.

하동의 차 맛보고
다원 정취 느끼고

하동은 국내 3대 야생차 재배지로 가파른 계곡 기슭 곳곳에 차밭이 만들어져 있다. 지리산 화개는 차 시배지(始培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삼국사기> 제10권 신라본기 흥덕왕 3년(827년)조에 보면 ‘당나라에 갔다가 귀국한 사신 김대렴이 차 종자를 가지고 왔다. 왕은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했다’고 기록돼있다. 이후 화개동은 임금님께 차를 바치는 곳, 즉 어차동천(御茶洞天)이 되었다. 쌍계사 일주문 못 미쳐 차 시배 추원비가 세워져 있다.

하동의 차를 맛보고 다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은 악양에 자리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이다. 5월 하동의 첫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박물관은 예쁘게 꾸며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잘 정리된 차밭이 방문객을 맞는다. 봄을 머금은 차밭은 싱그러운 초록으로 빛난다.

1963년부터 조성된 차밭은 아담하면서도 소박하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의 차밭은 모두 2만3000여㎡(7000여 평). 1963년 고 강성호 옹이 다원을 조성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까지 농약을 단 한 번도 뿌리지 않고, 자연순환농법으로 차나무를 가꾸고 있다는 강동오 관장의 설명이다.

차밭 한켠에는 멋스런 박물관 건물이 서 있다. 원래 1926년 일본 큐슈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조성한 수목원의 관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차와 관련된 여러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차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은 단순히 보기만 하는 박물관이 아니다. 다양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홍차 제다 교실, 떡차 제다 교실, 채엽 체험, 혼합차 만들기 체험, 하동 차문화 기행, 차문화 대중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차 한 잔을 마셨다면 본격적인 하동 여행에 나서보자. 5월 하동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은 악양 들판이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들판은 넓기도 하거니와 지리산 골짜기까지 깊숙이 뻗어있어 ‘거지가 밥동냥을 하며 다 돌려면 1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악양의 원래 이름은 악양(嶽陽). 하지만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중국의 악양과 같다 해서 악양(岳陽)이라고 이름 붙었다.

대하소설 <토지> 무대
악양 고소산성서 본 섬진강

악양 들판 가까이 최참판댁이 있다. 최참판댁은 많은 이들이 원래부터 있던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은 원래 있던 집이 아니라 SBS 대하드라마 <토지>를 촬영하기 위해 만든 야외세트이다. 한옥 14동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꽤 공들여 지은 듯 유서 깊은 영남의 여느 고택 못지않게 으리으리하다. 길상이 거주하던 행랑채, 최치수가 머물던 사랑채, 별당아씨가 머물던 연못 딸린 별당 등 소설의 분위기가 잘 표현돼 있다.또 솔바람 부는 고소산성에 앉아 드넓은 악양 들판과 화개에서 하동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화개골에 자리한 차밭을 따라가다 보면 발걸음은 자연스레 쌍계사에 닿는다. 신라 성덕왕 23년(724년) 의상대사의 제자 삼법스님이 창건하였으며 고운 최치원의 친필이 새겨진 쌍계석문, 대웅전 옆에 한적하게 자리 잡은 진감선사 대공탑비(국보 제47호), 국사암 뜰의 느릅나무 등이 볼 만하다. 쌍계사는 범패(梵唄)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3개월 동안 열리는 볼거리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진감선사 혜소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와 쌍계사 팔영루에서 범패를 만들어냈으며, 범패 명인들을 많이 배출했다. 팔영루라는 이름은 진감선사가 섬진강에서 뛰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 어산을 작곡했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동을 벗어나 여수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곧 광양.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넘으면 여수에 도착한다. 여수로 가기 전 광양에도 들러보자. 신나는 서커스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에 맞춰 대규모 서커스쇼를 선보인다. 국제여객선터미널 뒤편에서 열리는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이다.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린다. 1615석 규모의 빅탑(Big Top·대형 천막) 2개관에 극장형 내부시설과 초대형 무대로 꾸며진다.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단 6개 팀이 참여하는데 카르마(한국)를 비롯해 디아블로(미국), 엘리멘탈(영국), 갈툭(스페인), 아고라(슬로바키아), 서유기(중국) 등이다.


장도전수관도 찾을 만하다. 장도란 몸에 지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로 조상들의 정신과 멋, 솜씨가 한꺼번에 묻어나는 아름다운 공예품이다. 전수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에 지정된 장도 명인 박용기 옹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지금은 장도 전수관 관장인 아들 종군씨가 대를 잇고 있다. 전시관을 겸한 전수관에는 박 옹의 작품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이름난 도검 80여 점이 전시돼 있으며 아트숍, 세미나실, 체험학습실 등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여수다. 이순신대교는 그 자체로 볼거리다. 교량 길이 2260m, 주탑 높이 270m에 달하는 이 대교는 현수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며, 세계에서 4번째에 해당한다.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순천을 거쳐 여수에 가는 것보다 30분 가량 단축할 수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제 1박 2일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향해보자.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여행정보>
♣ 당일 코스
하동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 들판→ 최참판댁→ 광양 장도전수관→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하동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 들판→ 최참판댁→ 고소산성→ 쌍계
·둘째 날 :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광양 장도전수관→ 2012여수엑스포
 
♣ 대중교통 이용
[버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가는 버스 1일 9회 운행
-서울 센트럴에서 여수 하루 25회 운행(약 4시간10분 소요)
[기차] 서울 용산역-여수엑스포역, 주말기준 하루 84회 운행(여수엑스포 기간 특별 운행열차 포함)
[비행기] 김포-여수, 하루 8회 운행(월~토), 약 50분 소요
  
♣ 자가운전 이용
경부고속도로→ 대전→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 진주→ 하동IC
·하동에서 광양 : 하동→ 19번 국도→ 순천, 광양 방면→ 남해고속도로 옥곡IC 진입→ 남해고속도로 인동 IC-광양
 
♣ 숙박정보
·쉬어가는 누각 : 화개면 용강리
·섬진강 플로렌스 : 화개면 덕은리
·수류화개 : 화개면 탑리
·들꽃산방펜션 : 화개면 범왕리
·도시고양이생존연구소(게스트하우스) : 화개면 덕은리
·평사리문학관 전통한옥체험관 : 악양면 평사리
·청호별장농원 : 화개면 범왕리
·백운산자연휴양림 : 광양시 옥룡면
·호텔 필레모 : 광양시 광양읍 인동리
·스카이모텔 : 광양시 중동

♣ 주변 볼거리
·하동 : 화개장터, 청학동 삼성궁, 하동포구, 하동송림, 칠불사, 금오산
·광양 : 매천황현선생생가, 도선국사마을, 옥룡사지, 백운산자연휴양림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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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