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원주오일장

흥정소리 드높은 잔칫집 같은 ‘먹거리 천국’

원주오일장은 먹을거리의 천국이기도 하다. 원주오일장에서 40여 년째 직접 만두를 빚어 팔고 있는 아주머니의 손만두, 어머니 때부터 20년 가까이 장터를 오가는 삼형제 족발, 뜨겁게 달궈진 철판에서 부쳐내는 정선할머니의 메밀부침, 돼지고기를 곱게 갈아 만드는 떡갈비 등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음식들이다. 오일장터가 흐벅지게 잔치가 벌어진 잔칫집처럼 느껴지는 이유이다.

위치 : 강원도 원주시 평원동

원주시는 강릉시와 함께 오래도록 강원도의 근간이 되어온 도시이다. 원주의 한쪽으로 흐르는 남한강 물길과 백두대간을 넘어 한양으로 향하는 육로가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교통의 편리함은 지금도 변함없다.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중앙선 기차, 강원도와 충청도·경기도를 가로 세로로 잇는 5번 국도, 19번 국도, 42번 국도가 원주를 지난다. 이처럼 편리하게 이어지는 교통은 지금도 원주로 많은 사람을 실어 나른다. 오일장터를 찾는 상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길을 따라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에서 원주오일장으로 물건을 팔기위해 모여든다.

원주시내에는 도시를 관통하는 하천이 흐른다. 섬강의 지류인 원주천이다. 원주사람들은 이 하천변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공원,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걷기운동을 하는 장소, 복잡한 시내의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한 주차장, 이른 아침에 반짝 열리는 새벽시장의 장터, 시내를 비켜가는 제방도로 등이다.

편리한 교통 따라
충청·경기에서 모여든 상인들

원주오일장도 원주천변에 자리한 민속풍물시장에서 열린다. 매 2, 7일이면 쌍다리라 불리는 원주교에서 봉평교까지 이어지는 삼각형의 민속풍물시장 터에는 저마다의 상품을 가지고 나온 상인들로 북적인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달래, 냉이, 씀바귀, 돌나물 등등의 나물부터 달달한 맛이 일품인 쪽파와 양파, 겨울동안 저장해두었던 생강, 풋콩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장터에서 구할 수 있다.


화려한 색깔과 향기로 겨우내 칙칙했던 집안에 화사한 봄내음을 전해줄 꽃과 나무도 가득하다. 빨간색, 보라색, 노란색, 분홍색 등 꽃의 색깔도 다양하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장터의 또 다른 명물은 옷가게 가득 진열된 형형색색의 옷들이다. 봄이 내려앉은 듯 화사한 블라우스의 자태에 저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원주오일장의 어물전에는 내륙의 다른 장터와 달리 싱싱한 해산물이 많다. 백두대간을 넘으면 곧바로 동해바다이니 당연한 듯싶다. 배구공처럼 빵빵하게 부푼 도치를 비롯해 가자미, 열기 등 생선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에선 오가는 흥정소리도 높다.

“오늘 꼴뚜기는 왜 이렇게 작은가?”
상인이 꼴뚜기를 쏟아 진열하는 것을 바라보던 할머니의 물음이다.
“오늘 주문진항에 들어온 꼴뚜기는 이게 다예요. 제가 모두 가져왔으니 조금 작아도 어쩔 수 없어요”라는 상인의 대답이 돌아온다.

이 대답을 들은 할머니는 꼴뚜기 예닐곱 마리가 든 봉투를 받아들고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할머니는 장날이면 이곳에서 해산물을 구입하는 오일장 어물전의 단골손님이다. 이처럼 원주오일장에는 단골손님이 많다. 오일장날 비가 와도 상인들이 장을 펼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단골손님 많은 탓에
비가 와도 열리는 오일장 

원주오일장은 먹을거리의 천국이다. 장터에서 40여 년 째 직접 만두를 빚어 팔고 있다는 아주머니의 손만두, 어머니 때부터 20년 가까이 족발을 삶아 팔았다는 삼형제의 족발, 뜨겁게 달궈진 철판에서 부쳐내는 정선할머니의 메밀부침, 돼지고기를 곱게 갈아 양파와 부추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드는 떡갈비, 달달하고 고소한 호떡과 쫄깃한 어묵, 짭조름한 장아찌와 된장 등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음식들이다. 오일장터가 마치 흐벅지게 잔치가 벌어진 잔칫집처럼 느껴지는 이유이다. 왕사탕, 젤리, 땅콩사탕, 전병 등 추억을 되살리는 과자와 만나는 것도 즐겁다.

원주오일장이 서는 민속풍물시장 상점 중에는 장날이면 아예 주인이 바뀌는 곳도 있다. 오일장 상인에게 장날마다 상점을 빌려 주는 것이다. 간판과 그 안에서 판매하는 물건이 다른 곳은 어김없이 오일장 상인이 그날의 주인이다. 상점을 빌려 장사를 하는 곳은 대부분 음식점이지만 중도매상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상점 안에 하루에 모두 팔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물건이 가득 쌓여있는 곳이다. 하지만 걱정은 금물. 장날을 기다려 물건을 사러 오는 인근지역의 소매상들도 있고, 여러 명의 소비자가 함께 구입해 나누어 쓰기도 한다.


아침 7시부터 북적이던 장터는 오후 4시쯤이면 발길이 한산해지다 6시쯤이면 파장한다. 파장 즈음 장터를 찾으면 물건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물론, 가져온 물건을 모두 팔고 돌아간 상인들의 물건은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기도 하다.

원주오일장을 돌아보기 위해 자동차를 가지고 갔다면 원주천변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장터를 돌아보면 된다. 원주역에서 장터가 그리 멀지 않으니 기차를 이용해 찾아가는 것도 좋겠다.

원주시 무실동에 자리한 원주한지테마파크는 한지의 고장 원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인류가 종이를 만들어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역사적 배경부터 한지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어 좋다. 한지를 직접 만들어보고, 한지로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공예체험도 할 수 있다.

원주시 단구동에 자리한 박경리문학공원은 대하소설 <토지>의 산실이다. 박경리 선생이 머물며 <토지> 4, 5부를 집필했던 옛집과 손수 가꾸었던 마당의 텃밭, 박경리 선생의 문학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박경리 문학의 집, 공원을 찾아온 사람들이 책을 읽으며 쉬어갈 수 있는 북카페, 공원 외곽으로 만들어진 평사리마당, 홍이동산, 용두레벌 등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찾아 추억을 만들기에도 좋다.

원주한지테마파크와
박경리문학공원도 볼거리

원주역사박물관은 오일장에서 가깝다. 원주시 봉산동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2000년에 원주시립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원주역사박물관으로 불리게 된 것은 2010년부터이다. 평원, 북원경, 강원감영으로 이어져온 원주의 역사를 배우는 것과 함께 도자기에 그림그리기, 토기만들기 등의 체험도 운영된다.

원주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4월의 꽃길을 걷고 싶다면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로 가보자. 그곳에 길을 분홍 꽃잎으로 물들인 벚꽃길이 기다리고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장터여행 코스 : 강원감영 → 민속풍물시장 → 원주역사박물관 → 박경리문학공원 → 원주한지테마파크
명소탐방 코스 : 치악산국립공원(구룡사) → 민속풍물시장 → 박경리문학공원 → 거돈사지 → 법천사지

♣1박2일 코스
①첫째 날 : 치악산국립공원(구룡사) → 강원감영 → 민속풍물시장 → 원주역사박물관(숙박)
②둘째 날 : 박경리문학공원 → 원주한지테마파크 → 거돈사지 → 법천사지 → 귀가(문막IC)

♣대중교통
?기차 : 청량리역 → 원주역 : 06:10~23:00, 1시간 간격 운행(1시간20분 소요)
?버스 : 동서울종합터미널 → 원주시외버스터미널 : 06:10~22:25, 20분 간격 운행(1시간30분 소요)
?비행기
원주 → 제주 : 매일 1회 운항 13:15 출발(1시간10분 소요)
제주 → 원주 : 매일 1회 운항 11:10 출발(1시간10분 소요)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남원주IC → 원주 방향으로 진입 → 봉학사거리, 평창 방향으로 우회전 → 지하상가사거리, 충주 방향으로 우회전 → 원주KBS 앞 사거리, 좌회전 → 원주교오거리 → 원주천변 주차장 주차 후 풍물시장으로 이동

♣주변 볼거리 : 원주허브팜, 치악산 구룡사, 고판화박물관, 거돈사지, 법천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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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