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 떠나자

<한국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1)>경남 통영&충남 논산


한국관광공사는 ‘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이라는 테마로 2011년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경남 통영)’ ‘마을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충남 논산)’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기 만나고 체험해보는 하루(서울)’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경남 함양)’ ‘사계절 숲체험이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전남 장흥)’ ‘200년 종가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경북 성주)’ ‘감성이 피어나는 꿈의 궁전, 충주 향산리 미술촌(충북 충주)’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그 첫 번째로 경남 통영과 충남 논산을 각각 소개한다.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화산리
겨울 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

<통영>통영의 겨울체험은 눈과 마음이 즐겁다. 도시의 역사와 훈훈한 사연을 담아낸 미술관들과 벽화마을을 엿보는 이색경험이 기다린다. 독특한 테마를 지닌 미술공간들은 바다를 배경 삼거나, 담장을 캔버스 삼아 푸른 통영을 그려내고 있다. 전혁림미술관, 옻칠미술관, 동피랑 마을 등에서 따뜻한 겨울 햇살과 함께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전혁림미술관은 추상, 옻칠미술관은 전통, 동피랑 마을은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고스란히 통영을 담아내고 있다.

통영시 용남면에는 국내 최초의 옻칠미술관이 자리 잡았다. 통영에 옻칠미술관이 세워진 것은 충무공과도 사연이 깊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통영에 부임한 이후 12공방을 설치했고 공방중 상하칠방에서 나전칠기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로 통영은 400년 전통을 이어온 나전칠기의 본고장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옻칠미술관에 들어서면 케케묵은 옷장과 화장대 대신 옻으로 단장한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작가의 현대작품 150여 점이 전시 중인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옻칠 장신구와 한국 옻칠화다.

옻칠 장신구는 옻칠만의 미학적 특성을 살린 옻칠조형작품으로 전통미 가득한 목걸이, 브로치 등으로 재현됐다. 옻칠화는 유화와 달리 캔버스가 아닌 나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게 특징으로 아름다운 광채와 빛깔이 독특하다. 미술관 소재 아트숍에서는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윽한 휴식도 즐길 수 있다.

통영 미륵산 자락으로 향하면 건물 자체가 작품인 독특한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통영의 피카소’로 불리던 추상화가인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이다. 전 화백은 통영에서 태어나 타계했으며 고향인 통영을 화려한 색으로 담아낸 작가다. 미술관에는 전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관련자료 5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은 멀리서 봐도 다른 건물들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인상으로 다가선다. 그가 거주하던 봉평동 일대의 뒷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미술관은 건물 외벽을 아름답게 채색된 세라믹 타일들이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전 화백과 아들 전영근씨의 작품을 7500여 장의 타일로 재구성해 통영의 바다와 화백의 예술적 이미지를 재현했다. 전시관에서는 한국 색채추상의 대가인 전 화백의 강렬한 유작 뿐 아니라 생전에 쓰던 물감 캔버스 등 작품도구 등도 구경할 수 있다. 별관에는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작품과 음악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휴식 시간도 마련된다.

화가 전혁림 외에도 시인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 음악가 윤이상 등이 모두 그리운 통영의 바다가 길러낸 예술가들이다. 하지만 통영 일대가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만 묻어나는 것은 아니다. 강구안에서 이어지는 골목 사이에 웅크린 벽화마을 ‘동피랑’은 미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따뜻한 그림이 있는 마을이다.

중앙시장 뒷길을 따라 동피랑 골목을 굽이굽이 오르다보면 다양한 벽화들이 길손을 반긴다. 마을은 몇 장의 그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벤치에서 휴식을 즐기는 슬로우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항구와 중앙시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기거했던 과거를 지닌 동피랑은 한때 철거될 위기에 처했으나 ‘푸른 통영 21’이라는 예술단체가 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공모전을 열었고 미술학도들이 몰려와 골목마다 그림을 꽃피워냈다.

예쁜 벽화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비탈의 사투리)이라는 뜻으로 마을 언덕 중턱까지 오르면 통영 앞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동피랑에서 강구안으로 내려서면 통영의 유서 깊은 공간들과 조우하게 된다. 중앙시장, 서호시장 등 통영의 대표 시장들 역시 강구안에 기대 있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시장은 뒤에는 동피랑을, 앞에는 강구안 포구를 두고 있다.

중앙시장에는 싱싱한 생선과 마른고기가 주류를 이루고 통제영 시절 이 일대에 12공방이 있었던 까닭에 나전칠기 가게도 만나볼 수 있다. 여객선 터미널 방향의 서호시장은 인근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자연산 활어부터 건어물까지 사계절 해산물이 넘쳐나며 즉석에서 막회를 맛볼 수도 있다. 새벽 경매 시간 때가 피크로 경매구경을 끝낸 뒤 졸복국, 해물뚝배기, 굴밥 등으로 시원한 속풀이가 가능하다.

시장들 외에도 강구안은 통영의 명물인 충무김밥집과 선술집이 몰려 있고, 문화마당과 남망산 조각공원 등 문화공간도 함께 어우르고 있다. 강구안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함이 정박하던 곳으로 초입에는 거북선 한척이 실제 크기로 전시돼 있다. 남망산 조각공원과 청마문학관 역시 강구안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청마문학관은 바다가 보이는 정량동 언덕에 자리 잡았는데 문학관에는 ‘그리움’ ‘행복’ 등 유치환이 남겼던 수려한 시들과 그의 시세계를 소개하는 책들이 보관돼 있다. 문학관에서 나와 넓은 마당을 지나면 그의 생가도 재현돼 있다. 강구안 바다를 끼고 남망산 조각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예술을 품에 안은 통영을 음미하는 호젓한 산책로로도 안성맞춤이다.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달아공원이나 이순신장군의 흔적이 서린 세병관 역시 통영에서 두루 둘러볼 아름다운 공간들이다. 삼도수군의 본영이 있던 세병관은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 중 가장 넓은 곳으로 국보로도 지정돼 있다.

<통영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동피랑→중앙시장→강구안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달아공원→세병관
둘째 날 : 서호시장→강구안→동피랑→중앙시장→청마문학관→남망산 조각공원
♣대중교통
[버스] 서울경부터미널~통영버스터미널 4시간10분 소요. 옻칠미술관까지는 버스터미널에서 거제방향 버스 탑승, 미늘 삼거리 하차, 도보로 5분 거리, 전혁림미술관까지는 터미널에서 미륵산 용화사 방향 버스 탑승. 동피랑까지는 터미널에서 중앙시장, 강구안행 버스 탑승
♣자가운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통영IC에서 나와 14번 국도 경유, 미늘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옻칠미술관 위치. 전혁림미술관은 미륵산 케이블카 방향, 동피랑은 시청, 강구안 방향
♣주변 볼거리
한산도, 충렬사, 통영수산과학관, 박경리기념관, 통영대교, 제승당, 매물도

문의 : 통영시 관광과
055)650-4613


충남 논산시 상월면 한천리
마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 쌀쌀하고 매캐하지만 그 추위가 싫지 않은 겨울이 시작되었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의 본격적인 집안생활도 더불어 시작되는 지금, 온 가족이 함께 충남 논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그곳에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미술체험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상상마당 논산과 명재고택이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한천리에 자리한 상상마당 논산은 옛 한천초등학교를 문화 체험 장소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2011년 6월에 개관한 이곳은 1년간 진행된 상상마당 특유의 색깔 입히기 작업을 통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변신을 했다. 학교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운동장을 지켜온 굵은 나무뿐이다. 전체의 공간이 새롭게 옷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생긴 ‘갤러리’이다.

이 건물을 본 아이들의 첫마디는 “보아뱀에 그려진 도로 위를 걸어볼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읽은 상상마당에서 작은 푯말을 붙여 놓았다. “지붕 위로 올라가면 위험해요.” 하지만 실망하지 말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붕은 시작에 불과하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연상시키는 선으로 그린 나무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이쯤 되면 보아뱀이 삼킨 것이 코끼리가 아니라 ‘마을’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된다.

건물 안쪽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이루어진다. 갤러리 문을 들어서 왼쪽에는 ‘세계우수그림책특별전’이, 오른쪽에는 아트토이를 비롯한 다양한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우수그림책특별전에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을 비롯한 8개국 언어권의 책이 500여 권 전시되어 있다. 서가 한쪽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책 한 권을 들고 올라가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전시된 책 중에서 아이들이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것은 팝업 북이다. 책에 쓰여 있는 다른 나라의 말은 몰라도 책을 펼치면 튀어 올라오는 재미있는 그림들이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에서 느낀 흥미를 체험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팝업 북의 원리를 배워 직접 만들어보는 팝업 북 만들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준비물은 커다란 도화지 두 장과 색연필 그리고 가위와 목공용 풀이다. 도화지 한 장에 그림을 그려 잘라낸 후, 나머지 한 장의 도화지는 반으로 접는다. 접힌 선이 안쪽으로 오게 펼쳐놓은 도화지 중심에 잘라낸 그림을 반으로 접어 사선으로 붙여주면 완성이다. 간단하지만 아이들은 팝업 북의 원리에 흥미를 느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몰두한다.

갤러리의 다른 한쪽에 전시된 아트토이들도 체험의 대상이다.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사물을 입체로 볼 수 있게 하는 체험이다. 하지만 체험의 시작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무 것도 그려있지 않은 하얀 입체인형을 받아든 아이들은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모르고 망설이고만 있다. 이럴 때, 갤러리에 전시된 전시물들이 도움이 된다. 전시장을 천천히 돌아본 후 인형에 그릴 그림을 떠올리도록 이끌어주면 된다.

한번 선을 그리면 지울 수 없는 유성 펜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이들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실수조차 상상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작품이 완성되는 것을 체험한 후엔 달라진다. 과감하게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된다. 상상마당에서는 겨울방학동안 지역특산물인 상월고구마와 연산대추를 이용한 요리교실, 아빠와 함께 만든 썰매로 즐기는 논두렁스케이트장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예약은 필수다.

상상마당 논산의 공간 곳곳에도 아트토이가 전시되어 있다. 사람크기의 캐릭터 인형을 변형시킨 작품들이다. 복도에는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다양한 모양의 모빌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햇살의 방향에 따라, 바라보는 사람의 옷 색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상상마당이 현대미술체험으로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한다면, 논산을 대표하는 명재고택은 전통체험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명재고택은 중요민속자료 제190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이다. 나지막한 산 아래 깃들어있는 전통한옥으로 수많은 항아리와 어우러진 한옥풍경이 꽤나 아름답다.

이곳에 명재 윤증선생의 후손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노서서재’가 있다. 30평 남짓한 도서관에서 다양한 우리문화체험이 이루어진다. 그중 하나가 전통매듭배우기이다. 명주를 꼬아 만든 매듭실 한 가닥으로 작은 브로치를 만드는 체험이다. 매듭방법은 가락지매듭을 사용한다. 손가락에 실을 감아 기본 틀을 만들고 실 양끝을 틀 사이로 서로 번갈아 오가도록 넣어주면 가락지 모양이 완성된다. 그 다음엔 브로치 모양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마치 실 한 가닥의 마술을 보는 듯한 과정이다.

명재고택은 사랑채와 안채에서 고택체험을 할 수 있다. 뜨끈한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며 우리 선조들이 지혜로 지은 집 한옥에 대해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논산여행을 마칠 때쯤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강경젓갈시장이다. 이곳에 제법 규모가 큰 젓갈시장이 있는 것은 금강이 있기 때문이다. 강경포구는 물자를 배로 실어 나르던 예전엔 국내 3대 포구로 손꼽힐 만큼 많은 배들이 오가던 곳이다. 서해바다의 싱싱한 새우로 만든 새우젓의 맛도 좋아 포구를 드나드는 상인들의 배에 실려 전국으로 강경젓갈의 이름을 알렸다. 자연스레  강경젓갈시장의 규모도 커졌을 터이다.

하지만 뱃길이 쇠락하면서 시장은 그 빛을 잃었었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게 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옛 시장의 번영을 되찾기 위해 논산시가 시장복원사업을 시작한 것. 지금은 강경읍 태평리 일대에 100여 개가 넘는 젓갈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논산에는 이 밖에도 볼거리가 많다. 계백장군이 5천의 군사로 신라 5만의 군사를 맞아 싸운 황산벌전투를 살필 수 있는 백제군사박물관, 논산 시내를 은진미륵의 시선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관촉사, 전성기엔 1000여 명의 승려가 상주하며 화엄법회를 열었다는 개태사 등이다.

<논산 여행정보>
♣당일여행코스
문화유적 답사 : 관촉사→돈암서원→개태사→명재고택→노성향교
체험여행코스 : 상상마당 논산→명재고택 →백제군사박물관→강경젓갈시장
♣1박2일 체험여행코스
첫째 날 : 백제군사박물관→명재고택 전통체험→상상마당 논산(숙박)
둘째 날 : 상상마당 논산 미술체험→관촉사→강경젓갈시장→귀가
♣대중교통
[기차] 용산~논산(KTX) 하루 7회 운행, 1시간30분 소요
[버스] 서울~논산 1일 22회 운행, 2시간10분 소요
[시내버스] KTX 논산역 또는 논산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상월 방면 508번 버스(1~2시간 간격 불규칙 운행) 이용, 한천리에서 하차. 하루 8회 운행, 40분 소요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 : 정안IC, 23번국도 진입→공주·논산 방면 남쪽으로 직진(약 35km)→상월면소재지→‘동금성 옛날짜장’ 앞에서 좌회전→KT&G 상상마당 논산
♣주변 볼거리
 돈암서원, 양촌감와인 추시, 개태사

문의 : KT&G 상상마당 논산 041)734-6986
명재고택 041)735-1215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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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