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두레마을여행 ③제천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

기암괴석 사이로 노를 저어라!

‘내륙의 바다’ 청풍호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까운 비봉산 정상에서 호수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를 누비거나, 청풍랜드 번지점프대에 올라 호수를 향해 뛰어내린다. 몇 해 전부터 청풍호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생겼다. 카누나 카약을 타고 기암괴석 사이로 노를 저으며 하늘과 바람, 산과 물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자리 잡은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이하 청풍호 체험장)에서 이런 경험이 가능하다.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선착장에서 10분쯤 노를 저어 나가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진 옥순봉을 만난다. 가까이 호수를 가로지르는 옥순대교가 있고, 멀리 비단에 수놓은 듯 아름다운 금수산이 보인다. 가이드이자 안전 요원이 모터보트를 타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니, 셀카 부담 없이 느릿느릿 풍경과 여유를 만끽하면 된다.

 

여유 만끽

제천시가 조성한 청풍호 체험장은 수산면 주민이 설립한 수산나드리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한다. 주민이 합심해서 자발적으로 만든 사업체가 지역 관광을 주도하는 ‘관광 두레 사업’의 일환이다. 2013년에 시작한 관광 두레 사업은 현재 49개 지역에서 160여개 주민 사업체가 참여 중이다. 주민이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관광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사업체 발굴부터 경영 컨설팅까지 정부가 밀착 지원한다. 지역 관광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진 관광 생태계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에도 힘쓴다.


수산나드리영농조합법인은 청풍호 체험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관광사업을 벌인다. 체험장 안에 수산농특산물직판장을 운영하고, 체험장 가까이 전통 스포츠 국궁을 즐길 수 있는 옥순정국궁장을 열었다. 국궁장과 함께 운영 중인 체험장에는 목각, 비누, 방향제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국궁장은 수령 60년이 넘은 측백나무 수천 그루가 숲을 이루는 측백나무숲길과도 연결된다. 천천히 걸으며 아름다운 측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면 숨 가쁜 도시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쉬고 싶다면 슬로시티수산체험마을에서 하룻밤 묵어가자. 물과 산을 벗 삼아 시간도 쉬었다 가는 제천시 수산면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마을이기도 하다. 집집마다 처마 밑에 제비 가족이 모여 산다. 몇 년 전부터 제비 집을 보호하면서 제비가 늘어나고, 제비를 모티프 삼아 마을 벽화 작업도 진행해 그야말로 ‘흥부네 제비 마을’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손바닥만한 마을을 느릿느릿 걸으며 곳곳에 그려진 제비 벽화 사이로 진짜 제비가 둥지를 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진 옥순봉
레포츠·자연·역사 등 다양한 체험

마을의 폐교를 활용해 만든 숙소에는 커플부터 단체, 가족까지 머물 수 있다. 지난해 말에 리모델링을 마친 숙소는 고급 콘도 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숙소 앞의 커다란 달팽이 모형은 슬로시티수산의 상징이다. 마을 여기저기 있는 달팽이 표지판은 이곳이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인증한 슬로시티임을 알려준다. 느릿느릿 마을 산책하기, 쉬엄쉬엄 숲길 걷기, 놀멘놀멘 카약 노 젓기 모두 슬로시티수산에서 가능한 느린 체험이다.


지금까지 청풍호를 느리게 즐겼다면, 이제부터 색다르게 즐겨보자. 청풍호 체험장에서 차로 20분쯤 떨어진 청풍랜드는 62m 높이에서 청풍호를 향해 뛰어내리는 번지점프,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이젝션시트, 반원을 그리며 창공을 나는 빅스윙 등 짜릿한 레포츠 시설을 갖췄다. 호수 위를 날아가는 케이블코스부터, 거대한 인공 암벽장까지 그야말로 익스트림 레포츠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이 어떨까.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비봉산 정상까지 왕복 약 5km를 40분가량 운행하는 체험형 모노레일이다. 올해 말까지 비봉산케이블카 공사로 정상에는 올라가지 않으나, 정상 인근에 이르면 속도를 늦춰 그림 같은 청풍호를 감상할 수 있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아도 급경사를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느리게 움직이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모노레일의 짜릿함이 부담스럽다면 충주호관광선을 추천한다. 청풍나루에서 출발해 장회나루를 돌아오는 1시간30분 코스는 청풍호의 하이라이트인 옥순봉과 구담봉 등을 모두 볼 수 있어 좋다. 오랫동안 뱃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충주나루에서 출발하는 4시간20분 코스, 시간이 별로 없다면 월악나루 인근을 도는 1시간 코스 등 다양하다.

청풍문화재단지

레포츠보다 역사나 인문학에 관심이 많다면 청풍문화재단지가 좋다. 충주댐 건설로 청풍호가 생기면서 물속에 잠기는 마을에 있던 문화재를 원형대로 이전·복원한 곳이다. 고려시대 관아 건물인 제천 청풍 한벽루(보물 528호), 제천 물태리 석조여래입상(보물 546호), 제천 청풍향교(충북유형문화재 64호) 등 문화유산과 옛집, 석물이 새로운 마을을 구성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옥순정국궁장→측백나무숲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옥순정국궁장→측백나무숲길
둘째 날: 청풍랜드→청풍문화재단지→충주호관광선→청풍호관광모노레일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제천문화관광 https://tour.jecheon.go.kr
- 청풍랜드 www.joy2002.com
- 충주호관광선 www.chungjuho.com    

문의 전화
- 제천시관광안내 043)641-6731~3
-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 043)646-8311
- 청풍랜드 043)648-4151
- 충주호관광선 043)851-7400
- 청풍문화재단지 043) 647-7003
- 청풍호관광모노레일 043)653-5120~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제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32회(06:30~22:00) 운행, 약 2시간 소요.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953번 버스, 괴곡 정류장 하차, 약 2시간 소요.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까지 도보 약 12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제천시버스정보센터 http://its.jecheon.go.kr, 
기차: 청량리역-제천역, 무궁화호 하루 15회(06:40~23:2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남당초등학교(제천역) 정류장에서 953번 버스, 괴곡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까지 도보 약 12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제천시버스정보센터 http://its.jecheon. g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신평 JC→남제천 IC→수산사거리→원대삼거리→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

숙박 정보
- 슬로시티수산체험마을: 수산면 월악로 26길, 043)647-8311
- 청풍개울가펜션: 수산면 옥순봉로 12길, 043)651-5517, www.cpgw.kr
- 솔레이크펜션: 수산면 옥순봉로, 010-3121-9496, https://cafe.naver.com/solelake
- 용비어천가: 수산면 옥순봉로 10길, 043)651-8297 

식당 정보
- 수산기사식당(한식): 수산면 월악로 26길, 043)645-8308
- 자드락마을(한식): 수산면 월악로, 043)645-4211
- 자드락한우마을(한우): 수산면 월악로, 043) 645-3366
- 수산관광농원식당(한식): 수산면 청풍호로, 043)648-2277

주변 볼거리
능강솟대문화공간, 옥순봉생태공원, 씨앤씨홀스팜, 상천산수유마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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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