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두레마을여행 ①가평 경기도잣향기푸른숲

깊고 짙은 초록색 비밀의 숲

우리가 뻔히 아는 가평 말고 조금 더 깊은 가평을 만나고 싶다면, 지역 주민이 직접 만든 관광 두레를 이용해보자. 가평 주민은 직접 경험한 가평의 숨은 가치와 소중한 순간을 여행자와 나누고 싶어 ‘가평주민여행사 가치가’(이하 가치가)를 만들었다. 모토는 ‘같이하는 가치 여행’. 지속 가능한 가평의 여행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문화 행사 기획, 숲 해설, 예술 창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평관광문화콘텐츠협동조합 진짜여행가’의 구성원이 함께한다.

관광 두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주민 공동체의 관광 콘텐츠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 한국관광공사는 ‘관광 두레 리더스’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관광 두레 중 주민 사업체를 선별, 이들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지원한다. 

수령 80년 잣나무

가평 가치가는 중소 규모 단체 고객을 타깃으로 가평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계절에 따라 다른 가평의 모습을 다양한 테마로 구성해, 가평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 가치가 측의 설명이다.
이 계절 가평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어디일까. 가치가는 잣나무 숲을 추천한다.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잣나무 숲이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이하 잣향기푸른숲)은 산림 치유 프로그램과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산림 휴양 공간이다. 해발 450~600m에 위치한 잣향기푸른숲은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가 숲을 이룬 곳. 미끈하게 뻗은 잣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해, 따가운 여름 햇볕도 이곳에서는 힘을 못 쓴다. 경기도에서 피톤치드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잣향기푸른숲 여행은 국내 최초의 잣 특성화 전시관인 축령백림관에서 시작한다. 잣나무의 특성과 잣 생산과정, 잣으로 만든 음식, 잣 생산도구 등 잣에 관해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전시한다. 잣나무와 소나무가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은데, 잎을 보면 단번에 구분할 수 있다. 소나무는 잎이 2개씩 다발로 자라고, 잣나무는 잎이 5개씩 다발로 자라 오엽송이라고도 불린다.


잣향기푸른숲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걷기다.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연인, 노부부 등 모든 연령대 탐방객이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축령백림관에서 시작한 탐방로는 잣향기목공방과 출렁다리를 지나 화전민마을, 힐링센터, 기체조장, 풍욕장, 사방댐,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탐방로는 나무 데크가 깔려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아름드리 잣나무가 탐방로 옆으로 늘어섰고, 다람쥐가 발 앞으로 쪼르르 지나가기도 한다. 심호흡을 하니 싱그러운 숲 향기가 가슴에 들어찬다. 높은 잣나무를 올려다보느라 발걸음이 자주 멈춘다. 나무 사이를 지나온 바람 소리, 멀리서 달려오는 계곡물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귀를 씻어준다.



화전민마을은 1970년대까지 화전민이 거주한 집터에 너와집과 귀틀집, 숯가마 등을 세웠다. 화전민이 사용한 생활 도구와 농기구도 전시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숯가마다. 숯은 화전민의 주요 생계 수단이었다. 연료가 귀한 시절, 화전민은 참나무 숯을 구워 장에 내다 팔았다. 화전민마을에서 힐링센터까지 푹신한 흙길이 이어진다. 여기선 신발을 벗고 걸어도 좋다. 발바닥에 닿는 흙이 아기 손바닥처럼 부드럽다.

축령산 서리산 일대 국내 최대 잣나무 숲
다양한 체험 즐길 수 있는 산림 휴양 공간

잣향기푸른숲을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가치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잣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톤치드를 만끽하는 ‘잣나무 숲 여행’ 프로그램은 가평의 건강한 농산물로 농부무스비도시락 만들기, 조선 중기 문신이자 4대 문장가로 손꼽히는 월사 이정구가 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만든 <월사집> 목판 탁본 뜨기 등 개별 여행으로 하기 힘든 체험으로 구성된다. 숲 아래 자리한 마을 농기계 창고에서 경험하는 나만의 우든펜 만들기도 인기다. 다양한 나무에 대한 소개가 흥미진진하고, 직접 나무를 깎는 선반 작업을 하다 보면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잣나무 숲 여행’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잣향기푸른숲 입장료와 <월사집> 목판 탁본, 나만의 우든펜 만들기, 식사(도시락) 등을 포함해 4만원이다. 
가치가는 이 밖에도 이장님과 함께하는 ‘호수 마을 뱃길 여행’ ‘여행자 식탁’ ‘걸 크러쉬 레포츠 투어’ 등 가평의 멋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와 블로그·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젊은이들이 가평에서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는 단연 아침고요수목원과 쁘띠프랑스다. 잣향기푸른숲 바로 아래 자리한 아침고요수목원은 33만여㎡(10만여평)에 달하는 부지에 침엽수정원과 능수정원, 석정원, 분재정원, 허브정원, 한국정원 등이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의 특징은 곧게 뻗은 길이 없다는 것. 좌우로 굽었거나 오르락내리락하는 언덕길이어서 때로는 정원이 내려다보이고, 때로는 올려다보인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방문자가 선 위치에 따라 수목원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수목원 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청평호 길은 수도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자 수상 레포츠 명소다. 이곳에 자리한 업체를 이용하면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수상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청평댐에서 남이섬 방향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다 보면 유럽풍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2008년 7월, 프랑스 남부 지방 전원 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문을 연 쁘띠프랑스다. ‘작고 예쁜 프랑스’란 뜻이 있는 이곳에 들어서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어린 왕자와 여우 등이 보인다. 붉은 벽돌이 깔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름에서 느껴지듯 귀여운 소품과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프랑스풍 건물 ‘쁘띠프랑스’

꼭 둘러봐야 할 곳은 생텍쥐페리기념관이다. 생텍쥐페리의 일대기를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로 설명한 것은 물론 <어린 왕자> <야간 비행> 등 작품 해설과 뒷얘기가 잘 정리되었다. 프랑스전통주택전시관에도 들러보자. 의자와 침대, 욕조 등 가구뿐 아니라 기둥, 기와, 바닥, 창까지 프랑스에서 공수해 150년 전 프랑스 고택을 그대로 재현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경기도잣향기푸른숲→아침고요수목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경기도잣향기푸른숲→아침고요수목원
둘째 날: 청평호 수상 레포츠→쁘띠프랑스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가평주민여행사 가치가 http://gachiga.kr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http://farm.gg.go.kr/sigt/89
- 아침고요수목원 www.morningcalm.co.kr
- 쁘띠프랑스 www.pfcamp.com
- 가평군문화관광 www.gptour.go.kr  

문의 전화
- 가평주민여행사 가치가 031)584-4267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031)8008-6769
- 아침고요수목원 1544-6703
- 쁘띠프랑스 031)584-8200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가평역, ITX-청춘 하루 18~30회(06:00~22:48) 운행, 약 1시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서울-가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8회(06:45~22:05)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txbus.t-money.co.kr

자가운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진관 IC 춘천·화도 방면→경춘북로→금남 IC 춘천·청평 방면→경춘북로→하천교차로에서 일동·현리·아침고요수목원 방면→조종로→상면교차로에서 행현리·임초리 방면→수목원로→축령로45번길→경기도잣향기푸른숲

숙박 정보
- 잣향기푸른숲펜션: 상면 축령로, 031)585-8385, www.purunsup.com
- 독박골대청마루: 상면 축령로, 031)584-8113
- 솔향기별빛마을펜션: 상면 축령로, 031)585-9110, www.solps.com 

식당 정보
- 언덕마루가평잣두부집(잣두부전): 상면 수목원로, 031)584-5368, https://gpdubuz.modoo.at
- 채원(메밀막국수): 상면 수목원로, 031)585-0104, https://chaewonfood.modoo.at
- 산골농원(닭볶음탕): 설악면 어비산길99번길, 031)584-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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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