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향수를 찾아서~

디지털시대에 떠나는 시간여행 “아~그땐 그랬었지”

수백 년 또는 몇십 년 동안 대를 이어 사용됐지만 급격한 산업화로 사라지거나 보기 드문 생활물품들. 조금은 유치하고 촌스러우면서 한없이 정겹다. 잊혀진 기억이 되살아나고 당시의 추억이 아련하다. 손가락으로 터치만 하면 신세계가 열리는 디지털시대에 아련한 아날로그 추억여행으로 초대한다.

선조들의 생활상을 만날 수 있는 공간,  70년대 추억의 물건 전시
석탄의 모든 것 알 수 있는 박물관부터  민속 문화 교육의 장까지

문경석탄박물관
문경석탄박물관은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 옛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에 1999년 5월20일 개관한 전문박물관이다. 국가 기간산업의 원동력이었던 석탄의 역할과 그 역사적 사실들을 한곳에 모아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전시·보존하여 훗날 역사적 교육의 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잊혀져 가는 석탄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고 석탄산업의 쇠퇴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문경석탄박물관은 연탄 모습으로 꾸민 외관이 인상적이며, 석탄과 관련된 산업·생활사 등을 전시라는 기법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연면적 1805.44㎡ 규모로 1∼2층 중앙전시실과 갱내전시실·야외전시장 등의 시설이 있다. 광산장비 및 광물 787종 4571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실제 갱도 230m도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문경석탄박물관 전시실은 중앙전시실(1층, 2층), 야외전시장, 갱도전시장, 광원사택전시관이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지구의 형성, 석탄의 기원과 변천, 석탄이 형성되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1970년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 지하 600m에서 캐낸 괴탄과 화석·황철석·자수정·규화목·규장암 등의 암석류가 전시되어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석탄운반용 증기기관차와 연탄제조기·채탄도구·측량장비·통신장비·화약류·광산보안장비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탄광촌 점심시간 모습과 막장 굴진작업 광경, 갱도작업 모습, 석탄선별 작업 광경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한다. 그리고 한켠에는 문경지역의 역사와 문화·민속·산업·관광·문경팔경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문경문화관이 마련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권양기와 티플러·광차·공기압축기·인차(人車)·기관차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순직 광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진폐순직자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폐광 직전까지 활용되었던 실제 갱도를 전시실로 꾸민 갱내전시실에는 현대식 굴진막장과 기계화된 채탄막장·붕락체험장 및 안전검사 광경·구호활동 모습·갱내 식사 장면 등이 전시되어 있다.
www.coal.go.kr

한밭교육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은 1992년 7월10일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대지 4198㎡에 연건축면적 2195㎡으로 9개의 전시실과 3개의 전시장, 야외전시장 그리고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었다.

옛날에 사용하던 교과서를 비롯하여 교육관련도서, 교육학습기록, 교원학생서장, 사무용품 등 교육관련유물 총 2만7000여점의 자료를 보존·전시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활용되도록 운영하고 있는 교육박물관이다.


제1전시실에는 옛날 서당교육의 모습에서부터 구한 말 신식교육이 들어오기까지의 생생한 모습과 많은 자료가 시대·영역별로 전시되고 있으며, 제2전시실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의 아픈 과거인 창씨개명서장, 황국신민서사석 등 황민화 교육의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3전시실에는 해방과 더불어 시작된 교수요목기부터 7차 교육과정기까지의 우리교육이 발달해 온 모습이 각종 교과서 및 교구 자료와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제4전시실에는 조선시대 교육기관 모습이 모형촌으로 그 시대의 사회 풍습과 더불어 전시되고 있다.

그 외 제5전시실은 옛날의 사랑방을 중심으로 한 선비들의 생활모습과 각종 민속자료들, 제6전시실은 안방에서의 여인들 생활모습, 제7전시실에는 어전회의 모습과 옛날 저잣거리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전시실을 기반으로 한밭교육박물관은 우리의 교육 문화는 물론 생활, 민속, 문화도 한눈에 볼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밭교육박물관 건물은 1938년 6월8일 준공된 건물로 학교 건물로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한번의 개축도 없이 학교 건물로 사용되었으며, 6·25전쟁 당시에는 유엔과 북한군이 번갈아 주둔하여, 지금까지 당시 총탄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현재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50호로 지정되어 있다.
hbem@tenet.or.kr

교과서박물관
교과서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교과서를 전시하는 전문박물관이다. 국정교과서 후신인 대한교과서(주)가 우리나라 교육 문화 발전사를 한눈에 살펴보고 미래의 한국교육 발전을 책임진다는 인식하에 설립하였다.

대한교과서(주)는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2세 교육을 위한 사명감과 ‘교육입국(敎育立國)’ ‘실업교육(實業敎育)’ ‘출판보국(出版報國)’이라는 이념을 가지고 창업하여 우리나라 교육문화 발전과 그 궤적을 같이 해왔다.

교과서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교과서라는 전문 주제를 다루는 박물관으로 선조들이 서당에서 배우던 서적에서부터 개화기 교과서, 일제강점기 때의 교과서, 8·15광복 직후의 교과서, 현재의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과서들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또한 교과서박물관에는 한글관, 교과서의 어제와 오늘, 추억의 교실, 교과서 제작과정, 세계 교과서, 북한 교과서, 미래 교과서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특별히 교과서 생산 공장 내에 박물관이 위치해 교과서를 직접 만드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www.textbookmuseum.com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은 강원도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근·현대사 자료 박물관이다. 2004년 문화관광부 복권기금을 지원 받아 정선아리랑학교에 다목적 문화공간이 조성되면서 개관하는 추억의 박물관은 기획전시 중심의 박물관으로 정선아리랑학교 진용선 소장이 보유한 4000여 점의 근현대사 자료를 계절별로 만나볼 수 있다.

추억의 박물관은 박물관 개관 이전인 2004년 초부터 ‘아라리안 갤러리’라는 인터넷 공간으로 문을 열어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꾸준히 국내외에서 수집한 자료를 정리 해오다가 2005년 폐광촌인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방제리 정선아리랑학교에 야외공연장과 함께 문을 열었다. 추억의 박물관은 향수가 깃든 근·현대사 관련자료를 발굴·수집·연구하며, 이를 전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향토 자료와 이론의 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찾는 이들에게 추억과 기억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데 건립 목적을 두고 있다.

2005년 1월 현재 추억의 박물관에는 민요자료 1125점, 고문서·고서 1332점, 교육자료 2620점, 근현대사자료 2632점, 광업자료 153점, 서화 106점 등 총 11253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www.ararian.com

여성생활사 박물관
여성생활사 박물관은 우리 선조들의 생활이 살아있는 실생활에 이용되었던 생활용품 및 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천연염색가 이민정씨가 30년 동안 수집한 여성생활과 관련된 유물 3000여 점을 모아 2001년 6월2일에 설립하였다.

이곳은 고유의 민속문화를 조사·발굴하여 연구하며 자연을 이용한 우리 고유의 빛깔을 만들어 내고, 이를 문화교육 및 생활문화 전시로 재조명함으로써 전통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할 수 있는 산교육장이다.

박물관은 강천면 강천초등학교의 폐교된 강남분교에 자리 잡고 있다. 1층에는 다도교실·전통염색전시실·작품전시실·솜씨방·휴게실이 조성되어 있으며, 복도에는 야생화사진전과 염색재료전을 한다. 2층에는 고전의상 및 장신구·가구 및 생활용품전시실이 있고, 아동의상·주방용품 외에 일반유물도 전시된다.

여성생활사 박물관은 옛 여성에 관한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채현천연염색연구소를 겸하고 있다. 또한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우선 천연염색 대중화를 위한 특별전시회 및 염색체험학교를 개설하여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김치축제와 체험학교를 열었다. 2004년에는 여성문화예술제를 개최하였다.
www.womanlife.or.kr

짚풀생활사 박물관
볏짚·보릿짚, 싸리, 부들, 띠 등 짚과 풀로 만든 모든 전통자료를 수집 ·정리·연구하여 전시하는 사설 특수 전문박물관이다. 관장 인병선씨의 짚과 풀에 대한 다년간의 연구를 토대로 설립된 박물관으로서 짚·풀 전문박물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짚풀생활사 박물관은 상설전시 외에 1년에 1~2회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짚과 풀은 우리 땅에서 나는 자연재이며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활용한 전통재료이다. 합성물질의 남용으로 지구가 나날이 황폐화되고 있는 오늘날 이 자연재를 활용한 역사와 과학과 지혜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재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무엇을 만들었고 어떤 방법으로 제작했는가, 그 현대적 의의는 무엇인가 하는 것을 대중에게 교육하고 동시에 함께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설립하게 되었다.
www.zipul.com

재미있는 추억박물관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추억박물관은 마치 어렴풋한 추억을 연상케 하는 듯 회색벽돌로 지어진 건물의 박물관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소품, 캐릭터, 장난감 등이 전시돼 있고, 수백 개의 미니어처 캐릭터 장난감들이 수집돼 있다. 작은 칠판, 나무책상, 나무의자, 공책과 연필이 놓여 있는 작은 방에 들어서면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향수에 젖는다. 벽에 걸려 있는 만화 포스터와 교복이 정겹게 느껴진다.
www.heyri.co.kr

북촌생활사 박물관
서울의 북촌에서 수집한 우리 근대 생활물건을 전시하고 있다. 몇백 년 전부터 불과 몇십 년 전까지 대를 이어 사용돼 오다가 눈먼 산업화에 밀려 갑자기 사라져 버린, 조금은 촌스럽고 유치하고 그러면서도 한없이 정겨운 우리네 옛 생활물건을 가정집 같은 전시관 안에 칸막이 없이 아기자기하게 모아 놓았다. 그래서 전시된 모든 물건을 관람자가 직접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있고, 사용이 가능한 물건은 옛 방식대로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는, 새로운 개념의 열린 박물관을 표방하고 있다.
www.bomulg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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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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