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여행 ③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바람과 시간이 빚은 푸른 땅땅

4월에 경북 청송(靑松)은 푸르다 못해 눈부시다. 천혜의 자연 속에 원시의 비경이 있는 주왕산과 주산지, 신성계곡 등으로 청송은 여행에 최적화된 땅이다.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서 청송은 지질 관광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발길 닿는 곳마다 장엄한 협곡과 암석의 역동적인 모습에 수려한 자연경관까지, 청송 지질 탐험은 감동의 파노라마다. 

청송의 대표적인 지질공원인 주왕계곡 지질탐방로는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시작한다. 대전사 앞에서 바라보는 주왕산의 첫인상은 우뚝 솟은 기암 단애다. 중생대 백악기에 화산이 아홉 번 넘게 폭발했는데,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며 굳은 용결 응회암이 기암 단애를 형성했다. 하늘로 향한 손 모양 기암 단애는 관광객에게 환영하는 인사처럼 반갑다.

지질 탐방 예약 필수

청송군 전역(845.71㎢)이 유네스코 지질공원이라고 할 만큼 드넓다. 지질탐방로는 크게 세 코스로 나뉜다. 국립공원 주왕계곡 지질탐방로(4.5km),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12.4km), 청송자연휴양림 지질탐방로(5.5km)다. 지질공원 해설사와 함께하면 교과서보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설명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청송 지질탐방을 계획할 때는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홈페이지에서 해설사 예약이 필수다.


백학과 청학이 살아 청학동으로 불렸다는 용추협곡은 주왕산에서 가장 압도적인 절경을 보여준다. 백학과 청학이 평화롭게 살던 학소대는 포수에게 백학이 잡힌 뒤에도 청학이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떠돌았다는 애잔한 사연이 있다. 떡을 찌는 시루처럼 보이는 시루봉은 각도에 따라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옛이야기를 듣다 보면 슬렁슬렁 느려지는 걸음에 몸도 마음도 한 템포 쉬어 간다. 
용추협곡은 자하성에서 용추폭포까지 주방천을 따라 이어지는 약 1km 계곡이다. 가파른 기암괴석과 단애가 발달하여 화려한 산세를 자랑하며, 연화봉과 병풍바위, 망월대, 급수대, 학소대, 신선대, 촛대봉, 관음봉, 시루봉 등 수직 절벽이 아찔한 비경을 보여준다. 학소대 앞 학소교부터 용추폭포까지 100여m는 데크가 설치되어 유모차를 밀고도 갈 수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방호정을 만난다. 조선 중기 학자 조준도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랬다는 정자다. 약 1억 년 전에 만들어진 퇴적암 위로 길안천이 흐르고, 수평으로 쌓인 퇴적암은 지층이 융기하며 기울어졌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소나무 숲과 정자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어우러진다. 계곡 하류 지역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소나무 숲, 맑은 물과 자갈밭, 야영장이 있어 가족 휴양지로 사랑받는다.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이다. 1억년 전 백악기를 누빈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단일 지층면에서 발견된 국내 최대 규모다. 백악기 퇴적암에 새겨진 초식 공룡 용각류와 조각류, 육식 공룡 수각류의 발자국을 찾다 보면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질주하던 공룡들이 떠오른다.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
장엄한 협곡·역동적인 암석 등 수려한 자연경관

지질탐방로를 걷다 만나는 화석 발굴 체험장도 인기 만점이다. 공룡 알 모형 속에 들어가 기념사진을 찍고, 흙에 묻힌 공룡 화석 발굴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장에서 공룡 모형과 공룡 발자국 모양을 비교한 뒤 400여개 공룡 발자국을 찾으면 신기하게 더 잘 보인다.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의 절경 중 하나인 만안자암 단애는 길안천을 따라 붉은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1억2000만년 전 백악기 퇴적암으로, 오랜 풍화와 침식을 겪으며 아름다운 절벽이 되었다. 길안천 맑은 냇물에서 다슬기를 잡고 울창한 숲에서 생태 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란 뜻이 있는 백석탄(白石灘)은 신비한 하얀색 돌이 모여 장관이다. 백석탄에 생긴 포트홀(돌개구멍)은 계곡의 흐름에 따라 오랫동안 풍화·침식돼 암반에 생긴 작은 항아리 모양의 구멍이다. 백석탄 하부에서 이암편, 사층리, 생흔 화석 등 수많은 퇴적 구조가 발견되는 자연 학습장을 만난다.


청송꽃돌이라 불리는 구과상 유문암은 5000만년 전 지층의 약한 부분을 뚫고 유문암질마그마가 들어가 생성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지질자원이다. 구과상 조직의 형태에 따라 민들레, 국화, 해바라기, 장미, 모란 등 신비하고 아름다운 꽃 모양이 나타난다. 꽃돌과 수석 900여점을 전시하는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은 주왕산관광단지에 있다. 


객주문학관은 김주영의 소설 〈객주〉를 만나는 곳이다. 〈객주〉는 1878~1885년 조선 팔도를 누빈 보부상의 삶과 활약상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으로, 객주문학관에서 작가의 집필 배경과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국 오일장을 떠돌며 쓴 원고 일부와 취재 카메라도 전시된다. 대학 노트에 깨알 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적은 육필 원고를 보면 작가의 열정과 노고에 경외감이 든다. 


청송읍 부곡리에는 사계절 탄산수가 샘솟는 달기약수탕이 있다. 지질 명소로 지정된 달기약수탕은 130여년을 이어온 원탕 약수의 성분이 우수하고 맛이 진하다. 달기약수탕 주변에는 달기약수로 토종닭백숙을 내는 식당이 늘어섰다. 진보면 ‘신촌약수탕’의 달기백숙이 유명하다. 산삼 배양근을 푸짐하게 올린 ‘신촌명궁약수가든’의 누룽지백숙과 닭불고기, 닭날개구이 세트는 온 가족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소설 〈객주〉의 배경


청송 지질 여행은 트레킹 코스부터 숙소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추천할 만한  숙소도 퇴적암층을 볼 수 있는 지질 명소 청송자연휴양림, 한옥의 정취가 그윽한 송소고택과 청송민예촌, 지질탐방로를 걷고 뜨거운 온천수에 여독을 푸는 주왕산온천관광호텔과 새롭게 문을 연 대명리조트 청송 등 다양하다. 주왕산온천관광호텔에 있는 청송솔기온천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하 700m에서 용출되는 알칼리성 온천수로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공원 주왕계곡 지질탐방로→주산지→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신촌약수탕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공원 주왕계곡 지질탐방로→주산지→신촌약수탕→청송솔기온천
[둘째 날]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달기약수탕→객주문학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http://csgeop.cs.go.kr
- 청송여행(청송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cs.go.kr/tour.web

문의 전화
-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111
- 주왕산국립공원탐방안내소 054)870-5341
-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 054)873-5116
-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070
- 객주문학관 054)873-8011
- 주왕산온천관광호텔(청송솔기온천) 054)874-70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청송,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회(06:30~17:30)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당진영덕고속도로→청송 IC→주왕산로→주왕산국립공원

숙박 정보
- 송소고택: 파천면 송소고택길, 054)874-6556, http://songso.modoo.at 
-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청송읍 중앙로, 054)874-7000, www.juwangspahotel.co.kr
- 청송자연휴양림: 부남면 청송로, 054)872-3163, http://csforest.cs.go.kr
- 청송민예촌: 부동면 주왕산로, 054)874-9098, www.cctf.or.kr
- 대명리조트 청송: 부동면 주왕산로, 1588-4888, www.daemyungresort.com  

식당 정보
- 신촌명궁약수가든(누룽지백숙): 진보면 경동로, 054)874-0033
- 주왕산청솔식당(산채정식): 부동면 공원길, 054)873-8808
- 달기약수닭백숙(토종닭백숙): 청송읍 약수길, 054)873-2351, https://blog.naver.com/sung1735
- 심부자밥상(한정식): 파천면 덕천길, 054)874-6555

주변 볼거리
송소고택, 청송백자전시관, 군립청송야송미술관, 태행산꽃돌생태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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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