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베이스볼> 서울 길동초 야구부 김재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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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11.13 10:34:38
  • 호수 1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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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날이 찾아왔어요”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1995년 2월 당시 코치였던 김재일 감독은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부임 후 4년 동안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끈기를 하늘도 알아준 것일까. 길동초 야구부에 다시 봄날이 찾아왔다. 부흥기를 이끈 김 감독을 만나봤다.

-감독님의 이력이 궁금하다

▲효재초등학교-보성중학교-보성고등학교를 거쳐 선수 생활을 하다가 송호대 2년제를 다녔다. 그러다 91년에 여기(길동초)로 코치로 오게 됐다. 물론 군 문제 때문에 7개월 정도 있다가 군대를 갔지만... 제대 후에도 길동초로 돌아왔다. 친정집 방문하듯 왔다가 93년도에 코치로 2년 정도 있었고, 95년 2월에 감독 부임한 후 지금까지 이곳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제 청춘이 이곳 길동에 있다고 보면 된다.

-23년째 길동초와 함께 하고 있는데...

▲91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길동초등학교 야구부와 함께 하고 있는데, 25세때 처음 지도자로 시작을 했다. 당시 팀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95년 2월에 길동초등학교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아무래도 코치가 감독을 맡는다고 하니 보는 눈들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더군다나 선수도 많지 않고, 갑작스레 맡다보니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부임하고 한 4년 동안 성적이 없었다. 8강도 힘들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제가 감독이긴 했어도 어딜 가나 제가 막내였다. 제 밑으로는 안 오시고 다들 제 위로만 오시더라. 제 스승님과도 결승을 했었으니 말 다 했다. 지도자하면서 막내 생활만 거의 10년은 한 것 같다.

-지도자로 쉽지 않은 길을 걸은 듯하다.

▲처음에는 시스템을 몰라 고생한 일이 많았다. 불리한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3∼4년 하니깐 시스템을 알겠더라. 그 후부터는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 99년을 시작으로 4강에 들더니 2000년도에 처음으로 제 1회 LG 트윈스기 왕중왕전 우승을 했디. 2004년에도 제 5회 LG 트윈스기 왕중왕전 우승했는데 그때가 부임 이래 제일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2000년대가 부흥기였던 것 같다. 2004년도에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6학년이 4명뿐이라 김성훈 선수랑 동생이 5학년 사이에서 뛰고도 3관왕을 했었다. 다들 기적이라고 하더라. 그 뒤로 또 다시 침체기를 걸었다.

-든든한 동반자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초등학교 야구부 지원은 상당히 미미한 편이다. 그런데 반해 저희는 학교서 매년 야구부가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책정해주시고, 쓰게끔 해준다. 근방에 있는 초등학교 야구부 중에선 저희가 제일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 않나 싶다. 솔직히 사립도 아니고 공립서 지원을 많이 해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금전적인 것 외에도 성적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 성적보다는 아이들이 부상 없이 경기를 뛰기를 바란다. 교장선생님이라는 느낌보다는 누나 같은 느낌이랄까?


교장선생님만큼이나 체육부장 선생님이 도움을 많이 준다.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도와준다. 특히 저희가 주말에는 잘 못 쉬고 월요일에 쉬는 편인데 야구부에 대한 교육을 전적으로 맡아서 한다. 매주 계획을 짜셔서 아이들에게 교육도 시켜주시고, 아이들이 쉴 때면 견학 같은 것도 해주신다. 

재작년에 부장님이 하시다가 육아휴직을 내서 1년을 쉬셨다가 올해 복직 후 다시 도와주고 계신다. 사실 힘든 일이라는 거 너무 잘 안다. 담임선생님 역할도 하고, 체육부장 역할도 하시다 보니 이중으로 일을 하고 계신다. 그래서 더 많이 죄송하고 감사하다.

1982년 창단해 2000년대 부흥
잠시 주춤하다 올들어 재도약

-올해 큰 대회서 좋은 성적을 냈다.

▲서울시 대회에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팀 내 부상자도 많다보니 자연스레 U-12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도 큰 기대를 하고 가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아이들이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 내재된 실력들이 나오더라. 그날 투수들이 잘 던졌다. 방어율이 거의 2점대도 안 됐고, 매 게임 한두 점 정도 나왔다. 결승경기서도 1:0으로 한 점도 안 줬다. 투수들이 제 역할을 잘해준 덕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직후에 들었는데 아이들이 장염에 걸렸었다. 팀 내 3∼4명 정도가 심했는데 그 중에 주전 선수들은 증세가 심한데도 불구하고 참고 경기에 임했더라. 본인이 뛰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서 말릴 수가 없더라. 그래서 그때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고마웠다.

-리그에선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겨울 동계훈련을 갈 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투수력도 좋고, 연습경기도 한두 경기를 제외하고 다 이겼었다. 그러다가 2월에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구의야구장서 열린 전국 초등학교 야구부 30개팀이 참가한 ‘2017 이스턴배 대한스포츠기 전국 초등학교 스피링 리그 야구대회’가 있었다. 

그때 아이들이 무리를 했던 것 같다. 매일 하루에 2게임씩 하다 보니 피로가 쌓였던 거다. 그래서 정작 소년체전 때는 에이스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주춤하게 됐다. 올해 멤버가 워낙 좋아서 저 나름대로 욕심을 부렸는데 그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던 것 같다. 멀리 보고 운영을 했어야 했는데 앞에 놓여진 것만 보고 달리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감독님의 손을 거쳐 간 선수들이 많을 것 같다.

▲최근 KT WIZ의 지명을 받은 조대현 선수도 있고, 기아 타이거즈에 지명된 문장은 선수도 있다. 문장은 선수는 1학년 때부터 저한테 야구를 배운 친구다. 조대현 선수의 경우에는 우선 청소년 대표가 됐다. 본인이 잘 해왔기 때문에 프로 지명을 두 선수 다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이 친구들 외에도 전 프로야구 선수 두산 베어스의 유재웅, LG 트윈스 김기표, 박기남 선수도 제자들이다.

-그런 제자들을 보면 기분이 어떤가?


▲사실 저는 야구선수로 성공한 삶은 아니었다. 그래서 선수로 성공하고 싶은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니까 그런 친구들을 한 번 가르쳐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에 지도자를 시작하게 됐다. 오래 전이지만 저를 거쳐 프로 진출을 한 선수들이 종종 연락한다. 그때마다 같이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때론 인생 선배로 조언도 해준다. 

그 친구들은 이제는 꿈에 한발 더 다가 선 친구들이니까 지금처럼 성실하게 자기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 오리라 믿는다. 저 친구들을 보면서 저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전보다 발전하는 모습으로 매년 아이들을 맞이하려고 노력한다.

제가 23년 동안 이 자리에 있다는 건 성실하게 열심히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제자들도 성실하게 열심히 하다 보면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좋은 자리가 날 거라고 생각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초등학교 감독, 그 무게감이 상당할 것 같다.

▲다들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은 자리임을 알려드리고 싶다. 이제 야구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을 기반으로 하나씩 알려줘야 한다. 제가 처음 지도자를 시작할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조금 강압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제약이 많다 보니 과거보다 아이들 가르치기가 더 힘들다. 규제도 많고 아이들도, 시스템도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에 매 해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요 근래에는 ‘내 아들들이다’라는 마음을 갖고 아이들에게 다가가되, 훈련을 할 때에는 아빠처럼 엄격하게 지도하고, 훈련이 끝난 후에는 엄마처럼 어루만져주는 감독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23년 동안 초등학교 지도자를 해보니 다른 것보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올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5학년 선수들이 총 10명이다. 그런데 야구는 9명이서 하다 보니 선수들끼리 경쟁도 다른 팀보다 더 심하고, 저 또한 엔트리를 짤 때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왜냐면 저도 부모다 보니 내 아이가 경기에 뛰었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엔트리에 못 들면 실망할 테고… 그래서 지금은 비슷한 실력의 친구들을 번갈아가며 경기를 경험하게끔 만들고 있다. 지금도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경쟁하는 모습이 보인다.

저희가 서울시 우승은 많이 했는데 전국대회는 이번이 첫 우승이다. 저 이전에 다른 감독님이 계셨고, 저도 감독하면서 전국대회 우승은 한 번도 한 적 없었다. 그래서 상당히 제 나름대로 포부도 있고, 긍지로 삼고 있다. 5학년 친구들이 지금 6학년 친구들에 비해 투수력은 약하지만 타력이나 기본기를 충실히 다져 둔다면 올해보다 더 괜찮은 경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까지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저를 믿고 따라 와주는 선수들과 학부모님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팀은 빠른 시일 안에 멤버 구성도 끝나고, 저희와 달리 경쟁력이 생겨 성적이 잘 난다. 반면에 저희는 구색을 맞추다 보니 다른 학교에 비해 약하다. 

그러다 보니 1년이 금방 가버리더라. 우승권은 꿈도 못 꿨다. 그러다 2년 전부터 6학년들이 9∼10명씩 되니까 다른 팀과도 경쟁력이 생기더라. 그래서 성적도 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제가 지도자를 시작할 당시에 마음에 새겼던 말이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제가 졸업생들을 위한 졸업선물에도 꼭 쓰는 말인데, 중·고등학교를 가든 사회에 나가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말한다. 

이건 제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저도, 아이들도 어떤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위치서 열심히만 한다면 그 외 부수적인 것들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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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길동초 야구부는? 작지만 강하다!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에 위치한 길동초등학교는 공립 초등학교로 1974년 개교한 뒤 1982년 3월 야구부를 창단했다. 창단 36년째에 접어든 길동초 야구부는 전 프로야구선수 김기표·박기남(LG트윈스), 유재웅(두산베어스) 등과 2018년 KBO 신인 지명을 받은 문장은(기아타이거즈)·조대현(KT WIZ) 등을 배출했다.

2000년대 부흥기 이후 잠시 주춤하던 길동초 야구부는 지난 7월22일부터 8월1일 국내 최대 규모의 유소년야구대회(U-12)에서 우승을 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8월2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대구광역시장배(제47회 회장기) 전국 초등학교 야구대회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길동초 야구부 5학년은 총 10명으로 내년 시즌 캡틴 자리에 오를 중견수 지강, 유격수와 투수를 보는 장동효와 한재희, 포수 김태양, 좌익수 홍성현, 우익수 겸 2루수 강지훈, 1루수 이도우, 2루수 김홍민, 3루수 겸 투수 홍성우가 있다. 정유찬은 지난 대회 부상으로 인해 훈련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4학년은 최근 4명이 전학을 와 2명에서 6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포수 유지훈, 1루수 고민제, 2루수 서은철, 3루수 원영서, 좌익수 원민, 유격수 양지웅이 있다.

올해를 끝으로 학교를 떠나는 6학년의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 시즌 캡틴이었던 투수 홍윤재를 비롯해 포수 김보선, 1루수 원종해, 2루수 고민수, 3루수 이서준, 좌익수 한결, 유격수 정윤호, 중견수 김노준, 유격수 유재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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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