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여행 ①서울 광진구 영화사로

울긋불긋 단풍에 취하고, 파노라마 전망에 반하고!

가을은 명실공히 단풍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주말마다 울긋불긋한 풍경을 찾아 나선 나들이객으로 전국의 산과 숲이 들썩인다. 서울 광진구와 경기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295.7m)은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속 단풍 여행지다. 단풍이 아니라도 한강과 도시 전경이 어우러진 전망과 흥미로운 유적이 많아 사시사철 사람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차산은 수고에 비해 얻는 보람이 큰 곳이다. 야트막하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누구나 오르기 쉽고, 등산로가 잘 닦여 아이들과 다녀오기도 좋다. 아차산을 등반하는 코스는 여러 개인데 아차산생태공원을 거쳐서 가는 아차산성길과 아차산정상길, 영화사 쪽에서 오르는 고구려정길을 많이 이용한다. 
 

다양한 등반 코스

아차산성길은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숲속 오솔길로, 야자 매트가 깔려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숲 사이로 복원이 한창인 아차산성(사적 234호)도 살짝 보인다. 아차산정상길과 고구려정길은 오르내리기 편한 나무 계단이다.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나지막한 봉우리가 이어진 산등성이에 닿는다. 길섶에 쌓인 낙엽과 여기저기 떨어진 도토리가 깊어진 가을을 실감케 한다. 어떤 코스든 입구에서 능선까지 느릿하게 걸어도 40~50분이면 충분하다.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감탄의 연속이다. 고구려 건축양식을 본뜬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5보루 등 전망 좋은 곳이 늘어서 굳이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아차산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전망 포인트로 발걸음을 옮기면 누구나 “와아!”하며 놀라움 섞인 감탄사를 쏟아낸다. 나무에 가려진 시야가 트이는 순간,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고층 건물이 빼곡한 시가지 풍경이 가득 펼쳐진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첫사랑을 만난 듯 설렘이 오래도록 머문다. 
 

재밌게도 고구려정과 같이 남서쪽으로 시야가 트인 곳에선 서울 시내가, 동쪽이 바라보이는 곳에선 구리시 전경이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뽐낸다. 아차산5보루에 서면 모두 아우르는 환상적인 파노라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고배율 망원경을 이용하면 한강 다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아차산은 일출과 일몰이 좋고 야간 산행도 가능해 더 풍성한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아차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한강 유역을 둘러싸고 각축전을 벌인 전략적 요충지로, 아차산 곳곳서 당시 유적과 유물이 출토됐다. 

뛰어난 일출 일몰 자랑, 야간 산행도 가능  
고구려·백제·신라 각축장, 곳곳에 유적·유물

아차산과 이어지는 망우산, 용마산에 걸쳐 봉우리마다 고구려 군사 유적인 보루(사적 455호 아차산 일대 보루군)도 발굴됐다. 적을 감시하던 보루가 지금은 아차산서 으뜸가는 전망을 품은 곳으로 사랑받는다. 
 

아차산이란 이름에 얽힌 일화도 눈길을 끈다. 조선 시대 홍계관이란 점술사가 있었는데, 용하다는 소문을 들은 임금이 쥐 한 마리를 궤짝에 넣고 몇 마리인지 맞혀보라 했다. 이에 세 마리라 답하자 화가 난 임금이 사형을 명했다. 


잠시 뒤 쥐의 배를 갈라보니 새끼가 두 마리 있었다고 한다. 임금이 급히 사형을 중단하려 했으나 이미 처형됐고, 이후 사형이 집행된 이곳을 아차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나선 길이라면 아차산 자락에 조성된 아차산생태공원을 둘러보자. 연꽃과 수련이 자라는 습지원, 나비정원, 자생식물원 등 여러 가지 생태 체험 학습 공간을 무료로 운영한다. 억새와 구절초 등 가을 풀꽃이 하늘거리는 산책로서 잠시 쉬기도 좋다. 물레방아 돌아가는 정겨운 풍경 속에 가을이 무르익는다. 
 

아차산생태공원 앞길부터 그랜드워커힐 서울까지 1km 남짓한 워커힐로는 단풍 명소로 꼽힌다. 도로변을 오색으로 물들인 가로수가 가을날의 동화를 떠올리게 한다. 드라이브로 즐겨도 좋고,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도 좋다. 
 

고구려대장간마을은 구리시에서 만든 고구려 전문 박물관이다. 아차산에서 출토된 고구려 유물을 전시한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과 아차산4보루서 발견된 유적을 토대로 대장간 관련 시설을 재현한 야외전시관이 볼만하다.

단풍 명소 워커힐로

 거대한 물레방아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신의〉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뒤편에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아차산에 오를 수 있는데, 기암괴석 사이로 사람 얼굴 형상이 뚜렷한 아차산 큰바위얼굴이 보인다. 

고구려대장간마을서 멀지 않은 곳에 구리 동구릉(사적 193호)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를 포함해 왕 7명과 왕비 10명이 안장된 국내 최대 왕릉군이다. 맑고 쾌청한 가을날, 잘 가꿔진 왕릉과 숲길을 거닐며 역사 문화의 향기에 취해봄직하다. 
 

가을 나들이에 고풍스러운 궁궐과 단아한 한옥 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시대 법궁인 경복궁은 한복 차림으로 방문하면 입장이 무료다. 웅장한 광화문을 지나면 옛 모습을 되찾은 흥례문, 국가적인 대례 장소인 근정전, 사신 접대와 연회에 쓰인 경회루 등을 차례로 거친다. 아쉽게도 향원정은 보수 공사 중이어서 관람하기 어렵다. 
 

경복궁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북촌한옥마을이 있다. 언덕길을 따라 자그마한 한옥이 오밀조밀 들어서 평화롭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옥 사이로 서울 시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북촌로11길이 가장 유명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워커힐로→아차산생태공원→아차산→고구려대장간마을→동구릉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워커힐로→아차산생태공원→아차산→고구려대장간마을→동구릉 
[둘째 날] 경복궁→삼청동→북촌한옥마을→N서울타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광진구청 http://www.gwangjin.go.kr 
- 아차산생태공원 
http://www.gwangjin.go.kr/achasan
- 고구려대장간마을 http://www.guri.go.kr/main/gbv
- 구리 동구릉 http://royaltombs.cha.go.kr
- 경복궁 http://www.royalpalace.go.kr 

문의 전화
- 광진구청 문화체육과 02)450-1320
- 아차산관리사무소 02)450-1655 
- 아차산생태공원 02)450-1192
- 고구려대장간마을 031)550-2363
- 구리 동구릉 031)563-2909 
- 경복궁 02)3700-3900
- 북촌마을안내소 02)2148-4161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광나루역 1번 출구, 도보 15~20분 소요. 
*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http://www.seoulmetro.co.kr 
[버스] 370번 버스 광나루역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5분 소요. 
*문의: 서울시교통정보센터 02)737-2585, 
http://topis.seoul.go.kr 

자가운전
서울특별시청→세종대로→세종대로사거리 우회전→종로→신설동역 우회전→천호대로→아차산역삼거리 좌회전→용마산로→영화사로→아차산(공영주차장)

숙박 정보
- 큰대문집: 종로구 계동2길, 02)762-6981, 
http://www.kundaemunjip.com(한국관광품질인증)
- 그랜드워커힐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02)2022-0000, 
http://www.walkerhill.com 
- 한강관광호텔: 광진구 아차산로78번길, 02)453-5131, 
http://www.hankanghotel.co.kr
- 호텔부티크나인 능동점: 광진구 천호대로, 02)456-1261~3, http://www.boutique9.kr
- 호텔스타: 광진구 광나루로30길, 02)447-6900, http://hotelstarkd.com 

식당 정보
- 아차산할아버지(두부): 광진구 자양로, 02)447-6540
- 광릉불고기 아차산점(돼지숯불고기백반): 광진구 자양로, 02)452-7771
- 봉평메밀면사무소(막국수·칼국수): 광진구 영화사로13길, 02)444-8978
- 묘향만두(만둣국·뚝배기): 구리시 아차산로, 02)444-3515, http://www.mymandoo.net
- 삼청동수제비(수제비·감자전): 종로구 삼청로, 02)735-2965, http://www.삼청동수제비.kr


주변 볼거리
어린이대공원, 뚝섬유원지, 광진교8번가, 유니버셜아트센터, 커먼그라운드, 광나루안전체험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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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