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축제 ④평창백일홍축제

100만 송이 붉은 꽃바다

붉은 꽃바다가 사람들을 초대한다. 평창강 둔치 약 3만㎡에 가득 핀 백일홍을 즐기는 평창백일홍축제가 9월23일부터 10월8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효석문화제에 비해 2015년부터 시작된 백일홍축제는 새내기 축제에 가깝다. 하지만 100만송이 백일홍이 바람에 출렁이는 꽃물결이 입소문을 타고 해마다 더 많은 이들을 불러들인다. 

멕시코에서 태어난 백일홍은 국화과 한해살이풀이다. 이름처럼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100일이 넘도록 붉은 꽃을 피운다. 비슷한 시기에 붉은 꽃이 피는 배롱나무도 백일홍, 백일홍나무라 불리지만 둘은 전혀 다른 종이다. 

예술 단체들 참여

곧게 뻗은 줄기 꼭대기에 소담스런 꽃이 피는 백일홍은 관상용으로 사랑받으면서 전 세계에 퍼졌다. 덕분에 다양한 품종이 개량되어 종류마다 꽃의 크기와 색깔, 꽃잎의 숫자가 다르다. 언뜻 붉게 보이는 백일홍 꽃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빨간색, 주황색, 분홍색뿐 아니라 희거나 노란 꽃까지 알록달록하다. 야구공처럼 둥글게 핀 꽃이 있는가 하면, 원반처럼 납작하게 핀 꽃도 있다. 하루 종일 백일홍 꽃밭을 걸어도 지루하지 않다. 


물론 평창백일홍축제에 백일홍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웃음꽃 만발하는 백일홍 피크닉’이라는 콘셉트 아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백일홍 꽃밭에서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먼저 눈길을 끈다. 붉은 꽃바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하트 모양 벤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백일홍 화관과 화분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꽃밭 사이로 크고 작은 바람개비가 늘어선 ‘바람의 언덕’은 또 다른 기념 촬영 장소다. 우산 수백개가 터널을 이루는 ‘우산 거리’는 아직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고, 색다른 운치를 더한다. 


색색의 우산 아래 백일홍 꽃길에는 예술이 흐른다. 축제 기간 동안 강원도의 예술 단체들이 참여하는 강원예술제, 흥겨운 음악이 함께하는 직장인밴드경연대회,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평창군예술동아리경연대회 등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꽃과 예술로 마음이 풍성해졌다면, 이제 맛있는 먹거리로 출출한 배를 채울 시간. 먹거리 부스에서는 강원도의 전통 음식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특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풍성한 농촌의 가을을 느끼는 탈곡 체험, 떡메 치기 체험 등도 준비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꽃밭 아래 평창강에서 벌어지는 송어 낚시 체험을 놓치지 마시길.

낮에는 알록달록한 백일홍 꽃밭 향연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네온의 거리

백일홍이 100일 동안 밤낮으로 피는 것처럼, 백일홍축제도 밤까지 이어진다. 흐뭇한 달빛 아래 물감을 풀어놓은 듯 붉은 꽃이 숨 막히게 아름답다. 연인과 함께하는 백일홍 밤마실은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화려한 조명을 받은 우산 거리는 네온이 눈부신 ‘빛의 거리’와 함께 축제의 밤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평창백일홍축제를 충분히 즐긴 뒤에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내년 2월에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미리 맛보고 싶다면,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가 제격이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가 치러진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일반인도 가이드와 함께 스키점프대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아래가 훤히 보이는 스카이워크를 지나 스키점프대 출발 지점에 서보면 나중에 스키점프 경기 중계를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20km쯤 떨어진 오대산 월정사는 걷기 좋아하는 사람을 유혹하는 ‘천년의 숲길’로 이름난 곳이다. 사찰 입구인 일주문에서 경내까지 1km에 걸친 숲길에는 수백년 된 아름드리 전나무가 치유의 기운을 뿜어낸다. 천년의 숲길을 따라 도착한 월정사에는 팔각구층석탑(국보 48-1호), 석조보살좌상(국보 48-2호) 등 볼거리가 여럿이다. 좀 더 걷고 싶다면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오대산 선재길(약 9km)도 좋다.
가족 여행객은 폐교된 초등학교에 문을 연 무이예술관에 들러보자. 아이들이 공부하던 교실은 화가의 아틀리에가 되고, 뛰놀던 운동장은 조각공원이 되었다. 이곳에선 예술가의 작품과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목걸이·휴대폰 고리 만들기, 서양화·서예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옛 시장의 정취

평창의 속살이 궁금하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추천한다. 1955년 공식 개설된 평창의 전통 오일장이 올림픽을 기념해 간판을 바꿔 달았다. 여름에는 감자와 옥수수, 가을에는 버섯과 메밀 등 철 따라 다양한 지역 특산물이 손님을 기다린다. 메밀부치기(부침개)와 수수부꾸미 등 전통 먹거리도 푸짐하다. 상설 시장이지만 끝자리 2·7일에는 오일장이 더욱 크게 열려 옛 시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평창백일홍축제→평창올림픽시장→월정사 천년의 숲길→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평창백일홍축제→평창올림픽시장→월정사 천년의 숲길→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둘째 날] 무이예술관→이효석문학관→정강원(한식 체험)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평창문화관광 http://tour.pc.go.kr
- 평창백일홍축제 www.101hongfestival.co.kr
- 알펜시아리조트 www.alpensiaresort.co.kr
- 월정사 http://woljeongsa.org
- 무이예술관 http://mooee.kr
- 평창올림픽시장 https://olympicmarket.modoo.at

문의 전화
- 평창백일홍축제위원회 033)333-6033
- 평창군청 관광문화과 033)330-2466
-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033)339-0410
- 월정사 033)339-6800
- 무이예술관 033)335-6700
- 평창올림픽시장 033)332-251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평창,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0회(07:00~19:05)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새말 IC→방림삼거리에서 영월·정선 방면→하리삼거리에서 미탄·정선 방면→군청앞사거리에서 종부로 평창종합운동장 방면→평창백일홍축제장→불갑초등학교 앞 좌회전, 900m→왼쪽 좁은 길 2.5km→불갑사  

숙박 정보
- 캘리포니아모텔: 진부면 경강로, 033)332-8481, www.californiam.kr(굿스테이)
- 인터컨티넨탈알펜시아평창리조트: 대관령면 솔봉로, 033)339-0000, www.alpensiaresort.co.kr
- 아이원리조트: 대관령면 솔봉로, 02)528-6001, www.iwantresort.co.kr
- 베리온리조트: 봉평면 평온길, 033)335-8001, www.berion.co.kr
- 가을동화펜션: 봉평면 흥정계곡길, 010-5213-3200, https://pc700.modoo.at  

식당 정보
- 초가집옛골(메밀국수): 봉평면 기풍1길, 033)336-3360, www.yetgol.net 
- 수라(생선정식): 평창읍 평창중앙로, 033)333-3354
- 아우네(황태전골): 대관령면 장선길, 033)335-9884
- 이선생(중화요리): 대관령면 눈마을길 39, 033)336-5356 
- 오셨뜨래요? 메밀여행(막국수): 봉평면 동이장터길, 033)335-0146

주변 볼거리
의야지바람마을, 대관령삼양목장, 상원사, 봉평시장, 이효석문화마을, 정강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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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