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마필관리사 죽음 이후…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9.18 09:52:31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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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는 어떻게 움직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5월27일 박경근 사망. 8월1일 이현준 사망. 2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달아 자살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박경근·이현준 2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달아 자살하면서 노동계가 발칵 뒤집혔다. 표적이 된 마사회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개인 마주가 조교사에게 말을 위탁하고, 조교사가 개인사업자로서 기수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시스템. 

유족들은 “목숨을 끊은 것은 다단계 착취구조 때문”이라며 “마사회가 직접 고용했다면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부 논의 진행

마필관리사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공운노)도 “마사회의 착취구조가 마필관리사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마사회 경영진 퇴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영진 처벌,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작업중지(경마중단 등) 등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이 사태에 마사회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마사회는 먼저 유족과 면담하고 적극적인 수습 의지를 표명했다. 유족 측의 요구사항에 대한 전향적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이어 경마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사망자들이 근무했던 부경경마장 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등 내부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또 유족이 위임한 공운노와 근로조건 개선방안 등에 대해 협상 중이다. 

마사회는 진통 끝에 노조(2명)·마사회(2명)·외부전문가(2명) 등 6명이 모인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를 구성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서 협의체 1차 회의를 갖고 논의를 시작했다. 회의는 11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열기로 했다.

앞서 마사회는 공운노와 함께 마필관리사 처우 개선 등을 위한 우선 조치사항에 대해 합의문을 도출한 바 있다. 양측은 고용 안정과 임금투명성 강화 등에 대한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했다.
 

마사회 측은 “최근 일련의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전 임직원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해결 방안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수습 의지…대책 마련에 분주
노·사·전 협의체 구성해 주 1회 회의

이번 사태로 마필관리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2년 2조8000억원이었던 국내 말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말 산업 관련 기업은 2278개(전년 대비 11%↑)로, 총 1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도 생겨났다. 

전국의 승마장은 2014년 395개소서 지난해 479개소로 21% 이상 최근 대폭 늘어난 데다 승마인구가 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말 산업은 피부로 느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된 후 말 산업이 급속히 팽창했기 때문.

실제 말 산업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경제 불황이 한창이던 2012년 10월 미 상원의원 존 보나킥은 회의서 “미국의 일자리 문제의 답은 말 산업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승마 선진국인 독일에선 ‘말 3마리가 1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통계가 보고된 바 있다.

국내 말 산업 종사자는 지난해 1만67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다. 이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경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기수와 조교사, 조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인 마필관리사, 재활승마 산업의 핵심인 재활승마지도사 등이 있다. 
 

또한 경주마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말 수의사와 말 관리사, 경주용 말굽을 만드는 장인인 장제사 등이 있다. 경주마 기수는 전국에 총 133명이 활동하고 있다. 조교사는 104명, 조교사에 의해 고용된 마필관리사는 전국에 1014명이 있다. 

이외에도 1000여명의 말 관리사와 재활승마지도사, 말 수의사, 장제사들이 있다.

이중 마필관리사는 학력 제한이 없고 자신이 땀흘린 만큼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최근 말 관련 사업의 성장으로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마필관리사는 원래 한국마사회 소속의 경마장인 렛츠런파크 서울·부산경남·제주에서만 있었다. 최근에는 전국 곳곳에 승마장과 말 생산 목장 등이 들어서면서 마필관리사를 찾는 곳이 늘고 있다.
 

마필관리사는 어린 말들을 경주마로 훈련시키는 전문인이다. 경주마 훈련서부터 사료 먹이기, 말의 건강 상태 확인 등을 책임진다. 

조교사를 대신해 출마 등록, 혈액채취와 약물검사를 돕고 체중과 장구 착용상태를 확인한다. 현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있는 32여명의 조교사 가운데 약 50% 이상이 마필관리사 출신이다.

보수는 다양하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조교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마필관리사는 경력 1년에 최저 3000만원부터 최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기도 한다.

말관리사는?


평균 연봉은 5352만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차장급보다 많다. 정해진 급여 외에 마방 성적에 따라 경주상금을 나눠 받는 상여금이 있어 고액 연봉이 가능하다. 국내 마필관리사 연봉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경마 선진국보다 높아 20여명의 외국인 트렉라이더(훈련전담 마필관리사)들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서 활동 중이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말 산업 유망 직종

▲조교사 = ‘말의 아버지’라 불리며 경마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조교사 1명이 보통 20∼40마리의 말을 마주로부터 위탁받는다. 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훈련 및 영양 상태까지 관리하며 어떤 말에 어떤 기수를 태울 것인지 결정한다. 실제 경주에선 상대편 경주마를 분석해 어떻게 경주를 전개해야 할지 작전 사령탑을 맡는다. 다른 스포츠의 총감독과 같은 역할인 셈이다.

▲기수 = 말 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마와 관련된 직업 중 ‘경마의 꽃’. 하지만 원한다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키 168cm이하, 몸무게 49kg이하 등 일정 기준의 신체조건을 갖춰야 한다. 한국마사회 경마아카데미에 입학해 2년 과정 수료 후 2년의 수습기수 기간을 거쳐야 한다. 

경마아카데미는 평균 경쟁률 약 10대 1을 기록한다. 평균 소득도 대기업 중견간부에 못지않고 항상 언론에 화제를 몰고 다니며 스타급 연예인 대접을 받는다.


▲장제사 =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엔 80여명밖에 없는 희귀 직업이다. 한국마사회가 공인하는 장제사는 65명뿐이고 나머지는 일반 승마장서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다. 한국마사회 장제사 양성과정의 자체 자격시험이 폐지돼 국가자격시험 통과자만 장제사 활동이 가능하다.

▲재활승마지도사 = 유소년 승마와 재활승마가 국내서도 인기를 모으면서 관심을 끄는 직종 중 하나다. 승마를 통해 신체적·정신적 장애 치료를 지도하는 전문가들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활승마지도사’자격증 취득 후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승마교육을 할 수 있다. 재활승마지도사, 승마지도사는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에 개설된 교육과정을 통해 자격시험을 준비할 수도 있다. 매년 초 한국마사회 공고를 통해 모집·선발한다.

▲말덴티스트 = 이색적인 말 산업 관련 직업으로 말 덴티스트, 말 아티스트, 말 미용사, 말 웰빙관리사 등도 있다. 이중 말 덴티스트는 경주마 전문 치과의로서 경주마 치아관리 및 발치 등이 업무. 호주와 같은 국가에선 관련 학과 및 자격증이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전문적으로 특화되지 않아 수의사들이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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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