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억울한 사람들> (56)죽은 외아들 못 보내는 김정빈씨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8.07 09:35:16
  • 호수 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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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상으로 간 아들 검찰이 놓질 않네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쉰여섯 번째 주인공은 어른들의 부도덕함으로 외동아들을 먼저 세상에 떠나보내야 했던 김정빈씨 이야기입니다.
 

아들이 죽었다. 지난 겨울 혹한 속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싸늘한 주검이 됐다. 올해 1월21일 새벽, 김정빈씨의 외동아들 태원(24)씨가 안산 수인산업도로 반월육교 인근 도로서 택시기사 이모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씨는 태원씨를 도로변에 유기한 채 현장을 떠났다. 이후 약 세 차례의 자동차 충돌사고와 뺑소니로 사망했다.

누가 죽였나

전날 밤 태원씨는 새벽 늦게까지 안산 중앙동서 친구들과 거하게 술을 마셨다. 이제 갖 군대서 전역한 태원씨는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전역 후 화장품 회사서 일을 배우며 미래를 계획한 열정적인 청년이었다. 

대학 졸업과 함께 디자인 회사를 설립할 계획도 세웠다. 이날 밤은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미래에 대한 고민과 희망을 안주 삼은 자리였다.

알딸딸하게 취한 태원씨는 당일 오전 4시께 수원역 인근에 있는 집에 귀가하기 위해 이씨가 모는 택시를 탔다. 이씨는 10여 분 뒤 무슨 이유에선지 안산시 용담마을길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곧이어 뒷좌석에 탄 태원씨 멱살을 거칠게 붙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이씨는 태원씨를 도로변 한 점포로 끌고 가 CCTV 사각지대까지 끌고 갔다.

갑자기 이씨는 온 힘을 다해 태원씨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렇게 한 1분 정도 태원씨가 맞았을까. 이후 이씨는 택시 안에 있던 태원씨 소지품 등을 밖으로 집어던졌다. 그리곤 또 다시 이씨는 5분 정도 태원씨를 흠씬 두들겨팼다. 

태원씨한테 빼앗은 휴대전화로 머리를 가격하기도 했으며 밀어뜨리고 자빠뜨리길 반복했다. 이씨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태원씨는 술 취한 상태로 영문도 모른 채 맞기만 했다.

이씨는 태원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휴대전화를 멀리 던져버렸다. 그리고 오전 5시경 도로 한복판에 태원씨를 내버려둔 채 도망갔다. 태원씨는 정신이 없었다. 만취한 상태인데다가 이씨한테 심한 폭행을 당해 비몽사몽이었다. 비틀거리며 도로를 따라 정처 없이 걸었다.

택시기사 폭행 치사 수사 질질
유기 후 3차례 차에 치여 사망

태원씨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로 위의 자동차들은 차갑게 달리기만 했다. 아무도 멈춰주질 않았다. 그렇게 30분 즈음 걸었을까. 자동차 한 대가 도로 갓길을 걷고 있던 태원씨를 덮쳤다. 

자동차와 충돌한 태원씨는 그대로 도로에 널브러졌다. 첫 번째로 태원씨를 친 노모씨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119에 곧장 신고했다. 하지만 이 과정서 노씨는 태원씨를 안전한 곳에 옮겨야함에도 도로 한복판에 방치했다.


2∼3분 뒤 한 차량이 널브러진 태원씨를 보고 급제동하며 충돌을 피했다. 그런데 뒤따라오던 조모씨가 운전한 차량은 태원씨를 두 번째로 들이받았다. 조씨는 무언가를 친 것을 인지했지만 창문으로 고개만 살짝 내밀고는 그대로 현장서 사라졌다.
 

이후 약 1분 뒤 정모씨가 운전한 차량은 태원씨를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정씨는 그 현장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사고 부근에 정차한 후 숨어서 이를 지켜본 장면 등이 CCTV에 촬영됐다. 

그 다음 날 오후 12시가 돼서야 정씨는 자수했다. 태원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경 구만리 같았던 미래를 뒤로 한 채 사망했다. 지난 3월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선 태원씨가 정씨의 3차 충돌에 의해 사망했다는 부검결과 나왔다.

현재 택시 운전기사 이씨는 유기치사 혐의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구호조치의무를 소홀히 한 노씨와 뺑소니한 조씨와 정씨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노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씨와 정씨를 뺑소니 혐의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도주차량) 혐의로 각각 지난 1월26일 형사 입건했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 지 반년이 흐른 지난달 27일에서야 사건이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송치됐다. 복수의 경찰과 법조계 관계자는 “교통사고 사건을 반년씩 수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기사 재판에 넘겨
뺑소니 3명은 여전히…

실제로 그동안 검찰의 행적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검찰이 교통사고 수사에 보강수사를 세 차례나 지시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교통사고의 경우 CCTV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쉽게 증거 수집이 가능하며 가장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게 경찰 측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세 차례나 보강수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먼저 4월17일 상록경찰서는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검찰 측은 정씨 변호인의 의견서를 첨부하면서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정씨의 변호인 이모 변호사는 부장검사 출신으로 전관이다. 현재 엘시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영복 회장의 변호인단서도 활동 중이다.

법조계에선 이 회장의 변호인단들이 100% 전관 변호사라고 입 모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관 변호사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김씨는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정씨 변호인 의견서가 마치 수사기록을 열람하고 작성한 듯이 순서조차 똑같이 열거돼있다고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 다음날 도로교통안전공단에 CCTV상의 차량 속도 측정과 블랙박스 복원 등의 수사를 보강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서 담당 형사는 CCTV 화면이 짧아 의미 없는 결과만 나올 뿐이라며 보강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새로운 증거가 나오진 않았다고 한다. 이것들을 분석하는 데 2개월이 걸렸다. 이후 경찰은 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7월6일 검찰 측에서는 또 다시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태원씨 아버지인 김씨는 반 년간 안산지청이 이들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개했다. 김씨는 “경찰에서는 너무나 명백해서 더 이상 수사할 게 없다고 하는데 검찰에선 수개월째 보강수사를 지시했다”며 “심지어 이번에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할 때 검찰 측 의견서에는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의자들에게 공소권이 없다고 썼다”고 주장했다.

미적미적

안산지청 측은 이에 대해 ‘최대한 명백하게 하기 위해 수사가 미뤄졌다’는 입장이다. 

안산지청 측은 “경찰 측의 기소 의견만 갖고 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 만일 기각되거나 잘못되면 유족들에게 더 큰 억울함을 안길 수 있다”며 “좀 더 명백하게 사건을 밝히기 위해 보강수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사고도 쟁점이 많은 사건이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기소를 미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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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