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메이저' 최연소 우승, 김시우 이야기

될성부른 떡잎서 활짝 핀 꽃으로

마스터스, US오픈, 디오픈 챔피언십, PGA챔피언십에 이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전 세계 골프계 최대 상금 대회로 불리는 이 대회의 올해 우승자는 만 21세의 김시우였다.

엄청난 상금 규모, 만만치 않은 골프 코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 대회에서 어리지만 침착한 강심장의 김시우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플레이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김시우는 타이거 우즈, 세르히오 가르시아, 조던 스피스에 이어 22세 이전에 투어 2승을 올린 4번째 선수가 됐다.

미완의 대기서
태풍의 눈으로

김시우는 지난달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참가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보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만 21세의 나이에 마지막 라운드가 주는 압박감을 거뜬히 이겨낸 것.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김시우는 한국과 미국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아담 스콧(호주)이 세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2년 이상 앞당긴 사상 최연소 대회 우승 기록이자 2011년 최경주(47·SK텔레콤)에 이어 두 번째로 플레이어스를 제패한 한국 선수가 됐다.

대회가 열린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는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특히 저주의 홀로 불리는 파3 17번홀은 올해도 많은 선수들에게 좌절을 안겼다.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7언더파를 쳐 선두에게 2타 뒤진 4위로 출발한 김시우는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플레이를 펼친 유일한 선수였다. 이날 홈스와 스탠리에 2타 뒤진 4위로 출발한 김시우는 버디만 3개를 잡아냈고 후반 9개 홀은 모두 파로 마쳤다.

공동 선두였던 J.B.홈즈(미국)는 무려 12오버파를 치며 일찌감치 우승에서 멀어졌고, 카일 스탠리(미국)도 3오버파로 처졌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6오버파를 치면서 공동 7위에서 공동 30위까지 떨어졌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이날 하루에만 4타를 줄였지만, 보기도 2개가 있었다. 3위로 출발한 루이스 우스투이젠(남아공)이 2번 홀(파5)에서 1타를 줄이며 선두로 올라섰으나, 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순위가 떨어졌다. 이렇듯 우승권의 선수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운데서도 김시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종라운드 보기 없는 깔끔한 마무리
PGA투어 2승…역대 ‘두 번째’페이스

김시우의 우승은 7번홀(파4)에서 예감됐다.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왔고 홀까지는 약 7m 60㎝. 버디 하기에는 쉽지 않은 거리를 남겨둔 상태였으나 김시우가 퍼팅한 공은 왼쪽으로 포물선을 그린 뒤 홀 오른쪽 끝을 지나 홀컵으로 쏙 들어갔다. 김시우가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8번홀이 지나고 파5 9번홀에서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세 번째 샷이 홀 약 5m50㎝를 남겨둔 쉽지 않은 거리였고 퍼팅 라인도 약간 내리막으로 까다로운 상황이었으나 김시우는 정확히 퍼팅 라인을 읽었고, 공은 제자리라도 찾아가듯 홀로 빠져들었다. 2위와 격차를 2타 차로 벌린 순간이었다.

이렇게 2타 차로 벌어진 상태에서 김시우는 후반 들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임했다. ‘저주의 홀’이라 불리는 파3 17번홀, 워터해저드로 티샷한 공이 들어가면 승부는 알 수 없는 상황. 김시우는 침착하게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파로 막아냈다.

1995년 6월28일 서울에서 태어난 김시우는 여섯 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싱글 핸디캡’ 골퍼인 아버지의 손을 잡고 연습장에 놀러갔다가 골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여섯 살 꼬마가 자신의 키만 한 드라이버를 둘러메고 나타나 신기하게도 골프공을 똑바로 멀리 날리는 것을 보며 구경하던 골퍼들이 ‘한국의 타이거 우즈’라는 감탄과 찬사를 쏟아냈다.

초등연맹이 주최하는 마루망골프대회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4년 연속 제패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은 전설로 남아 있고 중학교 때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 속초 교동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고교 진학 후 곧바로 국가대표에 오르며 골프 천재로 불렸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를 바탕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2012년에 경험 삼아 응시했던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하면서 국내 프로 무대를 밟지 않고 곧바로 미국행을 택했다. 최연소 합격자였고 당연히 골프계는 그를 주목했다.

완벽한 마무리
변수는 없었다

그러나 만 18세 미만은 투어 활동을 제한하는 PGA투어 규정에 걸려 데뷔는 늦춰졌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투어 카드를 잃었고 그 이후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담금질을 거쳤다. 웹닷컴투어 성적에 의해 2015시즌에 PGA투어에 정식 복귀한 김시우는 지난해 8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서 우승하면서 자신이 ‘될성부른 떡잎’임을 챔피언십에서 입증했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PGA투어 통산 2승을 차지했다. 미국 출신이 아닌 선수가 22세 전에 PGA투어에서 2승을 차지한 것은 가르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2위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등 세계랭킹 10위권 내 최강 골퍼들이 모두 출전해 우승컵을 다툰 이 초대형 ‘쩐의 전쟁’에서 김시우는 대회 최연소(21세10개월14일) 우승 기록을 세웠다.

통 큰 기부
훈훈한 선행

이번 우승에 대해 김시우는 “자신의 롤모델 최경주 선수의 조언과 마스터스 챔피언 가르시아를 보고 따라 연습한 집게발 퍼팅 그립이 우승의 견인차였다”고 밝혔다.

김시우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통 큰 기부까지 결정했다. 이번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상금 189만달러(약 21억원)중 대한골프협회에 1억원, PGA투어에 10만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아버지를 통해 밝혔다. 대한골프협회에 기부를 결정한 것은 자신이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기량을 연마해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고마움의 표시로 받아들여진다. PGA투어 기부금은 자선기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1974년에 창설된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잔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매년 총상금을 증액해 지구촌 골프계 최대 상금 대회라고 불린다. 우승상금은 4대 메이저 평균치를 능가한다.

1982년부터는 PGA투어 본부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  ·7245야드)를 개최지로 선택해 역사성을 부각시켰고 2006년 세계적인 코스설계가 피트 다이(미국)를 초빙해 무려 4000만달러(451억원)를 쏟아부어 대대적인 코스 리뉴얼까지 완성했다. 2014년에는 연장전을 PGA챔피언십과 같은 3개 홀(16~18번홀 스코어 합산)로 확대해 일단 메이저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췄다. 

지난해에는 2006년 이후 10년 만에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해 도전에 따른 확실한 보상과 위험이 따르도록 난도를 조정했다. PGA투어 측은 보수공사 후 열린 첫 대회에서 우승자가 두 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김시우 선수가 최종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하며 그 예상은 빗나갔다.

순식간에 올라간 입지
진기록 양산해 화제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7245야드)에는 전설적으로 악명 높은 저주의 홀이 있다. 바로 파3 17번홀. 17번홀 그린은 연못 한가운데 섬처럼 자리 잡고 있어 ‘아일랜드 그린’으로 불린다. 티잉그라운드에서 홀까지 120m 안팎에 불과해 거리상 아이언샷으로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린의 지름이 24m에 불과하고, 그린 주변은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홀컵을 그린 가장자리에 붙여 선수들을 괴롭혀왔다. 짧은 거리지만 티샷이 조금만 틀어지면 여지없이 그린 옆 연못에 ‘퐁당’ 빠지기 때문에 매년 대회마다 수십 개의 공이 물속에 빠진다. PGA가 공식 집계한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 홀에서 634개의 티샷이 물속으로 사라졌고 매년 대회마다 45개가 넘는 공이 수장됐다. 

올해는 대회 최종라운드까지 총 67개의 공이 물에 빠지면서 2007년 93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잭 블레어, 조던 스피스, 필 미켈슨, 질 퓨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17번홀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만이 1라운드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우승자 특전 역시 남다르다. 5년간 PGA투어카드(일반 투어 2년)를 보장하고, 세계랭킹 포인트는 80점, 페덱스컵은 600점으로 메이저와 똑같다. 마스터스와 US오픈, 디오픈 3년간 출전권과 그해 PGA챔피언십 시드도 주어진다. ‘초대 챔프’ 잭 니클라우스(미국)를 비롯해 그렉 노먼(호주), 데이비드 듀발(미국), 타이거 우즈(미국) 등 당대 세계랭킹 1위가 모두 이 대회의 역대 챔프다.


김시우의 이번 대회 수확은 풍성하다. 만 21세에 우승하며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이 우승하던 때의 23세를 뛰어넘어 이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우승상금을 거머쥐며 시즌 상금랭킹 13위(234만6599달러)로 올랐고 PGA투어 5년 시드를 받아 신분 걱정 없이 골프에 매진할 수 있다. 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등 메이저대회 3년 출전권도 확보했다. 지금까지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어본 적이 없는 김시우는 대회 후 발표된 19주차 세계랭킹에서 전주 75위에서 47계단 뛰어오른 28위에 자리했다.

랭킹 급상승
풍성한 수확

페덱스컵 포인트도 600점을 받아 167점에서 767점으로 페덱스컵 랭킹 22위(5월 말 기준)에 올라 있다. 정규 시즌을 마친 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랭커 125명만 출전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 대회에도 나갈 수 있다. 페덱스컵은 4개의 플레이오프 대회를 치르며 최종 우승 땐 1000만 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돈방석’에 앉은 것은 물론 각종 대회에 초청될 경우 초청료가 크게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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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