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그린재킷의 주인, 세르히오 가르시아 '비화'

드디어 22년간 쌓인 한을 풀다

지난달 10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대회답게 풍성한 얘깃거리를 남겼다. 1999년 19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이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9승을 차지하며 정상급 선수로 군림했지만 유독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우승컵을 안아 메이저 한을 풀었다.

가르시아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은 1100만달러, 한화 125억원) 최종일 4라운드에서 저스틴 로스(영국)와 치열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가르시아는 우승 상금 198만달러(약 22억5000만원)를 받았다. 메이저 우승이 없는 세계 정상급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메이저 우승의 한풀이에 성공했다. 199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른 이후 햇수로 22년 만이고 74번째 도전 만이다.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 첫 승

전날 공동 선두로 한 조에서 라운드한 가르시아와 로즈는 4라운드에서 물고 물리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가르시아는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뒤 3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로즈가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러나 올림픽 챔피언 로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번홀(파3)부터 8번홀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가르시아를 따라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0번홀(파4)에서 가르시아가 보기를 범하자 로즈는 파 세이브에 성공해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기세를 올렸다. 악명 높은 ‘아멘코너’가 시작되는 11번홀(파4)에서는 가르시아의 티샷이 페어웨이 옆의 나무 사이로 들어가 보기가 되면서 로즈는 2타 차로 앞서나갔다. 이렇게 승부는 로즈에게로 기우는 듯했지만 백전노장 가르시아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로즈가 13번홀(파5)에서 1m 버디 퍼팅에 실패하자 가르시아는 이어진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추격했고 15번홀(파5)에서 승부를 걸었다. 볼을 홀컵 4m 가까이 붙였고 기어코 이글 퍼팅에 성공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로즈와 동타를 이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가르시아와 로즈 모두 버디 기회를 놓쳐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 오른 가르시아는 수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챔피언 퍼팅을 짜릿한 버디로 마무리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가장 인기 메이저대회 첫 승 신고
연장 접전 끝 거둔 짜릿한 역전승

2위 저스틴 로즈(영국)에 이어 찰 슈워젤(남아공)이 단독 3위(6언더파 282타), 매트 쿠차(미국)와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공동 4위(5언더파 283타)에 올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7위(3언더파 285타)에 머물렀고 역전 우승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3타를 잃고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공동 11위(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은 2타를 줄여 공동 33위(5오버파 293타)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가르시아의 우승에는 위기가 있었다. TV 시청자 때문에 무산될 뻔한 것. 가르시아의 규정 위반 논란은 대회 마지막 날인 4라운드의 TV 중계화면 때문에 확산됐는데 13번홀(파5)에서 가르시아가 친 티샷이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나무 덤불 사이로 들어갔다. 가르시아는 1벌타를 받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공을 드롭 했고 가르시아는 결국 파로 홀아웃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는 가르시아가 공을 치기 전에 덤불 주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공이 살짝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며 벌 타를 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터스 주최 측이 가르시아의 규정 위반 문제를 검토한 끝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가르시아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세 살 때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스페인 출신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별명은 ‘엘리뇨’다. 어린 시절 작은 체구에도 엘니뇨처럼 폭발적인 스윙을 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가르시아는 15세에 유럽 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1999년 19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해 유러피언프로골프(EPGA)투어를 휩쓸며 한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19세던 1999년 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인 공동 38위를 차지하며 ‘신동’으로 떠올랐고 그해 프로로 전향한 뒤 참가한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와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럽의 우즈’로 불렸던 그는 이후 PGA투어 9승, 유럽투어 12승 등을 기록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7 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장 끝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주는 등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네 번을 기록했다. 디 오픈 챔피언십(2007·2014년)과 PGA 챔피언십(1999년·2008 년)에서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도 2004년 우승에 도전했으나 공동 4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스페인 스포츠 전설 반열
그를 지탱해준 사랑의 힘

2002년 국내 메이저 대회인 한국오픈에 출전해 우승했던 가르시아는 샷을 할 때 30차례까지 왜글(손목풀기)을 하는 등 나쁜 경기 매너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있는 ‘축구의 나라’ 스페인에서 골프뉴스가 스포츠신문 1면에 오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우승은 라파엘 나달(테니스), 이케르 카시야스,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축구), 파우 가솔(농구), 알베르토 콘타도르(사이클), 페르난도 알론소(F1 레이싱) 등 다른 종목의 스페인 스포츠 영웅들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을 때 나온 쾌거라서 더욱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스페인 국빈대접
전설들과 나란히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다음 날 스페인의 유력 스포츠 전문지에는 가르시아가 표지에 등장했다. <마르카>는 “드디어”라는 제목을 달았고, <일 문도 데포르티바>는 ‘마에스트로(거장)’라며 칭찬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텔레그램을 통해 “스페인 골프의 특별한 승리였다”고 칭송했고,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도 트위터에 “놀랍다! 스페인 스포츠의 자랑”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린재킷을 입은 가르시아의 위상은 현역 최고의 스페인 골퍼라는 타이틀을 넘어 이제는 골프뿐 아니라 전 종목을 통틀어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웅이 됐다. 세베 바예스테로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과 같은 스페인 골프 전설의 계보를 잇는 선수가 됐다. 바예스테로스는 마스터스(1980·1983년)와 디오픈(1979 ·1984 ·1988년)에서 통산 5차례 메이저 챔피언이 됐고, 올라사발은 1994년과 1999년에 그린재킷을 입었다.

파란만장했던
골프인생

가르시아가 우승한 날은 현지 시간으로 2011년 뇌종양으로 타계한 가르시아의 우상인 ‘스페인 골프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60년 전 태어난 날이었다. 가르시아는 첫 마스터스에 참가했던 1999년 연습 라운드에서 바예스테로스, 우즈와 함께 경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가르시아는 “바예스테로스는 내가 마스터스에 참가할 때마다 많은 조언을 해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며 “오늘 우승한 것도 오늘로 60번째 생일을 맞은 바예스테로스가 하늘에서 내 퍼팅과 샷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의심의 여지 없이 마스터스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 1위’ 더스틴 존슨이 대회를 앞두고 어처구니없는 부상을 당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다.

존슨은 개막 전날 숙소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와 팔꿈치를 다쳐 불운도 불운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가 부족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존슨은 경기 시작 전까지 “일단 몸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기권했다. 이로 인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역대 골프 황당한 부상 10개’를 소개하며 존슨의 부상을 1위로 꼽았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5타까지 앞서가던 중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4) 보기를 범하며 대니 윌릿(잉글랜드)에게 우승을 내줬던 조던 스피스는 올해 역시 1라운드 15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해저드에 빠뜨렸다. 그 후 그린 주변에서 헤맸고 3퍼트로 한 홀에서만 4타를 잃는 악몽이 재현됐다. 이 때문에 스피스는 지난해 12번홀의 나쁜 기억마저 되살아나며 이날 열린 마지막 라운드 12번홀(파3)에서 더블 보기를 적어내며 11위로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평생의 앙숙으로 불리던 타이거 우즈 역시 허리 수술 등 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마스터스를 포기했다. 가르시아는 우즈에게 “우즈를 집에 초대해 프라이드치킨을 대접하겠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프라이드치킨은 주로 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가르시아가 우즈에게 사과와 함께 쪽지를 건넸고 우즈가 이를 받아들이며 둘의 앙금은 풀렸다. 숙적 우즈가 없는 무대에서 우승했고 우즈는 가르시아의 우승을 흔쾌히 축하해주었다.

또한 어니 엘스(48·남아공)는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72타와 75타로 버텼으나 주말에 83타, 78타로 부진해 컷을 통과한 53명 중 최하위에 그치며 결국 그린재킷을 얻지 못하고 마스터스와 작별하게 됐다. 2012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 통산 4승째를 거둔 엘스는 최근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마스터스 무대에 섰지만 향후 세계랭킹 50위, 투어 대회 우승 등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기 때문에 이번으로 마스터스와는 작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엘스는 지금까지 마스터스에 모두 23차례 출전해 2002년과 2004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엘스는 “마스터스는 나를 위한 대회가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마스터스 마지막 날 가르시아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 미모의 여성이 그린 위로 올라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그녀는 가르시아의 약혼녀이자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인 앤젤라 애킨스로 가르시아는 올해 애킨스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그린 위에서 진한 포옹을 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1월 골프 선수 출신으로 미국골프채널 리포터로 활동하던 안젤라 애킨스와 약혼했고 오는 7월 결혼할 예정이다. 미래를 약속한 안젤라 애킨스에게 가르시아는 마스터스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경기 도중 홀에 침을 뱉고 클럽을 던지거나 갤러리를 향해 욕설을 하고 신경질을 내는 등 악동과 다혈질 이미지로 유명한 가르시아는 “애킨스를 만나면서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코스에서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린재킷 입고
결혼식 입장?

22년 메이저 무관의 설움을 털어낸 가르시아는 미국 NBA <투데이쇼>에 출연해, 결혼식에서 그린재킷을 입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고 애킨스는 “내 남자의 그린재킷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린재킷은 1년간 마스터스 우승자가 소유한 뒤 다음 해에 반납해 마스터스 챔피언스 라커룸에 전시되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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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