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 여행 ②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59번길

담백한 화덕만두와 달콤한 공갈빵으로 행복한 여행

주전부리의 사전적 의미는 ‘맛이나 재미, 심심풀이로 먹는 음식’이다. 여행길에 들고 다니며 재미 삼아 먹는 음식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국내서 주전부리 천국을 들라면 인천 중구에 자리한 차이나타운이 단연 첫손에 꼽히지 않을까. 화덕만두를 비롯해 공갈빵, 홍두병 등 맛있는 먹거리가 넘친다. 차이나타운에 가면 길게 줄 서서 뭔가 기다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줄을 기웃거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주전부리가 담긴 비닐봉지로 양손이 무거워진다.

요즘 차이나타운서 가장 ‘핫한’ 먹거리는 화덕만두다.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 손에 꼭 하나씩 들려 있다. 화덕만두를 만드는 가게는 오전 11시에 시작하는데, 문 열자마자 사람들이 10m 이상 늘어선다. 화덕만두는 원래 이름이 ‘옹기병’으로, 옹기 화덕서 굽는 중국식 만두를 말한다. 대만서 기술을 배워 온 차이나타운의 ‘십리향’이 처음 선보인 뒤 여러 상점서 판매한다.

먹거리 천국

만드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하루 동안 숙성시킨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피에 고기와 채소가 들어간 소를 넣고 빚어, 옹기 안쪽 벽에 다닥다닥 붙인 뒤 7분 동안 굽는다.

만두를 굽는 옹기 화덕을 만들기가 만만치 않아, 차이나타운의 몇몇 가게가 아니면 맛볼 방법이 없다고 한다.

200℃가 넘는 옹기 화덕에서 완성된 화덕만두는 맛과 모양이 물이나 기름을 사용해 굽고 찐 일반 만두와 확연히 다르다.


숯불에 천천히 구워 수분이 날아간 만두피는 과자처럼 바삭하다. 속은 푹 익어 한입 베어 물면 육즙이 가득 나온다. 돼지고기 누린내도 전혀 나지 않는다. 고기, 고구마, 단호박, 팥 등 소가 다양해서 입맛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향신료를 쓰지 않는 것이 오리지널 중국식 화덕만두와 다른 점이다.

공갈빵도 여행객이 많이 찾는 주전부리다. 공갈(거짓말)이라는 이름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음식도 없다. 한쪽에 꿀을 바르고 겉이 부풀게 구운 중국식 호떡으로, 잘라보면 속은 텅 비었다. 별맛 있을까 싶어 무심코 집어 먹었다가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지만, 집집마다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 반죽이 지나치게 두껍거나 꿀을 덜 바르면 맛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한다.

홍두병도 인기다. 직역하면 ‘붉은 팥이 든 과자’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빵 비슷하게 생겼다. 대만서 인기 있는 간식 중 하나로, 큼직하고 부드러운 빵에 팥소가 듬뿍 들어갔다. 의외로 달지 않아 생각보다 많이 먹을 수 있다. 크림치즈와 망고, 다크초콜릿, 녹차 등을 넣은 것도 인기다.

차이나타운서만 볼 수 있는 ‘화덕만두’
짜장면 원조 ‘공화춘’도 빼놓으면 섭섭

차이나타운 여행서 짜장면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인천 개항 후 산둥(山東) 지방의 중국인이 대거 몰려와 중국요리를 하는 집이 문을 열었다. 중국요리가 인기를 끌자 누군가 부두 노동자를 위한 싸고 손쉬운 음식을 생각했고, 산둥지방서 삶은 국수에 중국 된장인 미옌장(甛麵醬)을 올려 비벼 먹던 짜장면(炸醬麵)을 소개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짜장면의 원조는 ‘공화춘’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공화춘이 있던 자리에 짜장면박물관이 들어섰다. 짜장면의 탄생부터 철가방의 변천사, 원조 공화춘의 역사까지 짜장면의 모든 것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원조 공화춘을 운영한 우희광씨의 외손녀 왕애주씨가 ‘신승반점’에서 공화춘 짜장면의 맥을 이어간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유니짜장.


쇠고기와 채소를 잘게 썰어 만든 소스가 짜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면에 달걀 프라이를 올려주는데, 맛이 한결 부드럽다. 종이처럼 얇은 단무지로 짜장면을 싸서 후루룩 넘기는 것이 맛있게 먹는 노하우다.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데, 10시50분부터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짜장면으로 배를 채우고 맛있는 주전부리를 양손 가득 들었다면, 본격적으로 차이나타운 여행에 나서보자. 짜장면박물관에서 삼국지벽화거리가 가깝다.

<삼국지>의 명장면이 벽화 160점으로 살아난 곳이다. <삼국지>의 역사적 사실을 고사성어와 그림으로 표현해, 길을 걷다 보면 <삼국지>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삼국지벽화거리를 지나 언덕에 오르면 자유공원이다. 개항 당시만 해도 ‘각국공원’으로 불리며 존스턴 별장을 비롯한 외국인 사택과 공장 등이 들어섰지만,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대부분 소실됐다. 현재는 인천 상륙작전의 시발이 된 월미도를 바라보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과 한미 수교 100주년 기념탑 등이 있다. 인천에는 개항장 인천의 모습이 아직 남았다.

인천 개항장 근대역사문화타운은 근대 은행, 제물포구락부(클럽), 물류 창고 등 이국적인 옛 건축물을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등으로 새롭게 꾸민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에 좋다.

근대 역사 문화 탐방

인천개항박물관은 일본제1은행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개항기 우표, 인천전환국 압인 주화 등 근대 문화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다. 일본이 한국 금융계를 식민지화하려고 세운 인천일본18은행지점을 리모델링한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은 개항장 일대의 건물 모형으로 시선을 끈다.

대한통운 창고를 개조한 인천아트플랫폼은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 장소로 사용되어 유명세를 치렀다. 1년 내내 다양한 전시가 열려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물류 창고를 문학 박물관으로 조성했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창고의 투박한 외벽과 내부의 목조 천장에서 옛 개항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최남선, 한용운, 김소월, 나도향, 현진건, 백석, 염상섭 등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 가까운 신포국제시장 역시 주전부리의 천국이다. 닭강정, 만두, 순대 등 입맛 다시게 하는 먹거리가 많다.

추억이 있는 곳

차이나타운 바로 옆에는 송월동 동화마을이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과 연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세계 명작 동화를 테마로 마을을 꾸몄다. <백설공주> <오즈의 마법사> <피터팬> 등 명작 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상점은 물론 빌라, 유치원, 마을회관, 계단에 빼곡히 그려졌다.


월미도는 조금은 유치하고 낡았지만, 여전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반긴다. 하늘 높이 솟구치는 바이킹, DJ의 화려한 입담으로 타는 사람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이도 즐겁게 해주는 ‘디스코팡팡’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갈매기 떼가 날아다니는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길도 여행의 낭만을 더해준다.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인천역→차이나타운→자유공원→송월동 동화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천역→차이나타운→자유공원→송월동 동화마을 [둘째 날] 인천 개항장 근대역사문화타운→신포국제시장→월미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문화관광사이트 www.icjg.go.kr/tour
·인천 차이나타운 www.ichinatown.or.kr
·짜장면박물관 www.icjgss.or.kr/jajangmyeon
·인천개항박물관 www.icjgss.or.kr/open_port
·인천아트플랫폼 www.inartplatform.kr
·한국근대문학관 lit.ifac.or.kr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www.icjgss.or.kr/architecture

문의 전화
·인천역관광안내소 032)777-1330
·십리향 032)762-5888
·짜장면박물관 032)773-9812
·신승반점 032)762-9467
·인천개항박물관 032)760-7508
·인천아트플랫폼 032)760-1000
·한국근대문학관 032)455-7165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032)760-7549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1호선 인천역서 하차, 역 광장 건너편이 차이나타운. *문의: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정보 경인고속도로→인천 IC 우회전→인천역·중구청 방면→인천역

숙박정보
·파라다이스호텔 인천: 중구 제물량로, 032)762-5181, incheon.paradisehotel.co.kr
·하버파크호텔: 중구 제물량로, 032)770-9500, www.harborparkhotel.com
·이츠관광호텔: 중구 연안부두로53번길, 032)883-0083
·K모텔: 중구 연안부두로55번길, 032)888-6336

식당 정보
·공화춘: 짜장면, 중구 차이나타운로, 032)765-0571, www.gonghwachun.co.kr
·경인면옥: 냉면, 중구 신포로46번길, 032)762-5770, blog.naver.com/hamjw0203
·신포닭강정: 닭강정, 중구 우현로49번길, 032)762-5800
·큰손집삼치: 삼치구이, 중구 우현로67번길, 032)766-2994

주변 볼거리
계양산, 연안부두, 소래포구, 인천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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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