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 ‘4월의 가볼 만한 여행지’

상쾌한 봄내음 느끼고 상큼한 봄맛도 보고

전남 보성…넘실거리는 초록 물결
경북 영천…가까이서 느끼는 별
충남 금산…산벚꽃 흐드러진 비단 같은 산골
제주…역사의 자취 서린 한라산 오름 탐방
서울 부암동…서울 도심 속의 숨겨진 속살

한국관광공사가 4월의 가볼 만한 여행지로 차창 너머 펼쳐지는 초록의 보리밭 ‘전남 보성’, 별처럼 반짝이는 체험명소를 찾아서 ‘경북 영천’, 산벚꽃 흐드러진 비단 같은 산골 ‘충남 금산’, 오름기행에서 동굴 답사까지 ‘제주’, 볼거리가 풍부한 서울 도심 속의 숨겨진 속살 ‘서울 부암동’ 등 5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전남 보성
보성 득량만 일대는 4월이면 초록의 보리밭이 펼쳐진다. ‘득량’이란 임진왜란 당시 군수식량을 모아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여 얻은 이름이다. 넓은 보리밭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려면 득량만 방조제 위를 걸어볼 것을 권한다. 방조제 길을 따라 갈대가 우거져 운치가 있다. 득량만의 또 다른 명소는 강골마을이다. 영화 <서편제>와 <태백산맥>, TV 예능 프로그램 등 단골 촬영지가 된 곳이다. 전통의 멋과 소박한 정서가 살아 있다. 마을 내 이금재 가옥, 이용욱 가옥, 이식래 가옥, 열화정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당일여행코스>
조성역→강골마을→대한다원 녹차밭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조성역→득량만방조제→강골마을 숙박
둘째날: 대한다원 녹차밭→율포해수탕→벌교 태백산맥문학관→순천만


◆경북 영천
영천에는 체험명소가 많다. 우선 보현산 정상부에 대한민국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천체관측 체험이 가능하다. 운주산 승마 자연휴양림에서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말을 탈 수 있고, 시안미술관에서는 미술작품 감상은 물론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다양한 산야초로 염색하고 도자기를 빚을 수 있는 영천공예촌도 들러볼 만하다. 이외에도 고려 우왕 원년에 지어진 은해사와 국보 제14호로 지정된 영산전이 있는 거조암, 임고서원 등 역사체험이 가능한 곳을 연계하면 알찬 봄 여행이 된다.

<당일여행코스>
별빛체험여행: 북영천IC→시안미술관→운주산 승마 자연휴양림→점심식사→보현산 천문대(천수누림길)→저녁식사→보현산 천문과학관
역사체험여행: 청통와촌IC→거조암→은해사→점심식사→임고서원→ 영천공예촌→보현산천문과학관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청통와촌IC→거조암→은해사→시안미술관→점심식사→보현산 천문대(천수누림길)→저녁식사→보현산 천문과학관→숙박
둘째날: 영천공예촌→임고서원→점심식사→운주산 승마 자연휴양림


◆충남 금산
4월 중순이면 충남 금산군 군북면 보곡 산골에 산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진해, 하동을 수놓는 벚꽃들이 풍성하고 화려하다면, 산골에 자생하는 산벚꽃은 수줍은 듯 소담스런 모습이다. 서대산 자락, 뒤늦게 꽃망울을 터뜨린 이곳 산벚꽃은 소박한 멋이 있다. 보곡 산골은 국내 최대의 산벚꽃 자생 군락지 중 한 곳으로 600만㎡의 산자락에 희고 붉은 산꽃들이 수를 놓는다. 산골의 주연은 벚꽃이지만 조팝나무, 진달래, 생강나무 등도 함께 외딴 마을을 단장한다. 마을 뒤 비포장 임도와 쉼터가 조성돼 있어 길을 따라 걸으며 서너 시간 꽃구경에 취할 수 있다. 산의 고장 금산에서는 금산 산림문화타운이 위치한 남이면 건천리 일대 역시 원시 숲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금강의 절경을 간직한 적벽강, 전나무 산책로가 아늑한 보석사 등도 4월이면 봄기운이 완연하다.

<당일여행코스>
보곡산골→금산산림문화타운→인삼약초시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보곡산골→적벽강→금산산림문화타운(숙박)
둘째날: 금산 생태숲→보석사→인삼약초시장


◆제주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제주는 신생대 후기부터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섬의 중앙부에는 한라산(해발 1950m)이 솟아있으며 주변에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지닌 360여개의 오름(기생화산)이 분포돼 있다. 제주는 뛰어난 학술적 가치와 아름다운 경관을 지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됨으로써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 7대 자연경관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번 봄 여행에는 한라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을 포함해서 비자림, 대포해안 주상절리, 남원 큰엉, 갯깍, 용눈이오름, 섭지코지, 용두암, 용머리해안 등 자연 경관이 멋진 곳을 집중적으로 탐방해보자. 그 길에는 유채꽃, 벚꽃, 동백꽃 등이 만발해서 제주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살려준다.


<당일여행코스>
① 거문오름 트레킹→만장굴 관람→비자림 산책→성산일출봉 트레킹
② 만장굴 관람→김녕미로공원→비자림 산책→성산일출봉 트레킹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거문오름 트레킹→만장굴 관람→김녕미로공원→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람이나 국립제주박물관 관람
둘째날: 성산일출봉 트레킹→성읍민속마을 답사→쇠소깍 테우체험→외돌개 앞 해변 산책→대포 해안 주상절리대


◆서울 부암동
북한산과 인왕산, 북악산 자락에 포근히 자리한 서울 부암동은 서울 도심의 전원마을로 조선시대부터 양반과 왕족들이 즐겨 찾는 경승지로 이름이 높았다. 도심을 비웃듯 녹지의 비율이 높으며 백사골(백사실)의 청정한 계곡물이 홍제천의 일부가 돼 부암동의 한복판을 지난다. 게다가 고층 건물도 없어 산 속에 둘러싸인 조그만 읍내를 연상시킨다.
2000년 이후 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부암동에는 북악산 백석동천을 비롯해 석파정과 홍지문, 무계정사터, 세검정 등의 문화유적이 있다. 또 환기미술관과 자하미술관의 미술공간을 비롯해 산모퉁이카페와 자하손만두 등의 맛집이 들어서 당일치기 도심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당일여행코스>
부암동 일주코스1: (4시간) 상명대입구→홍지문→대원군별장(석파랑)→세검정→장의사지당간지주(세검정초교 안에 있음)→북악산백석동천→뒷골마을→산모퉁이까페→자하문
부암동 일주코스2: (4시간) 부암동주민센터→윤동주시인의언덕(청운공원)→자하문→환기미술관→산모퉁이까페→뒷골마을→북악산백석동천→세검정→대원군별장(석파랑)→홍지문
북악산길 탐방코스: (3시간) 부암동주민센터→산모퉁이까페→뒷골마을→북악산길→북악산팔각정→성북동
북악산성곽길 탐방코스: (3시간) 자하문→북악산성곽길→촛대바위→숙정문→홍련사/와룡공원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부암동주민센터→무계정사터→자하문→윤동주시인의언덕(청운공원)→환기미술관→산모퉁이까페→뒷골마을→북악산백석동천→세검정→대원군별장(석파랑)→홍지문→보도각백불(옥천암)
둘째날: 자하문→북악산길 또는 북악산 성곽길 탐방→성북동이나 와룡공원, 북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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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