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50만대 시대 ‘빛과 그림자’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6.12.26 10:03:11
  • 호수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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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 그만’ 온갖 꼼수로 한국 국민 무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6년은 수입차 업계에 혹독한 한해였다. 당장의 이윤만 추구하고 온갖 꼼수로 소비자를 농락하다 결국 성장세가 꺾이는 신세가 됐다. 한마디로 사필귀정, 인과응보란 지적이다.

수입차 150만대 시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입차는 2009년 이후 매년 10만대 이상씩 늘어 2014년 1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수입차 시장 개방 29년 만에 국내 등록된 수입차는 152만5654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혈세 먹는
무늬만 회사차

잘나가는 수입차 시장.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계속되는 악재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탈세 논란이다. 오너나 경영진이 고가의 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해 세금을 탈루하는 편법이 도마에 올랐다. 관련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등 정부와 정치권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수입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 증가는 법인차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서 사업자 업무용으로 팔린 차량은 10만5720대로 조사됐다. 이렇게 팔린 찻값만 모두 7조4700억원에 달한다. 1억원 이상 수입차 1만4979대 중 83.2%(1만2458대), 2억원 이상 수입차 1353대 중 87.4%(1183대)가 업무용으로 판매됐다.

국내서 판매되는 포르셰,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이른바 ‘슈퍼카’의 90% 이상이 업무용 차량으로 등록된다. 업무용 차량은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라 차량 가격은 물론 취득세 등 각종 세금과 보험료, 기름값 등 유지비를 5년간 무제한으로 사업자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

문제는 오너나 그 일가, 또는 경영진이 고가 수입차를 회사 명의로 구입해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데 있다. 대부분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 명의로 수입차를 구매한 뒤 개인용도로 타는 것은 결국 세금 탈루란 지적이다.

서민이 더 내는
이상한 자동차세

찻값이 달라도 세금은 똑같이 낸다. 동일 배기량의 1000만원대 국산차와 억대에 달하는 수입차에 매기는 자동차세가 다르지 않다. 서민에게 불리한 기준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를 보유하는 동안 매년 납부하는 자동차세는 배기량 크기에 따라 세율을 차등화하고 있다.

배기량 1000㏄이하 승용차는 ㏄당 104원, 1600㏄ 이하는 ㏄당 182원, 배기량 1600㏄를 초과하는 자동차는 ㏄당 260원의 세율이 매겨진다.(세율은 지방교육세30% 포함 금액)

“우리만 차별” 우습게 보고 농락
당장 이윤만…한국고객 봉 취급

차량가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배기량만 적으면 자동차세가 적게 부과되는 것이다. 때문에 최소 가격이 1억3000만원이 넘는 벤츠 S클래스(350d, 2987㏄)의 자동차세가 3320만원에 불과한 그랜저(HG300, 2999㏄)보다 오히려 적게 부과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마치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를 아파트 가격이 아니라 넓이(㎡)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시 말해 중저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서민 납세자들에게 상당히 불합리한 조세제도라고 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판 자동차 중 1970만원짜리 준중형차 아반떼2.0(1999㏄)보다 자동차세를 적게 내는 4000만원 이상 고급승용차 모델은 무려 142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아반떼와 자동차세가 동일한 4000만원 이상 고급차 모델도 14개나 됐다.

142개 모델 중엔 수입차 판매 상위에 오르내리는 벤츠 C클래스와 E클래스, BMW 3시리즈와 5시리즈, 아우디A4와 A6는 물론 최고급 스프츠카 브랜드인 포르쉐 718박스터와 마칸까지 포함돼있다.
 

심지어 1억원이 넘는 최고급 차량도 준중형급 아반떼보다 연간 자동차세가 적게 부과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 가격이 1억1000만원에 달하는 볼보의 최고급 SUV ‘XC90 T8 AWD’는 2000만원이 채 안 되는 아반떼2.0보다 배기량이 30cc작기 때문에 자동차세가 적게 부과되고 있다.

비싸기만 하지…
불안한 안전

자동차의 기본적인 덕목은 ‘안전’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산차와 비교되는 탁월한 성능이 꼽힌다. 한 설문에선 수입차 구입계획자 5명 중 3명은 안전성과 성능 면에서 ‘수입차가 낫다’고 답했다. 실제로도 그럴까.

그러나 ‘수입차가 안전하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국내서 판매되는 12개 차종을 평가한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쏘울EV·K5·그랜저HEV·아슬란·투싼·티볼리 등 국산차 6종과 폴크스바겐 폴로·미니쿠퍼·아우디 A3·포드 토러스·인피니티 Q50·BMW X3 등 수입차 6종을 평가했다.

국토부는 ‘안전한 차’ 최우수상에 현대차 아슬란을 선정했다. 또 12종 가운데 가격이 가장 저렴한 쌍용차 티볼리가 우수상을 받아 가격 대비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잇달아 터지는 화재 사건만 봐도 수입차 안전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자칫 인명 피해 등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발생한 수입차 화재는 10건이나 된다. 자동차 화재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더구나 리콜까지 늘면서 고객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기업으로선 자사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라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지만,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직까진 소비자 불안을 키우는 역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다.

피해 신고↑
부실한 A/S

수입차 업체들의 A/S도 항상 제기되는 문제다. 비싼 돈을 주고 차량을 구입했다면 그에 걸맞은 A/S가 주어져야 맞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입차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는 2011년 172건에서 2014년 210건으로 늘어났다. 210건 가운데 정비 관련 민원은 176건이나 된다.

이는 부족한 정비시설과도 직결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22개 수입차 업체가 등록한 공식정비센터는 모두 376개. 이 중 사고 처리가 가능한 정비센터는 174개밖에 안 된다. 당시 수입차 등록대수(127만여대)를 감안하면 1개 센터당 7000대를 담당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다반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의 평균 수리기간은 8.8일로, 국산차(4.9일)보다 1.8배 긴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긴급출동서비스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수입차 업체도 상당수다.

무조건 풀옵션
비용 부풀리기

뻥튀기 된 각종 비용도 도마에 오르내린다. 먼저 수리비.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사고 수입차 1대당 지급된 미수선 수리비는 평균 279만원이었다. 이는 국산차(83만원)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부품값 역시 외제차를 독점 수입하는 업체들이 마음대로 정하기 때문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

렌트비와 보험료도 차이가 있다. 보험사들이 수입차 사고 1건에 지급하는 평균 렌트비는 134만원으로, 국산차(37만원)에 비해 3.6배나 비쌌다. 반면 수입차 보험료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에 비해 2배도 채 되지 않는다.

수입원가 논란도 그대로다. 정부는 수입차 업체들에게 수입원가를 공개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업체들은 영업상 비밀이란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세법에 따라 관세청장이 대신 수입가격을 공개할 수 있지만, 수입업체의 사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가 길목을 막고 있다. 수입원가를 공개한 한 업체의 경우 마진율이 무려 50%에 달해 바가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연비, 탈세, 결함, 수리비…
잇단 논란에 비관론 고개

수입차는 판매 가격에도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왜 그럴까. 바로 옵션 때문이다. 국내서 팔리는 수입차는 대부분 ‘풀옵션’이다. 소비자는 가솔린·디젤, 2륜·4륜 중 하나를 고르는 것 외엔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물론 고객이 원할 경우 세부 옵션을 고를 수 있지만, 출고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단서에 대부분 포기하게 된다.
 

미국 시장은 다르다. 소위 ‘깡통차’라고 불리는 옵션 없는 차량부터 세세한 옵션 가격을 모두 공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BMW 528i를 놓고 보면 한국에선 6740만원이라는 한 가격으로 정해져 있는 반면, 미국에선 4만9245달러(5365만원)부터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20∼30대 유혹
속보이는 할부

수입차들은 파격적인 할부금융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유독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현금(일시불)보다는 할부·대출 등 파이낸싱을 이용해 수입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할부금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경제력이 시원치 않은 사람들이 할부금융의 유혹에 넘어가 ‘카푸어(무리하게 비싼 차를 구입해 신용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할부기간 원금과 이자를 매월 상환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할부금융과 달리 수입차 할부금융사는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원금유예할부는 차량구입과 동시에 찻값의 30%를 먼저 지불하고, 나머지 원금 중 10% 가량을 할부기간 이자와 함께 상환한 뒤 할부기간이 끝나면 60%에 이르는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식이다.

차량을 구입하고 3년 후 차를 되팔아 또 다른 차량을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프로그램이지, 돈이 없는 사람이 고가의 차를 사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색한 경영
쥐꼬리 기부

인색한 경영도 도마에 오르내린다. 자국 대주주에 파격적인 배당을 하면서도 국내 기부는 개미 눈곱만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8개 수입차 업체의 지난해 배당금은 836억1000만원이었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주주 배당액은 585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배출가스 스캔들의 주인공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160억1000만원, 포르쉐코리아 60억4000만원, 볼보자동차코리아 30억원 등이다.

반면 8개 수입차 업체의 기부금은 42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벤츠코리아 20억5000만원, 한불모터스 2억1000만원, 포르쉐코리아 1억5000만원 등이다. 문제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FCA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GM코리아는 기부금이 전혀 없었다.

수입차 업체들은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BMW코리아(175명), 벤츠코리아(168명),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167명) 등 지난해 8개 업체가 고용한 임직원 수는 749명이 전부였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빚은 폭스바겐은 유독 한국에만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환경청(EPA)이 폭스바겐 디젤차의 배출가스가 조작됐다고 발표한 이후 폭스바겐은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 보상금을 약속했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전세계로 확산되자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 빠르게 수습에 나섰지만, 국내에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리콜도 뭉그적거렸다. 국내 소비자들은 뒷전으로 밀렸다. 폭스바겐은 미국, 독일, 중국, 브라질 등 다른 나라에선 대대적으로 리콜 조치했지만, 국내엔 “해당 차량이 없다”고 버티다 정부에 제출한 시정계획서로 거짓말이 들통났다.

배출조작 외면
정부까지 농락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 정부까지 농락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15개 차종 12만5500대가 임의 조작을 통해 배기가스의 배출량을 속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리콜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폭스바겐이 제출한 결함시정계획서는 ‘배기가스 저감장치의 동작을 저해하는 소프트웨어 장치로 인해 일부 환경서 도로 주행시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단 한 줄.

부실한 리콜 계획서는 여론은 물론 정부의 심기도 건드렸다. 환경부는 보완을 요구했고, 폭스바겐은 다시 제출했지만 이 역시 핵심사항이 빠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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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