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 트럼프의 골프인생

모두가 인정하는 ‘골프 마니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골프업계에도 화제를 몰고 왔다. 트럼프는 여러 군데에서 클럽챔피언을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자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미 골프계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골프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에 대해 예상하느라 바쁘다.

 

208야드 날리는 장타자
오바마 능가하는 실력

도널드 트럼프 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어떤 골퍼일까. 일단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골프광이다. 키 191㎝, 몸무게 102㎏의 운동선수 출신(미식축구와 야구)인 트럼프는 드라이브 거리 280야드의 장타자일 뿐 아니라 싱글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플레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는 2.8의 골프 핸디캡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핸디캡 14, 42대 빌 클린턴은 핸디캡 10, 44대 오바마 대통령도 이와 비슷한 실력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는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꼽은 ‘워싱턴 DC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150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준급 실력자임에는 분명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 톰프슨은 “최근 트럼프와 함께 라운딩을 했는데,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50야드는 나간다”며 “직진성 타구를 구사해 런이 많다”고 평가했다.

골프 애호가서
미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명 프로 골퍼들도 상당히 많다. 그들 중 한 사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 GA)투어의 베테랑 크리스티 커는 “당선 후 아직 연락은 해보지 않았지만 그의 열렬한 지지자”라며 “그는 미국의 진정한 CEO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커는 골프장 재벌이자 16개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트럼프 당선자와는 골프 대회와 각종 프로암 등에서 오랜 동안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 시절부터 공개 지지를 선언했던 ‘골프의 제왕’ 잭 니클라우스는 트럼프가 당선된 뒤 골프인 중 가장 먼저 축하를 보냈다. 니클라우스는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에 대해 “자신이 가진 돈보다 골프를 더 사랑한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골프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트럼프의 골프에 대한 열정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2005년에는 <트럼프, 지금까지 받아온 최고의 골프 레슨>이라는 320페이지 분량의 책을 발간한 적도 있다. 대학 때 골프를 시작했지만 제대로 레슨을 받지 않았고, 서적을 통해 기술을 익혔다.
트럼프는 승자가 되기 위한 4가지 조건으로 ‘강력한 멘탈과 패배의 교훈, 현명한 판단, 자신의 능력 파악’ 등을 꼽았다. “골프에 감정이 들어가면 곧바로 망조가 된다”고 설명,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패배를 통한 성장이다. “때로는 패배의 쓴 맛을 봐야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강조했다. 선택의 순간에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승자와 패자의 차이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은 자신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공격할 때와 우회할 때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승리 방정식

트럼프는 전 세계에 걸쳐 16개 골프장, 22개 코스를 소유한 손꼽히는 골프 재벌이다. 여기에 두바이와 인도네시아의 트럼프 골프장은 2018년 완공예정이다. 트럼프는 경영위기에 빠진 골프장을 인수, 리모델링 통해 명문으로 변신시키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며 골프계에서 영역을 넓혀왔다. 1999년부터 골프장 경영에 뛰어든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 대부분은 퍼블릭, 또는 리조트 코스다. 그린피는 평균 250달러 선으로 미국 내에서도 비싼 축에 속한다. 그의 골프장 중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 블루 코스가 390달러로 가장 비싸고, 트럼프 내셔널골프클럽 페리 포인트가 172달러로 가장 싸다.

트럼프 소유 골프장은 대부분 명문 코스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와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를 치르는 곳이 적지 않다. 당장 내년 US여자오픈은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치러지며, 2022년 PGA챔피언십 개최지 역시 트럼프 골프장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 대회를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두고도 골프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래리 글릭은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 운영은 그의 둘째 아들 에릭을 비롯해 세 명의 자녀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골프 협회와의 잦은 마찰은 그의 골프장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PGA투어는 “트럼프라는 이름을 단 골프장에서 여는 골프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이 없다”며 캐딜락 챔피언십 개최지를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멕시코로 옮겼다.

수완 뛰어난
골프 재벌

실제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캐딜락 챔피언십 대회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 도럴리조트 블루몬스터 골프장에서 줄곧 열려왔다. 하지만 WGC조직위원회는 내년 3월 이 대회 장소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로 장소를 바꿨다. 대회 명칭도 WGC멕시코 챔피언십으로 변경했다. 최근에는 내년 6월 LPGA투어 US오픈 장소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 대회는 트럼프가 소유한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개최지를 변경하라고 미국골프협회(USGA)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을 압박했다.

대선 후보 기간에도 트럼프 골프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트럼프라는 이름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소유의 턴베리 골프장을 디오픈 순회 코스에서 제외했다. PGA투어 등 골프 단체들은 트럼프가 유세 도중 쏟아낸 인종 차별, 여성 비하 등 발언에 반발하며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는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다른 닉네임 ‘골프 재벌’
지나친 승부욕…비매너 구설

트럼프는 초대형 깃대에 집착해 자신의 골프장에 21∼25m 깃대를 설치해 규정 위반으로 곳곳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대선에 이어 깃발 싸움에서도 이겼다’라고 보도했다. 사연은 이렇다.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있는 트럼프 당선인 소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은 4월 클럽하우스 옆에 높이가 10층 아파트 정도 되는 25m 짜리 대형 깃대를 세웠다. 이에 주 의회는 구조물이 너무 커서 시야를 방해하는 등 문제가 많다며 깃대 철거를 의결했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스코틀랜드 정부에 청원까지 하며 깃대 설치를 승인받았다. 현지에서는 이번 결정에 미국 대선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 16개의 골프장을 소유한 트럼프 당선인은 이전에도 초대형 깃대로 관계 기관과 갈등을 빚었다.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클럽은 규정(12.8m)을 초과하는 24m의 깃대에 성조기를 내걸어 12만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벌금 대신 참전용사를 위해 10만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도 21m의 초대형 깃대를 세워 시의회와 설치와 철거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 과시욕이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데 골프장의 대형 깃대 설치도 이런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나친 과시욕
서슴없는 비매너

트럼프의 비매너도 입에 오르내린다. “트럼프가 티 박스에서 티샷을 수차례 했습니다. 이어 우리도 티샷을 날리고 공을 찾아 나섰죠. 그런데 트럼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 서 있는 겁니다. 그가 외쳤습니다. ‘내가 친 첫 번째 공을 찾았어’ 다음 홀은 파3이었는데 그의 공은 덤불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카트에 올라타 우리보다 먼저 그린 위로 갔죠. 우리가 도착하니 그의 공은 홀에서 3피트(약 1m) 거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저희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공 집어 들게. 컨시드 거리잖아’ 복싱 세계 타이틀 6체급을 석권한 오스카 델라 호야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내용이다. 트럼프는 “골프를 할 때 속임수를 쓰지 않을 뿐더러 델라 호야와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반론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나자 미국 골프 전문 매체들은 미국 골프계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골프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주판을 튕겨보느라 분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가 골프계에 불이익을 줄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본인이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즐기던 스포츠이자 골프장 소유주로서 골프 산업에 악역향을 끼칠 어떤 제스처를 취할 이유를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선임기자 마이클 뱀버거는 “트럼프와 골프 협회들의 관계는 앞으로 굉장히 조심스럽게 유지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서 그의 골프장에서 메이저대회가 추가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가 백악관 안에 있는 한 골프 비즈니스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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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