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향기 물씬나는 골목길을 찾아서 ①강원 원주

시장 골목에 불어온 젊은 바람 원주 미로예술시장

미로예술시장은 이름에서 연상되듯 미로 같은 골목이 특징이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상점들이 튀어나온다.

여심을 저격하는 귀여운 물건이 가득한 가게, 젊은이가 좋아하는 주점,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방, 벽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골목미술관 등 인상적인 곳이 눈에 띈다. 길을 헤매다가 마음에 쏙 드는 가게를 발견하는 재미에 일부러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기도 한다.

1950년대 오일장에서 시작해 원주 상권의 중심이 된 원주중앙시장은 1970년대에 지은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1992 년 화재를 겪은 뒤 재건축을 계획했으나 IMF로 무산되고, 대형 마트가 생기면서 찾는 이가 급격히 줄었다. 중앙시장, 자유시장, 중원전통시장 등의시장이 연결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원도심 중심에 있어 1층 상가는 장사가 잘 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은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건물의 묵은 때를 벗겨 예술의 숨결을 더하고, 불편한 골목을 미로 찾기 하듯 재미로 승화시키자, 젊은이들이 일부러 찾는 시장이 됐다.

2층 상가에는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카페, 핸드메이드 공방, 캐릭터숍, 맛집, 주점, 전통 공방, 도자기 공방, 액세서리 공방, 갤러리, 수제비누 공방, 디자인 공방 등이 들어섰다. 낡은 벽면은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장식하고, 찾기 쉽게 이정표를 설치했다. 청년 예술가들의 열정적이고 감각적인 활동 덕분에 미로예술시장이 입소문 나면서 젊은 여행자가 모여들었다.

상가는 가·나·다·라동으로 구분된다. 가동과 다동은 증평길에 접하고, 나동과 라동은 자유시장과 마주 본다. 다동 출입구로 올라가면 오른쪽에 자리한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사무실에서 시장 지도와 이달의 이벤트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네 동이 만나는 중앙광장에는 시장 소식과 에피소드를 방송하는 ‘원주중앙시장 보이는 라디오’ 스튜디오가 있다.


시장의 재탄생

골목미술관, 카페청춘, 깨나무깨방정, 츄릅토이샵, 상상잡화점, 즐거운협동조합, 무용담예술상점, 청춘이닭, 아라비카페, 덕희공방 등 예쁘고 흥미로운 곳이 많으니 꼭 방문해볼 것. 초기부터 2층 상가를 지켜온 사랑손칼국수, 거북사, 시대라사, 시장해장국 같은 상점은 오랜 역사만큼 믿음이 간다.

공연은 중앙광장이나 가동과 다동 사이 1층 골목 입구에서 주로 열린다. 매월 둘째 토·일요일에는 다양한 생활소품이나 예술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중앙시장 1층은 의류상가, 잡화점 등 여러 상점이 있다. 10여개 식당이 밀집한 소고기골목도 특색 있다. 중앙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원전통시장은 반찬 가게가 유명하고, 건너편 자유시장은 전통순대골목 등 먹거리 위주다.

원주에는 독특한 시장이 하나 더 있다. 새벽부터 아침까지 반짝 열리는 원주새벽시장이다. 원주교와 봉평교 사이 원주천 둔치 주차장에서 열리는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다. 농산물이 나오는 4월 하순부터 12월 초순까지 매일 오전 4~9시에 장이 선다. 요즘 같은 늦가을에는 새벽 기온이 낮아서 오전 6~8시에 가장 활발하다. 상인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인근에서 직접 농사지은 수확물을 가지고 나온 농민이다. 금방 수확해 싱싱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치악산(1288m)은 원주 동남쪽에 버티고 선 높고 너른 바위산이다. 다양한 등산 코스 가운데 천년 고찰 구룡사가 자리한 구룡계곡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장 인기다. 버스 종점부터 구룡사까지 아름드리 솔숲이 울창한 금강소나무숲길이 이어진다. 데크를 깔아 걷기 편하고,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구룡계곡의 풍광을 감상하기 좋다.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연못을 메우고 세웠다는 구룡사를 지나 구룡소, 세렴폭포를 거쳐 정상인 비로봉까지 오르는 구간은 총 5.7km로 3시간30분 남짓 걸린다. 10월 말부터 11월 초순에는 구룡계곡이 붉게 물들어 단풍 산행이 즐겁다.

건물 묵은 때 벗기고 예술의 숨결 더해
젊은 예술가의 감각적인 활동 활발


남대봉 중턱 해발 1200m 고지에 위치한 상원사는 ‘은혜 갚은 꿩’ 전설의 배경이다. 치악산은 원래 단풍이 아름답다고 붉을 적(赤) 자를 써서 적악산으로 불렸는데, 꿩의 보은 설화로 꿩 치(雉) 자를 넣어 치악산이 되었다고 한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서울에 살다가, 1980년 원주시 단구동에 아담한 집 한 채를 마련했다. 18년 동안 이곳에서 글을 쓰고 텃밭을 일구며 <토지>를 완성했다. 집필실이 그대로 보존된 옛집과 손주들을 위해 만든 연못, 고추며 배추를 키우던 텃밭, 밭일하다 잠시 앉아 쉬던 앞뜰이 선생이 살던 때 그대로 남았다. 뜰 안 바위에 앉아 방문객을 맞이하는 박경리 선생 동상이 인상적이다. 옛집 입구 박경리문학의집에서 소설 <토지>에 관한 전시를 보고, 선생의 삶과 문학 세계를 이해한다.

원주 시내에서 벗어나 흥업면 매지리에 가면 박경리 선생이 말년을 보낸 토지문화관이 있다. 매지리에는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자리 잡아, 단풍을 즐기기 좋다. 캠퍼스에 박경리 문학비와 윤동주 시비 동산이 있으며, 매지호 앞 벚나무 길은 ‘키스 로드’로 이름난 연인들의 데이트 필수 코스다.

가족 여행으로 원주를 찾았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 거리가 있는 원주한지테마파크와 초컬릿황후에 들를 것. 원주한지테마파크에는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우리 역사에서 한지의 쓰임을 살펴보는 한지 역사실, 한지 관련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 전시실, 한지 카페와 기념품 매장, 다양한 한지 공예를 직접 해볼 수 있는 한지 공예 체험실이 있다. 체험 종류는 나팔 장식하기, 저금통·머리띠·삼각보석함·앵무새·육각필통·팝업북 만들기 등 다양하다. 알록달록한 한지를 접고 찢고 붙이다 보면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한지 공예

초컬릿황후는 발효 카카오 효소를 이용해 건강한 발효 초콜릿을 만드는 곳이다. 체험 종류가 많고 초콜릿이 맛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도 반한다. 

 

=== 여행 정보 =====================================

당일 여행 코스
 -문화 탐방 코스: 치악산 구룡사→박경리문학공원→원주한지테마파크→원주중앙시장 미로예술시장
 -명소 탐방 코스: 연세대 원주캠퍼스길→박경리문학공원→원주한지테마파크→초컬릿황후→원주중앙시장 미로예술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치악산 구룡사→연세대 원주캠퍼스길→원주허브팜→원주중앙시장 미로예술시장
 -둘째 날: 원주새벽시장→박경리문학공원→원주한지테마파크→초컬릿황후

관련 웹사이트 주소
 -원주시 문화관광 http://tourism.wonju.go.kr
 -원주중앙시장 미로예술시장 http://wjjamk2015.modoo.at
 -치악산국립공원 http://chiak.knps.or.kr
 -박경리문학공원 www.tojipark.com
 -원주한지테마파크 www.hanjipark.com
 -초컬릿황후 www.chocohwanghu.co.kr

문의 전화
 -원주시청 관광과 033)737-5123
 -원주시 관광안내소 033)733-1330
 -미로예술시장 033)747-6082
 -원주중앙시장 033)743-2570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033)732-5231
 -박경리문학공원 033)762-6843
 -한지테마파크 033)734-4739
 -초컬릿황후 033)765-7306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역-원주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10회(06:40~23:25) 운행, 1시간~1시간20분 소요.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원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분 간격(06:00~23: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588-6900 코버스 www.kobus.co.kr)


자가운전 정보
 -영동고속도로 문막 IC→원주 방면 우회전→원문로→청골사거리에서 치악산 방면 좌회전→원주역사거리에서 평창 방면 우회전→원일로→자유시장길→원주중앙시장
 -중앙고속도로 남원주 IC→원주 방면 우회전→북원로→단계지하차도→단계택지사거리에서 평창 방면 우회전→천사로→지하상가사거리에서 기독병원 방면 우회전→원일로→원주중앙시장

숙박 정보
 -베니키아호텔 문막: 문막읍 왕건로, 033)734-7315, www.munmakhotel.co.kr (베니키아)
 -치악산호텔: 소초면 치악로, 033)731-7931, www.chiaksanhotel.co.kr (굿스테이)
 -호텔K: 원주시 시청로, 033)812-3000, http://hotelk.modoo.at (굿스테이)
 -호텔인터불고 원주: 원주시 동부순환로, 033)769-8114, http://wonju.inter-burgo.com

식당 정보
 -미향: 뽕잎황태밥, 원주시 장미공원길, 033)747-5652
 -동승루: 군만두, 원주시 이화4길, 033)742-8166
 -영월장칼국수: 장칼국수, 원주시 장미공원길, 033)746-8046
 -담채한정식: 한정식, 원주시 봉바위길, 033)748-8897

주변 볼거리
원주레일파크, 원주용소막성당, 상원사, 원주 거돈사지, 원주 강원감영, 기후변화홍보관, 원주옻문화센터, 뮤지엄 산, 돼지문화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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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