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에서 5년째 감독직을 수행 중인 박성균 감독은 ‘성남야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성남중과 성남고, 건국대와 상무를 거쳐 두산 베어스서 프로생활을 했던 유격수 출신의 지도자다. 성남고 부임 이전엔 성남중 감독으로 10년 동안 모교를 위해 지도자로 지냈다.
그의 아들인 박민(성남중 3학년) 또한 서울지역 중학교 야구의 탑클래스급 선수다. 올해 국내서 개최됐던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 한국팀 대표로 선발돼 맹활약한 바 있다. 박 감독은 대만서 개최됐던 아시아 청소년 야구대회(U18)에 우리나라 대표팀의 코치로 참가, 부자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만에 잘 갔다왔나?
▲준결승전서 대만팀을 상대했다. 9회 종료까지 동점 상황이 돼 승부치기에 들어갔으나 패배했다. 당시 구심은 일본인이었는데, 경기 내내 이해할 수 없는 볼 판정이 나와 선수단 모두가 평정심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심판들 판정이 노골적으로 우리나라 대표팀에 불리했다던데?
▲일본과의 경기서도 대만의 심판 판정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 상황에선 참으로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부터 공정한 판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국제시합서 똑같은 공정함을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부터 제대로 하면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인생을 항상 반듯하게 해왔는데, 본인의 소감은?
▲프로에선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었다.(웃음) 나라고 왜 야구서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없었겠나. 그때 마다 참고 인내하고 순간순간을 넘겨가면서 어느 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성남고는 전통적으로 좋은 내야수 그리고 명유격수를 항상 배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성남고 재학시절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내가 알기로는 성남고 야구역사상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가 지금까지 딱 4명이 있었는데, 내가 처음이었고, 그 다음이 박종호(전 LG 트윈스), 그 다음이 박경수(LG 트윈스-KT 위즈)다. 그리고 마지막이 현재 성남고 포수로 뛰고 있는 2학년 전경원인데, 포수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성남고 최초의 선수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야구부 전체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선수와 코칭스탭들과의 소통이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경험서 나온 나의 첫 번째 야구부 운영의 방침이다. 나는 선수 시절 지도자들이나 코칭스탭과의 소통서 본의 아닌 오해를 낳은 적이 몇 번 있었고, 그래서 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시절 나의 경험으로 혹시 나 같은 불이익을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감당하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선수들 그리고 코치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도자는 선수들의 능력과 스타일, 그리고 성격까지도 제대로 알고 지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입 선수들은 어떻게 스카우트 하는가?
▲선수 스카우트 시 나의 원칙은 믿음과 신뢰, 우리 그리고 ‘계산적이지 않은’ 이러한 함축된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 같은 재단 하의 성남중에서도 많은 선수들을 수급 받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경기 현장서 선수들의 뛰는 모습을 보고 평가를 내린 후 결정한다.
-졸업생들의 진로, 특히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들의 진로 지도는?
▲대학마다 요구되는 선수들의 입시요강서 선수선발의 기준과 자격이 제각각 다르다는 것에 애를 먹고 있는 중이다. 진학할 선수는 넘치고, 대학은 한정돼 있고, 공식경기 수는 적은데, 적용되는 기준이 학교마다 차이가 있으니 고등학교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진학지도에 정말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동안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박경수(KT 위즈), 노경은(두산 베어스), 오선진(한화 이글스), 장영석(넥센 히어로즈), 배병옥(KT 위즈) 등이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박경수는 원래 초등학교 때 포수였는데, 그의 센스를 보고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지도했다. 노경은은 내가 지도했던 최고의 투수였고, 배병옥은 공수주가 모두 뛰어난 파이브(Five, 5)툴을 모두 갖춘 선수였다. 이밖에도 많은 뛰어난 제자들이 현역 선수로 대학과 프로서 활약 중이다.
-성남고는 오래 전부터 학교 야구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해마다 우승권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재단의 설립자이신 고 김석원 이사장님 때부터 현재의 김명선 이사장님까지 재단과 학교, 그리고 동문들의 야구사랑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물심양면으로 정말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청룡기에서는 8강전에서 만난 덕수고전이 고비였었다.
사실 우리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1학년 투수 손동현이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 때의 경험이 곧바로 치러진 대통령배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도움이 됐다.
-아들 박민 선수에게 같은 야구인으로, 그리고 선배와 지도자의 입장에서 해주고 싶은 말은?
▲박민은 성남고로 진학해 내가 지도하게 된다. 원래는 부자지간에 쓸데없는 부담을 갖기가 싫어서 타 학교로 진학시킬 생각이었으나, 학교와 동문들이 직접 지도해서 학교의 명예를 높여 달라고 강력한 요청을 해왔다. 하고 싶은 말은 아빠의 후광이랄까 야구에선 감독으로서의 아빠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의 실력을 반드시 입증해서 인정받아야 한다. 나는 실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를 기용할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경기에서 뛸 수가 있을 것이다. 실력을 제외한 어드밴티지는 아예 기대를 하지 말 것이고, 야구 외적인 부분, 특히 예의범절 등의 인성 강화에 힘쓸 것도 당부하고 싶다.
다음은 박민 선수와의 일문일답.
-지난번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대표선수 선발과 출전 소감은?
▲정말 재미있게 야구를 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외국 선수들, 특히 일본과 미국 선수들의 야구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의 선수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
-직접 부딪혀 본 고등학교 선발팀인 대표A팀의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어떠했나?
▲고등학교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공의 스피드는 물론이고 포수의 미트로 들어오는 공끝이 그동안 경험했던 중학교 투수들과 엄청나게 달랐었다. 그런 형들과 상대해 본 경험이 고등학교 진학 후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대표팀 강화훈련 등 그동안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단체 합숙생활 또한 앞으로의 고등학교 진학 후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같이 생활했던 선수들 중 누가 가장 기억에 남나?
▲포수였던 차민혁(건대부중 3학년)이다. 포수로서 투수리드가 훌륭했고, 같은 야구선수로 플레이 스타일에서 본받을 점이 참 많았다.
-내년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성남고로 진학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