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베이스볼> 일본팀 감독 하루야마 소세이

일본팀 벤치서 “동해물과∼”

지난 4일,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가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서 낯익은 일본인 감독을 만났다. 재일동포 3세의 귀화한 일본인으로 일본 보이스리그 후쿠오카현 북부지부의 감독을 맡고 있는 하루야마 소세이(69세·한국명 이총성). 

하루야마 감독은 ‘펑고의 달인’으로 SBS <생활의 달인>에도 소개된 바 있다. 지금도 일본에선 자주 방송에 출연하는 야구인이다. 그와 관련된 동영상은 백만번의 조회수를 자랑한다. 그의 친가 고향은 대전, 외가 쪽은 대구. 일본팀 벤치서 애국가를 읊조린 하루야마 감독을 만나봤다.

-우선 일본대표 B팀부터 소개해 달라.

▲2000년생과 2001년생들을 조합해 일본 큐슈지역 7개 현과 후쿠오카, 가고시마, 오키나와 등의 지역에서 선수들을 선발해 구성한 팀이다. 일본대표 A팀은 일본 전역에서 선발해 구성한 팀으로 알고 있다.

-일본대표 A팀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월드컵(U15)의 일본대표팀보다 전력이 낮다는 평가도 있던데?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재일동포야구단의 선수로 한국을 방문해 3학년 때까지 해마다 한 달동안 한국서 체류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수십년 동안 한국을 오가며 한국야구를 파악해왔다. 지금 한국엔 고등학교 야구팀이 약 60여개 팀이 존재한다고 하던데… 맞나? 그럼 일본은 어떠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일본에는 고등학교 야구팀만 2000개가 넘는다. 클럽팀까지 합하면 수천개가 될 것이다.


중학교 선수들이 뛰고 있는 팀 수는 그 이상이겠지. 선수들이 60여개팀으로 나누어져 있으면 대표팀 한 두 개는 최상의 전력으로 구성할 수가 있다. 그러나 팀수가 수천개라면? 같은 전력을 가진 대표팀이 몇 개나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일본 유니폼을 입고 나오는 어느 야구팀도 실력이 폄하될 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팀의 전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내가 이제까지 접해 본 한국팀들 중에서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서 가장 강한 팀이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이 주축인) 한국대표 A팀은 지금 당장 일본의 고시엔대회에 출전해도 4강(Top 4) 안에 들 수 있는 팀이라고 확신한다. 레벨이 너무 다르다. 한국이 어떻게 이런 강한 팀을 가질 수 있었나?

-인상에 남는 한국 선수들을 꼽는다면?

▲투수 중에는 백넘버 일레븐(11번, 휘문고 김대한)이다. 이번 대회 최고 구속이 147km/h까지 나왔다고 들었다. 나는 오래 전에 일본 후쿠오카의 에인젤스라는 팀에서 코치로 있었고, 당시 15세였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의 입단 테스트를 맡은 적이 있었다.

“한국이 이렇게 강했나” 감탄 연발
한국팀에 다르빗슈 능가할 선수도

당시의 다르빗슈는 구속 137km/h의 공을 던졌었는데, 한국팀 김대한이 같은 나이 때의 다르빗슈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타자 중에는 백넘버 텐(10번, 배명고 김혜성)이다. 일본에는 그와 같은 체격에 유연성을 겸비한 선수가 없다. 피지컬이 부럽다.


-한국팀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자만심에 대한 경계다. 잘하고 강한 선수들에게 자만심이란 게 없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성취에 만족해서 스스로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항상 노력하고 겸손해야 한다. 타고 난재질로 여기까지 왔겠지만, 이제부터는 그 이상의 발전을 해야 한다. 그것은 노력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본인의 야구 경력은?

▲나는 후쿠오카현의 이츠카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친가 쪽은 할아버지 때 일본으로 건너왔다. 어머니는 16세 되던 해에 일본으로 건너오신 분이다. 중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는데 (귀화를 했지만) 한국 태생이라서 매를 맞거나 따돌림도 많이 당했다.

고향의 고등학교 야구팀을 거쳐 센슈대학교에 진학해 야구를 이어갔지만 프로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타격에는 상당한 재질을 보여 항상 소속팀의 중심타선에 있었다. 아버지는 대학시절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10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직도 한국의 대구에는 나와 동갑내기인 막내 외삼촌이 살고 계시다.

-제자들 중에 유명한 선수는?

▲나이 사십에 지도자를 시작했는데, 이제까지 여섯 명의 프로선수를 배출했다. 현재 연봉 1억엔을 받고 있는 니혼햄 소속의 요시카와가 대표적인 제자다.

-한국과 일본, 양국 야구계에 ‘펑고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는 ‘노크볼’이라 한다. (굳은살이 가득 박힌 양손을 보여주며) 내 손을 봐라. 영광의 훈장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노크볼을 쳐주는 것이 너무 즐겁고 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최대거리로 90미터 정도밖에 칠 수 없지만, 그래도 계속 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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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