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최고의 진기명기 '장면들'

믿을 수 없는 리커버리 샷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골프에서도 위기의 순간 최고의 샷이 나온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창의적인 샷에 갤러리는 열광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PGA투어에서 실제 일어난 믿을 수 없는 9개의 리커버리 샷을 선정해 소개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필 미컬슨, 빌 하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 세르히오 가르시아(이상 스페인), 빅토르 뒤뷔송(프랑스), 비제이 싱(피지)의 샷이 최고의 진기명기로 꼽혔다. 특히 미컬슨은 9가지의 샷 중 2개가 선정돼 ‘쇼트 게임의 달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위기의 순간
최고의 샷

최고의 샷은 가르시아의 나무 위 샷이다. 그는 2013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이 나무로 올라가는 불운을 맞았다. 보통 선수들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할 법한 상황에서 가르시아는 그대로 샷을 하기로 결정했다.

나무 위로 올라간 가르시아는 자세가 나오지 않아 여러 번 다양한 각도에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해야 했다. 결국 페어웨이를 등진 채 왼손으로는 나뭇가지를 잡고 오른손으로 클럽을 쥐어 등 뒤쪽으로 볼을 쳐냈다. 다행히 볼은 페어웨이로 빠져나왔다. 나무 위 샷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가르시아는 나무에서 내려온 뒤 첫 번째 샷을 30야드밖에 보내지 못했고 결국 더블보기를 범했다.

히메네즈는 2010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벽치기’ 샷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히메네즈는 로드 홀로 불리는 17번홀에서 볼이 그린 뒤 돌담 바로 앞에 멈추자 궁여지책으로 돌담을 향해 볼을 쳤다. 볼은 벽에 맞고 바운스된 뒤 그린에 올라갔고 갤러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세계 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도 지난해 디 오픈을 앞두고 로드 홀에서 벽치기 샷을 연습한 적이 있다.

하스가 2011년 투어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보여준 ‘워터해저드 샷’도 명장면에 선정됐다. 이스트레이크 골프장 17번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하스는 절제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연못 가장자리에 떨어져 볼이 반쯤 물에 잠긴 것. 오른발은 물에 담근 채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가르시아 나무 위 샷 ‘최고’
창의적 샷에 갤러리는 열광

그러나 하스가 물을 튀기며 친 워터해저드 샷은 홀을 약 90㎝ 지나친 지점에 절묘하게 멈춰 섰다. 가볍게 파 세이브하며 고비를 넘긴 그는 세 번째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내 승리했다. 하스는 당시 우승으로 페덱스컵 보너스 1000만달러까지 챙기는 ‘잭팟’을 터뜨렸다. 그의 샷은 그해 PGA투어가 선정한 ‘올해의 샷’으로도 뽑혔다.

뒤뷔송은 지난 2014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호주의 제이슨 데이에게 비록 패했지만 당시 연장전에서 보여준 두 차례의 리커버리 샷이 명장면으로 꼽혔다.

뒤뷔송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선인장 밑 모래밭에 들어간 볼을 홀 1.2m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연장 두 번째 홀에서도 덤불 사이로 빠진 볼을 다시 2m에 붙인 뒤 기어이 파를 잡아냈다. 뒤뷔송은 연장 다섯 번째 홀에서 백기를 들긴 했지만 두 번의 파세이브는 최고의 샷으로 뽑혔다. 데이는 당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때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싱은 200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6번홀에서 퍼터로 이색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파5 홀인 이곳에서 싱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옆 프린지와 러프 사이에 떨어졌다. 싱은 퍼터를 90도로 돌려 잡더니 페이스가 아니라 ‘토’(헤드 앞 끝)로 볼을 쳐내 5m 거리의 홀에 집어넣어 이글을 잡았다.

싱은 경기 후 “연습을 많이 해본 샷이었으나 대회에서는 처음 써먹었다”며 “볼이 프린지와 러프 사이에 멈춰 있어서 샌드웨지를 썼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진기샷 잘하는
톱랭커 압권

미컬슨은 2008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골프장에서 열린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환상적인 로브 샷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미컬슨의 티샷은 왼쪽 나무 숲 러프로 들어갔다. 핀까지 거리는 140 야드. 키 큰 나무들이 가로막고 있어 파 세이브도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 미컬슨은 로브 샷을 감행했고, 나뭇가지 위로 붕 떠오른 볼은 그린에 안착하더니 홀 2.7m 거리에 멈췄다.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한 미컬슨은 “내 생애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멋진 샷”이라고 했다.

미컬슨은 2014년 WGC 캐딜락 챔피언십 1라운드 때도 쇼트 게임의 진수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회장인 블루 몬스터 TPC 17번홀. 파4 419야드인 이 홀에서 미컬슨의 티샷은 그린 주변까지 날아가 카트 도로에 멈췄다. 카트 도로 뒤쪽엔 갤러리 스탠드가 있었다. 구제를 받고 드롭을 해도 상황이 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미컬슨은 카트 도로에서 그대로 샷을 하기로 결정했다. 홀까지 47야드. 미컬슨은 웨지 샷을 했고, 볼은 그린에 떨어진 후 홀 2.7m 거리에 붙었다. 미컬슨은 버디로 연결했다.

나무 위에서…
최고의 장면

세계 랭킹 3위 매킬로이는 지난 2014년 메이저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인 PGA그랜드 슬램에서 ‘왼손 해저드 샷’으로 트러블 상황을 탈출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2라운드 17번홀(파5)에서 그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 가장자리에 빠졌다. 스탠스를 잡을 수 없게 된 매킬로이는 웨지 헤드를 거꾸로 잡은 뒤 왼손잡이 스윙으로 볼을 페어웨이에서 꺼냈다. 매킬로이는 세 번째 샷을 러프로 보내고, 네 번째 샷으로도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다섯 번째 웨지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우즈가 2005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16번홀(파3)에서 보여준 ‘기적의 칩샷’은 우즈의 명성과 어우러진 까닭에 골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우즈의 티샷은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파 세이브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즈는 회심의 칩샷을 날렸고, 홀 8m 거리의 그린에 떨어진 볼은 90도로 꺾이면서 경사를 타고 내려가더니 홀 앞에서 약 1.5초 동안 멈춰선 뒤 거짓말처럼 빨려 들어갔다.
이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을 뿐

니라 TV뉴스와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더구나 우즈의 볼은 마치 연출한 듯 홀에 들어가면서 나이키의 상징인 갈고리 모양의 로고를 보여줘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하지만 역대급 진기명기 샷도 통하지 않는 악명높은 벙커들이 골퍼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샌드세이브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데이비드 톰스(미국)로 66.67%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나쁜 선수는 34.57% 확률을 보이는 키건 브래들리(미국). 전체 199명 중 정확히 중간인 100위 자리에는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라 있다. 공교롭게도 확률도 절반인 50%다. 세계 최고 선수들도 벙커에 들어갔을 때 빠져나와서 1퍼트로 마무리하는 확률이 평균적으로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난감한 골퍼들…색다른 흥밋거리
아무 것도 안통하는 치명적 벙커들

스코틀랜드 출신 골프코스 설계가 도널드 로스는 “골프 코스 내에 잘못 배치된 벙커는 없다. 따라서 벙커가 어디에 있든지 그것을 피하는 것은 플레이어 몫”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전 세계 골프장에는 한번 빠지면 탈출하는 것 자체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마의 벙커’가 꽤 있다.

오크몬트 골프장의 ‘교회 의자들(Church Pews)’로 불리는 벙커도 한번 빠지고 나면 악명에 치를 떠는 곳이다. 3번홀과 4번홀 페어웨이 사이에 있는 이 벙커는 길이가 100야드 이상 될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이 벙커 내에 있는 기다란 러프 둔덕들이 마치 교회 의자를 일렬로 정렬해놓은 것 같아 이런 닉네임이 붙었다. 원래 6개 벙커로 나뉘어 있었지만 이것을 하나로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처음에는 7개 ‘의자’밖에 없었지만 점점 늘어 지금은 12개가 됐고, 각 의자들은 두껍고 질긴 페스큐 잔디로 구성됐다. 이곳에 공이 빠지면 탈출은커녕 찾는 것조차 힘들다.

2011년 디오픈이 열린 잉글랜드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장의 4번홀 12m짜리 벙커는 깊고 위협적인 시각 효과로 ‘히말라야 벙커’라는 애칭을 얻었다. 정말 벙커 한쪽 사이드가 히말라야를 보는 것 같은 웅장함을 준다.

아무리 무시무시한 벙커가 많다고 해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의 ‘나카지마 벙커’보다 더 악명을 떨친 벙커는 없을 것이다. ‘로드홀’로 불리는 이 홀에서도 나카지마 벙커는 유독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78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일본 나카지마 쓰네유키는 이 홀에서 9타를 치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볼을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렸지만 첫 퍼트가 길어 ‘그린 OB’가 나면서 벙커에 빠졌고, 벙커에서 나오는 데 5타를 소비했다.

악명높은 벙커
선수들 눈물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파인밸리 골프장 10번홀(파3) 그린 앞 벙커는 ‘악마의 항문(Devil’s Asshole)’이라는 아주 독특한 닉네임을 갖고 있다. 그 모양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깊이는 3m밖에 되지 않지만 너무 작아서 백스윙 각도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 18번홀 페어웨이 중앙에 있는 벙커는 ‘지하실(Basement)’이란 애칭이 있다. 3.6m 높이에 지하실처럼 넓은 이 벙커는 레이업하는 공을 모두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 높다.

‘모래 언덕’을 연상시킬 정도로 높아 탈출하기 힘든 샌드힐스 골프장 18번홀 벙커, PGA 웨스트스타디움 코스 16번홀 5m짜리 벙커, 로열포트러시 골프장 17번홀 벙커 등도 피하는 게 상책인 치명적인 벙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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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