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우즈' 디섐보 매력탐구

괴짜골퍼서 월드스타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괴짜 천재선수’ 브라이슨 디섐보(23·미국)가 뛰어난 실력에 스타성까지 더해 ‘차세대 타이거’로 주목받고 있다. 타이거 우즈의 몰락 이후 스타 탄생에 목 마른 PGA투어에 구세주가 될 선수가 나타나 골프계가 술렁이고 있다.

‘포스트 타이거’ ‘PGA투어 구세주’ 등의 수식어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해 상품성이 뛰어나다. 귀공자 스타일의 얼굴에 뛰어난 패션 감각을 더해 이미 ‘여심’을 흔들고 있다. 그는 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괴짜 천재 선수’ 브라이슨 디섐보(23·미국).

우즈 닮은꼴

디섐보는 지난 4월17일(현지시간) 브랜던 그레이스(남아공)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PGA투어 RBC헤리티지에서 공동4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디섐보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디섐보의 데뷔전 성적은 숱한 PGA투어 스타 선수의 데뷔전 순위를 뛰어넘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프로 전향 이후 첫 대회에서 60위에 그쳤고 필 미컬슨(미국)과 조던 스피스(미국)는 컷 탈락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데뷔 경기에서 42위에 머물렀다.

디섐보의 데뷔전을 지켜본 골프 전문 매체들은 하나같이 찬사를 보냈다. 그는 대학 시절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와 미국 대학골프선수권대회를 동시에 석권했다. 아마추어 골프 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두 대회를 동일 시즌에 우승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 미컬슨, 우즈, 그리고 라이언 무어 등 4명밖에 없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검증받은 실력은 간간이 출전한 프로 대회에서도 빛이 났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처음 출전한 PGA투어 대회(페덱스 세인트 저드 클래식)에서 디섐보는 컷을 거뜬히 통과했다. 우즈는 아마추어 때 처음 출전한 PGA투어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우즈는 어린 고교생이었지만 아마추어 선수가 난생처음 출전한 PGA투어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지난해 디섐보는 유럽프로골프투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서는 1라운드에서 스피스, 매킬로이, 리키 파울러 등 쟁쟁한 최정상급 선수들을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그는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공동21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실력도 실력이지만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 ‘상품성’까지 인정받았다. 페인 스튜어트를 연상시키는 사냥 모자를 눌러쓴 개성 있는 필드 패션와 함께 그는 샤프트 길이가 모두 같은 파격적인 클럽 세팅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나는 과학자”라면서 손수 고안한 이 새로운 클럽 세팅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스포츠 경영학과장 패트릭 리시 교수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지 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그는 그렇게 될 잠재력을 지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PGA투어에서는 벌써 디섐보가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로 뽑힐 가능성까지 점치며 노골적인 기대감을 표출한다. 라이더컵은 대다수 미국 골프팬이나 선수들이 올림픽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무대다. 프로 선수로는 딱 한 차례 대회를 치른 새내기에게 라이더컵 출전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뛰어난 기량+귀공자 외모
상식파괴 클럽 세팅 눈길
라이더컵 출전 여부 관심

디섐보는 아직 PGA투어 카드가 없다. 라이더컵 대표가 되려면 오는 28일 개막하는 PGA챔피언십 이전에 PGA투어 카드를 획득해 미국프로골프협회 A-3 카테고리 회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디섐보가 라이더컵에 출전할 가능성은 절대 적지 않다. 톰 브롤리 미국프로골프협회 회원 자격 분과위원장은 2014년 라이더컵에 출전한 스피스의 사례를 들었다.

2014년 시즌 초반에 스피스는 디섐보의 지금 처지와 똑같았다. PGA투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하곤 했던 스피스는 그해 7월 존디어클래식에서 우승했다. PGA투어는 투어 대회 우승자에게는 즉각 투어 카드를 부여한다.

투어 카드 획득과 함께 미국프로골프협회 A-3 카테고리 회원이 된 스피스는 그동안 쌓은 상금 덕에 선발 포인트 7위로 라이더컵 대표에 뽑혔다. 비회원 때 받은 상금이라도 회원이 되는 순간 인정을 받는다. 디섐보는 앞으로 출전하는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많은 상금을 챙긴다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그의 ‘괴짜골퍼’라는 애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클럽 세팅 때문이다. 아이언의 경우 번호가 낮을수록 샤프트가 길지만 디섐보는 예외다. 3번부터 웨지까지 10개 클럽 길이가 37.5인치, 무게 280g으로 똑같다. “호머 켈리가 쓴 ‘골핑머신’이라는 책에서 똑같은 궤도로 스윙해야 한다고 배웠다”며 “그래서 샤프트를 같은 길이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클럽의 라이와 바운스 앵글 등도 같고, 다만 로프트만 클럽에 따라 차이가 있다. 3번 아이언이 20도, 4번 24도, 5번 30도 등이다. 실제 동일한 공의 위치와 셋업, 스윙을 추구한다. 클럽에 관계없이 모든 스윙이 같은 플레인이라는 이야기다. 임팩트 과정에서 손목 로테이션이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

커지는 기대

갤러리에게는 톡톡 튀는 스타일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벤 호건(미국)을 연상시키는 헌팅캡을 선호한다. 젊고 역동적인 골프를 추구하는 코브라-푸마가 장기계약이란 선물을 안겨준 배경이다. 프로 전향 전에 대형 스포츠 전문 업체와 후원 계약을 한 것은 가능성을 업계에서도 인정했다는 뜻이다. 봅 필리언 코브라-푸마 최고경영자(CEO)는 “굉장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우리는 많은 선수를 후원하기보다는 될만한 선수를 선택하는 소수 정예 정책을 택한다”고 디섐보와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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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