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군 ‘박정희 장군 전역공원’ 조성 논란

‘혈세’ 57억원 들여 장군님 기념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강원도 철원군서 때아닌 박정희 논란이 수년째 진행 중이다. ‘군탄공원’이라는 정식명칭을 두고 지역 보수성향 사회단체들이 ‘박정희 장군 전역공원’이라는 표지석을 공원 입구에 세우고 군청과 함께 명칭 변경을 진행해왔다. 이미 2번이나 도지명위원회에서 딱지를 놨으나 공원을 재단장해 올해 안으로 재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청은 현재 공원을 2배로 확장하는 공사와 진입로 확포장공사, 군탄공원 힐링코스를 조성 중이다. 도비와 군비를 포함해 국비까지 무려 ‘57억원’의 혈세가 들었다. 오는 8월13일 준공이 확정된 공원 안엔 또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조형물까지 들어선다.         

쿠데타 장본인

군탄공원의 조성 당시 명칭은 ‘육군대장 박정희 전역지 공원’이었다. 공원 일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 5·16군사쿠데타를 일으킨 후 2년 3개월 뒤인 1963년 8월 퇴역하면서 “다시는 나와 같은 불우한 군인이 되지 말자”는 전역사를 한 곳이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이었다. 그는 1963년 8월,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육군 제5군단 비행장에서 군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육군 제5군단이 1969년 전역비를 세웠고, 1976년 청와대가 주도해 공원화사업(5만5000㎡)을 추진하면서 ‘육군대장 박정희 전역지’로 불렸다. 1988년 노태우정권 시절 ‘5·16’이 군사쿠데타로 규정되면서 행정구역명을 딴 ‘군탄공원’으로 개명했다. 지난 2000년 철원군번영회 등이 박 전 대통령 전역지 되찾기 운동을 벌였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철원군은 지난 2012년 지역 사회단체들로 구성해 발족한 ‘육군대장 박정희 장군 전역지 유적공원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함께 공원 명칭을 ‘박정희 장군 전역기념공원’으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강원도청은 2013년과 2014년에 열린 두 차례의 지명위원회에서 철원군의 지명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청 측은 “역사 유래가 있는 고유지명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보류했다.


그러나 철원군은 공원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에 다시 명칭 변경안을 도에 제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 변경은 군지명위원회와 도지명위원회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도에서 통과가 된다고 해도 중앙에서 보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군청 측은 지난해 공원 조성사업에 관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처음엔 ‘박정희 장군 전역공원’이라는 명칭으로 발송을 했다가 군탄공원으로 수정해 재발송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7월엔 박근혜 당시 대통령후보가 철원을 찾은 자리에서 부친의 기념비에 대해 철원군수에게 묻기도 했다. 지난 1989년 김종필 당시 공화당 총재가 군탄공원을 찾아 지구당 간부들에게 기념탑 보수와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2014년 12월에 추진위가 세운 공원 입구 표지석 앞에서 “육군대장 박정희 전역공원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실상 지난 수년간 박정희 전역공원은 철원군의 '뜨거운 감자'였다. 군청으로 항의성 민원 전화가 폭주했고, 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서 군민들의 찬반 의견이 뜨거웠다. 특히 지난 2014년, 명칭 변경을 도지명위에 상정하는 과정에서 같은 해 9월, 추진위가 주도해 세운 ‘박정희 장군 전역공원’이라고 씌여진 표지석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표지석은 추진위가 군민모금운동을 벌여 높이 9m, 폭 3m 규모로 설치한 것이다. 이현종 철원군수, 한기호 전 국회의원과 지역주민이 낸 성금 3400만원으로 건립됐으며, 이 군수와 주민 150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표지석엔 “5000년 역사의 바다에 박정희 장군이 남긴 항해의 흔적은 너무나 크고 깊다. 군사정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장군의 고뇌가 서려 있는 이곳을 40년 전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 후세에 전하고자 한다”는 찬양 일색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추진위 측은 명칭을 복원하면 누구나 한 번씩 방문하는 안보관광지로 활성화시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군탄공원 내엔 현재 1969년에 육군이 세운 것과 2014년에 민간이 주도해 세운 2개의 대형 비석이 존재한다. 최초에 세워진 기념비는 기단 높이 1m, 비신 높이 4.39m로, 몸체엔 ‘육군대장 박정희 장군 전역기념비’라고 새겨져 있다. 그럼에도 철원군청은 확장공사 후 문을 여는 공원 내에 또 다시 “박정희 장군의 일대기를 담은 전역 기념 조형물을 제작해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철원군청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박정희 장군의 어록과 업적을 새겨 넣어 7월 중에 조성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와 서명도 들어간다. 공원 조성엔 국비, 도비, 군비를 포함해 45억원이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도지명위 두 차례 ‘불가’ 통보했으나 재추진
대형 기념비만 3개…누구를 위한 공원인가?

군청에 따르면, 인근 국방부 부지를 사들여 2만4000㎡ 규모의 공원을 4만138㎡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으로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조형물을 포함해 광장, 주차장, 야외무대 등 재단장에 45억원이 들었으며, 43번 국도와 연결되는 진입로 확포장공사엔 추가로 군비 6억원이 소요됐다. 또 공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철원~군탄공원을 잇는 산책로를 현재 공사 중이다.

‘군탄공원 힐링코스’라고 이름 붙인 산책로는 지난해 11월에 착공해 오는 8월4일 준공 예정이다. 총 길이 0.85㎞, 폭 4m로 조성 중이다. 힐링코스에도 보상비용을 포함해 군비 6억원이 들었다. 전체 예산 57억원 중 27억원이 국비로 충당됐다.

군에선 공원 재단장 이유로 시설 노후와 공간 협소, 낮은 접근성, 다양한 문화체험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 안보관광지 등 관광자원 개발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역 시민사회선 수년째 계속되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공원을 새롭게 꾸민 것도 명칭 변경을 위한 전 단계로 보고 있다.    

군청 측은 명칭 변경 추진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 군청 차원에서 추진사항도 없다. 명칭도 민간단체에서 한 거다. 우리가 나서서 명칭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건 없다. 재추진하고 그런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도 있고 비판적인 사람도 있어서 중립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며 “현재 딸인 박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다고 해서 그 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아니다. 확장 취지는 전역공원에 초점을 두기보다 휴식공간 제공, 군민 정주여건 개선, 시설 재정비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군민은 “정권이 딸로 바뀌니까 옛날 명칭으로 돌아가려는 거다. 잘 보이고 싶어서 계속 줄 서기하는 것”이라며 “철원이 전쟁을 직접 겪은 지역이라 보수적이다. 보수적 환경에 묻혀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 군민은 또 “추진 이유로 관광자원화를 꼽지만 빼어난 절경을 가진 한탄강도 그렇게 못하는데 그게 되겠나”라고 반문하며 “박정희라는 이미지만 빼면 그냥 평범한 공원이다. 몇십억원씩 쏟아 부으면서 지자체마다 뭐든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 관련 기념사업은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진행 중이다. 경북 구미를 필두로 서울 중구, 마포구 상암, 경북 포항, 문경, 청도군, 강원도 양구, 울릉도 등에서 지자체예산과 국비가 함께 투입되며 ‘박정희 업적 기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념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주목받던 지난 2012년께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정신 빠진 철원군

김용빈 철원군농민회 정책실장은 “공과 과가 있는데 기념이라고 하면 공만 하겠다는 것인데, 자충수를 두는 거다. 역사의 진실이 규명되는 날이 오면 지금 한 부끄러운 짓을 어떻게 할 거냐”라며 “(관에서) 공원시설에 공과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현판, 게시판, 비석 등으로 과에 대한 기록도 공에 대한 표시 옆에 나란히 우리 명의로 남기겠다. 지역주민의 의사가 다양하게 표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