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친박계 '밀월' 노림수

대선주자 없는 새누리 빈집털이?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국민의당 내부에서 야권통합론 대신 연립정부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도 “여야 어느 쪽과도 연대할 수 있다”며 연정론에 힘을 실었다. 일각에선 안 대표 측이 현재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 어느 쪽과도 연대할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이 연립정부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 야권통합론을 대신해 연립정부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연립정부에 익숙하지 않지만 다당제가 정착되면 헌법 개정 없이 연립정부 등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DJP연합?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연립정부론과 관련해 “만약 새누리당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온다면 얼마든지 개방해서 받자”고 주장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변화를 선제조건으로 내걸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정체성을 가지고 가야지, 경제·복지·대북정책이 완전히 다른 새누리당과 연정하는 건 집토끼를 놓치는 길”이라며 “성공적인 예로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이 있는데, DJ는 JP화되지 않았다, JP가 DJ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새누리당 내 혁신그룹은 최근 안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고려대 최장집 명예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열기도 했다. 이날 초청강연에는 주로 비박계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차기 당대표 후보로도 거론되는 친박계 중진 이주영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총선이 끝나자마자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의 밀월행보가 시작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새누리당으로서는 과반은 물론이고 원내 1당 자리마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게 내준 만큼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의 도움이 절실하다. 당장 안 대표를 친박계 대선주자로 세우겠다는 생각은 없더라도 향후 국정운영과정에서 국민의당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지형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의 내부 속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원내 3당을 차지하긴 했지만 여전히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따라서 누군가와는 연대를 해야 하는데 더민주뿐만 아니라 새누리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놓음으로써 자신들의 몸값을 최대한 올리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20대 국회가 열리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의 연대를 통해 상임위원장 배정 등에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 내 상원이라고도 불리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당이 차지하게 되면 원내 3당임에도 불구하고 법안 통과와 관련해 원내 1당 부럽지 않은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월권이라는 논란도 있지만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300명의 국회의원 중 299명이 찬성해도 법사위원장 단 한 사람이 반대하면 법안 통과를 막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엔 박영선 당시 법사위원장이 여야가 이미 합의를 끝낸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재벌특혜법이라며 법안 상정을 거부해 여야 모두 박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다.

새누리-더민주 사이 오가며 실리 챙겨
존재감 키우고 상임위 배정 등서 유리

지난 총선 당시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으로 내분을 겪었던 국민의당이 대선정국에서 재현될 수도 있는 야권통합론에 선제 대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대표 측은 대선에서도 3자구도로 대결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선에서는 보수층의 표심이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 고집을 부리다 대선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책임론에 휩싸이게 될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국민의당이 더민주와 손을 잡고 정권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지만 새누리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며 연정론에 힘이 실릴수록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안 대표가 새누리당 친박계와 정책연대 등의 행보를 이어가다 아예 친박계 후보로 대선에 나서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친박계는 새누리당 내 최대 계파지만 현재 마땅히 내세울 대선후보가 없어 난처한 상황이다. 4·13총선에서 대패하며 당내 유력 대선주자들이 사실상 제거된 새누리당 입장에선 국민의당과의 연정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안정적 정치기반을 유지하려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에서도 독자 집권이 불가능하다면 연정이나 내각제 개헌을 통해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김대중-김종필, 노태우-김영삼 조합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최근에는 조경태 의원의 새누리당행이나 박근혜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인 진영 의원의 더민주행이 성사되기 되기도 했다.

안 대표 측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버티고 있는 더민주와 대선국면에서 또다시 단일화 협상을 한다고 해도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이미 지난 대선 당시 친노계와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협상이 난항을 겪자 결국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더민주 대선경선 당시에는 비노계 인사들이 친노 당 지도부의 불공정 경선 관리를 지적하며 경선장에서 물병과 달걀을 투척하는 등 격한 항의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의 행보가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층도 상당수 잠식했는데 총선에서 표심을 얻는 데 성공한 중도층을 대선에서도 잡아 두기 위해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선 이 같은 국민의당의 행보가 진보 진영의 표심을 떠나게 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계하고 있다.

또 이질적인 세력들이 집권만을 위해서 손을 잡는다면 정치공학적 ‘야합’으로 비춰 역효과만 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장 진보진영에선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이 언급되자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2중대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도보수층 공략?

하지만 이미 진보진영의 표심은 정의당이나 더민주가 상당부분 잠식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으로서는 우클릭으로 중도보수층을 공략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이어질 경우 합리적인 보수를 표방하는 새누리당 일부 세력이 국민의당으로 옮겨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의 우클릭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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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