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오신환

“27년 만에…기적은 현재진행형”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대 총선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이 됐다. 안일한 정치권에 대해 유권자들이 경종을 울렸다는 게 중론이다. 우여곡절 끝에 20대 국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일요시사>는 당선인들을 차례로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로 새누리당 오신환 당선인을 만나봤다.

 

1년 전만해도 야권은 서울 관악을 재보선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의 변덕'이라 치부했다. 그러나 오신환은 이 같은 평가에 재선으로 응수,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지난 재보선이 27년 만의 ‘기적’이었다면, 이번 총선으로 관악 지역은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여당 의원을 갖게 됐다. 청년 정치가의 심장에 재선 의원으로서의 원숙미를 가미한 오신환. ‘사시존치’라는 지역 최고 의제를 어떻게 해결해갈 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다음은 오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접전 끝에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소감이 듣고 싶다.
▲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서울 관악을은 지난 27년간 ‘야당의 텃밭’이라 불리우며 여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었다. 이번 총선은 정체된 관악의 발전과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주민들의 염원이 모아진 결과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관악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더욱 낮은 자세에서 오직 주민만을 바라보며 섬기는 민생정치를 실현해내겠다.

- 19대 때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시간을 회고해 본다면?
▲ 지난 1년을 통해 ‘관악의 기분 좋은 변화’가 시작됐다. 지역 최대 현안인 사시존치를 위한 ‘사법시험법’과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법무부의 사시 폐지 4년 유예 발표를 이끌어냈다. 또한 신림선과 난곡선 경전철의 국토부 승인을 이끌어냈고 신림선 경전철 사업의 국비 43억원 증액을 통해 총 9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냈다. 이제 관악은 교통지옥에서 교통천국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관악을 청년창업의 메카로 발돋움 시킬 ‘관악청년창업밸리’ 조성 사업 국비 2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주무관청인 중소기업청과 서울대학교의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창업밸리를 통해 침체된 관악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나갈 것이다.

- ‘오신환’하면 사시존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움직일지 궁금하다.
▲ 사시존치를 위한 법안은 19대 국회서 대표 발의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아직 국회 법사위 차원의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으며, 지난 2월에 구성된 ‘법조인 양성제도 개선 자문위원회’는 회의조차 열리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5월 임시국회 내에 사시존치의 목소리를 국회 법사위에 전달하고, 자문위원회의 논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임시국회 내 법사위로 옮긴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단된 사시존치법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누구나 노력만 한다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반드시 지켜내겠다.

정태호 꺾고 재선 성공…관악을 최초
“희망사다리 지키겠다” 사시존치 주목

- 이번 20대 당선인의 평균연령이 55.5세로 19대 때보다 높아졌다. 젊은 정치인으로서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는 국회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 지난 18대 총선이 53.5세, 19대 총선이 53.9세였으니 점점 당선자의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 중 30~40대 당선자는 총 52명으로 19대 총선 당시 98명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만 40세 미만 청년 유권자는 전체의 36%에 달하지만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사실 청년 정치인 육성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청년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다. 제19대 총선 세대별 투표율은 20대 36.2%, 30대 43.3%로 집계 되었는데 20대 총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2030 투표율의 경우 각각 13%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고 한다.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상승할수록 낡은 패러다임은 바뀌고, 국회가 젊은 유권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각 정당에 의한 청년 정치 참여의 구조 개선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저는 서울시의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으며, 2010년 지방선거에는 관악구청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야권텃밭’이라 불리는 관악을 지역에서 27년 만의 새누리당 당선이라는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

이처럼 많은 청년들이 지방정치에서 경험을 쌓은 뒤 중앙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각 당에서는 선거 때만 시행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청년 정치인을 중·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시스템 보완이 절실하다.

- 험지에서의 재선 성공으로 당내 입지가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40대 기수론의 선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본인의 생각은?
▲ 지금은 제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도 국민들께서 새누리당을 향해 꺼내든 ‘경고장’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을 새롭게 쇄신시켜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40대들이 정치와 사회 전반에 걸쳐 제대로 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의 젊은 정치인으로서 혁신과 개혁을 통해 국민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 당이 중대 기로에 섰다.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이하 전대)로 가는 과정에서 보수와 중도보수 간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고 예상하는 사람도 있는데, 당선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 정치 영역에서 갈등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정치는 갈등과 대립을 합의와 소통을 통해 합일점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합의의 정신이 사라지고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현 국회의 무기력한 모습이다.


우리 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차 있었고,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이번 전대를 통해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전대를 치러야 할 것이다.

- 이학재, 황영철 당선인 등과 최근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민께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가?
▲ 근본적 취지는 총선 패배 후 당이 ‘분골쇄신’의 정신으로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단기간 내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여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놀라운 변화를 보여드리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당은 국민의 회초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과 쇄신의 길을 걸어야 하며, 저 또한 그 길에 동참할 것이다.


<chm@ilyosisa.co.kr>



[오신환은 누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고려대 정책대학원 아태지역연구학 석사과정 수료
▲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전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위원장
▲19, 20대 국회의원(서울 관악을)
▲현 새누리당혁신모임(가칭) 소속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