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 국방백서로 본 남-북 전투력 '전격비교'

아무리 붙여봐도…핵 한방이면 끝!

[일요시사 경제2팀] 최현목 기자 = 2년을 주기로 발간되는 국방백서의 최신호가 지난 6일 국방부를 통해 공개됐다. 대한민국이 진행하는 국방정책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 백서는 1967년 처음 발간된 이후 올해 21번째를 맞이했다. 특히 이번에 발간된 <2014 국방백서>는 현 정부 들어 최초로 공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점점 거세지는 북한의 도발과 대북 전단 살포로 첨예해진 대립 관계 등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과연 어떻게 풀어냈을지 살펴보자.

<국방백서>의 주요 내용은 외부의 군사위협, 국방목표 및 국방정책의 기본 방향, 대비태세, 군사정책, 국방예산 및 국방투자사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967년 첫 출간된 이후 1968년 돌연 발행이 중단된 적 있지만 1988년 창군 40주년을 맞아 다시 발행되기 시작했고 2000년을 기점으로 기존에 1년 주기로 발행되던 것이 이후 2년 주기로 변경되었다.

범국민적 공감대
올해로 21번째

군무회의에서 2년을 주기로 발간되기로 결정된 후 이듬해인 2002년에 북한을 가리켜 ‘주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특히 2005년에는 주적이란 단어를 삭제하는 대신 ‘직접적이고 실체적인 군사위협’이란 표현으로 대체키로 한 것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찬반 공방을 벌였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변화된 남북관계와 북한이 군사적 위협이면서 동시에 통일의 대상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주적 개념 삭제를 환영했으나 한나라당은 10년 전 북핵 위기 때 주적 개념이 포함된 이후 근본적인 안보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었다.

이번 <2014 국방백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주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앞서 2010년에 발간된 백서와 같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자 북한 측은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온 한해를 동족대결과 북침전쟁도발에 미쳐 날뛴 남조선 괴뢰당국이 새해에도 반공화국적대의식을 고취하며 군사적 도발에 계속 광분할 자세”라며 “괴뢰국방부가 다음해 초에 발행하는 <2014 국방백서>에 ‘북의 정권과 군대는 우리의 주적’이란 표현을 또다시 쪼아 박으려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민족의 단합과 자주통일에 대한 온 겨레의 열망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고 가뜩이나 첨예한 북남관계를 더욱 긴장시키는 고의적인 도발로서 우리 겨레는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즉 표면적으로 주적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본인들을 주적으로 인지하는 것에 대해 북한은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남, 양보다 질…소수정예·엘리트화 지향
북, 노후 보완…재래식·비대칭 전력 강화

그렇다면 북한은 주적을 어디라 명시하고 있을까. 지난해 12월22일 북한의 <노동신문>은 한 논설을 통해 “미 제국주의자들이야말로 우리의 변하지 않는 주적 중의 주적이며 불구대천의 원수”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함께 군사합동훈련을 하는 대한민국이 그들이 말한 미 제국주의자들에 포함되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현재 분단 상황에 있고 언제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는 휴전 상태라는 것에는 일체의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남북한 전력비교와 한반도를 위협하는 지상 최고의 무기인 ‘핵’에 대한 고찰은 필수 불가결한 사안일 것이다.

비대칭 전력
해킹 위협 대비

<2014 국방백서>를 살펴보면 최근 몇 년간 유지되어 오던 북한군 전력 경향의 변화가 눈에 띈다. 2000년 이후 대한민국은 양보단 질을 택해 소수정예·엘리트화를 지향했다면 북한은 노후된 장비를 보완하기 위해 재래식·비대칭 전력 강화 경향이 두드러졌었다. 그러나 이번 <2014 국방백서>에서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기존 재래식 전력 강화는 물론이고 기계화 부대 증편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핵무기 개발과 더불어 최근 가장 큰 위협으로 급부상한 사이버 테러, 즉 비대칭 전력 강화는 2015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국방력에서 한·미 동맹을 넘어설 수 없음을 인지한 북한의 왜곡된 전력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4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6000여명의 사이버전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남한 내부의 심리·물리적 마비를 위해 군사작전 차질 유발, 주요 국가기반 체계 공격 등 사이버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재래식 무기의 성능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남북한의 재래식 군대 전력을 분석해보면 북한의 육군은 102만여명으로 남한 육군 49만5000여명의 2배가 넘는다. 또한 공군 전력에서 북한은 12만여명으로 남한의 6만5000여명, 예비 병력에서 북한이 770만여명에 남한은 310만여명을 기록해 전체적으로 북한이 2배 이상의 재래식 군대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군 전력에 있어서는 남한이 해병대 2만9000여명을 포함해 총 7만여명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6만여명을 오히려 능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신형 잠수함과 고속특수선박(VSV) 건조에 나서는 등 수중 공격능력 향상을 꾀하는 이유도 상대적으로 약한 해군 전력을 커버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재래식 전력 이외에 전차, 장갑차 등 기갑장비는 수적인 부분에서 북한이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육군 장비에 있어서 장갑차의 수는 남한이 총 2700여대를 보유해 북한의 2500여대보다 약 200여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공군이 보유한 감시통제기도 남한이 60여대를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30여대보다 두 배 더 많은 감시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헬기를 690여대 보유해 북한이 보유한 300여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한편 북한은 이러한 전력을 요소요소에 배치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군 전력의 약 70%를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배치하여 상시 기습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데 특히 전방 지역의 자주포와 방사포는 우리의 수도권 지역에 대해 기습적인 대량 집중사격이 가능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최근 시험 개발 중인 300㎜ 방사포는 최대사거리 고려 시 중부권 지역까지 사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군과 마찬가지로 해군 또한 전력의 약 60%가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되어 있어 상시 기습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과 달리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지 않아 융통성 있는 작전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북한 해군은 보유한 특수전 부대를 남해안 쪽 후방지역에 침투시켜 주요 군사·전략시설을 타격하고 상륙해안의 중요지역을 확보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군은 북한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전력을 배치하고 있다. 북한 공군기는 대부분 노후 기종이며 전투임무기 820여대 중 약 40%를 평양·원산선 이남 기지에 전진 배치해 놓고 있다.

<2014 국방백서>는 2년 전에 비해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도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까지 이른 것으로 파악되며 지속적인 탄도 미사일 실험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사거리가 늘어난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전에 발간된 <201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현재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전한 핵위협
미국 본토까지

리처드 로즈가 지은 <원자 폭탄 만들기>는 1988년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여기에는 우라늄이 역사에 등장하면서 일어난 원자폭탄 제조과정에 대해 나온다. 원래 자연 원소인 우라늄은 우리가 원자로 등에서 핵연료로 사용해왔다. 이때 우라늄은 핵융합을 일으킨 후 찌꺼기를 남기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원자폭탄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이다. 북한은 1980년대에 영변 핵시설 원자로 가동 후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핵 물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현재 플루토늄을 40㎏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플루토늄은 일정한 무게와 질량으로 뭉쳐지면 자연스레 터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핵무기가 되기 위해서는 미사일 탄두 안에 넣어둔 플루토늄이 완벽한 시간에 똘똘 뭉쳐야 한다. 이는 핵무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 핵심 기술력인데 북한은 이 플루토늄을 뭉쳐 폭발시키는 핵실험을 지금까지 세 차례나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1만km 탄도 미사일…미국 직격 가능
한국 미사일 사거리 북한 1/10 수준

아무리 플루토늄을 잘 뭉치도록 장치를 개발한다 해도 그것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줄 미사일이 없다면 소용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구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을 기본 설계로 하여 개발한 탄도 미사일 대포동 발사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거리를 늘려왔다. <2012 국방백서>에 따르면 기존에 6700㎞이상으로 표기됐던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의 사거리가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1만㎞로 변동되었다.

그렇다면 대포동 2호는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가 확보된 것이다. 이를 지도상에서 표시해보면 남미를 포함해 북미의 중부와 동부, 그리고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서유럽 일부 지역과 아프리카 서부의 일부분을 제외한 세계의 전 대륙이 이 대포동 2호의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또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이 2012년 12월 발사한 ‘은하 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더욱 위협적이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은 이러한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 등 새로운 형태의 잠수함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력의 발전 여하에 따라서 중국처럼 핵잠수함 개발까지 우려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의 함경남도 신포에 위치한 잠수함 전용조선소에서 신형 잠수함(길이 약 67m, 폭 약 6.6m)이 발견됐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또한 그 인근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기술 개발용으로 추정되는 12m 높이의 발사대 모양 구조물이 위성사진에 잡히기도 했다.

이에 반해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현무 3호가 가진 1500여km다. 이는 대포동 2호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 외 해성 2호와 해성 3호의 사거리는 1000여km밖에 미치지 않는다. 이에 군은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따라 현재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국방백서는 올해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시험 발사할 계획이라 전했다.

1980년대부터 북한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생화학무기 또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현재 약 2500톤에서 5000톤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생화학 전력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기계화 군단
첨단 잠수함까지

북한은 지속적인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전쟁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수산업을 우선적으로 육성해 왔다. 북한은 현재 300여 개의 군수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시에는 민수공장이 단시간 내에 전시 동원체제로 전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전쟁 물자는 지하에 갱도처럼 된 비축시설에 저장하고 있으며, 약 1∼3개월 분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추가 구입과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없으면 장기전 수행은 현실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소니픽쳐스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을 통해 우린 국가를 뒤흔들만한 위협이 비단 전쟁만으로 표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특히 한수원 해킹의 경우 해킹에 사용된 악성코드가 원전 제어망까지 침투했다면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다각적인 안보 강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 경제의 붕괴 위기, 이슬람 과격 단체의 테러,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 등 국내외 정세가 불안한 상황 속에 놓여있어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을 차분하고 치밀하게 해결함으로써 국가의 자주성을 제고하고 주변국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고 <2014 국방백서>는 말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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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