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실화> ‘장기매매’ 공포의 택시괴담 경험담

기사가 건넨 사탕 ‘먹어? 말어?’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한 청년이 부산에서 일정을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아찔한 경험을 했다. 부산역을 향하던 택시기사가 갑자기 의문의 사탕을 청년에게 건네고는 목적지와 다른 엉뚱한 곳에 차를 세운 것이다. 이후 벌어진 상황은 더욱 미심쩍었다. 마치 인터넷에 떠도는 ‘택시괴담’ 같았다. 장기매매를 위한 포석이 아니었을까 의심이 될 정도였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이런 오싹한 경험은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장기매매가 의심되는 실제 경험담과 갖가지 괴담, 과연 소문의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6월, 업무 차 수일 동안 부산에 머물렀던 A씨는 일을 잘 마무리한 뒤, 미리 예약한 서울행 KTX를 타기 위해 늦은 밤 택시를 잡았다. A씨는 택시기사에게 목적지인 부산역을 말하곤 피곤한 몸을 반쯤 눕혔다.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잠에 곯아떨어졌다. 5분에서 10분 정도 잤을까. 진작 도착했어야 정상인 거리인데, 택시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다. 어두워서 밖은 잘 보이지 않았다.

기사가 건넨
의문의 사탕
 
A씨가 정신을 차리고 두리번두리번 거리자 택시기사가 알사탕을 건넸다. “많이 피곤하죠? 이거 먹고 정신 차려요. 거의 다 왔어요.” 갑작스러웠지만 택시기사의 호의에 마음이 안정됐다. 그러나 평소 원체 단 음식을 멀리 했던 터라 바로 먹지는 않고 가방 주머니에 넣었다. 그더런 중 시계를 바라보니 택시를 탄 지 벌써 20분이나 지나 있었다.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정신을 차린 A씨는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님 도대체 어디로 가시는 거죠?” 택시기사는 덤덤한 말투로 거의 다 왔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부산역은 보이지 않았다. 흔하디 흔한 건물 간판도 없었다. A씨는 확실히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택시기사가 요금을 더 받기 위해 빙빙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어이없는 상황에 화가 난 A씨는 “택시 승차 지점에서 부산역까지 5분에서 10분 거리에 불과한데, 20~30분 걸리는 게 말이 되냐”며 당장 세워달라고 소리쳤다.
 

똥 밟은 셈 치고 다른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순간 택시가 급정차했다. 그리고 택시기사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손님, 차량에 문제가 생겼어요. 요금은 받지 않을 테니 저기 옆에 있는 택시로 갈아타세요.” 이에 A씨는 문제의 원인을 물었지만 뚜렷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사실상 택시 환승은 강요였다.
 
KTX열차 시간이 다가와 점점 초조해진 A씨는 시간이 지체돼 불쾌했지만, 택시기사의 점잖은 태도에 크게 화를 낼 순 없었다. 그래서 그의 말대로 인근 도로가에 정차돼 있는 택시로 군말 없이 옮겨 탔다. 이때까지 A씨는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차된 택시로 갈아탄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갈아탄 택시를 탄 지 불과 5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택시기사가 길이 막힌다며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또 A씨는 전 택시에서 건네받은 사탕과 유사한 사탕을 환승한 택시에서도 받았지만, 먹지 않고 손에 쥐었다. 불안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얼마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돌던 ‘택시괴담’이 떠올랐다.
 
괴담의 주 내용은 택시 납치 후 장기매매까지 이어진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마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머리 속에는 이미 수많은 시나리오가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자 했던 것. 게다가 A씨는 태권도4단에 합기도1단, 육상과 수영으로 다져진 만능 체육인이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온다 해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수상한 움직임
의문의 수신호
 
이때 A씨는 자신의 처한 실제 상황을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나 부산역 갈려고 택시 탔는데, 택시 기사가 사탕을 줬어. 그러고는 옆 택시로 갈아타래. 갈아탔더니 똑같은 사탕을 또 받았어. 그러더니 자꾸 엉뚱한 곳으로 돌아간다. 나 장기 팔리는 건가?” A씨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작성한 글이었지만, 친구들은 이 글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반응 대부분은 ‘장기 탈탈 털려라’ ‘심판의 날이구나’ ‘네가 싱싱해 보였나봐’ ‘꼭 살아 돌아와라’ 등이었다. 물론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빨리 내려’ ‘사탕 절대 먹지마라’ ‘경찰에 신고해’ ‘무사히 돌아와’ 등 실시간 댓글이 달렸다. A씨는 이를 통해 그나마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을 다스리던 중, 갑자기 택시기사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전화를 받은 택시 기사는 “어” “아니” “그러니까” “맞아” “빨리” 등 단답형의 대답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뭔가 다급해보였다. A씨는 앞서 받은 사탕과 지금 쥐고 있는 사탕이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먹으면 잠드는, 미끼라고 판단했다. 택시기사끼리 통화를 주고받은 것 자체가 ‘플랜B’를 가동했다고 본 것.
 
갑자기 정차한 택시, 기사의 수상한 움직임
불길한 직감에 기겁하며 살기위해 전력질주
 
택시의 움직임을 의심하던 A씨는 이들의 꾀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택시 탈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달리고 있는 택시에서 내릴 순 없었다. 그래서 차가 서서히 서행할 때 문을 열고자 했다. ‘덜컥’ 문이 잠겨 있었다. 이내 옆으로는 여러 대의 택시가 따라 붙으면서 택시를 감쌌다. 그리고 기사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았다. 이 와중에도 택시기사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계속 주변을 빙빙 돌기만 했다. 
 
A씨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이대로 있다간 서울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얼굴은 창백해졌다. A씨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아저씨 내려주세요!” 택시기사는 말이 없었다. A씨는 언성을 높이며 급히 세워달라고 외쳤지만, 택시기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엑셀을 더 세게 밟았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A씨는 순간 이성을 잃고 택시 내부에서 온 힘을 다해 문을 걷어찼다. 저항이 거셌던 탓일까. 택시기사는 급정거했고, 이내 A씨는 택시에서 급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고, 택시를 등진 채 앞으로 전력 질주했다. 1분 정도 달렸을까. 따라붙던 택시들은 시야에서 멀어졌고 A씨는 금세 지쳐 그 자리에 주저 않았다. 머리 속이 하얘지며 흥분이 가셨고 가로등 불빛 아래 덩그러니 남게 됐다. 신고할 틈도 없이 ‘택시괴담’을 온몸으로 느낀 채 뒤늦게 부산역에 도착했다. 
 
A씨는 이 같은 일을 겪기 전 SNS를 통해 ‘택시괴담’을 접했었다. 택시에 타면 특정 화약물질의 냄새에 취해 기절하게 되고, 가짜 택시기사가 장기를 적출해가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근거 없는 괴담이지만, 이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장기 건강한
청년들이 표적
 
그런데 A씨의 경우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다. 서울에 거주 중이던 B씨는 천안에 볼 일이 있어 새벽에 일어나 신림역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서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B씨의 옆구리를 쿡 쿡 찔렀다. 옆을 돌아보니 키 작은 아저씨가 휴대폰을 쥐고 찌른 것이었다. 아저씨는 뜬금없이 자신이 경찰이라고 밝혔고, 수사 때문에 급하니 전화를 받고 현재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했다.
 
아침이슬이 마르지 않은 새벽에, 경찰이 혼자 와서 위치를 물어본다는 자체가 의아하긴 했지만,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의 말에 따라 전화를 받아 신림역 7번 출구에서 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돌려주니 아저씨는 횡설수설했다. “이렇게 알려줘도 길을 못 찾으니, 같이 좀 가서 그 사람한테 길을 알려줍시다.” 황당했다.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길을 알려주고 말고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B씨는 아저씨가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게 의심됐다. 불편한 직감이 들어 서울역으로 가는 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먼저 오는 버스를 급하게 탔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아저씨가 버스를 따라 탄 것. 그러더니 아저씨는 B씨를 향해 소리쳤다. “이 사람 안 되겠네 이거. 나 경찰인데 급하다니까 같이 가서 위치 좀 알려달라고.” 범죄자 같은 행색으로 새벽에 동행하자는 아저씨를 보니 한숨만 나왔다.
 
B씨는 확실히 하기 위해 아저씨에게 경찰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당황하며 “나 경찰인데 못 믿나? 허 참‥” 혀끝을 찼다. 그러더니 태도가 바뀌어 “내가 사실은 경찰이 아니고 지금 전화 받고 있는 사람이 경찰이야. 이런 거까지 말해야 하나. 이 경찰한테 위치 말하면 아마 나 잡으라고 할 텐데‥” 조용히 공포 분위기를 잡은 것이다.
 
결국 B씨는 불안한 마음에 두어 정거장 가서 내리고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에 섰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또 따라 내려 B씨를 쫒아왔다. 그러던 중, 불 꺼진 택시 한 대가 섰다. 조수석에는 이미 손님이 타 있었지만 택시기사는 “이 손님 저 앞에서 내릴 거니까 타요”라며 B씨를 택시에 태웠다. B씨는 상황 자체가 수상함을 느꼈지만, 경찰을 사칭하던 아저씨를 떼어 냈기 때문에 안심했다. 이 아저씨는 택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길 좀 알려주세요” 안내해주니
골목길에 불쑥 칼든 괴한 나타나 
 
그런데 택시 문을 닫으려는 순간, 꺼져있는 미터기를 발견했고 순간 소름이 돋았다. 문득 ‘택시괴담’이 떠올랐다. B씨는 닫혀가던 뒷좌석 문을 걷어차고 빠르게 내렸다. “저 택시 안타니까 그냥 가세요.” 그러자 택시기사는 왜 내리냐면서 B씨를 붙잡았다.
 

이 와중에 경찰을 사칭하던 아저씨가 다가왔다. B씨는 흥분하며 본능적으로 반대편으로 재빨리 뛰었다. 그리고 인적이 많은 도로에서 다른 택시를 잡고 서울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B씨에게는 1년 같은 1시간이었다. 근처에 경찰서가 있었지만 신고할 정신이 없었다. B씨는 자신이 겪은 일이 하마터면 장기매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남부럽지 않은 건장한 몸을 갖고 있었지만, 죽음의 공포 앞에선 한없이 작아졌던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C씨는 예비군을 마친 뒤 술을 한 잔 걸치고 구파발역에서 내리고 담배를 피면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체구가 왜소한 아버지뻘 되는 한 남성이 다가와 담배 한 대를 부탁했다. C씨는 거리낌 없이 담배와 함께 불을 붙여줬다. 같이 담배를 피다가 슬슬 가려던 찰나, 이 남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C씨에게 토로했다.
 
“아들과 단둘이 사는데, 아들이 술만 먹으면 집안을 다 부수고 나를 때리려고 해서 도망 나왔어.” 이 남성은 군복을 입은 C씨가 듬직하다고 했다. 같이 좀 가줄 수 있냐는 부탁이 이어졌다. 그래서 C씨는 이 남성과 함께 어두운 골목길을 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길에 남자 2명이 걸어왔다. 그러더니 담배를 빌리던 남성이 갑자기 C씨의 입에 천 조각을 쑤셔 넣고 칼을 들이댔다. “너 그거 뱉으면 배에 구멍 난다?”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이들은 C씨를 어디론가 끌고 갔다.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것이 장기매매인가’ 이대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온 몸에 힘을 줬다. 그리고는 휴대폰으로 이들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어수선해진 사이 C씨는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이 달렸다. 이들은 계속 C씨를 쫒아왔지만, 대로변의 한 편의점으로 들어가면서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다행히 편의점에는 남자 손님 1명과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 C씨는 거친 숨을 내쉬고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위협했던 남자들이 사라진 것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운명의 밧줄로
가까스로 모면
 
장기 이식을 위해 금전 수수를 수반하고, 인간의 장기를 알선해 제공하는 행위를 장기매매라 부른다. 아직 정확한 실체는 밝혀진 바 없지만, 세계 곳곳에서 장기 브로커를 통해 비밀리에 또는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2012년, 경기도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280여 조각으로 나눈 오원춘이 붙잡히면서 장기매매 의혹이 증폭됐다. 당시 유가족은 “오원춘 범행동기는 인육제품 생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인터넷에는 ‘오원춘 인육 살인설’이 떠돌아다녔다. 이후 장기매매와 관련된 괴담이 난무했다. 그중에는 거짓된 루머도 포함됐다.
 
캐스 선스타인의 <루머>에서는 루머의 발생요인을 ‘사회적 폭포효과’와 ‘집단 극단화’로 소개한다. 폭포효과란 우리가 판단을 내릴 때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의미하고, 집단 극단화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극단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러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루머의 진실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은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이다.
 
개인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따라 루머 수용정도가 다른 것이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불신, 불안, 불만과 같은 부정적인 심리상태가 괴담의 확산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괴담이 성행하는 이유를, 각종 사회적 위험, 미래의 잠재위협에 비춰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우선과제는 ‘신뢰 회복’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매매 장기 얼마? 시세 보니…위 57만원…신장 3억원
 
장기매매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신체부위별 거래가격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전문사이트 <메디컬트랜스크립션> 자료에 따르면 장기매매 부위별 가격은 신장(2억9560만원), 간(1억7000만원), 심장(1억3420만원), 소장(280만원), 심장동맥(170만원), 쓸개(137만원), 두피(68만원), 위(57만원), 어깨(56만원), 손과 팔(43만원), 혈액 0.473ℓ(38만원), 피부 평방인치당(1만1000원)으로 거래된다. 국내에서는 국제 가격 기준보다 2∼3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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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